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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3/06/01 13:47:25 |
Name |
공룡 |
Subject |
[연재] 최면을 걸어요 (4) |
4. 해적
자문단이 구성되었고, 회의가 진행되었다. 그 동안 몇 번의 전투가 더 있었고, 테란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나곤 했다. 실질적으로 테란의 첫 침공 때 프로토스와 저그의 급작스런 기습으로 인한 승리를 제외한다면 그 이후로는 계속 패배한 셈이었다. 급하게 내세운 지휘관들은 모두 실제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해 공포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무너지곤 했다. 어제는 전초기지였던 달의 시설이 모두 파괴되었고, 오늘 내일 사이에 대규모 공습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였다. 하지만 파죽지세로 밀려오는 테란군을 막기 위한 방법은 쉽게 나오지 못했다.
“문제는 실제적인 전투에 대한 공포감이겠죠. 저만 해도 지구의 존망과 군인들의 생명이 달린 전투를 냉정하게 지휘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컴퓨터 프로그램에 맡기면 더 빨리 끝장이 나겠죠. 상대의 실력으로 본다면 말이죠. 하지만 정말 이해를 할 수 없군요. 테란의 지휘관은 누구이길래 이렇게 완벽할 수 있죠? 적을 알아야 우리도 무엇인가 대책을 세울 텐데요.”
동수의 말은 정곡을 찌르는 것들이었다. 언론이 문제였다. 실제로 피를 흘리며 싸우는 전투에 대한 중계를 너무나 생생하게 전달했고, 그것은 아직 전쟁을 접해보지 못한 세대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평화로운 시기가 오래 이어졌었기에 전쟁이란 것에 대한 불감증까지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완벽한 전투를 치러내는 테란에 대해 두려움까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수뇌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테란의 정체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었다. 그저 미지에서 온 알 수 없는 외계인 정도? 물론 수뇌부에서 알려주지 않은 이유는 있었다. 테란족이 지구인들과 외모적인 면에서 거의 흡사하다는 사실이었다. 비록 손가락이 하나 더 많고, 꼬리가 있긴 하지만 전투복을 입고 있는 모습은 영락없이 지구인이었다. 그러하기에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새나간다면 지구는 더 큰 혼란에 휩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지휘관의 정체 역시도......
“적어도 여러분은......”
아이우는 힘겹게 말을 꺼냈다. 비록 입은 없었지만, 그는 지구인 모두가 들을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언어의 파장을 만들 수 있는 인물이었다.
“테란족의 정체에 대해 아실 것입니다. 지구인들과 여러모로 닮았지요. 인정하시기 싫겠지만 그 파괴의 본능마저도 닮았습니다. 만약 여러분에게 테란족과 같은 힘이 있었다면 어쩌면 지금 테란과 비슷한 행위를 할지도 모르는 것이지요.”
여기까지 말하고 아이우는 좌중을 둘러보았다. 자문단은 모두 지구에서 한가락 하는 사람들이었고, 왕년 프로게이머 출신이 많았다. 최근 게이머들도 많았지만 그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전투시뮬레이션 게임의 인기는 스타크래프트를 끝으로 점차 사그러들었고, 아이우의 블리자드가 열심히 살려보고자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블리자드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회사를 처분하게 되었다. 그것은 참 아쉬운 일이었다. 만약 지금까지도 계속 전투시뮬레이션쪽 게임들이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면 좀 더 좋은 인적 자원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잘못도 통감하며 아이우는 계속 말을 이었다.
“오늘 여기 있는 분들은 자문단의 자격으로 오셨습니다. 하지만 수뇌부만 알고 있는 적 지휘관에 대해서 아시려면 더 이상 이 문을 나가시면 안 됩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저희와 동거동락 하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이야기는 극비니까요. 그래도 좋습니까?”
몇몇 자문단이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자문 이외의 것에 대해 알아봐야 자신만 손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부류다. 하지만 아이우는 그들을 탓하지 않았다. 자신의 행성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아이우였다. 게다가 자문단 중 아직도 많은 숫자가 그대로 남아있었고, 그들의 얼굴은 결의에 차 있었다.
“그럼 공개하겠습니다. 이것이 테란 지휘관의 실체입니다.”
아이우는 스파이로부터 얻은 소중한 그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처음에는 모두들 무감각했다. 조금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만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동수의 탄성을 시작으로 몇몇의 눈이 커지기 시작했다.
“저......저것은 혹시?”
떨리는 동수의 음성과 함께 몇몇 이들이 벌떡 일어났다. 사진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서였다. 사진 속의 테란 지휘관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상체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한쪽 팔은 떨어져나가 없었고, 머리 부분도 일부분이 유실된 상태였다. 커다란 고무호스처럼 생긴 관과 전선들이 머리와 몸 이곳 저곳에 박혀 있었고, 눈은 풀려 있었다. 마치 중환자실의 환자처럼 보이기도 했고 이미 죽은 시체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사진으로부터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었다.
“정민이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외치던 동수는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그대로 의자에 주저앉았다. 다른 이들 역시 망연한 표정이 되었다.
“저......정민이 형!”
동수 옆에 있던 강민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 말만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모두가 충격에 휩싸여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다시 아이우가 입을 열어야 했다.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반응이었다. 그로서도 이 사실을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참 많은 고민을 했었던 일이다.
“맞습니다. 저자는 한 때 지구인이었고, 아주 강력한 프로게이머였지요. 어떤 경유로 해서 저자가 테란의 손에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테란은 지난 30여년간 그를 개조하여 가장 이상적인 전투지휘관으로 만들었습니다. 감각적인 면에서는 이미 인간의 그것을 넘어섰다고 여겨집니다. 지구로 오기 전 몇 번의 전투에서 저자는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죠. 무조건 이기는데 목적이 있을 뿐, 전투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은 애초에 없습니다. 마치 예전 그가 게임을 할 때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그러면 로봇이 되었다는 것입니까?”
겨우 마음을 가다듬은 동수가 냉정하게 물었다.
“아니지요. 로봇은 아닙니다. 로봇이라면 저런 모습일리 없지요. 그리고 아무리 잘 만들어진 프로그래밍을 가진 로봇이라도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지구인에게는 테란족에게도 없는 매우 특별한 감각들이 많더군요. 그러한 것은 인공의 뇌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마도 저들은 저자를 세뇌시키거나 뇌의 일부를 망가뜨려 자신들의 인형으로 만들었다고 여겨집니다.”
“끄응......”
동수는 절로 신음소리가 나옴을 느꼈다. 좋아했던 녀석이 이제 자신들의 적이 되었던 것이다. 적 지휘관의 정체를 안 이상 더욱 싸우기가 거북해졌다. 그것은 자신 외에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다른 자문인들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한때는 친구나 형동생 하던 이와 어떻게 총 끝을 마주하겠는가?
“여러분의 심정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미 지구인이 아닙니다. 그저 테란족의 정교한 병기일 뿐입니다.”
“닥쳐요!”
장진수가 발끈하여 일어서서 외치는 것을 옆에 있던 장진남이 겨우 앉혔다. 자신들은 지금 지구의 위기에 대한 자문인의 자격으로 왔을 뿐이다. 냉정해 져야만 했다. 장진남은 아이우에게 고개를 끄덕여주며 계속 이야기하도록 했다. 아이우는 장진남에게 약간 고개를 숙여 보이고 다시 이야기를 계속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냉정해져야만 합니다. 만약 저자를 막지 못하면 우리 프로토스와 저그는 물론 지구인들도 모두 몰살당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저자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을지 몰라도 저자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으니까요.”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이번에도 침묵을 깬 것은 김동수였다.
“결국 정민이를 이길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지휘관을 바라는 것이겠지요? 정민이보다 더 뛰어나고, 더 냉정한? 그리고 실전 경험도 많은?”
“그렇습니다.”
아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지만, 한편으로는 막막했다. 그러한 지휘관은 존재하지 않다고 봐야 했다. 테란의 군사력은 저그와 프로토스, 그리고 지구인이 모두 힘을 합쳐도 될까 말까 할 만큼 대단하고, 정민은 그러한 힘을 100퍼센트 이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반면 실전 경험이 있고, 군사력을 100프로 활용할만한 인물이 지구인 중에는 없다고 봐야 했다. 가장 근접한 인물이 강도경이었지만 이미 패한 상태다. 그렇다면......
“그럼 우리도 비슷한 방법을 쓰면 어떨까요? 좀 미안한 방법이긴 하지만 능력이 좋은 지휘관에게 최면을 걸어서 마치 게임을 하듯이 생각하게 하고 싸운다면......”
동수는 중간부분도 말하기 전에 고개를 흔들고 있는 아이우의 모습에 끝까지 말을 맺지 못했다. 설마 그것도 시도해 봤다는 것인가?
“해봤습니다. 마치 가상의 공간에서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었지만, 뛰어난 능력을 가진 분들은 대부분 여러분과 비슷한 나이입니다. 게임에 대한 열정은 이제 그리 남아있지 않죠. 더구나 잠재된 의식 속에서 전쟁을 거부하더군요. 무엇보다, 실전에는 게임 속의 유닛들만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당시 게임에서는 구현되지 않는 종류의 기술도 많이 나온 상태입니다. 그것에 대해 제대로 대처를 못해서 자멸하고 말더군요. 2000년대 초반 당시 가장 강력한 이들이었던 임요환씨, 홍진호씨, 이윤열씨 등등을 모두 동원해 봤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인간의 감정은 정말 오묘하더군요.”
아이우는 말하지 않았지만 심지어 뛰어난 게이머에게 마인드컨트롤도 해봤다. 프로토스족의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 전투에 초연해지지 않을까 해서였다. 하지만 이 역시 실패였다. 프로토스족으로 마인드컨트롤이 된 것과 동시에 이번에는 프로토스에 대한 얽매임이 기다리고 있었다. 프로토스식 무모한 공격방법에 저그족이 반발을 한 것은 당연했다. 결국 지구인이어야만 했고, 마음가짐 역시 지구인이어야 했다. 그런 면에서 테란족이 저렇게 완벽한 지휘관을 만들어 낸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아이우의 설명을 듣자 동수는 초조해졌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다는 말과도 같았다.
“당신들 중에서는 그런 지휘관이 없습니까?”
“있었다면 당신들에게 이런 부탁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니, 지구에 나타나지 않고 테란족이 오기 전에 그들을 끝장냈겠지요. 게다가 우리들의 뇌는 즉각적인 상황판단에 따라 반응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어떤 개조를 한다고 해도 말이지요. 그런 초감각적인 반응은 테란족에도 거의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신들 지구인들 중에서는 꽤 많지만요.”
“그렇다고 계속 도경이한테 맡길 수도 없잖습니까! 도경이는 책임감이 강한 녀석입니다. 프로토스나 저그족이 죽어가는 것을 느끼면서까지...... 아!”
동수는 갑자기 이마를 쳤다. 그가 주름진 자신의 이마를 칠 때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오곤 했었기에 모두들 동수를 쳐다보았다.
“백소란님! 달과 지구 사이에 떠돌던 해모수라는 해적들이 아직 존재하나요?”
“네? 네! 아쉽지만 여전히 존재합니다. 더구나 지금은 전시라서 도저히 소탕을 못하고......”
백소란은 비록 남편이지만 회의중이었기에 경어를 썼다. 하지만 자신의 남편이 무슨 속셈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중요한 판국에 갑자기 웬 해적들 이야기란 말인가?
“아직도 그 해적의 우두머리는 이운재지요?”
“네, 금년 4월에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동수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드러나면서 주위에 있던 자문인들 사이에서도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운재는 사관생도였습니다. 장교시험 직전에서 퇴학당했지만요. 하지만 그 실력은 여전하지요. 지난 10여년간 단 한 번도 잡히지 않은 유일한 해적이란 점에서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를 데려온다면 우리에게도 승산이 있을지 모릅니다. 제게 병력을 주신다면 그를 잡아오겠습니다.”
동수는 자신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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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이운재는 자신의 낯잠을 깨우는 도진광을 발길질로 차버렸다.
“뭐야? 나 자는 거 안보여?”
하지만 도진광 역시 거대한 몸집이 그냥 있는 것은 아니라는 듯 벌떡 일어나더니 운재를 가볍게 들어 벽에 내던졌다. 운재는 재빨리 낙법으로 일어서며 총을 꺼내들었다.
“선장을 집어던지다니 너 미쳤어?”
하지만 진광은 오히려 더 화가 난 표정이었다.
“지금 한가하게 잘 때가 아니에요! 엄청나게 많은 함선들이 우리를 향해 오고 있다구요!”
“뭐? 테란놈들이 설마 우릴 잡으려고?”
“그게 아니에요! 지구인들이 잡으려고 오고 있어요! 그것도 대규모 함대를 이끌고!”
운재는 재빨리 상황실로 뛰어갔다. 이미 자신들의 함선은 완전히 포위가 된 상태였다. 대체 몇 겹으로 둘러싼 것일까? 엄청난 숫자다. 만약 저쪽에서 포 한방씩만 쏜다고 해도 그대로 벌집이 될 것이다. 지구의 전 병력을 끌고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 운재였다.
“이 자식들, 테란한테 진 분풀이를 우리한테 하려는 거야?”
씩씩대는 운재를 향해 진광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어쩌죠? 지금까지는 용케 잘 빠져나갔지만, 저 정도 함대를 상대로 싸우는 건 자살행위라구요!”
“나도 알아 임마!”
운재는 이를 악물고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했지만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테란족과의 싸움으로 자신들에 대한 감시가 없어지자 너무 태평하게 지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자신들을 잡으러 올 줄은 정말 몰랐다.
“선장님, 적함에서 교신이 왔습니다.”
운재는 낚아채듯 교신기를 받아들었다.
“여어, 잘 있었어?”
“어라? 이게 누구야? 동수형?”
“야, 그만 항복해라.”
“이거 너무하는 거 아냐? 아무리 마누라가 좋다고 전우를 팔아먹냐?”
“전우는 무슨 전우? 멋대로 도망 나와서 불쌍한 사람들 돈이나 터는 주제에.”
“그래도 난 사람 죽인 적은 없어!”
“시끄러! 잔말 말고 항복 할래 안할래? 우린 시간 없다. 테란이랑 싸우기도 바빠. 만약 따르지 않으면 네 우주선을 벌집 만들 수밖에.”
그들의 설전을 듣던 진광이 재빨리 운재의 교신기를 빼앗았다.
“동수형! 살려줘요! 우리 항복할게요.”
“야 임마! 그건 내가 결정해!”
“살려준대잖아요! 지금 우리가 찬밥 더운밥 가리게 생겼어요?”
“싫어!”
운재는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결의에 찬 얼굴이었고 그의 의지를 꺾을 방법은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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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후 동수는 자기 부하들 손에 묶여서 잡혀온 운재와 독대를 하고 있었다. 배신감 때문에 분을 삭이지 못하는 운재에게 담배를 건네며 동수는 손수 운재를 묶은 밧줄을 풀어주었다.
“대체 뭐예요? 왜 나를 부른 거야?”
“널 지구방위대 최고사령관에 올려 주려구.”
운재는 황당한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동수는 너무나 진지한 표정이다.
“형 미쳤어요?”
“응, 지금 상황은 미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정도니까.”
“형.....”
“잘 들어라 운재야. 내일 안으로 테란의 병력을 막지 못하면 지구는 테란족 손에 넘어간다. 그것은 곧 멸망이지. 운 좋게 살아남는다고 해도 언젠가는 모두 죽을 거야.”
“그런데요?”
“난 널 잘 알아. 누구보다 실전 경험도 많고, 지휘력도 뛰어나지. 지금 상황은 네가 아니면 누구도 막지 못해. 네가 잘만 막아준다면 지금까지 네 죄는 모두 사라지고 평생 먹고 살만큼의 돈도 보장한다고 약속받았다.”
운재는 잠시 고민했다. 사실 사관학교를 퇴학당하고 분한 마음에 시작한 일이지만 자신에게 해적 일은 맞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사이 늘어나버린 부하들 때문에 그만두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지금이 자신에게는 가장 좋은 기회일지도 몰랐다.
“대체 상대가 누군데 다들 쩔쩔 매죠? 도경이 형이 밀릴 정도면 괴물이라도 되나?”
“비슷해. 너 정민이 기억 나니?”
동수는 조용조용히 그간의 이야기를 운재에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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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군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이 글의 무단 퍼감을 금합니다. 쾅(흠, 이번 글은 야리꾸리해서 누가 퍼가시지도 않을듯^^)
* 항즐이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6-0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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