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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5/12 00:17:12 |
Name |
i_terran |
Subject |
[소설] 불멸의 게이머 05화 - Kiss |
[소설] 불멸의 게이머 5
지금까지의 줄거리
자살을 기도하던 18세 소년 임건호는 죽기 직전 한 사내를 만나고 자살을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사고로 죽게 된다.
삶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건호는 새로운 생명이 되기를 포기하고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지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건호는 지옥에서 악마들을 상대로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게 되는데… 라는 황당한 내용……
바로 아수라는 시간을 정지시키는 능력을 가진 악마였다.
그런데
이 때쯤 뭔가 다소 야하거나 찐한 것이 나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작성자는 사로잡히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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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키스
"으으으읍"
아나이스는 간신히 고통을 참아내고 있었다.
어느덧 기괴한 촉수들은 그녀의 하반신을 거의 중독시키고 있었다.
중독된 그녀의 하반신은 하나의 독립된 생명체같이 꿈틀거렸다.
중독된 부분은 마치 늪처럼 술렁이고 있었으며 때때로 공기방울이 올라와 가스를 뿜어대고 있었다.
"저건 체내에 지옥이 퍼져나가는 거지. 무척 고통스럽단다.
고통 때문에 정신을 잃어버리면 더 빨리 몸속에 퍼진 지옥이 몸을 접수하게 되어버리지"
아수라는 무척이나 온건한 어투로 설명해주었다.
그 말투만 놓고 본다면 분명히 친절한 정보 전달이었지만,
건호는 역겨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나… 시… 신경 쓰지마. 아직 끄떡 어… 없거든… 겨… 견뎌 볼 테니까"
이번에는 아나이스가 단호하게 자신의 상태를 설명해주었다.
내용만 놓고 본다면 문제없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건호는 상태가 정말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건호는 이미 승부가 결정 난 것 같았다.
2번째 경기가 끝나고 리플레이 파일을 열어보았지만, 어떤 방책도 떠오르지 않았다.
실시간 게임에 있어서 일정시간 자원도 못 캐고 정지하게 된다는 것은 너무나 불리한 조건이었다.
건호는 근본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조건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이다.
상대는 악마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틀렸어 난공불락의 조건이 존재한다면 게임이 존재할 수 있을까?"
검은 망토의 기사가 무표정한 얼굴로 갑자기 건호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어느새 건호의 앞에 서 있었다.
"뭐?"
"네가 어리석다고 말하는 거다."
건호는 검은 망토의 기사가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읽은 거라고 속단하진 않았지만
옆구리에 칼날이라도 와 닿은 듯 서늘해졌다.
검은 망토의 사내는 처음으로 시니컬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비록 악마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인과율의 구속을 받고 있다.
인과율을 넘어서면 그 역시 자체의 모순으로 인해서 바로 무(無)가 되어버리지
그래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과율을 넘어선 악마도 없고 규칙을 넘어선 게임도 만들어낼 수 없다."
검은 망토의 사내는 그렇게 말하더니 다시 돌아가서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아수라가 검은 망토에게 말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난공불낙의 조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디까지나 경우에 따라서는"
건호는 다시 생각해 보았다.
확실히 검은 망토의 말대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게임은 존재할 수 없다.
이것이 대전제라야만 지옥에도 게임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건호는 다시 리플레이 파일을 분석했다.
그리고 과연 거기서 상대의 능력에도 분명히 제약이 존재할 것 같다는 막연한 추측이 떠올랐다.
"자 시간을 끌면 자네의 친구가 죽을지도 몰라"
"으윽… 못생긴 놈아 닥쳐"
"하하하"
아수라와 아나이스의 악다구니가 한차례가 오고간 후.
건호는 자리에 앉았다. 다시 게임에 조인했다. 그리고 저그를 선택하였다.
아수라도 역시 저그를 선택하였다.
건호는 자신의 가설이 사실이길 바라면서 게임을 시작했다.
아수라는 여전히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
게임이 시작되었다
건호의 가설은 그것이었다. 아수라의 2번째 스킬은 생각보다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일정 시간 상대의 게임시간을 정지시키고 자신만이 홀로 발전한다는 것.
그것은 무척이나 강력한 능력이다.
하지만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그 의미가 초반과는 달라진다.
초반에 죽은 오버로드 1기는 발전에 엄청난 타격이지만 후반에 죽은 오버로드 1기는 미네랄 100의 의미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수라의 기술이 강력해지는 건 게임시작 직후여야 한다.
그러나 아수라는 게임시작과 동시에 기술을 시전하지는 않았다.
이미 아수라는 건호와 자신의 게임실력이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2번째 판에서도 하드코어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기술을 시전하지 않았다.
건호는 그 점을 주목했다.
이것은 기술을 시전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다.
아수라가 기술을 시전한 것은 건호가 질럿으로 저그의 입구를 틀어막은 게임시작 5분1초.
아수라가 게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2번째 스킬은 게임 시작 후 5분이 지나야만 발생 가능한 기술인 것이다.
그리고 또한 한게임에서 2번 사용할 수도 없는 기술이었다.
2번의 기술시전이 가능하다면 히드라 6마리와 저글링을 어렵게 컨트롤하여 질럿을 죽이느니
히드라를 한꺼번에 모아서 어택땅을 찍어서 게임을 간단히 끝내 버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대의 게임시간을 정지시킬 수 있는 한계는 단2분이다.
더 긴 시간이 가능했다면 충분히 그랬을 것이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아수라의 2번째 스킬에 관한 가설
게임시작 5분이 되어야 시전가능
1회만 시전가능
상대를 정지시키는 범위는 2분
엄청난 기술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저렇게 많은 제약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저그를 선택한 건호의 작전은 무엇일까?
그것은 기술의 발생시기인 마의 5분이 되기 이전에 상대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자는 것이었다.
건호는 12드론 스포닝에서 저글링을 모아 발업(이동속도 업그레이드)이 완성되자 달려 나갔다.
~~~~
아수라 역시 건호의 작전을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건호와 자신의 실제 실력차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건호의 저글링이 자신의 본진을 열고 들어와 난입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꽤에에엑’
그래도 저그를 가장 익숙하게 다루는 아수라의 저글링도 입구를 지키고는 있었다.
하지만 건호의 저글링과 밀고 당기기를 하다가 결국 몇마리 저글링을 통과시키고 말았다.
통과된 저글링을 잡기 위해서 허둥거릴 때 또다른 저글링이 난입했고
저글링 중 일부는 아수라의 저글링과 숨바꼭질을 하고 그 가운데 3마리는 열심히 아수라의 드론을 잡고 있었다.
‘팍…팍… 푸학… 푸학…’
단 3마리였지만 건호의 재빠른 저글링들은 아수라의 둔한 드론들을 열심히 잡았다.
아수라는 드론으로 저글링을 응징하는 컨트롤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행은 절대 불가능이었다. 결국 아수라의 드론은 계속 죽어나갔다.
그리고 게임시작 5분
아수라의 드론은 단 2마리만 남게 되었다. 건호는 자신의 작전이 성공했음을 느꼈다.
이 정도라면 아수라가 향후 2분 동안은 아수라는 계속 드론만 뽑아야 건호와 같은 조건이 될 것이었다.
Pause
건호가 예상했던 대로 게임이 정지되었다.
그러나 주위의 공간이 무지가 되지는 않았다. 아수라는 잠시 숨을 돌리면서 일어났다.
"굉장하군"
건호도 숨을 돌렸다. 이번 승리는 완벽히 자신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음판도 똑 같은 방법으로
상대를 초반에 강력하게 밀어붙여서 피해를 준다면 무난하게 이길 수 있으리란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상했다. 아수라는 여전히 여유를 가진 모습이었다.
"이 상황이라면 2분을 내가 그냥 정지시켜도 절대 유리하지 않겠지?"
"그래 당신은 졌어. 어서 아나이스를 풀어줘"
건호는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나 아수라는 당황하지 않았다.
"성급하군"
"……"
"잊고 있었나 내가 가진 기술은 알다시피 2가지일세."
아수라는 웃고 있었다.
건호는 상대가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처음엔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수라는 분명히 자신의 패배를 상상도 하고 있지 않았다.
잠시 후 건호에게 무서운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스킬1 : 2분전 상태로 게임을 되돌린다.
스킬2 : 2분간 상대의 게임시간을 정지시킨다.
"기술은 이른바 연속기로 사용할 수가 있지"
"!!"
다음순간
건호의 주위가 칠흙같이 어두워졌다.
드디어 게임의 시간이 정지한 것이었다.
~~~~
Pause 가 풀린 상태에서 건호는 경악했다.
오버로드로 상대방과 자신의 본진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었다.
불안한 예감은 그대로 적중했다.
건호 본인의 상태는 3분대의 발전상태 아수라는 피해를 입지 않은 5분대의 상태였다.
바로 2가지 기술을 연속기로 시전한 상태인 것이었다.
우선 아수라는 건호의 저글링에 피해를 입은 상태에서
1)과거로 게임상태를 되돌렸다.
그리고 2) 그 상태에서 건호의 시간은 정지시키고 자신은 발전한 것이었다.
건호가 가진 것은 겨우 저글링 몇마리 상대는 레어가 올라가며 동시에 저글링 러시를 할 수 있는 상태였다.
아무리 하수라도 오버로드로 건호의 본진 상황을 뻔히 보고도 가만히 놔둘리는 없었다.
잠시 후 건호는 저글링 러시에 게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
"으아아아앆!"
드디어 아나이스가 비명을 질렀다.
건호의 2번째 패배와 함께 드디어 아나이스의 상반신까지 중독 현상이 일어났다.
아나이스의 배꼽까지 파먹고 들어간 흐물거리는 촉수는 노골적으로 아나이스의 신체를 잡아 먹고 있는 것 같았다.
"아아… 아아악!!!"
"보기엔 진부하지만… 고통스러울 거야"
"제발… 그만, 그만해"
"지금 게임을 포기하고 영혼을 바쳐라 그러면 고통은 줄어들거야"
"알겠어"
건호는 정말 자신이 없었다. 그때였다.
"안돼!!! 이 바보야!!! 너 죽을래? 누구 맘대로 포기야!
난 버틸거야! 버틸거라구! 흐그극… 아악!!!"
그리고 아나이스는 기절했다.
이미 그녀의 지지력으로는 한계가 생긴 것 같았다.
그러더니 또다시 고통 때문에 기절에서 깨어났다.
"아아아악!!!"
찌이이이잉
건호는 순간 머리를 감싸쥐었다. 아수라도 몸을 뒤틀어 귀를 막았다.
아나이스의 영혼이 또다시 비명을 지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아나이스는 다시 기절했다.
"끔찍하군 저 계집애의 비명소리는 특히 내 신경에 거슬려"
건호도 숨을 몰아쉬었다.
아수라는 아나이스가 기절한 것을 확인하더니 건호에게 말했다.
"기절한 상태에서는 내가 손을 쓰지 않아도 중독이 진행될 거다. 영혼을 팔 거냐?"
"…"
돌아선 건호의 눈은 얼어붙은 호수처럼 조용했다.
하지만 가슴 속에서는 분노의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건호의 표정은 단호해졌다.
"나도 포기하지 않겠어."
"……"
아수라의 눈에 비친 건호는 진실로 분노하고 있었다.
"좋은 기백이긴 한데 치러야 할 대가가 늘어날 거다."
건호는 황급히 자리에 앉았고 게임이 시작되었다.
아수라는 저그를 선택하였고 건호는 테란을 선택하였다.
아수라는 조금 의아해 하면서도 개의치 않았다.
건호는 아나이스의 얼굴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다시 깨어난 아나이스는 그야말로 억지로 버티고 있었다.
~~~~
아수라는 건호가 테란을 선택한 것을 보고
행여 게임을 무조건 빨리 끝내기 위해서 10SCV러시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수라는 그것 때문에 10드론 스포닝을 했다.
어차피 5분대까지만 건호의 공격을 받더라도 버텨낸다면 승리는 따놓은 것이었기 때문에
무리한 확장도 필요 없었고 상대 SCV가 정찰을 왔지만 SCV러시는 오지 않는 것 같았다.
저글링으로 정찰을 하면서 잠시 후 앞마당을 했다.
그래도 건호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공격적으로 먼저 주도권을 잡던 건호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자.
아수라는 건호의 진영을 정찰하기 위해서 저글링을 던져 보았다.
그러나 1배럭과 1아카데미로 막힌 입구는 저글링으로 돌파불가능이었다.
‘테크를 빨리 올리는 것인가?’
궁금해졌다.
오버로드를 슬그머니 이동시켰지만 그것도 마린에게 철저히 견제 당했다.
건호의 입구에 배럭이 지어진 것을 봐서는 1배럭으로 테크트리를 올리는 것도 같아 보였다.
그러나 마린이 생각보다 많아 보였다.
본진 안에는 또다른 배력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속을 알 수는 없었다. 그러나 반대로 건호의 SCV는 자유로이 아수라의 본진을 헤집고 다녔다.
앞마당에 성큰이 완성되기 전까지 건호의 SCV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아수라의 본진을 훤히 구경하고 있었다.
아수라는 시간을 정지시키고 테란의 입구를 뚫어 볼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로스트템플에서 아카데이뫄 배럭으로 막힌 입구는 원칙적으로 저글링으로 돌파가 불가능하다.
‘대체 무슨 꿍꿍이지?’
아수라는 조금 고민했다.
건호가 먼저 쳐들어오면 그 병력을 보고 상대의 테크 상태나 병력상황을 알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문을 걸어 잠그고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면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사실 동일실력일 때 지금처럼 방어만 하는 상대는 무척이나 반가운 상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수라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아수라에게는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시간대]가 따로 정해져 있는 처지였던 것이다.
어느덧 승부의 시간대인 5분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수라는 저글링과 럴커 중 어서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수라는 3분테란을 5분저글링으로 공략할지 5분테란을 7분 러커로 공략할지 고민했지만
테란의 주력 테크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는
사실상 필승의 전략이라는 것은 불가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수라는 아카데미와 배럭으로 막힌 입구를 저글링으로 뚫을 수 없다고 판단 7분의 러커를 생각했다.
아수라는 건호의 게임시간을 멈추었다.
~~~~
Pause가 풀리고 게임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5분12초
저그의 러시가 시작되었다.
‘콰콰콰쾅’
‘으아아아악!’
‘꾸에에’
아수라는 시간을 멈추고 히드라와 러커를 다시 모아서 테란의 입구에 쏟아 부었다.
그러나 작정하고 방어하는 벙커2개와 터렛탱크로 막힌 5분테란의 입구를 열수는 없었다.
그것은 연습으로 컴퓨터 3저그를 상대는 테란의 방어진과도 비슷했다.
아수라의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다.
아수라는 상대 테란이 오직 방어만을 신경 쓴 것을 알고 그때부터 동시 3군데 멀티를 시도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건호가 바라는 시나리오였다.
~~~~
건호의 작전은 버티기였다.
건호는 세번째 판까지의 자신은 오직 공격으로만 게임을 풀려고 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랬는데 오직 버티겠다는 아나이스의 절규 때문에 잠시 다른 생각이 들었다.
건호는 역시초보시절을 거치며 이미 승패가 기울어도 버틴 적이 있었다.
그때의 버티기란 부질없었던 적이 많았다.
상대와의 기본적인 실력차이는 엄연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또한 비슷한 실력이라면 상대가 방심할 확률도 적었다.
그리고 자신보다 실력이 적은 사람에게 몰리는 경우는 실로 드물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오직 방어하면서 버티기만 한다면 상황을 충분히 역전시킬 수 있다.
바로 초반 운 없이 하수에게 몰리는 경우가 지금의 경우인 것이다.
아수라의 스킬이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초반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실질적인 실력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에
아수라는 자원병력테크 어느 면에서도 2분의 시간으로는 건호를 압도할 수 없게 된다.
게임시간이 30분이 넘어가는 장기전이 된다면 이미 둘의 실력차이는 10분 이상으로 벌어질 것이 분명했다.
건호는 초반 무식한 방어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 후반에 역습을 도모할 작전을 세웠다.
우선 1배럭과 1아카데이로 3분대의 저글링 러시에 방비를 했다.
빠른 아카데미 후 추가 배럭과 팩토리를 올렸다.
7분대 저그의 입구 공격과 드랍도 견뎌낼 수 있도록 대비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벙커와 터렛으로 입구도 방비했다.
건호는 분명히 로우테크 상태였지만 정찰로 파악된 3분 5분 7분의 저그의 공격에 모두 대비한 것이다.
그러나 상대가 맹물은 아니기 때문에 동시 3군데 확장을 동시에 저지할 수는 없었다.
건호는 늦은 멀티와 로우테크의 불리함을 극복해야 하는 난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때부터 건호의 본실력이 드러난다는 의미가 되기도 했다.
~~~~
건호의 드랍쉽으로 아수라의 멀티 한군데는 바로 날아갔다.
그래도 아수라는 대단치 않다고 생각했다.
바로 2군데 멀티가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수라의 스타실력이었다.
역으로 건호는 아수라의 2군데 멀티 완성을 기다린 것이었다.
확장이 완성되고 드론이 미네랄을 캐기 시작하자 두 군데 동시에 출현한 드랍쉽에 의해 동시에 멀티가 날아갔다.
아수라는 화가났다. 그래도 여전히 멀티도 있고 자원은 많았다.
가디언을 준비했다. 테란 앞마당 커맨드 센터를 띄우게 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잠시 후 가디언이 모두 잡히고 나자 커맨드 센터는 다시 자기 일을 할 수가 있었다.
일꾼이 도망가고 서플이 깨졌지만 화려함만큼 실소득이 없는 가디언 러시였다.
그래도 저그는 자원이 많았다.
테란은 무척 늦게 앞마당을 돌리고 있었기 때문에 자원이 항상 빠듯했다.
그러다가 결국 테란의 앞마당에 자원이 전부 떨어졌다.
이때 무척 여러군데 멀티를 성공한 아수라는 승리했다고 생각했다.
테란은 배틀크루져 6기 마린메딕 탱크 사이언스 배슬로 튀어나왔다.
앞마당의 자원을 모두 소진 시킬 때까지 참고 참고 참은 마지막 조합이었다.
그리고 테란은 동시에 배럭과 커맨드 센터를 들어서 끌고 다니면서 격전지에서 배틀을 수리하면서 동시에 커맨드 센터를 내려서 미네랄을 채취하고 배럭을 내려서 마린을 생산했다.
결국 배틀크루져를 위시한 테란의 대부대와 건물들이 로스트템플 지도를 한바퀴 돌자
아수라는 게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콰콰쾅’
저그의 마지막 해처리가 날아갔다.
이것으로 2승2패가 되었다.
~~~~
"괜찮아? 정신차려…"
아나이스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땀만 비오듯이 흘리고 있었다.
건호는 너무나 안쓰러웠다.
"임마 나 안 죽었어 아… 아…"
한시라도 빨리 다음판을 진행해야만 할 것 같았다.
"……"
이번만큼은 아수라가 말이 없었다.
그리고 무척이나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수라는 쉽게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 게임에 진다고 해도 아수라에게 나쁜 점은 아무것도 없을 텐데 대체 왜 저렇게나 심각한 것일까?
건호는 그저 단순히 아나이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시간 끌기로 생각했다.
"빨리 마지막 게임을 하시지! 아나이스가 괴롭단 말이다!"
"꼬마야 기다려라"
라면서 아수라는 다시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러더니 아수라는 상당히 긴장한 얼굴이 되었다.
건호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때 검은 망토의 사내가 다가오더니 말했다.
"저 친구는 나와 내기를 했어"
"뭐요?"
"네가 이기면 저 친구는 그대로 파산하게 될 거다. 하하하"
그제야 건호는 아수라의 당혹스러운 얼굴이 조금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과 아나이스를 괴롭힌 상대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통쾌해졌다.
그러나 건호에게도 기뻐할 시간이 없었다.
"이봐 빨리 게임을 하자니까!"
건호는 아수라에게 다그쳤다.
아나이스가 고통스러워하는 것도 이유가 있었지만 사실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건호가 세운 파해법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테란은 초반 타종족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수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특징이 바로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i_random
침착도 60……50……30……10……
검은 망토의 사내는 건호의 침착도 수치가 급격히 하강하는 것을 인지했다.
점점 건호도 불안한 얼굴이 되었다.
"아하!!"
드디어 아수라가 탄성을 질렀다.
"그렇군"
i_random
침착도 -20
드디어 아수라가 화기애애한 얼굴이 되었다.
드디어 건호의 약점을 찾은 것이었다.
동시에 건호의 침착도 수치는 더더욱 떨어졌다.
"테란이 방어를 잘한다지만 같은 테란에게는 불가능하지"
정답이었다. 건호의 낯빛이 하얗게 변했다.
~~~~
다시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서 자리에 착석했다.
아수라는 의기양양하게 테란을 선택하고 기다렸다.
확실히 저테크의 테란이라도 벙커와 터렛 SCV로 저그나 프로토스의 초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같은 테란일 경우면 입장이 달라진다.
그것은 엄청나게 긴 사정거리로 방어타워를 무력화시키는
테란 [시즈탱크]의 존재 때문이다.
메카닉 위주의 테테전에서 초반 탱크 병력에 집중하는 2팩을 기준으로 시간대별 상황은 다음과 같다.
3분
입구봉쇄.
2번째 서플 완성직전
팩토리 건설중
17/18
5분
1탱크
시즈모드 완료
2번째 팩토리 에드온
2번째 탱크 생산 중
엔지니어링 베이 건설시작
30/34
7분
7탱크 +벌쳐 마린+ 엔지니어징베이
상대 기지에 탱크 조이기 가능
멀티 가능
40/42
2분차이로 건호에겐 최악의 조합이 나오게 된다.
특히 5분과 7분대는 5분대가 버틸 수 있는 가능성마저 묵살시키기에 충분했다.
건호는 망연자실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5분이 될 때까지 여타의 방법으로 건호가 아수라에게 피해를 입힌다고 해도
아수라는 시간을 역전시킬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테란으로 초반에 테란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케이스는 아수라가 메카닉 빌드오더를 전혀 몰라서 5분대에 탱크를 제대로 뽑지 못하는 것인데,
아수라는 스타를 전혀 모르는 상태도 아니었으며
또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메카닉 테란의 빌드 오더를 메모한 것을 검토하고 있었다.
건호는 자리에 앉아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시즈탱크 때문에 초반을 버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섬으로 커맨드 센터를 날릴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2시나 8시가 걸린다면 너무나 멀었다.
2분의 시간도 패널티인데다가 자원량에서 대차가 날 것이 분명했다.
또는 건호가 다른 종족이나 랜덤으로 선택을 바꾼다면 아수라 또한 저그로 종족을 바꿀 것이다.
"하하하 저 기집애 비명 소리도 끝이군. 하하하"
아수라는 함박 웃음을 지었다. 건호는 그에 반대되는 괴로운 표정이 지었다.
건호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냐 게임을 포기하는 거냐?"
"아니다 게임 시작하기 전에 할 일이 있다."
"도망치려는 건 어림도 없다."
"아니이스와 키스할 거다."
아수라는 잠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건호는 진지했다.
"뭐?"
"난 아나이스와 마지막으로 키스를 할 거야. 시간을 줘…"
건호의 태도는 무척 진지하고 또한 비장미가 넘쳐흘렀다.
그 분위기에 아수라는 드디어 허리를 꺾고 말았다.
"하하하 정말 돌았구나 그래 해라…… 해“
건호는 그대로 아나이스에게 다가갔다.
아나이스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머지 이젠 힘이 없어 보였다.
그녀의 가슴까지 파고들어간 중독의 촉수는 이미 그녀를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건호는 아나이스에게 말을 걸었다.
"많이 아파?"
"괜찮아 그냥…… 의식이 흐려……"
"이젠 다 끝났어"
"키스한다고? 엉뚱한 녀석…… 그래 키스해줘 미소년. 반가웠어."
아나이스는 눈을 감았다.
건호는 아나이스의 오른쪽 볼에 살며시 입을 맞추면서 잠깐 그 상태를 유지했다.
건호는 자신의 얼굴을 아나이스의 오른쪽 얼굴에 포갰다.
"크하하하학…… 겨울 볼에 하다니…… 소심한 녀석……"
아수라가 허리를 뒤틀며 박장대소를 하고 나자 건호는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피할 수 없는 승부였다. 아수라는 너무나 즐거운 표정이었다.
‘마지막이다’
건호는 진심으로 생각했다.
드디어 게임 카운트가 시작되었다.
5……4……3……2……1
"이 못생긴 풍뎅이 새끼야!!! 뒈져버려라!!!"
찌이이잉!!!
마지막 게임을 앞두고 아나이스의 비명이 실내를 강타했다.
아수라는 그 비명에 눈을 찔끔 감으며 몸서리를 쳤다.
"소름끼치는 기집애 같으니"
마지막 비명을 지르고 결국 아나이스는 졸도 해버렸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되었다.
삐빅……
i_random
컨트롤 200 !!!!
전략성 100
생산력 100
승부욕 150
침착성 100
그리고 건호의 최후의 작전도 시작되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건호의 작전을 눈치챈 검은 망토의 사내는 속으로 탄성을 지르고 있었다.
아수라는 6시 테란이 선택되었다. 일꾼 나누기도 잘되었다.
그리고 한 치의 실수도 없이 테테전 메카닉 빌드오더를 전개시키고 있었다.
~~~~~~~~~~~
6편예고
아수라는 빈틈없이 테/테 전을 준비한다.
과연 건호는 이길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건호가 져서 이야기가 그냥 끝나버릴까....
갑자기 건호가 키스를 하겠다고 한 이유는 그저 작가의 팬서비스? ...
어쨌든 작가는 저질이다.
~~~~~~~~~~
NG 컷
건호는 그대로 아나이스에게 다가갔다.
아나이스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머지 이젠 힘이 없어 보였다.
건호는 아나이스에게 말을 건냈다.
"많이 아파?"
"괜찮아 그냥.... 의식이..... 흐려...."
"이젠 다 끝났어 이제 우리 키스나 하자."
아나이스는 진지하게 얘기했다.
"너 죽을래?"
그리고 그녀는 졸도했다.
* 박진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5-20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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