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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22 19:31
근데 과연 계약서가 있었어도 이호준 선수가 EG팀으로 이적하는걸 막을 수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계약서가 있어 EG측이 TSL팀과 접촉해 이호준 선수를 빼오는 절차가 더 들어갈 뿐이지 결국 EG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지 못하면 EG로 가는걸 막을 수 있는건 아니죠. 이호준 선수의 권익은, TSL에 남는게 아니라, 이호준 선수 본인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것이기 때문에요. 이 사건은 컬럼에서 주장하는 것 처럼 선수권익이 보호받지 못한게 아니라, 오히러 선수 권익이 도의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행해진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지금 계약이니 뭐니 프로적 마인드를 따지기 이전에, 과연 프로게이머가 프로게이머로서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가가 선행되는게 먼저가 아닌가 싶습니다. XP에서 스2의 여건이 안좋아 스폰을 한다는 업체가 없다는걸 댓글에서 강조하면서도 계약이니 FA제도니 떠드는 컬럼과 이 컬럼이 도대체 어디가 다른지 되묻고 싶네요. 협의회가 선수 권익을 포기하고, 관련 규정을 게임단이 유리하도록 짠다면, 그리고 그렇게 운영되도록 모든 게임단이 동조해 선수를 왕따시키는 분위기를 만든다면야 앞으로 선수들을 관리하는거야 가능하겠지만, 그러면 게임단과 게이머의 권익보호를 위한다는 협의회 설립 목적 자체를 부정하는 행동이겠죠. 지금 우선 순서는 계약서 따지기 이전에 선수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선수 권익 먼저 챙겨준 후, 게임단의 권익을 챙기는게 올바른 순서입니다. KeSPA가 요 몇일사이에 스2계 쪽에서 밴치마킹할 대상이 된 것엔 속이 쓰립니다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KeSPA의 힘의 원천이 어딘가 따져보면, 결국 KeSPA 산하의 게임단이 먹여살리는 선수들인 것이죠. KeSPA가 살면 선수들도 살고, KeSPA가 망하면 선수들도 망하는 환경이, KeSPA가 방송사와 척을 두고, 팬들을 이용해도 존속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입니다. 결국 선수입니다. 또한 그래택 나름대로 GSL을 통해 한국의 스2리그 저변을 확대해 왔고, GSL리그가 점점 공고히 해지는걸 팬으로서 지켜본 입장에서, 이 사건 하나만으로 GSL과 그래택이 쓴소리 듣는것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네요. 컬럼에서 이야기하듯이 '이미 10개 게임단이 있고, GSL 예선 대상자만 500명 이상인 대한민국에서 개인리그는 GSL 하나뿐인 지금의 상황. 이것이 최선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것' 맞습니다. 근데, 이게 사실이 아니거든요. 이건 E-Sports시장을 '한국내로 한정'했을때의 이야기입니다. 컬럼에서 이야기하듯이 외국으로 시야를 돌리면 MLG, NASL, 드림핵, IEM등의 여러 대회들이 있습니다. 외국선수들이 한국선수들의 참가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한국선수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GSL의 내실을 가꾸는 그래택이 문제라기 보단, 10개의 게임단을 우후죽순처럼 만들고는, 선수들의 권익보호 이전에 선수가 외부지원에 의해 갈 수 있었던 외국대회마저도 잘 알지 못한채 참가시키지 못하는 글로벌하지 못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몇몇 팀이 더 문제인게 아닌가 싶네요. 지금 한국내 여러팀들 중에 글로벌한 모습을 보이는 팀은 oGs하나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나마 글로벌한 마인드로 스폰을 요구했던 팀은 fou(이제는 fxo korea가 된)밖에 안보이네요. 팀 외형은 전혀 글로벌하지 않지만, 인지도 하나로 글로벌 스폰을 모은 팀은 슬레이어즈와 IM정도, 앞에 언급했던 팀들 외에 자력 지원이 확실한(혹은 확실할 것으로 보이는) Fox팀과 NS호서외에 모든 팀들은 지금 위기라 할 수 있겠네요. 위에 언급된 팀 외에 팀에서 또 해외팀에 선수를 빼앗길때, 또 그때도 계약운운, 리그 주관사 운운을 할 지 그게 걱정이네요.
11/07/22 19:40
연봉이 없고 받는게없는데 어찌 계약서가 존재한단 말입니까..
이건 연예인 노예계약서랑 마찮가지죠.. 우리가 널 키웠으니 넌 도망못가.. 계약서를 쓰고싶으면 연봉(최저임금)이라도 주고 계약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11/07/30 00:09
최소한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현재 스타2 프로팀 체계 자체가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이름만 프로라고 붙어있지, 경제적 여건이나 선수와 코치 사이의 관계는 전형적인 아마추어라는 이야기이죠. 스타1 초기 시절을 생각했을 때, 이재균 감독님 밑에서 강도경 선수, 박정석 선수 등이 컵라면 먹으면서 연습하고 있을 때 그들에게 계약서를 쓰게 하는 것도 참 웃긴 일일겁니다. "감독 본인은 선수에게 컵라면을 하루에 2끼씩 지급하겠으며, 선수들은 그 조건으로 1년간 본 감독 밑에서만 연습한다." 라고 계약서를 쓰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계약인지마저도 의심스러울 것 입니다. 이운재 감독의 인터뷰를 읽어보고 여러 상황을 종합한 결과, 현재의 스타2 팀 상황은 딱 요 정도에서 약간 위에 있는 수준인 것 같습니다. 일부 선수들이 보수로 받은 돈을 팀 운영에 써달라고 반납했다고 나와있던데, 이런 여건을 프로 스포츠라고 부르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세상 어느 프로스포츠 선수가 월급을 구단에 반납할까요? 특히 계약으로 이루어진 관계였다면 절대 그럴 일이 없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와 팀 간의 기본적인 권리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기 어려운게 현실이고, 그것을 계약으로 문서화 한다는 것 역시도 어불성설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체계를 바로 잡는 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오직 돈, 즉 스폰서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이기 때무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마찬가지로 프로의 마인드로 보았을 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쪽으로 선수가 이적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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