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07/30 14:15:52
Name VKRKO
Subject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오스트레일리아



[1850년대에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골드 러시가 일었지. 그래서 전 세계에서 일확천금을 노린 사람들이 몰려 들었어. 그 중에는 몇 만명이나 되는 중국인도 있었지.]

존은 모닥불의 불꽃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원래 영국에서 죄수들이 유배된 유배지였어. 그런 범죄자들이 아시아인들을 환대할리 없었지. 광산의 이곳 저곳에서는 학살이 빈번했대.]



나는 스쿠버 강습을 하고 있는 이 20대 백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선조가 저지른 짓이지만, 지금까지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금기 되고 있어. 몇백명이 광산에서 생매장 된 것도, 원주민인 에버리진들이 중국인을 잡아 먹었다는 소문으로 바뀌어 퍼졌지.]



당시 나는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으로 오스트레일리아에 머물고 있었다.

존은 취미로 서핑을 즐기다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관광이나 유학으로 오스트레일리아에 온 일본인을 헌팅하며 사이가 좋아졌던 터였다.



[확실히 선조들은 끔찍한 일을 저질렀어. 하지만 150년은 더 된 일이야. 아시아 사람들은 집념이 그렇게나 강한거야?]

존은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은 완전히 울상으로 바뀌어 있었다.







자동차로 오스트레일리아 횡단 여행을 가자는 제의를 먼저 했던 것은 존이었다.

둘이서 헌팅을 나서다보니, 존은 어느새 여자 버릇이 나쁜 백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결국 함께 다니던 나마저 동포를 무시한다는 악평을 듣게 되었다.



존도 그런 평판에 신경이 쓰였던 것인지, 내 휴가에 맞춰서 다른 관광지로 떠나자는 제의를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날은 우리가 대륙을 횡단하기 시작한지 사흘이 되던 날이었다.

[그렇게 떨지 마. 아무 일도 없을거야. 내일 히치하이킹을 하고, 차는 레커로 도시까지 나르면 돼. 거기에서 수리해서 다시 떠나자. 예정보다 하루 늦을 뿐이야.]



그렇게 말은 했지만 나 역시 존과 비슷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마을에서 한참은 떨어진 황무지에서, 한밤중인데도 인기척이 느껴지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현실이 아니라 꿈일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었다.



[야, 아시아 사람들은 이럴 때 뭐라고 기도를 하냐? 기독교인처럼 신에게 빌기라도 하는거야?]

존의 말에 고개를 들자, 나도 모르게 온 몸에 오한이 일었다.

흔들거리며 불타는 모닥불의 불빛에, 너덜너덜한 옷을 걸친 광부들의 모습이 스르륵 떠올랐다.







그것도 한명이 아니다.

도저히 셀 수 없을 정도로 수가 많다.

[야, 그 놈들이 더 이상 가까지 다가오지 않도록 기도해 줘...]



우리는 같이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고 숨을 죽였다.

나는 손을 모아서 정신 없이 알고 있는 경을 읊었다.

[죽고 싶지 않아!]



그 한마디 외침만을 남긴 채 존은 누군가에게 질질 끌려 갔다.

나는 필사적으로 계속 경을 외쳤다.

도대체 그 날 내가 보았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



눈을 꽉 감고 있던 내 얼굴을 그것이 유심히 바라보았던 것은 확실하다.

엄청난 악취가 풍겼고, 손가락이 몇번 내 코를 스쳤던 것 같다.

나는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고, 아침에 운 좋게 히치하이킹을 해서 마을로 갈 수 있었다.



나는 그대로 그 마을의 경찰서에 달려가 신고했다.

존이 사라진 것에 관해서는 자동차의 엔진이 꺼져서 따로 도움을 찾아 헤어졌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의 실종 때문에 나는 그 경찰서에서서 일주일 가량 구류되었다.



형사의 말에 따르면 그 부근에서는 지금까지 몇십명이 넘는 실종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나는 구류에서 풀려나자마자 도망치듯 귀국했다.

존의 소식은 지금도 들리지 않는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07/30 14:16
수정 아이콘
오늘부터 한 편씩 괴담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연재게시판 자주 와주세요 :)
다음 팟 버튼은 일단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
꿀호떡a
11/07/30 14:19
수정 아이콘
오호, 이런거 좋아요~
11/07/30 15:43
수정 아이콘
일러스트의 잔혹성 관련으로 마지막 삽화는 삭제합니다.
원본은 http://vkepitaph.tistory.com/364 에 있습니다.
니아들스
11/07/30 20:36
수정 아이콘
으악 이런거 완전 좋아해요 흐흐
XellOsisM
11/07/31 01:3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기대할게요.
초절정미소년
12/07/13 16:45
수정 아이콘
미래에서 왔습니다. VKRKO님 재미난 괴담 올려주셔서 늘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21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같이 가자 [1] VKRKO 8016 11/08/05 8016
22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미소 [5] VKRKO 7104 11/08/04 7104
218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사신님 [8] VKRKO 7827 11/08/03 7827
217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자살한 자의 영혼 [2] VKRKO 8331 11/08/02 8331
216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오스트레일리아 [8] VKRKO 9460 11/07/30 9460
21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Shame on you [12] The xian7578 11/07/22 7578
213 [스타2 협의회 칼럼] 건강이 최고의 재산입니다 The xian5574 11/07/22 5574
212 [스타2 협의회 칼럼] 프로의 가치가 위협받는 시대 The xian4735 11/07/22 4735
211 GSL 후기 만화 - July. 32강 4일차 [3] 코코슈7700 11/07/08 7700
210 GSL 후기 만화 - July. 조 지명식 <사랑의 스튜디오♡> [8] 코코슈9064 11/06/22 9064
209 백수의 배낭여행 #3-2 [7] T7648 11/06/20 7648
208 백수의 배낭여행 #3-1 [5] T6940 11/06/17 6940
207 백수의 배낭여행 #2 [10] T8311 11/06/14 8311
206 [스타2 협의회 칼럼] 리그 브레이커(League Breaker)가 되십시오. [5] The xian6787 11/06/13 6787
205 백수의 배낭여행 #1 [12] T8257 11/06/10 8257
20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Good, The Bad, The Weird The xian5902 11/05/30 5902
203 [스타2 협의회 칼럼] Next Brand, New Brand [3] The xian5851 11/05/24 5851
202 [스타2 협의회 칼럼] 30시간의 Battle.net 점검 [9] The xian7705 11/05/13 7705
201 [스타2 협의회 칼럼] 안고 갈 것, 떨쳐 낼 것(하) The xian5911 11/05/13 5911
200 [스타2 협의회 칼럼] 안고 갈 것, 떨쳐 낼 것(상) The xian6107 11/05/12 6107
199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그들만의 조지명식 The xian6213 11/05/12 6213
198 [스타2 협의회 칼럼] GSTL의 성장을 기원합니다. The xian5578 11/05/11 5578
197 [스타2 협의회 칼럼] 낮은 경쟁률이 주는 두려움과 가혹한 긴장감. 승격강등전 The xian4998 11/05/11 499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