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네리마에 있는 낡은 목조 맨션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그 곳에서 산 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처음으로 친구가 묵고 가게 되었다.
술을 마시던 중 막차 시간이 지나버려 어쩔 수 없이 내 방에 온 것이다.
여기저기 어지럽게 물건들이 흩어져 있는 방을 대충 치워서 어떻게든 친구가 잘 공간을 만들자 이미 새벽은 새벽 2시였다.
그렇게 둘이 누워 눈을 붙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친구가 말을 걸어 왔다.
[야, 저거 말인데, 사람 얼굴처럼 보이지 않냐?]
친구는 천장을 가르키고 있었다.
[그건 그냥 얼룩이야. 아마 윗층에서 물이라도 새서 그런 거겠지.]
천장의 일부가 부자연스럽게 더럽다는 것은 이사온 첫 날부터 알고 있었다.
[저거 좀 괴상한데...]
친구는 일어나서 천장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냥 얼룩이라니까?]
나는 친구의 행동이 신경 쓰여 일어나 불을 켰다.
[어, 불 켜니까 안 보이네?]
[그냥 얼룩이라고!]
친구는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 듯 가까이 있던 테니스 라켓으로 얼룩을 덮었다.
[이게 아마 입일 거고... 그리고 이건 눈이지. 코는 여기고... 음... 뭔가 다른가?]
평소라면 방의 불은 끄고 누웠었지만, 친구가 화장실에 갈 때를 생각해서 화장실의 백열전구만은 켜 놓은 상태였다.
친구는 옆으로 누우면 그 얼룩이 사람의 얼굴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끈질기게 주장했기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옆으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사람의 얼굴로 보인다.
처음으로 알아차렸다.
[야, 그런데 이렇게 자면 머리를 북쪽으로 놓고 자는거지?]
친구가 그렇게 말한 순간 방이 흔들렸다.
우리는 숨을 내쉬는 것조차 잊고 서로를 마주봤다.
[지진... 이겠지...?]
내가 겁을 내며 방의 불을 켰을 때였다.
형광등에 불이 들어오는 동시에, 천장에 확실히 중년 남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우리는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방에서 도망치려고 했다.
[시끄러워!]
그리고 그 순간 방의 벽을 차는 것 같은 소리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는 머리가 새하얘졌다.
소리는 분명히 오른쪽 옆에서 들려왔다.
나는 초조한 모습으로 방에서 나가려고 하는 친구를 말렸다.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구!]
지금 현관 문을 열면 거기에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러는데! 이런 방에는 있기 싫다고!]
친구는 목소리를 죽이고 투덜댔다.
나는 친구 앞을 막아섰다.
[금방 옆 방에서 소리가 들렸지? 그 방은 빈 방이야...]
나는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친구에게 말했다.
[아무도 안 산다고.]
그 다음날 나는 그 맨션에서 나왔다.
얼마 전에야 그 목조 맨션이 있는 장소 부근까지 가 보았다.
지은지 40년 정도 되었던 그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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