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B, 두 청년이 드라이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차 앞으로 무엇인가가 뛰어 들었다.
[위험해!]
당황해서 차에서 내린 두 사람.
[우우...]
신음 소리가 들려온다.
아무래도 사람을 친 것 같았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기묘하게도 안심하고 있었다.
그들이 치었던 것은 동네에서 유명한 정신 나간 노숙자였던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있어서는 길가의 도둑 고양이와 같은 수준의 존재였다.
[아아, 이 양반이었나!]
[아, 미안해, 아저씨!]
가볍게 말하고 웃으면서 두 사람은 차를 타고 갔다.
다음날.
자취를 하던 A는 집에서 여자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밤이 깊어져서, 집에 돌아가겠다는 여자친구를 배웅하고 슬슬 자려고 할 때 핸드폰이 울렸다.
B였다.
[야, A! 너 지금 어디에 있어!]
쓸데 없이 허둥대는 B의 목소리에 기분이 나빠져서 A는 대답했다.
[나? 집이야, 집. 자려고 하는데 무슨 일이냐?]
B는 여전히 허둥거리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B는 A와 가까운 곳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집에서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워, 서서히 의식이 희미해져 갈 무렵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야! 나 A야! 문 좀 열어줘!]
B는 이렇게 늦은 시간에 연락도 없이 찾아온 A에게 짜증을 내며 조용히 현관으로 나갔다.
문을 갑자기 열어서 늦은 시간에 무례하게 찾아온 A를 놀래키려는 생각이었다.
[똑똑똑... 야! 나 A야! 문 좀 열어줘!]
B는 문 앞에서 서서 몰래 문구멍으로 A의 위치를 확인하려 했다.
그리고 B는 놀라서 굳을 수 밖에 없었다.
거기 서 있던 것은 A의 목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를 재생하면서 문을 두드리고 있는, 어제 A와 B가 치고 지나갔던 노숙자였다.
B는 소리도 못 내고 다만 눈을 문구멍에 붙인 채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노숙자는 테이프를 멈췄다.
[여기, 없어, 없어.]
그리고 노숙자는 사라졌던 것이다.
[어이구, 그러셔? 무서워서 죽겠네.]
하지만 술도 마셨겠다, 기분도 안 좋았던 A는 B의 이야기를 무시할 뿐이었다.
[바보 같은 놈아! 거짓말이 아니야! 그 노숙자, "여기" 라고 말했으니까 다음은 너희 집...]
딩동.
A네 집의 초인종이 울렸다.
[아, 여자친구가 뭘 놓고 갔나보다. 알았으니까 내일 보자. 잘 자!]
[야, 기다려! 끊지마!]
A는 억지로 전화를 끊었다.
딩동.
다시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어이, A!]
[그래, 그래. 지금 열게....?!]
딩동.
[어이, A!]
밖에서 B가 기분이 나쁠 때 A를 부르던 목소리가 들려온다.
순간 A의 사고가 멈춘다.
몇 초나 지났을까.
곧이어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들어본 적 없는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쾅쾅쾅! 있구나있구나있구나있구나있구나있구나있구나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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