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 Mysterious Girl )
첫 번째 이야기.
2007년 수능이 끝난 지 아직 일주일정도 지난 주말 이였다
이때까지 중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까지
학교라는 새장 안에 갇히느라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를
나는 지금 이렇게 하늘마저도 구름 잔잔히 떠다니고
바깥은 조용해서 평화롭게만 느껴질 정도의 그 한가로움을
내 한 몸 가득히 느끼며 바쁘게 마우스를 움직이고 키보드를 눌러대가면서
내 테란병력들을 조종해나갔다
난 오래전부터 가수에 대한 꿈을 키우느라 노래에만 열정을 쏟느라
공부는 좀 소홀히 했었지만 그래도 그 숨이 턱턱 막혀 올 정도로
억압 받아오던 학교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됐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지 모를 정도다
수능 100일 남았을 땐 그래도 100일 남았다고
평소보다 공부 더 열심히 하느라 머리통 박살나는 줄 알았다
“좋았어 좋았어”
나는 그 막판 수능공부 때문에 제대로 못 한 스타크래프트를 집에서
하고 있는 중이다
"후훗“
몇 일전 완전 오랜만에 했을 땐 감을 많이 잃어서 눈이 막 핑핑 돌고
허둥 되는 것을 느꼈었는데 이제 그런 감들은 다 극복 한 것 같다는
생각에 절로 입가에 씨익 웃음이 갔다
달빛 못 지 않은 아름다운 색을 자랑 하는 푸르른 지형이 펼쳐진
맵 '루나'에 다수의 탱크가 촘촘히 시즈모드가 되어있었고
벌쳐는 까각 까각 소리를 내며 분주히 마인을 깔고 있었다
프로토스의 본진에서는 별 끝에서 떨어진 빛 가루 같은 것이 보이면서
그 곳 근처에 있는 것들의 어둠을 한 순간에 걷어냈다
프로토스는 스타게이트가 소환 되고 있었다
"후훗, 결국 '캐리어 가야죠' 이거냐?"
나는 한 발짝 더 적극적으로 진출 라인을 앞당겨 깊숙히
조여 들어가려고 했다
그 순간 푸른 광선의 사이어닉 검을 손에 지닌 질럿들이 달려왔고
뒤에서는 드라군들이 뒤뚱뒤뚱 걸어오고 있었다
투명한 본체를 지니는 옵저버가 앞을 밝혀주며 두둥실 떠
날라 오고 있었다
그리고 하이템플러가 느릿느릿 따라 오고 있었다
‘콰가가강!!!’
시즈모드가 된 시즈탱크들은 일제히 굉장한
폭음을 내며 포격을 시작 했고 뒤 따라 오던 탱크모드였던
시즈탱크들은 서둘러 '키이이잉 킥' 기계장갑의 마찰음을 내며
시즈모드로 변환을 했다
벌쳐들도 시즈탱크를 엄호하며 공격무기를 발사 해대기 시작 했다
마인들은 센서가 작동하여 벌떡 땅 속에서 일어나 폭발 했다
그 많은 장거리 공격에 꿋꿋이 이겨나가 사이어닉 검을 들고
달려온 질럿들과 육중한 본체를 가진 드라군들도 일제히
공격을 퍼붓기 시작 했고 뒤 따라 오던 하이템플러들은
사이어닉 스톰을 뿌려댔다
그러나 내 테란병력의 수많은 포격공격을 이겨내지 못 하고
프로토스 병력은 전멸 하고 말았다
나는 시즈모드를 모두 풀고 더욱 더 밀어 붙였다
결국 프로토스는 밀리고 밀리다
나는 프로토스 앞마당에 자리를 잡게 되어 얼마 후 GG를 받게 되었다
막대바가 차르륵 길어지면서 점수가 보이는 화면으로 넘어가면서
승리의 희열과 함께 자신감이 충만해 있었다
'후훗 나 강한진이 드디어 100% 감을 되찾은 것 같군! 히히
음....마지막 한 게임만 더 하고 인터넷이나 좀 해볼까?‘
나는 감을 다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제대로 좋은 게임을
하고 싶어서 1:1대결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채널로
들어가서 방을 잡고 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 아시아 서버를 조금 더 하다가 실력이 조금 더 는 것 같으면
고수들이 즐비하다는 서버로 이사를 가
자리 잡을까 라는 생각도 점점 키워가던 중이였다
1:1을 구한다는 문구를 써서 그 텍스트를 복사한 뒤에
대기실 채팅창에 붙여 넣고 엔터 버튼, 붙여 넣고 엔터 버튼을
계속 반복하여 1:1대결을 구하는 광고 문구를 계속 띄웠다
대기실 채널에는 1:1대결을 구하는 광고나
광고 봇을 이용하여 길드 광고나 성인 싸이트 같은 이상한
싸이트를 광고하는 문구, 그리고 여러 가지 잡담들이
정신없이 물 밀 듯 치고 들어와서 내가 올린
1:1을 구하는 광고는 순식간에 물 밀 듯이 위로 떠밀려
올라가버렸다
'이런 것들에 내가 질 수야 없지'
나는 도배로 인한 배틀넷 팅김에 걸리지만 않을 만큼
적절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마구 광고를 했다
'아~ 왜 오늘 따라 내 1:1광고에 관심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없냐?'
나는 그렇게 생각 하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데
누군가가 귓속말을 걸어 왔다
'저랑 해요'
'오옷! 왔다'
전적이나 한번 확인 해볼 겸 반 무의식적으로 아이디를
더블 클릭하여 배틀넷 프로필을 확인 해보았다
프로필은 그저 그렇게 평범해보였다
그는 프로필에 자기 자신만의 종족별 전적을 적어놓았다
전적을 보아하니 꽤나 잘 하는 편인 것 같았다
'자 그럼 방제와 비번을 가르쳐주고 방이나 만들어 볼까나~'
그의 프로필에서 나와 다시 대기실 화면으로 이동 했는데
어떤 다른 인간이 나에게로의 귓속말로 마구 도배를 해놓았다
‘안녕하세요 저랑 같이 해요’
‘저랑 같이 해요 제발~~’
1:1구인 광고나 싸이트 광고등의 파도에 질 틈이 없이
그렇게 귓속말로 마구 나에게 귓속말을 해 왔다
1:1을 같이 하자는 것 이였다
근데 1:1을 같이 하자고 부탁하는 것 치곤 매우 애절해보였다
왜 나랑 1:1 하려고 하는 것에 저렇게 집착해 하는 걸까?
'그냥 하자고 하면 될 것 가지고... 또라인가?'
'저기요...뭐해요? 방 만드세요 제가 만들까요?'
제일 처음에 귓속말을 나에게 보냈던 그의 다시 한 번 온 귓속말에도
난 아랑곳 하지 않고 어떤 인간인가 싶어 배틀넷 프로필을 봤다
프로필 내용을 보니 어떤 한 문구가 덩그러니 적혀있다
'그의 모든 것이 그립습니다'
쓸쓸하면서도 짧은 문구 하나가 프로필 내용에
덩그러니 자리 잡혀 적혀있었다
내 시선은 전적표시 부분으로 옮겨졌다
9694승 3212패
'음 대략 승률70퍼센트는 넘을 정도네...
아까 걔랑 비슷한 정도네...아니 걔가 좀 더 좋을려나'
나는 프로필을 빠져나와 대기실화면으로 가려고 버튼을 클릭 하려는 순간
갑자기 멈칫 했다
프로필 중 SEX (성별) 란에 'Girl'이라고 되어있었다
여자 중에 조금 잘 하는 정도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성별 사칭인가 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그냥 왠지 직감상 아닐 것만 같았다
갑자기 이 사람이랑 하고 싶어졌다
나는 그 사람....아니 그녀에게 만들 방제목과 비밀번호를 귓속말로 날렸다
방을 만들자 그녀가 들어왔다
‘야 인마 하기 싫으면 말든가’
곧 처음 선약했던 상대가 나에게 귓속말을 보냈지만
죄송하다는 귓속말만 한번 보내고 무시했다
시작버튼을 눌러 카운트다운이 시작 되었다
5 , 4 , 3 , 2 , 1 , 0...
이때 나는 알았을까?
그녀와의 특별한 만남이 될 카운트 다운이였다는 것을...
'타타탁 탁탁탁 탁탁탁'
내 손이 점점 바빠진다
뭔가가 내 이마를 간지럽히고 있었다. 식은 땀이였다
그것이 바쁘게 움직이는 손에서도 점점 보이기 시작한다
이 사람....아니 그녀는 항상 내가 예상 했던 것 보다
한발 앞서가 있었다
이쯤에서 병력상 으론 나한테 못 쳐들어 올거야 라고 생각하면
그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양의 병력이 나에게로 왔다
마린들이 녹아나고 난리가 났다
그래도 나는 있는 힘껏 집중하여 테란 고유의 방어력과
나의 컨트롤로 인해 그래도 잘 막았다고 생각 하면
또 본진 쪽에서의 견제가 왔다
순간 당황의 늪에 발을 디디게 되고 만 것 같았다
침착하게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한 쪽 발은 늪에 빠진 것 같았다
허겁지겁 하려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자원보유량이 막 쌓이기 시작했다
내 APM(손빠르기)는 300을 넘는다
집중력을 좀 잃어서 낮게 나와도 대략 200대 후반은 나온다
그래서 자원관리도 꽤나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서
멀티 2개정도 돌리고도 자원 1000을 많이 안 넘길 자신은
있었다
본진과 앞마당에서만 자원을 채취중인데
미네랄은 2000을 훌쩍 넘어버렸다
나는 황급히 자원관리에 들어갔다
이쯤 다른 스타팅베이스에 멀티 있을 것 같아 스캔을 찍어보니 그쪽은
활발하게 자원을 캔 지 좀 됐다 대략 미네랄덩이수치가
1000이하가 되기 직전이였다
아....심상치 않은 포스를 느꼈다
그래도 나는 업글은 꾸준히 했고 아슬 했지만 앞마당은 잘 돌리고 있었다
병력도 잘 뽑아 내고 있고 사이언스 베슬도 몇기 잡혔지만
그래도 집중력은 심하게 잃지 않은 것 같았다
저그병력이 생각보다 좀 많다
거기다가 저그 역시 업그레이드를 꾸준히 했던 만큼 하이브는 아마
지금 쯤 올리고 있겠지? 지금 진출 해야겠어
나는 본진을 컴샛 스테이션으로 스캐닝 해보았더니
이미 디파일러마운드가 보였다
'이런 제길....진출이닷!!'
나는 센터 깊숙히 진출 하는 데에 성공 했다
'됐어 조금만 더!!'
그 순간 저그는....아니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사방에서 내 병력에게 사정없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마린에게 스팀팩을 먹이고 일제히 시즈탱크들을 시즈모드 시켰다
그리고 사이언스 베슬 컨트롤도 했다
순식간에 여러개의 스웜이 깔렸다
'마린 컨트롤을 해야 돼!!!마린들이 녹겠어!!'
하지만 뒤로 뺄 자리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겨우 적절하게 뒤로 빼는 컨트롤을
할 만한 경로를 발견했다
그러나 반갑다는 듯이 러커들이 그쪽 경로 맞은편에서
다가와 버러우를 했다
'집중해야 돼!! 지금 여기 가까이 온 러커는 마린 퍼뜨리는 컨트롤로
잡아 낸 다음 잠시 뒤로 회군해서 병력 합세를 해야겠어!!'
라는 상황판단을 나는 순간적으로 한 뒤 그걸 실행에 옮기기 위해
손을 더 빨리 움직였다
그리고 섬세하게 움직였다
그 순간 그 러커 위에 디파일러의 다크스웜이 펼쳐진다
아차 하는 순간에 나는 많은 마린을 잃었다
그러나 병력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 하였다
그 순간 내 병력에 뭔가가 뿌려졌다
근데 뿌려진 그것은 한 가지 색깔이 아니였다
빨강색과 녹색....그렇다
디파일러의 플레이그와 퀸의 인스네어를 동시에 맞은 것이다
병력 합세를 하기도 전에 많던 앞쪽 병력은 전멸을 하고 말았다
결국 얼굴에서는 비 오듯 식은땀이 쏟아졌고
얼마 후 식은땀이 굴러 내려와 내 눈 앞을 가로 막으려 하였다
눈 근처를 손으로 스윽 닦아 내자 한 부대 가량의 울트라리스크들과
엄청난 수의 저글링들이 보였다
결국 나는 GG를 쳤다
GG를 치는데 손이 떨린 나머지 G키 옆 H를 두 번 눌렸다가
다시 지운 후에 G키를 두 번 눌렀다
점수판이 나왔고 나는 리플레이 저장 버튼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리플레이를 저장한 후에 채팅실로 이동했다
아까 있었던 채널에 사람이 많았는지 역시
게임이 끝나고 나와 보니 그 채널엔 사람이 꽉 찬 상태라
자동으로 The Void 채널로 이동 되어 있었다
The Void 채널의 특성상 나는 덩그러니 혼자 남겨져 있었다
뭔가 나도 모르게 처참해진 느낌이 든 걸까?
아님 Void의 사전적 의미에 맞게 공허한 느낌이 든 걸까?
뭔가 말로 형언 할 수 없는 이 느낌에 나는 마음속에서
뭔가 흥분의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아! 다시 말을 걸어 봐 야겠어'
아이디가 뭐였지...?
아...
미스 어쩌고 였던 것 같은데....
아....아이디 좀 더 잘 봐둘걸.... 기억 해둘걸....
Mys
[Teri]ous:고마워요....
어! 그녀였다
운이 좋게도 나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그런데 보통 이런 경우는
“수고 했습니다”라고 귓속말 오고 끝나거나
아니면 다시 게임 해 볼 거냐고 물어 오는 게 보통인데
'고마워요' 라니...
서둘러 나는 그녀에게 귓말을 보냈다
'채널에서 만날래요?'
'네!'
채널을 그녀에게 귓속말로 가르쳐 주고 그 채널로 가서
기다리고 있자 금방 그녀가 왔다
나와 그녀는 서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나는 먼저 채팅내용을 써서 엔터를 쳤다
“와....잘 하시네요”
“아뇨, 오늘은 컨디션이 좋았네요”
“아뇨! 정말 잘 하세요”
“넵! 감사 합니다”
그녀는 수줍은 듯이 웃는 모양의 이모티콘을 뒤에 같이 붙였다
“아..그러고 보니 프로필에서 봤는데 정말 여자 맞으세요?”
정말 궁금했다
근데 이 질문은 어떻게 보면 좀 쓸 데 없었는지도 몰랐다
이렇게 잘 하는데 여자라고 프로필에 되어 있는 것 보면
여자 사칭이라고 봐도 어색 하지 않을 정도다
그래도 나는 왠지 고정관념에서 탈피를 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어떤 말로 표현 못 할 다른 이유에 있어서일까
그냥 여자라고 믿고 싶은 이 느낌은 도대체 뭘까?
“네 맞아요”
‘역시...’ 라고 느껴야 되는걸까 ‘다행이다’ 라고 느껴야 되는걸까?
“아~ 배틀넷에서 여자는 여러 번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까지 잘하는 고수는
정말 처음이네요“
형식상으로 말 한 것이 절대 아니다
이렇게 까지 잘 하는 여잘 이렇게 첨으로 만나게 되다니... 나도 나름대로
실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까지 그녀에게 깨지고 말았다
“잘 하는 비결이 뭔가요? 흐흐 혹시 초고수를 스승으로 두고 있는 건가요? 키키”
................
.........
한 30초간 답이 없다
“물이라도 마시러 가셨는가? 뭐하세용~?”
그러다가 조금 더 지나서야 그녀의 채팅내용이 보였다
“전화가 잠시 왔었네요”
“아 그렇군요”
“야 이 녀석아!! 어서 끄지 못해?!!”
엄마의 갑작스런 불호령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알았어요”
우리 엄마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나는 버티기가 힘들었다
“우리 한게임 더 해요~”
앗! 하필 나한텐 반가운 채팅 말이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어 해야 하다니....
“아...죄송해요.. 지금 볼일 때문에 나가봐야 돼서..”
엄마의 잔소리 때문에 종료를 하는 거지만 사실대로 말하기도 좀 그래서
그냥 볼일 때문이라고 둘러 댔다
아차! 그러고 보니 친구등록 해야겠다! 그녀한테도 해 달라고 부탁 해 봐야겠다
그러고 보니 친구목록이 25명으로 꽉 찼을건데...확인 해볼까나?
/F L 명령키를 입력 하려고 하는데 그녀가 채팅으로 말 했다
“저...친구 등록해도 될까요?”
헉! 이건 또 웬일인고
먼저 등록을 하겠다고 그러네
“네 네~ 저도 할게요~!!”
“네”
어디보자.... 목록이 꽉 찼으니까 누굴 지우지?
친구목록을 열어보니 잘 알고 지내고
가끔이라도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은
대여섯명 뿐이였다
나머지들은 다 그냥 1:1 하다 어쩌다
이러쿵저러쿵 하다 보니 그냥 신청 하게 되버려서
이젠 그 나머지 인간들이랑은 어떤 게임으로도 만났는지 조차 기억도 나질 않는다
‘어쩌구7885 얜 누구야? 지우고...곰발바닥 얜 또 뭐야~? 지우고...
어휴..지울 것이 정말 많네,,,스톰,페라리,메롱,던힐..’
그녀의 아이디를 친구등록 완료 시키려는 참에 또 엄마의 구박이 들려왔다
그러더니 곧 성큼성큼 다가오셨다
“아..알았어요!! 컴퓨터 끌게요!!”
서둘러 인사를 대충 하고 종료 시켰다
다음날 명호 녀석이 내 어깨에 손을 얹고 놀란 말투로 외쳤다
“뭐?? 정말??”
김명호 이 녀석은 같은학교 같은반 친구다
제일 친하기도 하고 스타크래프트도 자주 같이 한다
실력은...... 음...... 내가 더 한수 위? 낄낄
지금 우리 둘사이 간의 1:1 스코어는
416 대 412 다
우리 둘은 친구인데도 스타크래프트에 있어서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있어서 같이 1:1 한판 한판 할 때마다 전적 카운트를 매긴다
416 대 412 라는 스코어는 정확하다고는 장담을 못 하겠다
중간에 둘중 한명이 전적을 잠시 까먹어서 그거 가지고 음...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124승 112패였거든?, 아니거든? 123승 112패였거든?’
라면서 티격태격 한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어쨌든 스코어는 내가 4승 더 우세하다 우헤헤
“응! 정말이래도?”
학교에 와서 이 녀석한테 어제 배틀넷에서의 그녀에 대해 얘기를 해줬더니
지금 놀라 자빠져가지고 완전 오버 하며 난리 G랄을 치고 있다
원래 이 녀석은 자주 잘 오버를 하는 성격이다
“정말 무참하게 발렸었냐?”
“어....응”
“낄낄 이제 강한진이 너의 시대는 웰컴 투 안드로메다 구나 낄낄
어쩐지 저번 주에 내가 너한테 연속 5판 이겼을 때 알아봤어 크크”
아.... 그때 2판 째에서 그만 둬야 했었어... 괜한 오기 때문에... 부들부들
“그래 그럼 스타 할 때 여자 사칭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여자 배틀넷에 있으면 연락 해 봐
나도 한 번 해 봐야겠네“
“보나마나 작업 걸려는 거겠지”
......................
.............
“으하하하 이 사람아 내가 그런 인간으로 보이는가? 앙?”
“어”
“참나 나는 그냥 실력이 어떤가 한번...”
“너 저번에 ‘스타 잘 하는 여자 봤으면 정말 좋겠다’ 라며?”
.....................
........
“이 녀석이요, 이 명호님을 믿지 못 하다니
안 되겠어 다음에 스타 할 때는 발로 스타를 해서 관광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 줘야겠어 낄낄”
“그럼 나는 그때 혓바닥으로 해 주마”
“어쭈? 그럼 나는 귀로 해주마”
“그럼 나는 머리카락”
오늘도 이 녀석과 이런 참으로 유치한 말장난 다툼을 하며 시간이 흘렀다
수능이 끝난지라 거의 출석 체크만 하고 점심시간 전에 마쳤다
집에 가자마자 밥을 먹고 배틀넷으로 들어갔다
과연 그녀가 있을까.... 아니...평일인데 지금 시간엔 있기가 좀 힘들려나?
괜한 기대감에 부풀어 로그인을 해봤지만 한 숨을 내쉬었다
‘역시 없군’
오랜만에 유즈맵이 땡기는 걸?
그냥 왠지 재밌을 것 같은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중간에 나가면 개념을 국에 말아서 오버헤드킥 한 놈입니다”
방장의 경고가 뜬 후에 게임이 시작 되었다
한 참 재밌게 하는 도중에 노란 글씨로 뭔가가 떴다
친구목록에 있는 사람 중에 누군가가 접속 했다는 안내 메시지였다
앗!! 그녀가 접속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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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글 솜씨가 PGR 다른 연재자들분에 비해
한 없이 저질(-_-;;)인데다가 스타크래프트 역시 잘 하는 편도 아닌데 게임 경기 내용 구성하고 묘사하려니깐
그저 부끄럽기만 하네요 -_-;;
* 박진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13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