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 Mysterious Girl )
열 네번째 이야기.
“한진아~~”
“으...응”
“우리.... 저거 참여해보자~~~!! 헤헤”
명호가 만약 이 말을 했다면 이런 이벤트 따위는 참여하기 싫어하는
내 성격에 자동적으로 ‘이거나 드셈’ 이라며 가운데 손가락을
버쩍 치켜세웠을 것인데 저런 귀여운 페이스로 애교 질질 흘리는 목소리로 졸라대는
신비를 보니 나도 모르게 ‘응’이 나왔다
“자 이제 선착순 참가가능 팀 열팀 정도 남았습니다 빨리 신청해주세요”
마이크를 든 진행자가 참가신청 접수를 끝내겠다는 말에
신비가 내 재킷을 잡고 흔들었다
“빨리빨리~신청~~”
“으...응”
나는 후다닥 뛰어가서 다음단계를 준비하려는 진행자에게
달려가 참가신청을 했다
토너먼트식으로 64강부터 치뤄진다
2대2 팀플레이 이벤트라 한 팀당 두 명이니 총 128명은 된다는 얘기....
엄청 많이도 왔네...
분위기 파악을 해보니 반 이상은 여기서 이벤트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찾아 온 듯 했다
우린 조금 멀리서 왔는데도 우연히 이런 이벤트 참여에 선착순 안에 겨우 들었다
이런 것... 하기는 귀찮지만... 뭐... 신비랑 하니까 헤헤
진행자의 진행에 따라 우리는 조 편성이 되고
30분쯤이 지나서 첫 경기 준비를 하게 된다
맵은 이벤트 구조를 복잡화 되는 것을 피해서인지
경기 시작 전 추첨 한 번으로 토너먼트 전 경기의 맵으로 해두기로 했고
‘철의 장막’이라는 맵이 추첨되었다
첫 경기는 조가 많다보니 서둘러 진행 되었고
진행자의 지시에 따라 자리에 앉게 되었다
상대방 팀들도 들어왔고 시작 직전이였다
아... 이런 거 싫어하는 이유가 괜히 떨려서 그런데....
신비도 많이 긴장하고 있을까? 한 번 물어봐야지
“꺄르르르 한진아 우리 1등 상금 타면 뭐 사먹을까? 헤헤”
내가 긴장 되냐고 물어 보려고 신비에게 고개를 돌렸더니
신비는 마냥 들떠있는 듯한 표정이였다
어찌보면 순진하게 보이기까지 하다
“응? 응? 뭐 사먹을까? 헤헤 1등이 30만원이래 30만원~”
“하하...신비 너...김칫국부터 마시는 것 아냐?
그리고 현금이 아니라 문화상품권이래”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흥! 그래두! 그리고~ 난 한진이 너가 알아서 다 해치워 줄 거라고 믿어잉 헤헤”
처...천진난만하게 좀 웃지마!! 맘 약해진단 말야!!
나와 신비 주위에 구경꾼들의 소리가 점점 많아져갔다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를 지켜보는 구경꾼들이 다른 팀에 비해 조금 많았다
아씨.... 나 관전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긴장하는 타입인데...
어... 근데....자세히 보니 사람들의 시선이 대부분 한 곳에 쏠려있다
역시.... 신비 쪽이였다
그 중 몇몇은 넋이 나가 실실 쪼개고 있다
나를 관전하는 것에 집중을 안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조금 긴장이 풀릴 것도 같았지만
대부분 신비만 보고 있는 것 같아 괜히 찝찝했다
귀를 귀울여 보니 역시 우리들에 대한 얘기가 들렸다
“와 저 커플팀에 있는 여자애 진짜 예쁘다”
“데이트코스를 이런 대회 참여로 잡았나보네”
허억.... 관중들은 우리를 애인사이로 아는 듯 했다
난 그런 사실 때문에 얼굴이 달아오른 채 게임에 임하게 되었다
나는 테란을 했고 그녀는 저그를 했다
그리고 상대방 두 명은 프로토스와 저그였다
첫 경기가 시작 되고 카운트다운이 끝났다
그러고 보니 난 그녀가 직접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여지껏 한 번도 없었다
과연 그녀의 개인 화면은 어떨까...?
내가 직접 1:1을 통해 느꼈었던 그녀의 포스를 보아하니
대략 음....
APM 300이상은 넘을 것 같았다
나는 SCV를 뽑고 극초반에 있는 잠깐의 여유를 통해
그녀의 모니터를 향해 고개를 내밀어 보았다
어...어....?
고개를 직접 내밀어 본 그녀의 모니터와 손의 움직임을 번갈아 보았더니
그렇게 빠르진 않았다
어라...? 저 정도면 대략 APM(손속도) 150근처....
조금 의아했다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 APM(손속도)가 전부는 아니지만 말야...
직접 배틀넷 상에서 보고 느껴 왔던 그녀의 운영과 컨트롤을 봤을 때
손이 빨랐던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전에 APM측정 프로그램을
한 번 써봐서 확인 해봤으면 좋았을텐데...
그런데 정말 뭐지....?
생각 했던 것만큼은 빠르지 못하네...
“히야~~!! 생긴 것만큼 스타 하는 것도 귀여워 하하하”
“낄낄낄 야 그래도 저 정도면 잘 한다고 쳐줘야하지”
“하긴.. 하하하”
뒤에 있던 구경꾼들 가운데 정나미 떨어져 보이는 인상을 가진
키 큰 남자가 소리쳤고 옆에 있던 녀석도 맞장구를 치며 웃어댔다
“히드라는 뽑을 줄 아는가? 크크크”
“줄기차게 저글링만 뽑다가 게임 끝날 것 같아 낄낄”
아냐..... 배틀넷에서 나와 1:1을 해왔었던 신비는 그런 초보가 아니야
초보가 아닐 뿐만 아니라 너무 잘 한다고!!
그런데 예상했던 것 만큼 빠르진...
아차 내 플레이에 신경써야지
잠시 딴 생각을 하느라 실수로
배럭을 원래 타이밍보다 3초정도 늦게 짓고 말았다
그 후 나는 게임에 몰입하게 되고 눈은 모니터만 바라보았다
나는 1시, 신비는 7시였는데 상대방 팀과 실력 차가 조금 났던지라
각자 한명씩 맡아 무난하게 끝내버렸다
휴... 이겼군... 첫 게임은 그럭저럭 쉽게 이겼네
첨에는 긴장을 너무 했지만 나도 모르게 몰입하다 보니
긴장을 하고 있었는지도 조금 잊혀진 듯 싶다
그런데 게임을 하면서 각자가 한명씩을 맡게 되는
더블 1:1구조 양상으로 갔던지라 게임속 신비의 움직임은
많이 보지 못했지만 내가 알고 있었던 원래 그 포스는 가지고 있던 것 같은데...
‘거참..’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던 그 때 우리 주위에 있던 구경꾼들의 웅성거림이 더욱 더
커지길래 주위를 둘러봤다
구경꾼들이 대부분 놀라워하는 표정이였다
아까 그 정나미 떨어져 보이는 인상을 가진 녀석들도 보니
입이 떠억 벌어져서는 넋이 나가 말이 없었다
무슨 일이 벌어졌던거지...?
신비를 바라봤다
“헤헤 하고나니까 조금은 떨리네”
수줍게 입을 가리며 말하는 신비를 보니 구경꾼들이 왜 저렇게 넋이 나가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다음 경기도 파이팅!”
싱글 웃으며 나를 격려해주며 파이팅을 외쳐주는 신비 때문에
의아했던 것을 잊고는 다음 경기 준비에 나섰다
우리는 그렇게 계속 그 다음 경기를 계속 이겨나갔고
결국 결승이란 자리까지 올라오고 만다
구경꾼들이 더 몰려와 바글거렸다
으악!!! 쪼...쪽 팔려 죽겠잖아!!!
아... 아냐... 난 미래에 가수가 될 놈인데 이런 군중들에는
많이 익숙해져야 좋긴 하지만...게임인 경우에는 좀 다르다고!! 흐엉~
넓고 넓은 피시방 가운데 부근에 약간 높은 타일 지면에
컴퓨터 2대와 2대끼리 서로 마주보며 배치 되어있었고
모던하면서 사이버틱한 멋진 인테리어가 되어있었다
나와 신비 그리고 결승전까지 올라온 한 팀과 마이크를 든 진행자가
그 컴퓨터 앞에 나란히 섰다
“저희 화이트 PC방을 찾아와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결승! 결승이군요~
자 그럼 어떤 분들이 결승까지 올라오셨는지
한 분씩 자기소개 들어볼까요?”
마이크를 상대팀에게 들이댔다
“안녕하세요.., 음... 이름은 김우진이라고 합니다”
마이크가 옆 사람에게 넘어갔다
“안녕하세요~ 정현준입니다”
“네! 아마 혹시 저희 화이트 PC방 제 1회 이벤트때
참여하셨었던 분들이 여기 지금 계시다면 아실겁니다
여기 김우진씨와 정현준씨로 이루어진 이 팀은
제 1회때 우승한 팀입니다 히야~”
상대팀의 두 명은 쑥스러운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제 1회때 우승이후 또 이번에 결승까지 진출 하셨는데...
김우진씨 소감이?”
“음... 여전히 떨리네요 하하”
“정현준씨는?”
“긴장한 것 때문에 제 실력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네! 말씀 감사 드립니다 그럼 다음 팀입니다
오호!! 혼성팀이군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나에게 마이크가 왔다
노래할 때 마이크랑 이런 마이크는 왜 느낌이 다르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지만... 간단히 끝내야지
“강한진입니다”
너무 간단해서 진행자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신비에게 넘겼다
“안녕하세요”
“와아아아!!!”
“휘이익”
신비가 ‘안녕하세요’ 하는 순간에 관중들이 휘파람을 불며 환호성을 질렀다
난리 났다 난리 났어
“이름은 조신비구요... 웅....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뿌게 봐주세요 헤헤”
신비의 소개가 끝나자 처음보다 더 관중들이 난리가 났다
“오우... 이렇게 예쁘신 여자분이 이렇게 혼성팀으로 같이 나와
결승까지 오시니까 관중들의 환호가 대단하군요
두 분 연인사이시죠?”
헉.... 역시 진행자도 우리 둘이 사귀고 있는 줄 아는가보다
마이크를 나에게 내밀었다
“아....아뇨 사귀는 것 아니에요”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애인사이가 아님을 부정했다
진행자가 다시 마이크를 거둬들인 뒤에 신비에게 내밀었다
“아... 그럼 남매사이? 그냥 친구사이?”
“웅... 사제지간이라고 해야 할까요? 헤헤”
“아하 같이 한 분이 선생님이신가봐요?
어느 분이 선생님이시죠?”
수줍게 신비가 손을 들자 내 심장이 뻥 뚤려 버린 듯한 느낌이였다
“오오!! 정말 동안이시군요?? 정말 젊어보이세요~”
휴.... 그래도 공부 가르쳐 주는 선생님인 줄 아는 듯 했다
그러나 진행자의 멘트와 신비의 대답이 나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오고 만다
“이야.... 예쁘신 선생님? 어떤 과목을 가르치시죠?”
“스타요”
“네?”
“스타요”
신비가 다시 싱글 웃으며 대답했다
순간 나는 아비터에게 스테이시스 필드라도 맞아버린 것처럼
그대로 얼어버린 듯 했다
“하하하하하 젊고 예쁘신 선생님이 재치까지 만점이시군요 하하하
네 알겠습니다 자 그럼...”
휴..... 농담으로 받아들였는가?
농담으로 받아들인 듯 진행자는 진행 참고표를 보고 있다
관중들도 농담인줄 아는 느낌의 웃음소리를 냈다
근데 사실은 진짜라니... 흐윽
제발 농담으로 받아들이길 바랐지만 행여나 진담으로
받아들였을까 싶어서 창피의 극에 달아 올라있었다
그런 상태로 게임에 임할 수 밖에 없게 되버려서
결국 결승전 경기가 시작 되고 난 후에도 경기에 100% 집중이 안 됐다
나는 테란 1시 신비는 저그 11시방향이였고
상대방은 각각 5시 저그 , 7시 프로토스 였다
프로토스가 몰래게이트는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후에
미리 생각 해둔 투스타포트로 갔다
정신집중이 잘 안 되었던 것 때문에 인구수가 잠시 막히는 등의
잡실수가 초반부터 발생했다
서로 각각 신경전을 벌이다가 중반으로 가자
상대방은 웹을 개발한 커세어와 뮤탈리스크 조합으로 갔고
우리는 뮤탈리스크와 클로킹레이스, 발키리조합을 첫조합으로 나갔다
클로킹과 발키리추가 덕분에 어느정도까지는 우리가 제공권을
잡았지만 무시 못 할 커세어의 공격력 때문에 점점 제공권을 뺏기게
되어 조합을 바꿔갔다
그런데 집중이 잘 안 되었던 터라 운영이 매끄럽지 못 해
나에게 적지 않은 틈이 생겨버렸고 상대방이 그걸 놓치지 않고
두 명이 동시에 나에게 몰아쳐 왔고
아슬아슬하게 막고 막다가 결국 앞마당을 날려버리고
본진까지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아..... 이대로 지는건가??
그 때 미니맵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이 보이길래 보았더니
신비의 오버로드 8기가 날아가고 있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신비가 프로토스에게 오버로드 8기로 드랍을
시도하는 중인 것이다
프로토스는 커세어가 많이 있기는 하지만 아까 나에게로 온 저그와의 협공으로
병력소진이 좀 있었던 상태일 것이다
오버로드 도착하여 산개드랍을 하여 내린 유닛들은 저글링과 러커들이였다
프로토스의 건물들이 하나 둘씩 부셔져갔다
그러자 내 본진을 쓸고 있었던 뮤탈리스크 1부대반가량이
공격을 멈추고 프로토스 본진 방향으로 날아갔다
저그유닛들이 좀 많아서
프로토스 유닛만으로는 막기 버거웠고 건물들이 막 하나씩
파괴되는 상황이라 상대방 뮤탈리스크가 서둘러 도와주러 간 것일 듯....
‘일단 뮤탈이 저만큼이나 있으니 저글링,러커들은 이제 곧 전멸하겠구나
아... 내 집중력 저하가 결국 패배로 오고 마는구나’
그 순간 신비의 오버로드에서 무언가가 하나 더 내렸다
앗!! 저건 디파일러잖아!!
퀸스네스트를 짓는 것 까지는 봤었는데
안 그래도 집중력저하에다 내 방어하기 바빴기에 디파일러마운드를
지었었는지도 몰랐었다
디파일러 2기가 오버로드에서 나오자마자 다크스웜을 쳤다
뮤탈리스크의 공격이 스웜 때문에 먹히지 않았다
그리고 곧 저글링을 컨슘하여 마나를 보충해
다크스웜을 프로토스 본진에 더 뿌렸다
러커가 있어서 질럿들도 못 달려들었다
다크스웜 덕분에 프로토스 기지가 초토화 되었다
역시 내가 알던 그 신비 맞구나!!
관중들이 그렇게 놀란 만도 했었구나
슬쩍 고개를 옆으로 내밀어 신비의 모니터를 보았다
순간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처음에 보았던 것보다 2배는 훨씬 더 빨라 보였기 때문이다
프로게이머 개인화면을 인터넷과 방송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프로게이머랑 비슷한 수준이였다
나도 조금 빠른 편인데 더 빠른 것 같다
고개를 옆으로 내밀었던 나는 나도 모르게 넋이 잠시 나갔다
나는 처음에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손의 움직임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고
이것 저것 다 누르고 단축키도 번갈아 누른다
그러나 신비는 다른 스타일인가보다
필요없는 명령은 잘 안 하는 타입인 듯하다
아아.. 이러면 안 돼 아직 난 엘리는 안 당했으니까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서 도움이 되어야지
놀랍게도 다크스웜 덕분에 프로토스에 있던 중요건물과
다수의 파일런과 게이트웨이가 파괴되어 프로토스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신비는 센터의 가스멀티가 활성화 되고 있었지만
상대편들은 아직 앞마당 외 다른 멀티가 없었다
다급해진 상대편들은 곧바로 신비의 센터멀티를 공략했다
신비는 곧 그 쪽으로 올 것을 직감 했는지 그 곳에 병력을 집중시켰고
스포어콜로니를 지었다
센터 쪽 가스멀티에서 신비의 병력과 상대팀 저그, 프로토스 병력이 맞붙기 시작했다
저그병력 위에 다크스웜이 쳐졌고 곧장 다크스웜 위에 웹들이 깔리기 시작했다
이것만 막으면...이것만 막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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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재개도 했으니 모두들...리플 좀 달아주세요!!ㅠ_ㅠ!!
아니다!! 이럴 땐 신비가 출동!!
* 박진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2-06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