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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7/31 16:19:40
Name 유니콘스
Subject [일반] 두산베어즈의 역사 - 5. 항명사태로 얼룩진 1년
1994년, OB의 시작은 순조로웠습니다. 윤동균감독이 이제 완숙한 기량을 뽐냈고, 성공적으로 리빌딩을 끝낸 선수진은 오랜만에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당시, OB선수들의 명단을 살펴보겠습니다.

투수 : 김상진, 이광우, 박철순, 권명철, 강병규, 장호연, 홍우태, 김경원
타자 : 김상호, 김형석, 장원진, 김종석, 임형석, 이도형, 심정수, 안경현, 강영수

시즌 전, 김광림을 쌍방울레이더스에 보냈지만 그래도 OB는 리빌딩을 순조롭게 끝마친 덕분에 상위권에 속하는 팀으로 꼽혔습니다.

데뷔하자마자 두자릿수 승수에 3점대 자책점으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던 김상진, 비록 원년만큼 압도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되살아난 "불사조" 박철순등이 마운드를 이끌었고 타선에서는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김형석, 92년 2차지명으로 들어왔지만 그동안은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장원진, 역시 연습생으로 들어온 다재다능한 유격수 김민호등이 활약했습니다.

특히, 김형석은 8월 18일 vs LG트윈스전에서 607경기 연속출장기록을 세우며 그동안 MBC의 2루수 김인식이 가지고 있었던 606경기 연속출장기록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운명의 9월 4일.

OB베어즈는 쌍방울레이더스와 경기를 치르기 위해 군산으로 내려갔고 그곳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하자 윤동균감독은 "오늘은 매를 들어야겠다."라고 선언, 주장이었던 김상호부터 체벌을 가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김상호를 비롯 OB의 선수들은 체벌은 부당하다고 항의했고, 윤동균감독은 "그러면 저녁이나 먹고 서울로 올라가라"라고 선언합니다. 그러자, OB의 선수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택시를 타고 떠났고 약속이라도 한듯이 모두 대전역에 모입니다. 그리고 함께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간 다음 홈구장인 잠실야구장에 있는 자신들의 차를 빼내어 다음날 다시 모인다음 양평 플라자콘도를 은신처 삼아 함께 모입니다.

기자회견을 가진 OB의 선수들 중 박철순은 자신의 은퇴와 윤동균감독의 퇴진을 맞바꾸자는 초강경발언을 했고 - "윤동균감독, 옷 벗으시오. 나도 옷 벗겠소." - 9월 7일 OB구단을 찾아가 그당시 사장이었던 경창호사장에게 자신들이 집단행동을 한 이유를 설명하고 협상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극한까지 이르렀던 선수와 감독의 갈등은 결국 윤동균감독의 퇴진과 몇몇선수들의 중징계로 끝이납니다. 하마터면 남은 경기를 모두 몰수패를 당할뻔한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주동자였던 박철순, 김상호, 김형석, 장호연, 강영수는 따로이 구단과의 계약을 하게 됩니다.

박철순과 김형석의 경우는 수월했습니다. 그들은 OB를 위해 헌신한 선수들이었고 OB구단 역시 그들을 함부로 내칠 수 없는 입장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김상호의 경우는 원래 구단측에서 김상호의 연봉을 깎으려고 했으나 김상호가 강경하게 나아갔고, 결국 김상호의 요구대로 연봉을 올려주기로 하면서 - 장타력과 기동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였기때문에 잃으면 OB가 손해였습니다. - 매듭을 짓습니다.

강영수는 태평양돌핀스로 트레이드합니다.

마지막으로 남은것은 장호연. 하지만, 장호연은 박철순이나 김형석과의 경우와도 달랐고 김상호의 경우와도 달랐으며 강영수와도 입장이 다른 처지였습니다.

일단, OB가 기나긴 겨울잠에 빠졌을때, OB의 마운드를 지킨 투수가 장호연이었으니 김상호나 강영수처럼 대할 수가 없었으나 - 김상호는 1990년, MBC청룡에서 OB베어즈로 트레이드되었으며 강영수는 1991년에 1군에 등록되었습니다 - 장호연은 구단내에서도 관계가 원만한 편이 아니었으니 장호연을 내친다고 해서 박철순이나 김형석처럼 구단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염려도 없었습니다.

장호연의 경우는 구단과 선수 - 장호연외에도 이종남기자가 한편 - 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고, 한때 쌍방울레이더스등 타 구단 트레이드설도 불거졌으나 결국 구단이 장호연과 재계약을 합니다.

윤동균감독의 후임으로는 쌍방울레이더스의 초대감독이었던 김인식이 OB의 6번째 감독으로 부임합니다.

성적은 만신창이였습니다. 간신히 쌍방울레이더스를 깔고 앉을 수 있었고, 그 외에도 김형석이 써내려가던 연속출장기록은 "622"에서 멈춘데다가 여론의 비난까지 받는 등 도저히 제대로 팀을 운영할 수가 없었습니다.

과연, OB베어즈는 이러한 얼룩을 말끔히 씻어버릴 수 있을까요?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이번회에서는 선수들의 성적과 순위, 각 팀간 상대전적, 팀 성적을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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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두미키
09/07/31 16:23
수정 아이콘
아..항명 사태 기억나는군요.....참....
난다천사
09/07/31 16:33
수정 아이콘
다음해 제가 두산빠가 되는 95년이군요..^^
09/07/31 21:59
수정 아이콘
전설의 엘롯기 4강인가요 .... 결론은 곰돌이 승리...
PINGPING
09/08/01 03:51
수정 아이콘
아.. 김형석 선수... 연속출장기록이 그런 식으로 멈출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아직도 야구장이 아닌 테이블 앞에 앉아있던 박철순, 김형석 선수가 생각납니다. 정말... 앞에 나서주었던 선수들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지기도 했고 짠하기도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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