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by
님의
댓글
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PGR21.com
Home
게시판
Links
About
PGR21.com
공지
추천
게임
자유
질문
유머
스포츠/연예
불판
건의
여론참여심사
스크랩
댓글 알림
푸시 알람
운영진 소개
블리자드
라이엇 게임즈
한국e스포츠협회
아프리카TV
Twitch
PlayXP
Team Liquid
포모스
데일리e스포츠
인벤
OSEN
광고문의
운영진소개
댓글알림
스크랩
푸시알람
설정
✕
24시간 동안 보지 않기
회원가입
비번찾기
:: 게시판
공지 게시판
추천 게시판
게임 뉴스
게임 게시판
자유 게시판
유머 게시판
질문 게시판
스포츠/연예 게시판
선거 게시판
불판 게시판
건의 게시판
여론참여심사 게시판
테스트 게시판
:: 이전 게시판
ACE 게시판
연재 게시판
전략 게시판
토론 게시판
게임 리포트
이전 자유 게시판
이전 질문 게시판
토너먼트
스타2 게시판
워크3 게시판
올림픽 게시판
인터뷰 게시판
이벤트 게시판
자료실
평점 게시판
번역 게시판
문자 중계 게시판
PGR 대회 게시판
선거 게시판
월드컵 게시판
올림픽 게시판
지니어스 게시판
:: 광고 문의
Ace게시판
Date
2006/08/18 21:17:37
Name
윤여광
Subject
[yoRR의 토막수필.#23]*외전*아픔에 기뻐해야 할 우리
https://pgrer.net/ace/294
삭게로!
[BGM]
[Stigmatized By The Calling]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으로 자기 힘으로 일어나보려 시도했던 첫 걸음이 결과론적으로 실패로 다가왔으니 나름대로 충격도 있을 것이고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남아있는 의욕마저 갉아 먹을까 걱정도 되고 하는구나.
우리 나이가 올 해 22살이다. 남들은 웃는 소리로 20살이 넘어서 눈 한 번 깜빡이면 바로 30대라고는 하지만 시간이 그렇게 빠르진 않다. 물처럼 흘러 가는게 시간이라지만 하기 나름에 따라선 시간이 빨대로 소주 한 병 빨아 마시는 시간 마냥 길어질 수가 있다는 거다. 너나 나나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어른들이 말하는 냉혹한 ‘사회’라는 집단으로 스스로 발을 들인게 겨우 6개월전이네. 6개월동안 너는 겨우 1번 실패 했을 뿐이다. 하루 한 번 좌절해서 그 다음날 바로 다시 일어나야 하는게 내가 지난 시간동안 느낀 ‘사회’라는곳이야. 어쩌겠니. 흔하게 하는 말로 네가 힘들다고 지쳐 쓰러져도 세상은 아무 변화 없이 야속할 정도로 무난하게 흘러 가는 거야. 그럴수록 넌 네 존재감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겠지.
--나라는 인간이 정말 필요한 곳이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세상에 대답이 없는 질문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이 말을 너에게 해주고 싶다. 답은 네가 만들어 내는 거야. 그냥 그대로 앉아 있으면 답은 없는 것이고 죽자 살자 부딫히고 밟히고 그래도 다시 일어나면 어느 순간 분명히 그 ‘답’은 나오게 되어있어. 그렇게 무심하고 매정하게 보이는 세상도 스스로 살아보자고 나쁘게 말해 발악하는 사람들에겐 소박한 보답이라도 돌아오게 해. 목표는 크게 잡을수록 좋다지만 어떻게든 그 출발은 보잘 것 없이 마련이다. 너무 먼 곳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훗날 네가 얻을 수 있는 수억의 재물이나 사람들 중 네 눈 앞에 떨어져있을지 모를 10원짜리 하나가 그 시작이 될 수 있어. 우린 우선 그 보잘 것 없는 10원짜리 하나를 얻어 보자꾸나. 네 노력으로 얻게 될 첫 결실이 판단하기에 너무 작다고 성공에 앞선 욕심으로 마음을 채우진 말자. 죽도록 노력해서 얻은 것이 겨우 이거..라고 생각하기 보단 죽도록 노력해서 이 작은 것 밖에 얻지 못했으니 앞으로 더 많이 힘써야 겠다...라고. 아주 쉬운 말이지 않니.
그렇게 지겨워했던 12년간의 의무 교육 기간동안 죽어라 미워했던 선생들이 우리에게 했던 말. 나는 이제 와서 그 말들이 조금씩 내 가슴에 하나 씩 박히고 있는 것 같다.
손가락 하나가 아프다고 밥을 못 먹는 것도 아니고 발가락 하나가 아프다고 해서 걷지 못 하는게 아니잖니. 앞으로 다가올 수 많은 실패들은 어떻게 감당하려 지금의 아픈 시간에 그렇게 아파하는 건지. 부끄럽게도 너보다 앞 서 그런 시간들을 겪어본 나로선 네가 조금은 답답하구나.
왜 일까. 우리가 대학이라는 곳에 발을 들이며 상상했던 그 밝고 희망찬 날들이 오지 않는 것은. 각자 꿈이 있었고 나름대로 대학이라는 곳에 대한 상상에 젖어 힘들게 맞이했던 아침 햇살이 그렇게 반가울 수 가 없었던 날들이 있었는데. 반성해보건데 나는 내 꿈에 대해 그렇게까지 소흘하지 않았었는데. 조금만 더 가면 잡힐 것 같은 그 미래들이 내 걸음보다 반 보....한 보 멀어지는 것을 체감하며 서서히 지쳐가는 마음이 괴로운 날들이 오고. 그래도 내일은 괜찮아지겠지. 이제 내일부터는 내가 생각하는 세상이 되겠지 하며 철없는 생각으로 웃을 수 있는 날들이 있었는데. 어째서 우리는 이렇게 힘들고 슬퍼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가끔 내 뒤에 주저앉아 있는 너를 보며, 너와 나의 멀어지는 거리를 보며 걸음을 늦추기 보다는 좀 더 빨리 걸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함께 가는 세상사가 훨씬 즐겁고 덜 힘들겠지만 나는 그렇게 편하게만은 살고 싶지 않구나. 조금 더 짓밟히고 싶다. 조금 더 상처받길 원하고 훨씬 더 고통스러워지길 바란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걸을 수 있는 기력만큼은 세상이 허락해주길 바라며 하루 하루를 산다. 나와 같은 속도로 걸을 수 있도록 네게 손을 내미는 일을 세상이 허락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매정하게도 나는 너를 기다리지는 않으련다. 그저 하루 하루가 지나며 조금씩 빨라질 내 걸음 걸이를 늦게라도 네가 따라잡아주길 그리고 나보다 앞 서 나가주길 바라며 산다. 이게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의 전부다. 친구여. 지금 잠시 내 뒤에 앉아 쉬고 있는 친구여. 앞 서 나가는 내 시간에서 다시 너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곧 가을이 올테지. 잘난 듯이 푸르게 색을 높이던 수풀은 점점 그 색이 옅어 질 것이고 우리 주변의 세상도 조금씩 변할것이야. 어떻게든 세상은 변한다.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든 아니든. 너와 내가 원하는 정점에 서게 된다면 그 때엔 우리가 다가올 변화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오늘이지 않겠느냐. 너무 앞에 있는 일만 봐서도 곤란하겠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네 모습처럼 멀리만 내다보며 마음 졸이는 일 보다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고 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본다. 일단은 여유를 갖자. 너 자신을 나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여유.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급하게 집어먹던 닭다리에 입천장이 데어 식식대던 어린 날들을 생각하며 조금은 천천히 앞을 보자. 아주 쉽게 보일거야. 당장 네 앞에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날이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훨씬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겠지. 어떻게 살아도 우리는 생각지도 않던 작은 일에 아파 할 수도 숨이 끊어질 만큼 큰 상처에 고통스러워 할 수도 있지만 그 아픔을 네가 어떤 입장에서 받아들이느냐가 제일 중요해.
한 가지 묻고 싶구나.
너는 적어도 내일 하루 더 숨 쉴 수 있는 기회에 기뻐하며 아파하겠니. 아니면 이젠 더 잃을 것도 없다 싶어 가만히 주저앉아 줄줄 흐르는 피를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눈 감을 날만 기다리는 시한부의 아픔을 원하니.
아. 한 가지 더.
우리는 애초부터 잃을 것이 없었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발을 들여 놓은 사회 안에서 너와 내가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이 있었겠느냐.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니. 아니면 잊어버린 것이냐. 앞으로 하나 하나 만들어가는 삶을 살자던 소박한 약속. 더 이상 피를 뿜어낼 힘도 없는 심장을 가슴에 박아두고 죽어버린 눈동자로 멍하니 내 등을 바라볼 벗은 미안하지만 사양하고 싶구나.
지금 우리는. 가슴이 터질 듯 아파야 하는 편이 더 좋지 않겠니?
[제 가까운 벗이 조금은 힘을 내줬으면 하는 마음에.]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8-21 15:02)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붉은낙타
해시 아이콘
06/
08/18 21:35
수정 아이콘
글을 읽고 잠시 '멍~' 하니, 있었는데.. 음악이 멈춰 졌을 즈음..
키보드를 두드리네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는데..
손에 떨림이 멈추질 않군요..
윤여광님 글은, 뭔가가.. 참 댓글 쓰기 어려운 글이네요.;;
지금도 쓰고 있는 댓글을 지울까 하는데..(이번엔 끝까지 써볼까 합니다)
이번 글은 상당히 와닿는 부분이 많네요..
사실, 제가 나이도 어려서 글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글이....뭐라 말하기 어려운...
눈으로 보고 읽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읽히고 있는 기분(?) 하하;;
여튼간에.. 횡설수설을 하고 있네요...
상당히 글을 읽고 방황 하고 있습니다 -_-;;
글 잘 봤구요~
그리고 BGM 너무 좋네요~ (어디서 이런 곡들을 -_-??)
아케미
해시 아이콘
06/
08/18 23:43
수정 아이콘
……역시 힘이 되네요. 고맙습니다!
지포스
해시 아이콘
06/
08/18 23:48
수정 아이콘
항상 좋은 글들 고맙습니다..
인생에 있어 한 방울의 이슬과 같이..
아무것도 아닌 무의미한 제 삶에 생명수가 되어 주시는 그런 글입니다.
여광님 계속해서 좋은 글 써주시길 바랄게요..
koel2
해시 아이콘
06/
08/19 00:51
수정 아이콘
자기전에 잠시 들렀는데 들르기를 잘 한것 같아요.^.^
hyoni
해시 아이콘
06/
08/19 10:12
수정 아이콘
우리 모두 내일 하루 더 숨 쉴 수 있는 기회에 기뻐하며 아파합시다..!^^
여광님 요즘 글 자주 써주시네요. 출근길에 소박한 기쁨 하나 얻어 갑니다.
Eternal
해시 아이콘
06/
08/19 12:37
수정 아이콘
항상 고맙게 생각하며 읽고 있습니다.
리오
해시 아이콘
06/
08/22 02:36
수정 아이콘
아직 10대지만
항상 가슴에 지니며 살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00
나는 게임에 대한 이런 관심이 즐겁지 않습니다.
[16]
The xian
10408
06/08/24
10408
298
이번 신인드래프트를 주목하라!!
[39]
체념토스
15530
06/08/21
15530
297
[yoRR의 토막수필.#24]에고이스트의 손목.
[5]
윤여광
7602
06/08/21
7602
296
제목없음.
[18]
양정현
8760
06/08/21
8760
295
정재호선수에 관한 이야기...^^
[27]
estrolls
10400
06/08/21
10400
294
[yoRR의 토막수필.#23]*외전*아픔에 기뻐해야 할 우리
[7]
윤여광
7642
06/08/18
7642
292
앙갚음 - 공평
[24]
homy
11605
06/08/18
11605
291
정말 아름다운 사진....
[29]
미친잠수함
13573
06/08/17
13573
290
[yoRR의 토막수필.#22]Photo Essay.
[11]
윤여광
8331
06/08/16
8331
288
오영종과 오승환
[35]
설탕가루인형
14373
06/08/09
14373
287
최연성과 아드리아누
[51]
설탕가루인형
15692
06/08/07
15692
286
'슬레이어즈 박서' 와 '라울 곤잘레스'
[27]
설탕가루인형
15004
06/08/05
15004
285
강민, 몽상가는 아드레날린 질럿의 꿈을 꾸는가
[94]
Judas Pain
20168
06/08/04
20168
284
[sylent의 B급토크] 가을이라 오영종
[44]
sylent
13132
06/08/01
13132
282
[PHOTO] 광안리 결승전, T1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59]
오렌지포인트
13219
06/08/01
13219
281
레벨 다운을 피하는 법
[12]
Timeless
10339
06/07/30
10339
277
날개를 이렇게 접을껀가요?
[17]
한동욱최고V
11517
06/07/27
11517
276
함께 쓰는 E-Sports사를 제안하며.
[14]
The Siria
8256
06/07/25
8256
275
[sylent의 B급토크] 타도 T1!
[102]
sylent
15710
06/07/23
15710
274
닭사진
[79]
근성벌쳐
19285
06/07/19
19285
271
'축구는 □다' 총정리
[18]
Altair~★
11713
06/07/11
11713
270
'손'에게 감사합니다.
[19]
구라미남
10200
06/07/08
10200
268
변은종의 5드론, 그 짜릿함.
[37]
시퐁
13731
06/07/03
13731
목록
이전
다음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