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9/08 19:59:02 |
Name |
KABUKI |
Subject |
(펌)it조선에서 이선정의 프로게이머 탐방-임요환편- |
한국프로게임협회가 발표하는 프로게이머 순위에서 9개월째 1위를 지키는 선수가 있다. 바로 ‘테란의 황제’ ‘스타의 제왕’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임요환(23) 선수다.
‘다녔던’이라는 과거형을 쓴 이유는 그가 최근 4개월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스타크래프트 대회인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던 그는 지난 시즌엔 8강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경인방송과 겜TV에서 주최한 대회에서도 탈락했다.
뛰어난 실력에 헌칠한 외모를 더한 임요환은 연예인 부럽지 않은 팬을 확보한 게임계의 특급 스타다. 여전히 라디오·TV·CF·영화를 넘나들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5월엔 대만에 초청돼 현지 언론이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임요환의 경기 운영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허를 찌르는 공격이다. 마치 속임수를 쓰는 듯한 ‘천리안’ 플레이, 상상치 못한 순간에 적진으로 치고 들어가는 전술로 줄줄이 승리를 엮어냈다. 그의 손은 경기 내내 피아노를 치 듯 키보드를 누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많이 힘들다. 밀려드는 인터뷰와 행사초청에 응하다보니 게임 연습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정작 그를 ‘황제’로 만든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예전의 장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상에 서고 나서 아주 잠깐 생긴 여유에 취해 또래들과 어울려 다니거나 여자친구를 만나는 등 ‘평범한’ 생활을 했던 것이 치명적이었다. 그 사이 같은 팀 후배인 홍진호·이윤열 선수는 무서운 속도로 임요환을 따라 붙었다.
철없던 게임광이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것일까? 그는 “최고가 되고 나면 왜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힘든지 알게 됐다”고 했다. 임요환은 요즘 손이 굳어버려 게임 감각이 떨어졌다는 것을 인정, 외출도 삼가고 게임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스타크래프트의 ‘그랜드 슬램’ 달성이다. SKY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MBC게임의 KPGA투어, 월드사이버게임즈(WCG)의 3개 대회서 모두 우승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다시 시작하려니 힘이 두 배로 들고,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를 때마다 긴장도 두 배가 된다”고 했다. 어느새 임요환은 내가 3년 전 그를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이선정·게임칼럼니스트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