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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30 01:55:05
Name 진리탐구자
Subject 단상-왜 먼저 온 순서대로일까?
우리는 살면서 많은 줄을 서게 된다. 버스를 탈 때, 물건을 살 때, 심지어는 도서관에서 자리를 맡는 것이나 도로에서 차를 타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도 '줄의 원리'가 작용한다.그런데 여기에 이상한 것이 있다. 왜 꼭 정해진 순서를 따라서 줄을 서야하는 것일까?

식당에서 줄을 서는 것을를 생각해보자. 줄을 서는 순서는 먼저 온 순서대로다. 하지만 먼저 온 사람이 나중에 온 사람보다 반드시 우선권을 얻는다는 것이 타당하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건 그냥 그 장소에 도달한 시각의 차이에 불과하지 않는가?  

서비스를 제공받는 순서는 누가 더 그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가에 따라서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서비스를 제공받는 이유는 결국 그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필요도의 차이에 의해서 순서가 결정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가령 뒤늦게 식당에 도착했다고 하더라도 더 배고픈 사람이 먼저 도착했지만 덜 배고픈 사람보다 먼저 식사를 받는 것이 정상적이고 자연적인 모습일 것이다.

물론 나도 줄의 효율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도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므로 계량해서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누가 더 필요를 느끼고 있는가'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싸움을 피할 수 없고 그렇게 되었을 때는 결국 폭력적인 약육강식의 방법만이 남게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먼저 온 순서대로'라는 규칙은 사람들을 일정한 패턴으로 이끌어서 질서 정연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소위 '만만투'의 혼란을 모면하게 해준다. 하지만 그 질서라는 이름 아래 필요라는 본질적인 부분이 가리워지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단지 먼저 획득했다는 이유 하나로 얼마나 많은 혜택들이 불공평하게 돌아가고 있는가?

결국 선점이란 것은 승자의 자기 합리화이다. 왜 우리가 이렇게 삭막하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좀 더 남에게 관심을 가지며 그 사람이 바라는 바를 이루도록 배려하며 사는 것을 바라는 것은 이상적인 일일까?


PS 쓸 때는 양이 꽤 많은 것 같았는데 막상 올려보니 15줄이 안 되네요. 새삼 15줄 규정의 압박감이 느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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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30 01:57
수정 아이콘
이런글 볼때마다 생각나는게
그렇다면 대안은?
06/04/30 02:01
수정 아이콘
맑스와 엥겔스가 꿈꿨던 사회주의가 현실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 지를 생각한다면 그게 꿈꾸는 것처럼 쉽지가 않죠.
06/04/30 02:03
수정 아이콘
그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것이 본질적으로 당연한것이 아닐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해보는건 괜찮은것 같습니다.
뭐.. 대안은 없지만.. 원래 대안이 필요한 비판은 뭔가 개선을 위한 시도를 하려는데 비판과 태클만 걸고 대안은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무조건적인 발목을 잡는 경우라고 할수 있죠.
진리탐구자
06/04/30 02:08
수정 아이콘
음.....
그냥..뭐랄까, 사실은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만 사회적 편의를 위해서 합의한 것에 불과한 것이, 상황과 조건을 무시한채 절대적으로 맞는 '룰'로 상정되고 있는 것에 불만이 생겨서라고나 할까요. 물론 대안은 없습니다. ;; 있다면야 이렇게 고민하지도 않았겠죠. 뭐 대안 없는 글을 올린 것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습니다만...
06/04/30 02:14
수정 아이콘
이런 문제는 대안을 내놔도 대안이 대안이 아닌게 되버리는 경우가 많아서.ㅡㅡ)a
06/04/30 02:16
수정 아이콘
흐음,제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흥미로운 주제네요.진리탐구자님이 제시한
문제도 분명히 맞다고 생각됩니다.하지만 그것이 왜 인정받지 못하느냐
는 벌써 글에서 해답이 되어 있네요.
그리고 이것에 대한 대안은 없다기보단 아직 우리가 찾지 못했다고 하는
게 좀더 긍정적이고 희망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없다면 오직 그 길밖
에 없다는것이지만 찾지 못했다면 열심히 노력하여 길을 찾아내면 또 다
른 발전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뜻일테니까요.^^
이희락
06/04/30 02:20
수정 아이콘
늦은 밤 고민하게 만드는 주제군요. 글에도 언급이 되어 있지만 순서를 정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혼란을 줄이고 가장 눈에 띄는 확실한 방법이 선착순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배가 고프다던지 급하다던지 하는 문제는 주관적이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있지만 선착순이라는 것은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확실히 눈에 보이는 기준을 제시해 주니까요. 그리고 강한자만이 갖는 게 아닌 약한자도 순서에 따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하죠. 불평등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좀 더 서두르면 되니까요.

글 마지막에 있는 먼저 획득했다는 이유만으로 불평등이 돌아 가는 것. 그 획득이 우연이든 알았든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획득한 것일겁니다. 모르면 황금을 주어도 진주를 주어도 그저 하나의 물건일 뿐입니다. 그 가치를 아는 사람이 가지고 있어야 활용도 할 수 있겠죠. 정보력의 차이. 먼저 획득함으로 써 얻게 되는 혜택.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오름 엠바르
06/04/30 02:29
수정 아이콘
부지런함에 대한 댓가죠. ^^; 식당의 맨 앞줄에 서기 위해 12시 땡~ 치자마자 남들보다 부지런히 구내식당으로 달려내려간 사실이라던가... 좋아하는 선수를 보기 위해 아침부터 스튜디오 앞에서 기다렸다는 사실이라던가...
남들보다 부지런을 떤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봅니다..... 라는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희락님께서 말씀하신게 확~ 와닿네요.
아레스
06/04/30 02:30
수정 아이콘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죠..
시시각각 변하는 자신의 감정조차 추스릴수없을정도로 말이죠...
일반회원
06/04/30 02:31
수정 아이콘
왜냐면 속담중에 일찍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 이런 속담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
Carpediem
06/04/30 02:32
수정 아이콘
세상에 모든사람을 만족시킬수 있는 방법이란 없습니다...비슷한 예로 초등학교 번호 매기는 순서요 성별순, 생일순,키순,이름순 모두 학부모 단체에서 난리친적이 있죠....결론이 어떻게 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어느방법이 가장 공정한지는... 그때그때 다르겠죠
초록추억
06/04/30 02:50
수정 아이콘
음..?

시간이라는 자원을 많이 들인쪽은 먼저 온 쪽인걸요 ㅇㅅㅇ;
필요도와 자원투자 사이에 어느정도의 정비례관계가 성립한다고 할수 있다면, 선착순에서의 합리성을 찾을 수 있는거 아닐까요

그리고, 서비스제공순서는 필요도와 기타 등등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상황이기에..더군다나, 필요도라는 것은 객관적인 순위표시가 힘든 - 니보다 내가 더 필요하디나까! 아니야, 나야! ..라는 식의 - 항목이라..음음..어느정도 팍팍한 것은 인정하지만; 사람들의 양해를 구한뒤 택시를 먼저 타고 병원으로 환자를 데리고 가는 보호자의 예를 들어보게 되면..그 팍팍함도 상당부분 줄어들어 버리네요 ㅎ;
06/04/30 02:59
수정 아이콘
대학생이시라면 컴퓨터전공에 있는 '운영체제' 과목의 '스케줄링' 부분을 듣는다면 재미있을 겁니다. 거기서 다루는게 이런 내용이거든요 '줄세우기..., 얼마나 공평하게 줄을 세울것인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 등등..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프로세스도 스케줄링에 의해 줄세우기가 되고 있다죠..^^
삽마스터
06/04/30 03:20
수정 아이콘
탄야//프로세스가 CPU를 사용할 수 있는 순서를 말씀하시는거지요?
생각해보니 비슷한 것 같군요. 덩치가 작은 녀석부터 혹은 중요한 녀석부터 또는 먼저 온 녀석부터 사용하게 하는등등 여러방법이 있군요.
하지만 실생활에는 적용되기가 어렵겠네요. OS의 스케쥴링도 계측화하기가 힘이든데(여러 통계 방식이 있지만 어느것도 정확하다고 는 할수는 없지요.) 하물며 실생활은 어떻겠습니까.(주제글 쓰신님 말마따나..)

그리고 선점이 그리 불공정한 게임(?) 아니라고 봅니다. 줄을 먼저 서기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하고 왔을 테니까요.
아니면 남보다 노력해서 정보를 빨리 얻었거나...
06/04/30 09:07
수정 아이콘
약육강식의 시대라면 줄이고 법이고 아무것도 없겠죠^^.

젤 심한건 설사(-.-)기운이 있는데 화장실 줄기다려야하는것...

저런경우를 제외한다면, 윗분도 언급하셨듯이 시간에 대한 투자를 더 많이 한사람이 덜투자한 사람보다 서비스를 먼저 받는 것이지요. 시간도 돈이니까..
탈로아둔
06/04/30 11:09
수정 아이콘
시간의 소비라는 점을 생략하고 생각한다면..
썩은 사과를 먼저 먹게된다면 모든 사과가 썩는것과 같은 이치겠죠..
배고픈 사람이 먼저 밥을 먹는다면 다른 사람들도 모두 배고파 지는 겁니다.
GongBang
06/04/30 11:18
수정 아이콘
누가 배고픈지 누가더 급한지를 측정할 척도란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그렇게 기다릴때면 개개인들은 자기자신이 가장 급하다고 생각하게 되죠. 결국 그 들 모두의 사정을 동등한것으로 취급해서 시간순서로 결정하는게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는거 같습니다.
다만, 불자동차라던가.. 급한 환자 등등 특수한 상황 즉 명백히 급하다는게 보이는 경우는 예외를 만드니까요.
넨네론도
06/04/30 12:15
수정 아이콘
그냥 여기다가 글 연습하신 것 같네요. 좋은결과 있으시길.
06/04/30 12:51
수정 아이콘
공복도 체크 기계라도 있지 않는 한은 힘들듯........

응급실이나 이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줄이...... 그나마 보편 타당한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아야여오요우
06/05/01 19:49
수정 아이콘
'하지만 먼저 온 사람이 나중에 온 사람보다 반드시 우선권을 얻는다는 것이 타당하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전혀 동의할 수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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