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2/02 19:36:29
Name 둔재저그
Subject 나는 이윤열 선수를 믿습니다.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활동을 시작한 둔재저그라고 합니다.
오늘 스타리그 경기를 보고 문득 이윤열 선수와 저의 인연(?)에 대해 적어보고 싶어져서 이 글을 쓰게 됐네요..
다소 두서없더라도 양해를 구합니다.

2004년 초였나요...아마 제가 미국에서 돌아온지 6개월 쯤 됐을 때일겁니다. 당시 저는 스타에 완전 무관심 상태였죠..
스타는 망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그런데 제가 할아버지 댁에서 홀로 TV를 보는데,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며 보다보니 뭔 스타 대회를 하더라구요(알고보니 제 1회 프리미어 리그더라구요). ‘아니 아직도 스타를 한단 말이야’하는 생각으로 호기심에 잠깐 보게 됐는데, 그게 이윤열 선수와의 첫 대면이었습니다...
그게 또 결승이었는데.....대진이 이윤열 대 임요환 이더라구요. 제가 알고 있던 몇 안 되는 프로게이머였던 임요환 선수가 나오길래 ‘이야, 이거 괜찮겠는데?’ 하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해설자가 상대방이 13연승인가(잘 기억이 안나네요 ㅠ)를 하고 있다구 하더라구요? 저는 ‘그래봐야 임요환이지~’하면서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천하의 임요환이!! 스타의 황제라는 임요환이!!

이름도 못들어본 이윤열이라는 선수에게 3:1 로 지고 만겁니다!(아, 물론 임요환 선수와 이윤열 선수 비하의 뜻은 저~얼대 없습니다 ^^)
아...그 때의 충격이란 정말!! 그 때는 정말 그 선수가 밉더라구요...(제가 왜 이윤열 선수를 늦게 알았나 생각해봤더니 제가 미국으로 떠난게 2002년 5월이더라구요. 정말 이윤열 선수가 전성기를 구가하기 직전에 떠난듯…)

그리고는 또다시 스타에 무관심…-_-;;;;
그러다가 다시 보기 시작한게 질레트 배였죠. 정말 그 이후로 박성준 선수에 미쳤고, 최연성 선수의 강함에 질려버렸었죠.(질렸다는게..나쁜 의미는 아니고, ‘도대체 최연성 어떻게 이겨’ 정도..?) 그런데 아이옵스 스타리그에서!! 한동안 기억에서 잊혀져 있던 이윤열이 덜컥 4강에 가더라구요…. (당골왕 MSL 안보던 시절...그것도 생방으로 봤어야 했는데)

이윤열 대 박태민의 4강전!!
1경기....오...컨트롤 좀 하는데? 싶었지만 포스 절정의 박태민에게 패배;;
2경기...역시 마찬가지로 무난하게 발리고....

전 ‘뭐야 2:0? 끝났네,...그나저나 박태민 진짜 잘한다;;;’ 하면서 TV 껐죠...

근데....결과는 3:2....

할말 없더라구요.
특히 발해의 꿈에서 펼쳐진 3경기는 역대 테저전 최고 명승부 TOP 10안에 들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경기 끝나고 이윤열 선수의 V 자 세레모니 캬~~~~~

전 그 때 완전히 빠져버렸습니다 이윤열 선수에게...
그리고 그 기세로 제가 그렇게 좋아했던 박성준 선수까지 3;0 스윕;;; 정말 놀랍고, 멋있었습니다.
그 뒤로 그의 커리어를 조사해봤는데, 정말 멋지더라구요... 그렇게 꾸준하게 강력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멋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었지요.
아이옵스 우승 후 찾아온 자만심, 거기에다가 부친상까지…. 심적 타격이 너무 심했던 이윤열 선수는, 거기에다가 저그전에서도 SK 테란만을 고집하다가 결국 양대 피시방까지 떨어집니다(잠깐 눈물좀 닦고 ㅠ).하...정말 그 때 제 마음은 실망감 자체였습니다. (스니커즈 올스타리그에서 홍진호 선수의 러커에 마메 병력이 어이없게 몰살당할 때..그리고 송병구 선수에게 소위 ‘아이우 관광’을 당할 때는 ‘아놔....진짜 팬 관둬버려?’하는 심정이었어요)
‘그 잘나가던 선수가 그렇게까지 무기력해진다는게 믿겨지지 않았죠.

그래두 프로리그에서는 멋진 활약 자주 보였기에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하아...그러다가 다시 SO1 스타리그를 기점으로 스타를 멀리 했죠...
임요환 선수가 또 준우승한 것도 맘에 안 들고 해서;;;

그러다가 이윤열 선수 드디어 온게임넷 스타리그 진출했다는 소식 듣고 바로 다시 복귀했습니다!!히히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결승행!!!

1경기 내줄 때는 얼마나 초조하던지...‘아 준우승하면 진짜 팬 접어야지’하는 팬답지 않은 생각도 했었어요
그렇지만 2,3 경기 잡을 때는 정말 좋았습니다.
터렛 안 박는 이윤열 선수의 뚝심이 결과적으로 멋져보이더라구요.
‘이제 4경기만 이기면 골든 마우스구나’하는 심정에 가슴이 벅차올랐지만...패배
결국 5경기에서 판가름이 나게됐는데;;
저에게는 아무리 봐도 불리해보이던 판국이 한번의 교전에서 뒤바뀌고 오영종 선수의 GG가 나오는 순간, 저는 주위 신경 안쓰고 기쁨의 함성을 질렀습니다 히히

그리고 지금...이윤열 선수는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 3에서 결국 8강까지 오릅니다!!
초반에, 슬럼프니 뭐니 했지만, 결국 다시 이겨낸 윤열 선수!!


지금까지의 저는 이윤열 선수의 성적에 따라 일희일비 했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않으렵니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그를 끝까지 응원할 겁니다.
윤열 선수는 반드시 거기에 대한 보답을 해줄거니까요.
지금까지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놀랍게도 모두 극복해 낸 당신.
제가 당신을 응원하는 이유는, 당신의 멋진 경기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팬을 결국에는 울리지 않는 끈질긴 모습때문입니다.

이윤열 선수 파이팅!!

ps. 오늘 이윤열 선수 승리로 인해 흥분해 있어서 글이 앞뒤가 안맞을지도 몰라요. 혹시 발견하시면 말해주세요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ce of Base
07/02/02 19:39
수정 아이콘
음.. 개인적으로 아이옵스 후에 부친상 당하셨을때가 .. 참 가슴아프고
스타를 끊었던 시기인데..

이제는 그가 매경기할때마다 역사를 업데이트 시키는거같습니다.

신희승 선수 하필이면 16강에서 만나서 ㅠ..
희승선수 꼭 듀얼 탈출해서 이스트로의 자존심을 지켜주시길..

달 선수는 당연히 결승가서 본좌와 최대매치업 gogo~
남들과다른나
07/02/02 19:40
수정 아이콘
이윤열 역시 노련하네요-!
최초로 우승자 징크스 깨겠네요. 설령 8강에서 떨어져도 시드권에만 들면 깬거라고 봐야 될 듯 합니다.
Ace of Base
07/02/02 19:42
수정 아이콘
근데 윤열 선수 항상 불안한건.. 테테전에서 선빌드가 매번 지고 시작하는것같아요. 먼저 선빌드를 걸어도 막히고 ..

그래도 오늘처럼 상성 빌드를 골리앗러쉬로 무마시키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에게 더 큰 재미를 주지만요..
07/02/02 19:46
수정 아이콘
빌드싸움에서 지고도 역전하는 모습을 보여줄때가 컨디션이 높은곳에 이른 시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마재윤 선수를 봐도 그렇고....그거 좀 져도 자신감으로 역전시키는 듯한...
모바일 유저
07/02/02 19:46
수정 아이콘
가장 많은 역전승과 가장 많은 3:0승부 그리고 가장 3:0셧아웃을 안당하는 게이머죠.
3번의 온겜 우승과 3번의 엠겜우승 그리고 최초의 메이저 3연패와 그랜드 슬램.
이제 그에게 남은건 우승자 징크스와 WCG우승뿐 두가지만 달성하면 더이상 이룰게 없죠.
unfinished
07/02/02 19:47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승리 후 수줍은 표정이란!! 항상 같은 표정이지만 언제봐도 좋군요.다시 pioneer of legend을 향하여 gogogo..
아다치 미츠루
07/02/02 19:50
수정 아이콘
전율테란,,ㅜㅜ
스루치요
07/02/02 20:06
수정 아이콘
이윤열 VS 마재윤 결승 기원합니다.. 누가이기던지간에..명승부를..
완전소중류크
07/02/02 20:37
수정 아이콘
징크스따윈 없다...높은곳을 향해...
정티쳐
07/02/02 20:41
수정 아이콘
정말 오랜팬으로서는 윤열선수팬하는 것은 무척 자랑스럽습니다......완전 무너졌다 싶다가도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을 계속 가지고 있어서 참 좋습니다....비록 이번에 떨어지더라도 그리고 피시방으로 가서 한참있다가도 다시 우승권으로 도약할수있는 믿음이 생겼다고나 할까여.......윤열선수는 정말 멋진선수입니다.....
Raesoo80
07/02/02 20:43
수정 아이콘
전 이윤열 팬이 된 걸 후회해 본 적이 없는거같군요.
다른분들은 어떻게 이윤열 선수를 보시는지 모르겠지만 제 눈엔 불안불안하게 이기는 경기,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이해할수 없는 플레이로 승리를 팬들에게 가져다 주는 이윤열 선수가 정말 고맙습니다.

PS. 이윤열 선수와는 다른 종족으로 저를 사로잡는 마재윤 선수.
두선수가 결승에서 맞붙는다면 정말 소원이 없겠네요 ^^
Dennis Rodman
07/02/02 20:49
수정 아이콘
초반에 트리플넥서를 가지면서 빌드상우위를 점했고, 빠른 배틀을 가져가는 전략을 하면서, 해설자분들이 칭찬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달려드는 골리앗...... 시즈탱크와 배틀을 향해 돌진하는 이윤열 선수 병력들...... 사실 무리하는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멋있는 플레이였네요....

게임 끝나고 온겜에서 다시 그 부분을 리플레이 보여주는 센스~~~

이윤열과 신희승선수 패자승자를 떠나서, 멋있는 선수들이네요.
석호필
07/02/02 20:52
수정 아이콘
결승에서 이윤열 VS 마재윤 온겜넷에서 가장 바라는 매치가 아닐까 싶네요......거기서 꼭 마재윤선수를 꺽는걸 믿습니다.
07/02/02 20:57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만큼 꾸준한 선수가 어디있을까 생각해봅니다. 1년에 적어도 한번씩은 우승하는 선수지요. 이선수 정말 최전성기가 있었겠지만 지금또한 전성기입니다.
new[lovestory]
07/02/02 21:56
수정 아이콘
저도 이윤열 선수 팬으로 오랫동안 이윤열선수 성적에 따라 스타를 즐겨 보다가 안보다가를 반복하곤 했었는데 저도 이제부터는 꾸준히 윤열선수를 응원할 생각입니다....^^
07/02/02 22:07
수정 아이콘
한동안 피씨방 리거일때 아프리카에 나와서 아마선수에게 몇번 지는 것을 보고 이윤열 선수도 이제 많이 약해졌구나 했는데...천재는 그냥 죽지 않네요. 돌아온 이윤열~! 얄이 너무 멋져요~
07/02/02 23:06
수정 아이콘
Jinx Breaker!
이윤열선수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정말 멋지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8967 한동욱 - 박성준 전 엄재경해설의 해설이 문제가 되었는데 [79] Eugene8454 07/02/03 8454 0
28966 한동욱이 좋다! [10] 하늘유령3836 07/02/03 3836 0
28962 CJ 엔투스. 정말 대단한 팀이군요.. [14] January5134 07/02/02 5134 0
28961 경기후기)))고뇌 [2] happyend4225 07/02/02 4225 0
28960 마재윤 대 전상욱 3경기 리뷰... 수비는 이렇게 한다! [23] 이즈미르7073 07/02/02 7073 0
28959 도대체 나는 오늘 무얼하러 용산에 갔나. [21] 단류[丹溜]4614 07/02/02 4614 0
28958 2007년 1월 게임환경지수 (수정) [17] 수퍼소닉4537 07/02/02 4537 0
28957 1시즌부터 3시즌까지 이어진 신한은행 24강의 저주를 아십니까? [10] 스타대왕3798 07/02/02 3798 0
28956 2007년 1월 경기력 지수 (SR지수) [9] 수퍼소닉4822 07/02/02 4822 0
28955 마재윤, 게으른 천재? [35] 비오는날이조7485 07/02/02 7485 0
28952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본좌의 스토리... [10] jiof4415 07/02/02 4415 0
28951 신한 스타리그 시리즈에서 언제나 변형태를 가로막은 박성준! 과연 이번에는 어찌 될런지. [13] 난 내가 좋다!4046 07/02/02 4046 0
28949 첩첩산중이 된 박영민선수. 과연 극복할수 있을것인가? [12] SKY923700 07/02/02 3700 0
28946 조금은 색다른 e-sports /// 1.캐릭터는 살아있다. [1] 애청자4442 07/02/02 4442 0
28945 바보같은 눈물........ [16] SKY923528 07/02/02 3528 0
28944 이것이 마재윤! 수비의 마재윤! 공격의 마재윤! [52] 이즈미르6265 07/02/02 6265 0
28943 나는 이윤열 선수를 믿습니다. [17] 둔재저그3903 07/02/02 3903 0
28942 괴물! 너 이딴 식으로 게임 할래!!!!! [14] 혀니5071 07/02/02 5071 0
28940 2007년도에는 4세대 프로토스의 탄생을 기대해봅니다 [33] 최강견신 성제5463 07/02/02 5463 0
28938 구단??No , 게임단??Yes [10] 막강테란☆3523 07/02/02 3523 0
28936 [연재] E-sports, 망하는가? #7. '프로 스포츠'로서의 E-sports - 1 [6] Daydreamer4354 07/02/02 4354 0
28935 갈수록 커져가는 감동 PT4, 그리고 후로리그.. [3] 비오는날이조3667 07/02/02 3667 0
28932 단편적인 생각 : 한 명장과 홍진호 [9] 소현4125 07/02/01 412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