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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1/12 20:32:39
Name hi
Subject 마막장과 마본좌사이의 거리, 그리고 저그
방송중계권사태 및 눈앞의 이익밖에 보지 못하는 스타계에 대한 실망 그리고 바빠서 한동안
스타방송을 잘 안보는 편이었는데 요즘들어 곰티비를 통해 가끔씩 보면서, 생각했었던 것을
오늘 에결 분위기를 계기로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오늘 마재윤의 5경기의 막장 경기력과 7경기의 다시 날이 선듯한 플레이사이의 거리는 정말 멀지만 또한
종이한장차이만큼 가까운 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저그의 운영방식은 크게 두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공격적 빌드로, 드론 대신 공격에 투자했기에
뒤로 갈수록 가난해지고 힘이 떨어지므로 그 빌드로 상대에게 피해를 크게 주지 못하면 재미는 봤으나 상대가
막아내면 결국 무너지는 방식으로, 초반 저글링 투자나 레어뮤탈에 힘을주는 방식등이 그런예입니다.
다른 하나는 방어적 빌드로, 상대에게 맞춰가는 플레이,  상대의 공격을 막을만큼 혹은 밀리지 않을반큼
혹은 센터를 내주지 않을만큼(이 센터를 내주지 않을만큼 병력을 뽑으면서 남은 여유를 멀티, 드론,
업글, 하이브에 투자해 후반을 압도하는 방식이 과거 마재윤의 3햇운영이었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면초반에 저글링을 뽑더라도 초반이 불안하여 일단 초반 라바로 저글링을 안전하게 뽑아두고
뒷라바로 드론을 뽑는것과 초반 라바를 드론에 투자하다가 상대의 마린이나 질럿이 앞마당에 도착할즈음에서야
딱 라바에서 저글링이 튀어나와 막아내는것은 중후반 저그의 부유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이 조그만 차이가
하이브단계까지 누적되면 상대를 압도할만큼 거대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운영은 일명 정말 맵핵처럼 상대를 맞춰가는 플레이로 실력이 매우 뛰어나지 않으면 바로 망하게 되어
함부로 따라하기 힘들고 비슷한 플레이인 김준영의 특징이었던 초반만 넘기면 후반필승도 이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다시 얘기하면 마재윤선수의 예전 잘 나가나가던 저그 플레이시절의 특징은.... 저그운영의 달인 이라는 말처럼
상대의 움직임을 꿰뚫어보고 칼같이, 다르게 보면 '아슬아슬'하게, 맞춰가면서 하이브유닛이 나올때쯤이면
어느샌가 그 이익이 상대를 압도하는 방식이었는데(물론 마본좌시절엔 초반공격적 빌드, 중반 공격적빌드,
후반공격적빌드등 다양하게 썼었지만 기본바탕은 이런 플레이테마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심감도 중요하고
감각과 기술이 연습을 통해 절정을 항상 유지해야 합니다. 즉 이 줄타기 운영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줄위에서
떨어지게 되므로 그 결과는 반대쪽 극에 닿아버려 요즘의 모습이었던것처럼 바로 막장으로 가버리는 것이지요.
또한 이런 운영의 마인드는 상대를 손바닥위에 놓고 내려다본다는 느낌으로 맞춰가는 것인데 결국 그게
본좌시절의 마재윤의 어떻게 보면 거만한 태도의 바탕이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물위로는 여유있어 보이는
오리가 물위에 떠있기 위해 물밑 다리를 쉬지 않고 정신없이 젓고 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상대이상으로
실력을 유지하기 위한 연습을 쉬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흐름의 틀이 균형이 가기시작한건... 그 태초는 온갖 테란맵과 논쟁을 뚫어내고 온게임넷우승으로 완성된
타이틀과 명성속에서 어느틈엔가 마음속에 자만감과 안일함이 자리잡기 시작한 그 순간으로 보이고,
연이은 김택용전과의 결승에서의 충격적 3:0 패배후 절정에서 서서히 내려오기 시작한것 같습니다.
일단 운영마인드도 달라진것처럼보이는데, 예전엔 이득을 볼수 없으면 들이받지 않았는데,
요즘엔 들이받아 손해를 보는 경우가 꽤 보입니다. 이건 공격적으로 변했다기보다 게임속 상대크기를 파악하는 감이
떨어진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플레이기본기에서도 노는 유닛이나 견재에 당할때 미니맵반응이 느린것 그리고
뮤탈컨트롤이 발전하긴 커녕 오히려 후퇴한듯이 보이는 등 기본기의 감도 떨어져 있습니다.


결국 결론은 연습부족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측합니다. 즉 마막장과 마본좌의 거리는 운영의 틈이 무너지느냐
아니냐라는 아슬아슬한 백지 한장차이지만 그 백지 한장차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연습을 정말 매우 많이 해야 달성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측일뿐이긴 하지만 무너짐의 시작이 마음가짐이었던것처럼 이번 승리를 통해 다시 연습에 매진해서 예전 실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네요. 혹은 오늘 모습을 보면 어쩌면 이미 되찾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s. 그나저나 요즘 저그들이 러커와 가디안을 무시해서 안타깝습니다. 러커는 탱크가 쌓이기
직전단계이면서 마메의 멀티단속을 저지하기 위해 아직도 매우 유용하고, 그리고 가디언은 싸베가 쌓이기
직전단계이면서 디파나 울트라가 뜨기전 한방공격타이밍을 버티기 위해 매우 유용합니다.
그리고 러커와 가디안의 효율성을 잘못 파악하는 경향이 있는데, 러커와 가디안의 진정한 효용성은 라바에
있습니다. 레어단계 가장 적은수의 라바대비 효용성이 큰게 러커이고 하이브에선 어차피 버리는 뮤탈
가디안으로 한번 재활용해 써주면 그를 통해 벌어들인 라바(이 라바가 다른 공격유닛으로 변할 필요가 없었으므로)는
레어초반엔 멀티드론으로 환원될수 있고 하이브단계에서도 드론이나 울링디파끝내기조합으로 활용될수 있을텐데요.
과거 이런 러커와 가디안운용을 완벽히 완성해냈었던게 마재윤이었는데 왜 이걸 잊어버린건지 혹은 버린건지 알수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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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wizard
08/01/12 20:44
수정 아이콘
러커와 가디언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두 유닛이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것이 더 합당하다고 봅니다.
점점 공격적인 진출을 꺼리고 후반 한 방만을 위해 웅크리는 최근 테란들의 패턴에 러커가 별로 할 일이 없고, 가디언은 이미 예전부터 신뢰를 잃고 있었죠. 가디언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원에 비해, 끌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더니 급기야 배슬이 중시되는 현 시점에 와서는 큰 의미가 없는 유닛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황쉘통통
08/01/12 20:50
수정 아이콘
요즘 저그들의 빌드는 소위 미친저그라는 빌드때문에
삼겹살 갈비의 맛을 알게 되고나니 쉽게 간장게장 종류는 잘 안 먹게 된다고 할까요?
이놈의 울트라가 쎄긴 진짜 쎕니다 ㅡ,.ㅡ;
(가끔 보면 내 마린들 비비탄총 쏘는거 같애...)
Fanatic[Jin]
08/01/12 20:52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가 전략과 드랍쉽으로, 이윤열선수가 앞마당이후 폭발하는 물량으로, 최연성선수는 빠른확장으로(지금은 당시보다 안정적이고 정석화 되었지만요) 그들과 같이 저그는 닭치고 3해처리운영. 이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한게 마재윤 선수 입니다. 그 패러다임이 타 종족에서 익숙해졌기 떄문에 플토와 테란진영은 닭치고 더블. 이라는 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극복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에게 극강의 운동능력(이제동선수의...)이 없다면 사실 이제 저그가 힘에 부치는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다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해낸다면 다시 마재윤선수면 좋겠고요^^저그가 3해처리를 피면 해설진에서 "아 저그가 3해처리라뇨 껄껄껄" 이라는 해설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non-frics
08/01/12 20:55
수정 아이콘
가디언은 무지막지하게 기울어있는 경기가 아니라면은 전세역전의 카드라고는 볼 수 없다고 봐요. 단지 시간을 끌 수 있는 정도같습니다.그걸로 끝낼 수 있는 것도 확률이 적고 가디언 자체도 마린으로 일점사하거나 이레이에잇쓰면 금방 녹더라구요. 차라리 그 가스로 울트라나 디파일러가 낫겠죠.. 그런데 오늘 플옵했나요-.-;? 난 왜 모르고있었지;
새로운별
08/01/12 21:04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의 전성기 후반부에는 하이브후 디파일러와 나이더스커널에 극대화로
업그레이드된 막강한 테란을 이겼다면 마재윤 선수의 전성기가 한창이던 즈음.. 그 당시에 테란전에선
레어단계에서 무지막지하게 강했던 걸로 기억하고있네요...

그당시만해도 2햇 or 3햇 반반에 선택이었기에 마재윤의 3해처리 운영으로 초반에 다수의 발업저글링으로
인한 안정감과 레어단계에서 3~4방향에서 덥쳐서 싸먹던 그런전술... 하이브는 거의 마무리용도로 사용하던
요즘은 그런 물량과 힘이 안느껴지는게 아쉽네요.. 이제 저그는 테란에게 힘으로 대항할 수 없는 시대인건지...
도라지
08/01/12 21:49
수정 아이콘
예전에는 디파일러가 무서워서 3가스, 4가스를 안주기 위한 무리한 진출이 테란의 주 대응이었다면 지금은 맞확장 이후 디파일러가 나오면 천천히 후퇴하면서 난전을 유도하는 형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즉 저그가 테란에 맞춰가는것이 아니라 테란이 저그에 맞춰간다고 해야하나요?
그리고 난전유도가 주가 되다보니 메카닉보다 바이오닉이 중요시되면서 테란에게 자원적인 여유가 주어졌지요.
마재윤 선수는 요즘의 이 트랜드에 잘 따라가지 못하는 듯 합니다.
좀 더 분발하시길...
목동저그
08/01/13 00:54
수정 아이콘
요새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울트라체제로 가는 '미친 저그'빌드가 유행하고 있지만, 러커는 여전히 저그의 주력유닛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가디언은 자원이 남아돌지 않는 이상은,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한 선택이죠. 많은 가스 소모에 비하여 정작 전투 시의 효과는 미미한...
확실히 최근들어, 저그가 뮤탈+저글링+러커로 테란의 한방 병력을 쌈싸먹는 장면을 보기 힘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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