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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2/25 17:18:32
Name 대한민국질럿
Subject (가칭) 브루드워 프로토스 패러다임 개론-3 (上)
1편:https://pgrer.net/?b=6&n=49741
2편(上):https://pgrer.net/?b=6&n=49762
2편(下):https://pgrer.net/?b=6&n=49783

글 분량조절 이라는게 좀 힘드네요.. 3편역시 두개로 나눕니다 죄송합니다 ;;;

----------------------------

3.



브루드워 초창기의 혼란기를 거치면서 마린메딕 조합 즉 바이오닉 중심의 병력구성이 프로토스의 2.5테크 스플래쉬 유닛인 리버와 하이템플러에 너무도 취약하다는 결론이 내려진 이후,  테란은 김대건의 바카닉과 조정현의 대나무류를 거쳐서 건물 심시티로 입구를 봉쇄해 질럿난입을 막은후 팩토리유닛을 주 병력으로 삼는 매카닉 체제를 대 토스전의 정석으로 삼았다. 또한 더이상 질럿이 테란 본진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자 프로토스들은 초반에 질럿을 생략하고 드라군을 먼저 생산하고, 질럿은 스피드업이 완료된 이후부터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에 대항하게 된다. 그러나 테란이 투팩토리에 이어 원팩토리 더블커맨드라는 카드를 꺼내들게 되면서, 메카닉 상대로는 기본유닛 자체의 가성비가 별로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벌쳐를 막기 위해선 드라군이 필요하다. 그러나 드라군으로 벌쳐를 상대했던 것은 드라군이 벌쳐를 무력화시킬 수 있어서가 아니라 게이트웨이 유닛중 '그나마' 벌쳐와 싸움이 되는 유닛이 드라군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드라군은 모인 시즈탱크에 쥐약이다. 시즈탱크를 잡으려면 질럿을 돌진시켜야 하는데, 탱크 앞에는 스타크래프트 유닛중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스파이더마인이 매설되어 있다. 드라군으로 스파이더마인을 제거하려다가는 시즈탱크의 사거리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셔틀로 질럿을 떨구려고 하니 테란이 75원짜리 미사일 터렛을 아낌없이 짓는다. 이쯤되면 게이트웨이 유닛으로는 어지간한 수적 우세가 아니고서는 자리잡은 메카닉 병력을 뚫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가 다 알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대로 놔두자니, 메카닉 병력은 모이면 모일수록 기하급수적으로 화력이 증가해버린다. 시즈탱크가 스타크래프트 전 유닛들중 최고의 공격력 업그레이드 효율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재훈의 50게이트 사건은 게이트웨이 유닛이 모인 메카닉한테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즉, 테란은 죽치고 앉아서 아무것도 안하고 병력만 차곡차곡 쌓아도 이길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리하여 프로토스들은 스타게이트 테크트리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비싸고 강력한 소수정예의 종족답게 프로토스에게는 스타크래프트 전종족을 통틀어 모였을때 가장 강력한 유닛인 캐리어가 있었다. 시즈탱크는 공중공격을 할수가 없고, 캐리어를 상대하기 위해 골리앗이나 레이스를을 생산하게 되면 그만큼 지상 화력이 약해지며, 어찌저찌 카운터 유닛을 생산했다손 치더라도 모인 캐리어를 완벽히 제압하는것은 테란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리하여, 프로토스의 대 테란전 최종목표는 '캐리어 모으기'로 귀결되었고, 모인 캐리어를 감당할수 없었던 테란은 결국 캐리어 모으는 것을 저지해야 한다는 목표가 생겼으며 무작정 앉아서 방어만 하지 않고 진출타이밍을 모색하게 되었다.



3-1.


예전 프로토스들 중에, 단단한 테란전을 자랑하는 프로토스를 하나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주저않고 이재훈을 꼽을 것이다. 그의 대테란전 운영은 단단하면서도 매끄러웠는데, 그의 운영의 원동력은 바로 옵저버였다. 빠른 옵저버로 상대의 테크트리와 생산건물과 유닛조합을 모두 보면서, 테란의 진출타이밍에 맞춰서 그것을 잡아먹을수 있을만큼 병력을 생산하고 나머지의 자원으로는 추가넥서스를 건설한다. 또한 자원이 충족되면, 병력운용으로 테란의 진출을 늦추면서 캐리어를 생산한다. 캐리어가 뜨면 게임은 프로토스쪽으로 기울게 되고, 캐리어가 무서워 섣불리 진출했다가는 메카닉 유닛들이 알맞게 생산된 프로토스 지상군에 싸먹히고 게임을 그르치게 된다. 물론 이 모든것은 다 옵저버로 상대를 보면서 맞춰가는 플레이를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빠른 옵저버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일부는 시즈모드 일부는 퉁퉁퉁퉁퉁퉁'으로 대변되는 초반 러쉬에 취약한 면을 보이긴 하였으나 나중에는 이마저도 컨트롤로 막아내는데 성공하면서, 이재훈은 명실상부 테란전 스페셜리스트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윤열의 등장으로 테란이 원팩더블의 자원력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알게 되면서 결국 테란의 메카닉병력 모으는 속도가 기존 프로토스들의 예측 범위를 벗어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앞마당 먹은 이윤열의 상식을 벗어난 물량공세 앞에 이재훈의 맞춰가기는 완전히 무력화되었다. 캐리어를 가긴 가야 하는데 도저히 캐리어를 갈 타이밍이 나오지 않고, 외려 폭발하는 테란의 지상군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스타게이트는 구경도 못한채 GG를 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거기다가 이윤열은 토스가 조금만 부유하게 플레이하려고 하면 곧바로 원팩 원스타나 투팩벌쳐로 응징해버리기까지 했다. 물론 리버나 다크템플러로 원팩더블커맨드 자체를 흔들려는 시도가 없었던것은 아니다. 김성제같은 경우는 거의 선리버를 정석빌드로 썼으며 강민은 '사업다크'라는 한타이밍 늦은 다크템플러로 이윤열의 폭발적인 물량생산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했으나 테란에게는 디텍터 대공포탑인 미네랄75짜리 미사일 터렛이 있었기에 모두 단발성 빌드로 그치고 말았다. 결국 프로토스들은 모인 메카닉의 거의 유일한 단점인 기동력을 물고 늘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 나온 운영법이 바로 도망자 프로토스였다. 메카닉병력과 정면충돌하면 진다. 그러므로 느려터진 메카닉 병력을 피해다니며 비교적 방어가 취약한 상대의 후방을 공격한다. 그러면서 프로토스는 확장을 하고 캐리어를 모으는 운영이다. 그러나 이것은 고육지책으로 나온 운영인 만큼 게임 내내 안정성을 담보할수 없는, 불안하기 짝이없는 운영이었고 러쉬거리가 가깝거나 섬멀티가 없는 맵에서는 시전하기 매우 어려운 운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마당 먹은 이윤열의 위력이란 실로 대단한 것이어서, 그당시 프로토스들의 대 테란전은 도망자운영이나 원팩더블커맨드를 흔드는 시도가 주를 이루었으며 그나마 박정석 정도만이 당대 최상급의 교전컨트롤을 앞세워 물량만을 믿고 진출하는 테란과 정면대결을 벌여 기적같은 전투결과를 내며 힘겹게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이재훈의 맞춰가기는 어찌보면 매우 유연한 체제이기도 하지만 또한 매우 경직된 체제이기도 했다. 이윤열의 폭발적인 물량생산의 비결은 다름아닌 최적화에 있었는데, 초반에 쓸데없는 자원투자를 최소한으로 하고 그 자원을 모두 일꾼생산과 생산기지확보에 돌리는것이 바로 그 비밀이었다. 반면 이재훈의 맞춰가기식 운영은 상대의 병력숫자에 따라 자신도 그만큼의 병력 숫자를 확보하는 개념이었는데, 그로 인해 이윤열이 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병력생산을 멈추고 일꾼생산과 생산기지 확보에 열을 올리는 타이밍에 이재훈을 비롯한 그동안의 프로토스들은 기계적으로 혹시모를 상대의 공격을 막기위한 '병력'을 생산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이윤열의 물량에 프로토스가 쓸려나가는것은 당연한 일이었는데도 대부분의 프로토스들은 이것을 보아내지 못한 채 그저 어떻게든 상대가 물량을 쏟아내기 전에 병력으로 승부를 보려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시도는 번번히 무위로 돌아갔다. 물론, 모든 프로토스가 그런 생각을 못했던것은 아니었다. 앞마당 먹은 이윤열의 비밀을 발견하고 또 그것을 프로토스에 접목시켜 그에 대항한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물량토스 박지호였다.



3-2.


풍족한 자원만 뒷받침된다면 프로토스의 회전력은 테란의 그것을 훨씬 상회한다. 바로 물량토스 박정석이 참임을 증명한 명제이다. 그러나 이윤열의 물량은 고작 두개의 커맨드센터만 가지고도 뿜어져 나오고, 프로토스가 이것을 회전력으로 극복하려면 적어도 셋 이상의 넥서스가 필요하다.

박지호는 여기서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상대가 병력생산을 중단하는것이 확실시된다면, 자신도 병력을 뽑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저 초반에 상대를 겁먹게 할정도만 생산하면 된다. SCV가 토스 본진을 정찰할 때, 사이버네틱스 코어 이후 게이트웨이가 하나 더 올라가는것을 발견하게 되면 테란은 자연히 입구 방어에 신경쓰게 된다. 또한, 로보틱스가 빨리 올라가는것을 보게되면 대공방어를 위해 엔지니어링 베이를 지을수밖에 없다. 테란의 메카닉유닛이란 모이면 모일수록 강력하지만, 모이지 않았을 때는 정말 취약한 유닛이기 때문이다. 박지호는 이점을 역이용하여, 투게이트 드라군 또는 선보로틱스 리버로 상대를 겁먹게 한뒤 과감히 넥서스 두개를 동시에 소환했다. 테란은 정찰SCV가 잡힌 뒤에는 스캔이 없는이상 토스의 본진을 볼수 없으며, 메카닉 유닛이 모이기 전까지는 무조건 웅크리고 방어해야 한다. 만약 이윤열식 최적화를 시전하는 중이라면, 초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더더욱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훼이크를 줘서 상대를 웅크리게 한 후 자신은 추가확장을 가져가며 자신의 병력폭발을 상대의 그것보다 앞당긴다. 이윤열의 물량 메카니즘을 프로토스에 맞게 적용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투게이트 드라군 출발 기준으로, 본진미네랄이 8덩이인 로스트 템플에서 트리플넥서스를 시전하면 정확히 12분 30초 즈음에 게이트웨이 10동이 완성되고 인구수 200이 가득 찬다. 그뒤에는 무조건 돌격 앞으로!를 외친다. 테란의 병력이 쌓이기 전에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테란이 수비의 종족이라고 할지라도,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70~80가까이 차이나는 인구수를 앞세워서 돌격하는 프로토스의 병력을 막기는 매우 힘들었다. 설사 어찌저찌 막아낸다 할지라도 테란병력은 소모되기 마련이고 박지호의 본진에는 게이트웨이가 이미 10동이나 지어져 있어 이후 회전력에서 밀린다. 3곳의 자원과 10개 이상의 게이트웨이에서 무한대로 뿜어져 나오는 절대다수의 발업질럿 앞에 테란의 심시티, 스파이더 마인, 지형을 이용한 시즈탱크 배치는 모두 소용이 없었고 심지어는 초반 저글링을 막기위해 고안되었던 SCV비비기까지 동원하며 항전했으나 결국 뚫리고 말았다. 박지호는 이렇게 이윤열이 보여준 최적화를 프로토스에 접목시키는데 성공했으며 새로운 물량의 대명사로 불리우게 되었고 또한 '질럿 스피릿'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당대 프로토스의 한자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후 그가 선보인 물량 최적화 메카니즘은 테란전에는 물론 저그전과 동족전의 판도까지 바꾸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테란에 이어 프로토스역시 최적화의 종족이 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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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25 17:32
수정 아이콘
요즘 아프리카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열심히 방송하고있는 박지호선수 얘기가 나오니 짠하네요... 후...
대한민국질럿
12/12/25 17:34
수정 아이콘
사실 프로토스 패러다임을 논할때 강민,김택용은 자주 언급되나 박지호는 우승자뱃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많이 언급되지 않는게 사실이죠. 사실 이글을 쓰게 된 이유도 박지호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박지호가 현대 프로토스 운영에 끼친 영향이 정말 크다고 생각해서요.
12/12/26 01:22
수정 아이콘
예.. 박지호선수 첫 등장때 '뭐 이런 괴물이' 하는 생각을했었고, 그뒤로 정말 많이응원했던 팬으로서 타이틀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저평가 받는거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그의 물량폭발하는 타이밍이야 말로 후대 프로토스 게이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 하구요..(대 테란전 김택용 선수의 초기 컨셉은 박지호의 그것을 빼다박은 물량전이었죠. Mbc소속때 박죠에게 배운거라고...)
아이유랑나랑
12/12/25 19:35
수정 아이콘
글 잘보고 있습니다. 테란도 정리해 주세요:)
Paranoid Android
12/12/25 20:16
수정 아이콘
모든프로토스유저의 로망
하드코어질럿을 새로운방법으로 선보였었죠.
아 처음 박지호의 등장땐 정말 충공깽이었어요 크크
12/12/25 20:32
수정 아이콘
스피릿 ㅠㅠ
치즈인더트랩
12/12/25 20:42
수정 아이콘
라박ㅠ_ㅠ
검은별
12/12/25 22:43
수정 아이콘
나의 라박... 4강에서 한번만이라도 이겼다면...ㅠㅠ
coolasice
12/12/25 22:47
수정 아이콘
저는 아직도 로템에서 원팩원스타 빌드를 어떻게 감당해야할지 감이 안옵니다..
캐리어가모함한다
12/12/25 22:51
수정 아이콘
오홍! 드디어 테란 편이군요. 글의 흐름이라면...
다음편에 FD의 유행 속에서 그 파해법을 발견한 프로토스...특히 아비터의 적극적인 활용이 나오겠군요.
포프의대모험
12/12/26 15:31
수정 아이콘
게이트유닛으로 후반한타를 가능하게 해준궁극의 유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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