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1세트와 2세트를 내리 압도적으로 승리한 티원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특히 2세트는 슈퍼플레이로 드레이븐을 두번 잡아먹었는데
그 중 첫번째 슈퍼플레이가 저는 흥미로웠습니다.
https://url.kr/4fq6mz
해당 장면 영상입니다.
페이커 선수가 드레이븐을 물은 것으로 한타가 시작됩니다.
페이커 선수가 생각한 싸움의 근거는 세가지라고 추측합니다.
첫번째, 미드의 아이템 차이
- 쇼메이커 선수는 두번째 코어 아이템을 완성시키지 못했으며, 반대로 페이커 선수는 2코어로 존야에 큰 지팡이가 하나 더 있는 상태입니다. 데미지도 충분히 입힐 수 있을 것이고, 존야로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티원은 영상 이전에 담원기아 선수들의 모든 아이템을 확인하여 확실하고 좋은 근거였습니다.
두번째, 레넥톤의 위치 노출
- 영상 이전 장면입니다만, 오공이 레넥톤에게 밀려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오공은 레넥톤에게 밀려 본대로 합류한 반면, 레넥톤은 텔포가 있다는 이유로 바텀을 밀어 위치가 노출됩니다.
21:47에 레넥톤이 바텀 라인을 정리하고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
- 앞의 두개의 근거는 쉽게 생각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두가지의 근거 말고 무언가 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덕담 선수의 포지션이 굉장히 앞에 나가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르블랑의 스킬이 쿨다운이긴 했어도 자칫 잘못하면 사일러스가 허무하게 존야가 빠지거나, 죽을수도 있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덕담 선수가 이렇게 앞에 나와있게 도움을 주는 것은 무언인가 생각해보니, 답은 뽀삐였습니다.
티원 측이 정면에서 들어온다면 뽀삐 궁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뽀삐 궁으로 티원 측의 몇 명의 인원이 배제된다면, 담원 기아가 머릿수 차이로 교전에서 승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뽀삐 궁이 빗나가더라도, 뽀삐는 사일러스 이후 추가로 들어오는 티원 챔피언을 W로 막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티원이 싸움을 걸은 이유는 뽀삐가 없다는걸 알고 인원수에 유리함이 있다는걸 알았다는 뜻이 됩니다.
르블랑은 앞에서 앞 왜곡 + Q로 포킹을 하고 있었고,
정면에 바텀 듀오가 보이고, 레넥톤은 바텀에 보입니다.
미드 아랫쪽 강가 시야는 전부 담원기아가 장악하였습니다.
그러면,
티원은 대체 어떻게 뽀삐가 없는걸 알았을까요?
잘 생각해보니, 미드와 바텀 사이에서 딱 하나.
뽀삐의 위치를 특정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은게 하나 있었습니다.
바위게 입니다.
이미지와 함께 페이커 선수의 근거를 따라가보겠습니다.
21:36 용 앞 바위게가 노란색 모래시계로 변합니다.
바위게는 리스폰 되기 1분전에 회색 모래시계가,
10초 전에 노란색 모래시계가 표시됩니다.
10초 뒤, 뽀삐는 바위게를 먹기 위해 기다립니다.
용 싸움에 바위게가 중요한건 우리 모두 알기 때문에, 바위게는 반드시 먹습니다.
근데 우리가 바위게를 먹을 때
나오자마자 먹었으면 먹었지, 늦게 기다렸다가 먹는 경우가 있던가요?
기다리면 간장게장 되는거 아닌건 다들 아실겁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하시는 분들 중 99%는 일부러 늦게 먹으신 적은 없을 것입니다.
(* 첫 바위게는 제외입니다. 이건 일부러 늦게 먹기도 합니다. )
즉, 페이커 선수는 이런 일반적인 상황과 패턴을 근거로
"뽀삐는 21:46 바위게 리스폰 타이밍에 바위게 앞에 있다" 라고 판단했다고 저는 추측해봅니다.
바위게가 나오기 1초전인 21:45, 르블랑은 앞 왜곡을 사용하여 포킹을 누적시켰습니다.
르블랑의 WQ는 쿨다운인 상태입니다.
이때 당시 뽀삐는 뭘 하고 있었냐면..
미니맵의 뽀삐 위치가 미세하게 다른데, 바위게에 E를 써서 껍데기를 벗긴 상태입니다.
그리고 몇 초 뒤, 21:50
레넥톤이 바텀 라인을 밀고, 물리적으로 올 수 없는 상황에,
르블랑의 W가 쿨다운이기에 순간적으로 높은 피해를 입히기 어려운 때에,
뽀삐가 바위게를 먹고 올라오려 할 쯤에,
페이커 선수의 사일러스는 사슬을 덕담 선수에게 적중시키고 싸움이 시작됩니다.
머릿수는 3:4이고, 바로 뒤에 오공이 따라 붙고 있기 때문에 레넥톤의 순간이동에도 머릿수가 밀릴 일은 없습니다.
아마 텔 합류보다 오공이 빠른 것도 근거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이미지를 보시면 티원측 세명이 몰려서 붙는게 보이실텐데, 뽀삐 궁이 저기에 꽂혔다 생각하면 아찔한 순간입니다.
덤으로 페이커 선수는 브라움 궁을 뺏어
브라움 궁 에어본 판정을 흘려내고 동시에 덕담 선수를 적중시키기까지 합니다.
정말 페이커 선수가 바위게까지 생각한 이니시에이팅이 맞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위에 언급하였듯, 사일러스가 그냥 돌진했다면 교전 자체는 담원기아 측도 꽤나 할만한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확신을 가지는 페이커 선수라면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그렇게 생각해보았을 때 합당한 근거는 바위게 리스폰 타이밍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진실은 페이커 선수만 알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추측이기 때문에 재미로 가볍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글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