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글들에서 제가 어제 너무 나이브하게 생각한 거 같아서 법알못이지만 인터넷을 뒤지며 공부해보기로 했습니다.
첨언하자면, 클리드가 죄가 없다거나 욕먹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쉴드를 친다기 보다는, 본인이 저지른 죄 이상의 처벌은 없어야 한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1] 1차 폭로자와의 관계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지만, '성희롱'은 의외로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성희롱이 형사처벌이 되는 것은 [같은 직장], [같은 교내],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경우]에 한합니다.
다만 클리드의 경우 피해자를 온라인 상에서 접촉하였고, 온라인 상에서의 성희롱의 경우에는 만능의 도깨비 방망이 법 [통매음]에 걸려 처벌받습니다.

클리드는 저속한 말로 성희롱을 하였으며, 사과를 하였다 하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마치 '가스라이팅'으로 보여서 고소를 진행한다고 하니 통매음에 걸려 처벌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처벌 수위는 초범이라면 대체로 벌금형입니다.

대리 수치심까지 느껴질 정도로 부끄러운 행동이며, 난잡한 행동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넘길 여지가 없진 않습니다.



[2] 2차 폭로자와의 관계

상대가 미성년자이고, 이것이 치명타입니다. 저는 좀 찾아본 뒤 어제 입장을 번복하게 되었습니다.

성희롱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미성년자 대상 성희롱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크게 봐서 둘 중에 하나로 걸리게 되는데, 하나는 위에서도 언급했던 [통매음]이고 다른 하나는 아동복지법 제17조 [아동에 대한 음행강요, 매개, 성희롱]에 의해 처벌받습니다.

통매음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구요, 아복법 17조의 판례들을 보면 벌금형보다 한 단계 쎈 '집행유예' 처분이 많았습니다. 다만 클리드의 행각이 온라인 상에서만 그친 점, 사진이나 영상 없이 글로만 이루어진 점, 서로 위계나 위력으로 이루어진 관계가 아닌 점 등을 미루어 봤을 때 무거운 벌을 받을거 같지는 않다는게 제 추측입니다.


다만 징역형에 준하는 집행유예의 경우, 사실상 프로게이머로서의 행동은 제약되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3]  여담


저는 이 일을 '20대 젊은이가 좀 껄떡데다가 선을 넘어버린 일' 과 '성인지 감수성은 조금도 없이 자신의 성욕을 채우려고 무수한 성희롱을 저지른 범죄자' 의 사이쯤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인 남성이 성욕이 많은 건 나쁜 것도 부끄러운 일도 아니며, 여성에게 성적인 함의가 담긴 말로 '썸을 타는' 일 또한 본인의 기술과 기량에 따라서 부적절하다고만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게 어제까지의 저의 포지션이구요.


그러나 201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폭로가 나올 정도로 난잡한 성희롱을 반복한 점, 본인이 화제에 올랐음에도 어떠한 사과나 대처없이 침묵한 채 도망만 치고 있다는 점, 폭로한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가 쏟아지고 있다는 점, 특히 피해자 중 한 명은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선을 넘겨버렸다고 생각합니다.

형법적인 일과는 별개로, 각 구단 및 롤 리그의 '품위 유지'도 위반하였으며 특히 저연령 시청자가 많은 게이머라는 직업으로서의 소양도 의심될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에게 껄떡대는 사람을 게이머로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클리드는 조속히 사건 수습과 진심어린 반성 및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보상을 하고, 소속팀인 한화와 계약이 해지되는 선에서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사견이므로 댓글 다시는 다른 모든 분들의 의견을 존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