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24/01/01 10:58:33
Name 제주산정어리
Subject [콘솔] 창세기전 : 회색의 잔영 플레이 후기 (수정됨)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회색의 잔영은 SQEX의 "디오필드 크로니클(이하 디오클)"보다 평가가 낮아야 합니다. 5점 만점 기준 젤다 야숨이 5점, 환세취호전 플러스가 0점이라고 한다면, 디오클은 대강 2~3점에 위치하는 물건이니, 현재 회색의 잔영이 평작의 대열에 아슬아슬하게 턱걸이 할 수준밖에 안 된다는 점은 능히 짐작하실 수 있겠습니다.

무슨 대단한 분석이나 평론을 하자는게 아니고, 인게임적으로 느낀 바만 나열해도 그렇습니다.

우선 플레이상 장점을 개인적으로는 찾을 수가 없어서 나무위키를 봤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써놨더라구요. 마장기가 마장기스러워졌다. 이게 인게임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동의합니다.

나머지 단점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처참한 최적화 상태 : 한 챕터15 까지는 괜찮은 줄 알고 최적화 잘 됐다고 댓글 달았었는데, 아니요.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했었습니다. 가면 갈수록 메뉴간 이동에서 드득드득- 방지턱 수시로 걸립니다. 입력과 반응은 늘 반박자씩 느립니다.

2) 혐오스러운 조작감 : 1)의 이유로서 아주 혐오스러운 조작감이 듭니다. 특히 전투모드에서 커서를 움직일 때조차 계속 방지턱이 걸리니, 나중에는 지쳐서 광역기 쓰고 빨리 끝내고 싶은 기분만 듭니다.

3) 게임에 정 떨어지게 만드는 모험파트 : 1), 2)가 시너지를 내면서 아주 게임하기 싫어지게 만드는 부분이 모험파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해전이 비중을 꽤 차지하는데, 이걸 기획한 사람들... 롤아웃 하기 전에 데브킷 말고, 실기에서 본인들이 직접 플레이 해봤어요?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4) 버그 : 전투중 먹통되는 버그가 있는데, 이건 L/R 누르면 해결됩니다만... 모험모드-대화창이나 컷신으로 넘어가는 장면에서 진행불가 버그가 발생하면 답이 없습니다. 오토 세이브도 함께 버그 걸립니다.

5) 회화도중 A키 눌러서 슥슥 넘기는 기능이 없습니다. 이벤트 꼬임 방지를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해놓은건지, 무조건 메시지의 반절 이상 넘어가야 A키 눌러서 다음 텍스트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옵션에서 텍스트 전체보기를 해도 못 넘어가는건 똑같습니다. 더해서 초필살기 컷신은 스킵이 불가능해요. 이것들 때문에라도 플레이 타임이 억지로 늘어납니다. 총괄 인터뷰 공인은 80시간인데 이것저것 제하면 솔직히 40시간짜리 게임입니다.

6) 초필살기. 연출은 개인적으로 다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컷신에 손맛이 없어서 결국 밋밋해요. 예컨대 '연'계열 스킬들은 피격마다 진동 피드백이 오니까 초필살기보다 타격감이 찰져요. 반면에 초필살기는 스킵도 못하고 구경만 해야됩니다. 설화난영참, 휙~ 뿌릴때 한 번, 돌진하면서 칼질할 때 두 번 진동주면 되잖아요. 중간에 아무것도 없으니까 허공에다 칼춤 추는 쇼츠를 의무로 보는 느낌이에요.

7) 어딘가 인터뷰를 보니 원래 3DS/유니티로 개발하다가, 중간에 스위치/언리얼로 갈아 엎었다는 내용이 있더라구요. "아... 이래서 심볼 인카운트하면 전투맵 크기가 그거 밖에 안 되는구나. 이게 3DS 화면에서 작동했으면 맞네... 이 사람들 처음에 파엠 에코즈나 환영이문록 FE처럼 만들려고 했구나. 그러다가 창세기전4 자료들도 아까우니까 어떻게든 활용하고 싶고... 이러니 최적화도 못하고 방향성도 상실한 결과물이 나왔구나. 어찌보면 SQEX의 하베스텔라 망친 부분과 똑같은 실수를 했구나." 저는 이렇게 짐작을 합니다.

8) 서두에서 디오클을 언급했었는데, 한번 체험판이라도 해보십시오. 추천하는게 아니라, 회색의 잔영 전투력 측정기로서 아주 알맞기 때문입니다. 같은 엔진쓰고 비슷한 그래픽에 더 나은 시스템을 갖고 있는 작품임에도 플레이의 쾌적함은 회색의 잔영과 비교를 불허합니다. 그런데도 서사의 진부함과 똑같은 플레이 구조의 반복 때문에 결국 평작 수준의 평가를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하물며 엔딩서사 원툴 회색의 잔영을 게임으로서 더 높게 평가해야 할지는 의문입니다. 그 엔딩을 보기위한 여정이 때로는 재미있었으나, 대체로 길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개발진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요. (아니면... 좋게 생각해서 이게 스토리의 힘일까요? 하여간.)

9) 텍스쳐 모딩툴 풀어주고, 모험모드 대폭 개선해서 스팀쪽으로 출시한다면 차라리 역전의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창세기전 : 회색의 잔영 DE' 이런식으로요. 지금 상태의 스위치판은 극단적으로 하는 게임으로서는 별 의미가 없고... 비주얼 노벨로서 접근한다면 여전히 괜찮은 작품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최적화를 통해 혐작감과 프레임만 개선할 수 있어도 좀 낫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너무 아쉽습니다. 뚝심있게 3DS로 밀어붙였으면 결과물이 좀 달랐을까 싶기도 하구요.

(PGR21 유저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及時雨
24/01/01 11:21
수정 아이콘
환세취호전은 얼마나 망했길래...!
24/01/01 11:49
수정 아이콘
창세기전은 방향성, 완성도, 퀄리티와는 별개로 그래도 리메이크에 맞는 시도는 보이는데

환세취호전은 25년전 원작 게임이랑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24/01/01 11:25
수정 아이콘
감상 잘 들었습니다. 역시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둬야겠군요. 나중에 일러나 한번 챙겨봐겠습니다.

그보다 환영이문록...그리운 이름이군요. 파엠커뮤 밖에서 이 단어를 들을줄이야 크크
제주산정어리
24/01/01 12:35
수정 아이콘
게임성은 차치하고서라도 SRPG의 테를 가지고 있는 스위치 작품들 중에서 최적화 이슈 때문에 이정도로 혐작감이 드는 게임이 최근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나머지 부분에서 풀보이스 비주얼 노벨이라고 한다면야 납득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대신 그럴거면 돌고돌아 혐작감은 꼭 고쳐야 한다는게 결론이죠. 씁쓸합니다. 환영이문록 스위치판이 4년전에 포팅한 게임인데...
flowater
24/01/01 12:45
수정 아이콘
전투를 10분의 1정도로 줄여서 스팀에 출시해 줬으면 좋겠네요
기무라탈리야
24/01/01 12:53
수정 아이콘
디오클은 찾아봤는데 한글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팀에서 60% 할인중이니 외국어 할 줄 알면 해보시는 것도?
제주산정어리
24/01/01 13:34
수정 아이콘
애당초 디오클을 언급한 이유는 같은 언리얼 엔진을 써서 비슷한 그래픽 수준과 게임 시스템(이라 하면 디오클이 억울할 정도)을 갖고 있으면서, 반면에 양자간 최적화 상태는 천지차이임에도, 결국 그런 게임조차 2점대의 평작에 머물렀다는 점, 지금 회색의 잔영 상태는 적어도 그 이하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을 뿐이기에... 찍먹해본 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참고로 스팀의 경우 유저가 만든 기계번역본 패치가 있는걸로 검색되고, 스위치와 플스 모두 국내 다운로드 스토어에 체험판이 열려있으니 그걸로 확인만 해보시면 됩니다. 가정이지만 만약 디오클 껍데기에 창세기전 내용물이 들어갔다면 신토불이 프리미엄 붙여서 4점 줘도 모자람이 없었을겁니다.
쿼터파운더치즈
24/01/01 13:5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지금 30장 플레이중인데 스토리 재밌는거 인정
그리고 본문의 단점도 어느정도 인정하구요

제일 빡치는거 두개만 뽑자면
하나는 그 문어놈 드리프트하면서 피하는거
진짜 개짜증나고 재미 하나도 없고 의미없는거 왜 넣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관계자분들 pgr에도 많이 계실텐데, 패치든 아니면 차후든 꼭 빼세요

두번째는 개쩌리캐릭들 강제전투해야하는거
흑태자나 라시드 이올린 있으면 뭘해도 시나리오가 어렵지않습니다만 문제는 모든 스토리 다 밀어넣으려고 하다보니 생기는 개쩌리파트 전투
예를 들어 카슈타르 귄터 하나랑 개쩌리 듣보캐릭터 5명 데리고 싸워야하는판, 알시온 외 개쩌리 캐릭터들 데리고 싸워야하는판, 카자아미고, 아르시아 다 마찬가집니다 개쩌리 일회용 캐릭터들 강제로 스킬분배 아이템 끼워넣게 해야하는거 진짜 너무 짜증나고 번거로워요
캐릭터 애정 알겠는데 팔콤도 이렇게는 안해요 팔콤처럼 주요 캐릭터만 쓰게하고 강제 레벨 템세팅하던가 아니면 동맹캐릭터로 넣던가 하길 바랍니다 창세기전2 추억 있는 사람들이야 얘네 그런 캐릭터였지 하면서 애정가지고 하겠지만 이거 다 유입분쇄기에요 짜증만 나고
제주산정어리
24/01/01 14:27
수정 아이콘
매우매우 공감합니다.

저는 숨겨진 업적에 문어파트 노데미지 탈출 있는 줄 알고 괜히 리트라이만 다섯 번 했습니다. 피격 범위가 직관적이지 못하고 그놈의 혐작감 때문에 하...

그리고 말씀하신 부분도 깜빡했네요. 조연들 세팅 일일이 해야하는데, 숫자가 많아지면 거기서도 버벅여요. 환장합니다. 전투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렉 먹는건 이유가 뭘까요. 귀찮은 노동으로 격하되는건 덤입니다.
24/01/02 10:48
수정 아이콘
과거 추억때문에 다시 하는중이긴 한데, 좀 답답하긴 하네요.
인물들 대사나 케릭터가 너무 극혐이에요.

로카르노 개 설치는데 제대로 설명도 안하는 GS, 뭐 혼낸다거나 다그치지도 않는 이올린, 듀란,
툭하면 라시드한테 잔소리하는것도 짜증나는데 기어이 빙룡만난다고 탈주하는 라시드도 어이없고.
Bronx Bombers
24/01/02 11:29
수정 아이콘
이거 지금 하고 있는데 성우 멘트 끄는 방법 있나요?
진짜 디렉팅을 어떻게 한건지 연기 도저히 못 들어줄 수준인데
제주산정어리
24/01/02 12:15
수정 아이콘
옵션에서 사운드탭 들어가시면 보이스만 조절 가능합니다. 당장 플레이는 못하고, 프롤로그만 빠르게 돌려서 확인해보니 회화에서 음성 꺼지는 것까지는 확인했습니다. 아마 전투나 컷신도 음소거 될 것 같습니다.
바카스
24/01/02 13:49
수정 아이콘
지금 하는 발게이3 놀다가 3월에 유니콘 오버로드 잘 즐기고

기다렸다가 플스판이나 스팀판 나오면 해봐야겠네요.
제주산정어리
24/01/02 14:21
수정 아이콘
자꾸 단점만 써서 무지성 안티로 보일까 겁나지만, 회색의 잔영은 당장 비주얼 노벨로서도 하자가 많습니다. 하는 게임보다는 비주얼 노벨로서는 그나마 나을 뿐. 특히 회화 텍스트를 플레이어 의지대로 못 넘기는 게임은 최근 몇 년간? 십 몇 년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하여간 이런저런 이유로 단순 포팅이면 큰 폭의 할인가로 판매하지 않는 이상, 솔직히 추천드리기가 매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할인가 쓰다가 불현듯 SAO AL 생각나네요. 지금 플스판 덤핑가가 상시 적용되서 5천원인가 그럴텐데, 이쪽에 훨씬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수준입니다. 유니콘 오버로드는 저도 정말 기대중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8968 엔씨소프트 트릭스터m 만든 자회사 폐업 [25] T10011186 24/01/04 11186 0
78967 [LOL] 함예진 아나운서 LCK 하차(인스타 글 추가) [79] SAS Tony Parker 17937 24/01/04 17937 0
78966 [LOL] 2024 라인CK 팀 TOP 출사표 [9] GOAT11865 24/01/04 11865 0
78965 [LOL] 2024 LCK 스프링 대진표 스케쥴 공개 [23] 매번같은11029 24/01/04 11029 0
78964 [콘솔] XBOX 게임패스 1월 1차 추가라인업 (어크발할라, 바이오하자드RE2 등) [4] 아지매7480 24/01/04 7480 1
78963 [LOL] 2024년 롤프로 관련, 관계자 설문조사 1위 [56] Leeka15551 24/01/04 15551 2
78962 [모바일] 에버소울이 어느덧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2] 비오는풍경8725 24/01/04 8725 3
78961 [기타] [메이플] 대깨메가 들려주는 이번 사태 여론 [69] 잘생김용현11976 24/01/03 11976 9
78960 [기타] 철권 월드투어 TWT FINALS 2023 한국어 중계 및 뷰잉파티 [11] 염력의세계9072 24/01/03 9072 2
78958 [LOL] 라인 CK 팀 발표 [66] Leeka16969 24/01/03 16969 1
78957 [PC] 메이플 긴급라이브 전문 (메이플 인벤 펌) [50] 한입11432 24/01/03 11432 4
78956 [뉴스] 넥슨 "가챠 확률 미공개 때의 일로 징계하면 국내 게임산업 망한다" [77] GOAT14962 24/01/03 14962 2
78955 [뉴스] 중국 내 게임 산업 규제를 담당하는 중앙선전부 출판국 국장이 해임된 것으로 확인 [30] Lord Be Goja11346 24/01/03 11346 0
78954 [모바일] 니케 신년 픽업 흑련: 흑영, 모더니아 복각 [36] 라쇼10746 24/01/02 10746 12
78953 [LOL] [LJL]지진피해를 입은 구단이 발생했습니다. [3] 타바스코13770 24/01/02 13770 2
78952 [LOL] LPL 데마시아컵에서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27] 비오는풍경16561 24/01/01 16561 2
78951 [기타] 아머드코어 6 , 랭크전 체험기 [6] v.Serum8885 24/01/01 8885 2
78950 [PC] <Football Manager 2024> - 쉬어가기 치곤 좀 아쉬운데? [25] aDayInTheLife9156 24/01/01 9156 0
78949 [기타] 원신 아카라이브 채널 폐쇄 절차 돌입 [59] 푸른잔향15557 24/01/01 15557 1
78948 [콘솔] 창세기전 : 회색의 잔영 플레이 후기 [14] 제주산정어리10763 24/01/01 10763 9
78947 [기타] 작년(!)에 했던 게임들 리뷰 [2] 휘군9835 24/01/01 9835 1
78946 [스타1] 내 장례식에 틀어주세요 (feat. "여러분들은 게임을 왜 하십니까"라고 물어보면은,) [24] bifrost11947 24/01/01 11947 14
78945 [LOL] 롤파크 BBQ 따운... [45] SAS Tony Parker 19075 23/12/31 19075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