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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2/15 19:19:14
Name 프리템포
Subject [정치] 대한민국은 왜 살기 쉽지 않은가-연결 단절의 사회
대한민국 어느 지역에서든 KTX나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면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광경에 감탄을 마지 않을 것이다. 서울역의 풍경을 상상해보라.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수를 셀 수 없는 많은 사람들, 즐비한 고층건물들과 끊임없이 오고가는 고속열차들, 역 바로 옆에 입점해있는 대기업 아울렛과 대형 마트, 도착 지역별로 착착 나누어져있는 버스 정류장들과 직통으로 연결되어있는 지하철까지.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다 보니 정치나 노동에 관련된 집회가 주말마다 끊임없이 열리고 차들도 쉼없이 오고 간다. 인도나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나라에 비교해봐도 물론이거니와 소위 말하는 선진국(미국과 서유럽)에 비견해봐도 서울역의 그 풍경이 선진국에 밀린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경제 지표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국 경제는 쉼없이 발전했고 정치인들은 누구나 경기 회복, 경제 개선을 외친다. 국민 1인당 소득은 만달러 돌파는 2021년 기준 3만 5천달러 돌파에 가까워졌고 총 GDP, 무역 흑자, 물가(사람들이 구매력이 있으니 물가도 그만큼 오른 것 아닌가), 코스피 지수 등 전체적인 경제 지표를 살펴봐도 우린 선진국이다. 그 뿐이랴? 핸드폰으로 뭐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손가락만 몇 번 두드리면 과일 같은 신선상품까지 다음 날 새벽 현관에 도달하고 굳이 집 밖에 나가지 않아도 세상 소식이나 날씨, 연예계 이슈 같은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는 행복해지는 게 너무나 당연한 세상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정신 건강 현실은 어떨까. 예를 더 들 것도 없다. 한국은 부동의 자살률 1위, 출산률 꼴찌로 1위 타이틀을 유지한지 오래다. 언론이나 정치권에서는 저출산(요새는 저출생이라고들 한다)에 관심이 많은 거 같던데 내가 주목하는 건 자살률과 은둔형 외톨이, 구직 포기자 숫자의 증가이다. 우울증을 앓거나 인지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정신과에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다. 서울역이나 강남의 휘황찬란한 건물들을 보면 우린 더 행복해야 하는데 왜 오히려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있을까. 당장 나부터 행복한가, 자문해보면 선뜻 그렇다는 대답은 못하겠다.

사람들의 연결이 갈수록 더 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육아에 지친 하루 중 와이프가 친정에 간 사이에 겨우 틈을 내어 쓰는 것이다. 육아의 고충도 토로하고 당장 대신 애기 봐 줄 사람이라도 주변에 있으면 좋겠지만 가족 간에도 말 꺼내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당장 내가 사는 아파트에 640세대, 내가 거주하는 동에 3만명에 운집한 인구가 살고 있는데 이 중에 친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집에 산 지 4년에 넘었는데 보안요원 분들 얼굴도 잘 모르거니와 옆집과도 어색한 인사를 나눈지 오래되었다. 물리적으로 반경 100m 이내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교류는 옛날 조선시대 마을 하나보다 못한 곳이 되었다.

인간관계 자체가 하나의 ‘옵션’처럼 변하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는 ‘인덱스 관계’라고 하여 카테고리별로 붙였다 뗄 수 있게 되었고, 주식 시장에 쓰이던 ‘손절’이라는 말이 인간관계에서도 쉽사리 쓰인다. ‘잠수 탄다’ ‘잠수 이별’ 같이 갑자기 교류를 끊어버리는 예는 흔히 듣는 사례가 되었고 가족, 친족 간에도 뉴스를 보면 소송이다, 강력 사건이다 해서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명절 때 친척들끼리 모이기도 쉽지 않고 모여봤자 잔소리에 ‘꼰대’, 아니면 재산 다툼, 정치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도 많다.

‘스펙’을 중요시하고 ‘눈치’가 있어야 하고 그 나이 대에 이 정도는 갖춰야 한다는 ‘평균 사회’, 외모와 인성과 재력을 두루 갖춘 ‘육각형 인간’이 되어야 인정받고 관심 받는 현실, 인스타나 유튜브를 켜면 나보다 나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좋아요’, 댓글 수가 나라는 사람을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버린다. 소개팅을 나가면 상대방의 외모나 재력, 학력을 보고 ‘입구컷’ 당하기 일쑤이다. 대학을 안 가고 취직을 안 하고 연애를 안 하고 결혼을 안 하면 삽시간에 이상한 사람 만드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렇게 상처 받는 사람들이 게임에 빠지고, 도박에 빠지고, 마약에 빠지고, 혼자만의 공간에 빠져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 노인의 고독사 못지 않게 젊은 사람들의 고독사도 늘었다. 사망 뒤 오랜 뒤에 발견된 현장을 ‘특수청소’하는 직업이 각광받고 관련된 에세이도 출판되고 있다. 각자의 삶을 존중하면서도 다양하게 ‘연결’되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대는 한국에서는 요원한 걸까?

나도 직장에서, 동네에서 용기 있게 다가가본 적이 있지만 40 다 된 아저씨의 ‘주책’으로 여겨지고 ‘눈총’을 받아보니 이것도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놀이터에 보이는 아이들에게 말을 거는 순간 CCTV가 모든 순간을 촬영하고 말 한 마디 붙였다가 유괴 시도자, 아동 추행범으로 몰릴까봐 무섭다. 거꾸로 나 역시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그런 식으로 밀어내게 되었다. 아직 한국 사회가 ‘오지랖’과 ‘정’이 남아있다지만 ‘낄끼빠빠’해야 하는 현실에서 서로의 진정한 교류는 어떻게 해야 더 이루어질 수 있을까? 얼마 남지 않은 혼자만의 시간, 부엌에 한 개 남은 짜파게티나 끓여먹어야겠다. 의미는 없지만 습관이 된 커뮤니티 사이트 구경과 네이버 최신 뉴스를 터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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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
24/02/15 20:2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카이넨샤말
24/02/15 21:35
수정 아이콘
짜파게티가 한 개라니... 비극적인 상황이군요.
24/02/15 21:46
수정 아이콘
한국 사회는 커뮤니티를 잃어버렸어요. 언제부턴가 지역민들 사이의 교류는 물론이고, 친족간 동문간의 교류도 부쩍 옅어진 느낌입니다. 이제 커뮤니티는 없고 남은건 이익단체 뿐이죠. 그 결과 우리는 잔소리꾼들과 오지라퍼들로부터 어느정도 자유로워졌지만, 동시에 많은 연결도 잃어버렸습니다. 무언가를 얻으면 무언가를 잃는게 세상의 이치겠죠.

유게에 200플 가까이 달린 도시미관에 관한 글이 있습니다. 거기에, 한국 도시의 여러 미추는 결국 한국 사회가 무언가를 얻기위해 무언가를 포기한 결과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댓글이 있었습니다. 동감입니다. 편리하고 효율적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를 위한 선택의 결과가 닭장, 성냥갑으로 야유되는 아파트로 도배된 도시경관이고, 한때 국뽕요소로 치부되기도 했던 어디든 달려오는 빠른 배달을 위해 인도를 폭주 오토바이를 묵인한 결과 안심하고 걸어다닐 자유를 위협받았죠.

가끔 이런 의문이 들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남는 장사를 한 것일까. 아니 최소한 등가교환이라도 한걸까.
24/02/15 23:37
수정 아이콘
나이 먹을수록 오래되고 가까운 친구들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이그나티우스
24/02/15 23:37
수정 아이콘
전에 제가 남녀갈등으로 인해 남녀간의 연애가 줄어든게 아니라, 남녀간의 사이가 소원해지게 만드는 고립화 풍토가 남녀갈등의 토양이 된다는 글을 피지알 자게에다 쓴 적이 있었는데, 별로 호응은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Asterios
24/02/16 08:28
수정 아이콘
저도 공감합니다. 서로 접점이 적어지니 타자화가 쉬워지고 갈등이 생기기도 쉬워진 것 같아요.
Infrapsionic
24/02/16 08:59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학교에서부터 남고 여고 나누는데 이런 것부터 고쳐야 합니다.
부르즈할리파
24/02/15 23:51
수정 아이콘
개인주의를 오독했구나 싶습니다. 분명 개인주의가 이기주의가 아니고 개인주의면서 가족, 마을 등의 공동체도 공존하는 경계가 있죠.. 실제로 개인주의 사회라는 동네야말로 공동체가 오히려 잘 살아있고요. 집단주의의 폐혜를 몸소 겪었고 그 집단주의의 대항마로 개인주의를 가져온거는 좋았는데 어디까지가 집단주의고 그 폐혜를 수정해야할지를 고민하기보다 일단 구시대를 부정하고보다가 그나마 있던 공동체마저 박살나버린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영국에서 결혼준비하면서 놀란게 아직도 신부 친구들이나 엄마 친구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장식이나 결혼식 케이크, hendo 같은 이벤트를 같이 고민하고 만들어주는 문화가 있다는 거였습니다..
바이바이배드맨
24/02/15 23:5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정말 잘봤습니다
24/02/16 00:50
수정 아이콘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게 암울하지요 10년 어렸으면 탈조선하고싶은데 그럴 에너지가 없어요
두개의 나선
24/02/16 01:53
수정 아이콘
기존의 문화가 지나치게 전체주의적이었던 반동이라고 봅니다. 오지랖이 강한 사람일수록 그걸 거부하기 위해 강경한 태도가 필요해지죠. 건강한 연결이 필요한 건데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강요되는 수직적이고 억압적인 연결이 많았기 때문에 단절을 추구하는 세태가 생겨난 거겠죠. 정이 강하면 반도 강한 법이니까요. 그런만큼 합을 찾아가는 과정이 순탄치 않아졌음은 물론입니다.
24/02/16 01:57
수정 아이콘
한국 문화 때문이 아니라 기술발전을 많이 수용할 나라일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한국 중국에서 사람들간의 교류가 적어지고 단체가 해체되며 파편화된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것도 국가 레벨에서 IT기술을 크게 장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좀 더 살펴보면 기술이 발전하면서 누군가와의 협력을 통해서 목적을 달성할 필요가 없어진게 주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배달의 민족과 쿠팡을 쓰면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야할 필요도 없고, 장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말 그대로 딸깍딸깍하면 음식이 생겨나요. 유일한 제한사항은 돈을 내야한다는거죠. 배달음식 뿐만 아니라 기술이 발전하면서 누군가와의 협력보다는 극도로 분업화된 사회에서 제3자가 나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기 위한 재화만 있다면 이론상 모든 것들을 할 수가 있죠. 그래서 사회 풍조가 더 물질만능주의적으로 변하고 천민자본주의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실상은 샌프란시스코나 뉴욕에 가면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다만 미국은 그런 저수준 노동 어떤 일이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고 돈을 바짝 벌어서 고국에 송금할 외노자들이 언제나 빵빵하기 때문에 투표권이 있는 시민들 사이에서의 문제로 드러나지 않는겁니다. 하지만 한국이나 중국처럼 동질성이 강한 사회에서는 내 자식이 공부 못하면 내 자식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예로 전락할 것이라는 공포가 특히나 심한 편이죠. 미국도 그런게 없지는 않지만 사회의 밑바닥을 우리와 완벽한 타인인 외노자들이 책임져주고 있는거랑은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원숭이손
24/02/16 08:15
수정 아이콘
이읏과의 적당한 거리를 둘 수 있는 공간을 사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 이웃이 잠재적 협조자로 보이지 않고 잠재적 침범자로 보이게 되는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당근마켓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랑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적절히 떨어져 있으니 협조자가 됩니다. 당근마켓이 이웃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선순환에 도움이 되길... 기승전당
시원한물
24/02/16 08:32
수정 아이콘
글쓴님의 따뜻한 마음과 날카로운 문제제기가 담겨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왜 살기 쉽지 않은가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활발히 일어나는데
'누가 그 사람을 죽였는가' 라는 질문에 '이 칼이 그 사람을 죽였습니다' 라는 식의 답으로 도출되는 경우가 많은 듯 싶어요.

제 생각에는 사회갈등의 진정한 위험요소인
부의 불평등 심화 또는 '많은 사람이 가난해지고 있는 상황'(이제는 양극화라는 순화된 말도 쓰기 미안한 판국으로 한극 집중도 일변이라)로 인한 갈등폭발 상황을 제어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너무나 많은 ""눈속임 장치""들을 고안해왔고
이제 그 부작용이 급속도로 터지고 있는 상황 같습니다.

이 부국에서 노인빈곤율은 왜이리 높으며
세계 탑수준의 자살율 원인 1위는 생계곤란이며
자산과 소득격차에 따른 출산율과 출생율의 계단식 격차는 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그럼에도 사회는 이러한 사실을 표면에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많은 시스템과 방책을 마련해놓았습니다.
사람들 사이를 이해득실의 관계로만 굴러가게 만들어 사람들의 진정한 연결을 끊어 연대의식을 없애는 것도 아주 효과적인 방책 중 하나이죠

축의금 부조금 대체 왜 내나요? 축의금 부조금이란 악습때문에 진정으로 기뻐하고 슬퍼할 수 없게 만들지 않습니까?
결혼은 왜이리 비용이 많이 드나요? 이 비용문제때문에 사랑해서 결혼하는 사람이 드물어지고, 아예 결혼 자체가 드물어지지 않습니까?

왜 사회구성원중의 상당수가 늙어서 가난하게 살아야 하나요? 미래에 다가올 상황이 두려워 삶의 여유, 주변을 돌아볼 여력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왜 대다수의 사람이 이해득실을 초월한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기가 힘드나요?
설마 모든 사람이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일 리는 없을테고
인간 사이를 이해득실 갑을관계로만 바라보도록 강요받는 상황 때문이 아닙니까?

근래들어 도태니 각자도생이니 하는 우생학같은 말들을 유행어로 쓰고 즐기는데,
인간은 경쟁보다 협력으로 진화한 동물이고, 그러한 특성이 인간을 다른 짐승과 다르게 하는데,
경쟁이란 단어를 최고의 가치로 인식하는 이 나라가 정말 통탄스럽습니다.
이 나라가 동물의 왕국입니까?
진짜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처럼 이단옆차기 하고 싶습니다.
Mephisto
24/02/16 09:28
수정 아이콘
차라리 경쟁을 최고로 가치로 인식하는 사회가 낫죠.
지금은 남과 비교 하는 사회로 바뀌고 있습니다.
내가 더 나아지는걸 목표로 하는 삶이 아니라 내 아래에 다른사람을 깔아두는걸 목표로 하는 삶이죠.
시원한물
24/02/16 10:13
수정 아이콘
자유
평등
박애
사랑
인간의 동등한 존엄..

이런 게 가치죠.
목적과 수단, 주인과 손님을 헷갈리시면 안되요.
도덕교과서로 이야기하자면 경쟁은 '가치'가 아니에요.
(도덕책이라 죄송합니다)
Mephisto
24/02/16 10:17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는 경쟁이 가치가 되버린 사회로 봐야죠.
지금 세대는 더 나빠져서 비교가 가치가 되버린거구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우선시 되버린걸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24/02/16 09:25
수정 아이콘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는 다르지만
한국식 개인주의는 이기주의가 맞기때문에 개인주의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만연해진 지금은 뭐 답이있나 싶습니다. 당장 알빠노, 죽으면 그만이야 같은 말이 퍼진지가 최근이죠.
그렇군요
24/02/16 09:3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근대 조선 '백성'> 일본 황국'신민' > 전쟁 > 반공'전사' 양성 > 산업화 '일꾼' 양성 > 교육'인.적.자.원'부(무려 민주화됐는데도!! 현 교육부) >
입시'전쟁'
(친구를 밟아야 내가 명문대 *합격*..대기업&공직 *합격* 등등..) > 부동산 불패신화 아파트 공화국 > 타인과의 그런 전쟁에서 '승자'가 된 최강자만이 살아남은 정글 대한민국.(경쟁에서 탈락되면? 자살율 OECD 20여년 째 1위! 2018년 리투아니아빼고)

대한민국은 '사회'라는 것이 '단 한번도' 존재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요. 더하여 '민주시민',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공동체 사회'라는 개념을 학습자 청소년들에게 단 한번도 주입한 적이 없습니다. 제 학창시절 기억으로는요.
(쓸데없는 짓 하지말고 공부나 해!)

공동체적 가치와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인권+민주사회를 위해 해야될 것들과 기타 개념들, 사회적 경제, 공동체의식과 타인에 대한 배려 등 윤리의식은 다 저 스스로 다양한 경로로 터득했을 뿐입니다.
공부잘하고 똑똑하셔서 힘있고 높으신 자리 올라간 엘리트 리더들께서 사회를 유지하기위한 그 어떤 가치도 존중하지않고 오직 능력과 금권만을 광적으로 숭배하는데, 이 나라가 지옥이 되지 않으면 더 이상한 것이겠지요?

그리하여 기득권들, 정치인들에 의해 갈가리 찢겨져 파편화된 이기적인 개인들, 혹은 생존을 위해 발버둥칠 수밖에 없는 끊임없이 약육강식을 벌이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이자 극한의 경쟁만이 펼쳐지는 야생 정글만이 존재했을 뿐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글쎄요......

마침내 '알빠노'가 시대정신이 돼버린 나라지요. 크크크

'내가 왜 남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임? 이걸요? 제가요? 왜요?'
'왜 내 세금으로 쟤들 도와주는(퍼주는) 거임? 아까워 죽겠네'

https://news.kbs.co.kr/news/mobile/view/view.do?ncd=5218373 껄껄껄
부동산부자
24/02/16 10:21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공동체의식을 학교에서 좀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군요
24/02/16 10:4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이런 댓글 다른 데서 달았다가 현직 교사이신 듯한 분이
'요즘은 초등학교서부터 다 공동체 존중, 약자배려, 같이 사는 사회같은 개념 다 가르쳐요..' 라고 반박받았는데

지금와서 그렇게해도 붕괴되는 이 나라를 막기엔 이미 늦었고 극단적인 경쟁으로인한 비교의식, 열등감과 좌절감, 패배감에 빠진 청년들의 출산율은 망했고 지금 2030들도 그런 교육 받았는지조차 모르는 애들이 대다수 일겁니다.
저조차 공동체의식, 연대의식같은 그런 교육을받은 기억조차 없으니까요. 받아봤자 1년에 한두번 이었겠지요.
초등학교 때 '도덕과 윤리'과목을 배웠긴한데 과연 그걸로 될까요. 중고등학생 때 그렇게 빡시게 입시공부시키는데 기억이 날리가 없고
아무리 어렸을 때 개념을 심어줬다쳐도 국영수암기말고 제대로 된 교육을 '꾸준히' 했다면 지금 이 꼴이 나지도 않았겠지요.
윤리니 뭐니 말고도 '제대로 된 경제교육'도 이 나라에선 찾아볼 수가 없는 게 경제를 제대로 공부시켰으면 코인과 인터넷 도박, 무분별한 대출 등으로 어린 나이에 이 나라 청년들이 그런 경제적 파산을 겪지도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오로지 일확천금, 투기, 인생한방... 그걸 조장하는 기성세대들.. 언론들...

댓글 감사합니다.
안군시대
24/02/16 11:23
수정 아이콘
기사 내용을 보니, 일본의 '사토리 세대'가 우리나라에도 이미 와버렸군요. 일본처럼 태어날때부터 불황을 겪으면서 살아온것도 아닌데..
노둣돌
24/02/16 10:00
수정 아이콘
제가 운전을 한 지가 30년 남짓 됩니다.
지나가는 행인을 태워줬다가 이런 저런 낭패를 본 얘기들이 많이 들렸지만, 저는 개의치 않고 차를 세워 태워줬습니다.
주로 보행이 힘겨워 보이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었고, 더러 버스시간을 놓친 학생들이나 외국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수백번 태워주면서 한 번도 사건으로 휘말린 적이 없습니다.

코로나 이후에는 저도 아예 태워줄 생각을 안하게 되었고, 태워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도 없더군요.
그 동안 대중교통이 더 좋아진 측면도 있을 거에요.
아무튼 코로나도 단절에 큰 기여를 했다고 여겨집니다.
이게 고착화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사람되고싶다
24/02/16 11: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한국인은 '외부인'에 대한 거리감을 제대로 못 잡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내 공동체 내 사람을 대하는 것은 익숙한데, 바깥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할지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는 느낌. 폐쇄적인 농촌 공동체에서 살아오던 시절의 습성이 남아있는 거지요.

개인적으로는 공동체가 해체된 게 아니라 국가 단위로 넓어졌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쌩판 남들 사이에서도 눈치보고 오지랖 부리고 하는 거 보면요. 문제는 그들이 예전 마을 공동체 내 구성원과는 다르게 누군지도 모르고, 친밀감도 없는 타인이라는 건데, 그 간극을 못견디는 것 같습니다. 뭔가 옛날처럼 남들과 친밀하게 지내야 될 것 같으면서도, 상대방의 선을 넘는 게 아닌가 염려해서 방어적으로 된다고나 할까요. 아예 근본적으로 외부인으로 규정한 후 거기에 맞게 행동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밀한 내부인이랑 똑같이 대할 수도 없는 애매함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못본척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외부인을 대하는 방법을 몰라서 아예 회피해버린다고 해야할지.

결국 나의 작은 공동체(보통 가족)부터 확고하게 정의하고 안밖을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남과 외부인이 애매하게 뒤섞여 있는 채로는 계속 관계설정에 혼란스러울 수밖에요.
mystery spinner
24/02/16 11:20
수정 아이콘
많이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씨드레곤
24/02/16 22:33
수정 아이콘
저생각에는 한국사회가 포용성이 적고 다른 사람과 다른 것에 대해 용납을 잘 안해주니 연결을 피하게 되고 피곤하게 살기가 쉽게 된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과 다르든가 조금 못해도 잘 어울려 살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잘 받아주지 않으니 점점 연결이 끊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른 사람의 다름, 못함, 다른 생각을 가진 것 이런것에 대해 너무 뭐라 하지 않고 똑같은 생각 똑같은 잣대를 드리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소덕이 적든가 외국인이던가 개고기를 먹든가 못생겼던가 상관없이 다른 사람에게 해만 끼치지 않으면 사회에서 포용성 있게 받아 주었으면 합니다.
24/02/17 11:38
수정 아이콘
산업혁명 이후로 현대까지 (복지)국가의 힘이 커져온 것은 개인들끼리 연결될 필요를 줄여온 과정이기도 하겠지요.
예전엔 가족끼리 친족끼리 동네사람들끼리 힘을 합쳐야 생존할 수 있었던 환경에서
이제는 국가시스템이 많은 것을 제공해주게 되었으니 개인에게 다른 사람들이 별로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환경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게 산업혁명 이후 국가 혹은 기득권의 의도된 방향성이라고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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