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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2 18:00
현대 중국의 정치적 이념이 역사 해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야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허쯔취안의 [위촉오 삼국사]는 가히 노작이라 부를 만한 저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에 끼워넣어진 유물론적 해석은 무척이나 억지스럽죠. 그러나 역사란 결국 현대의 시선으로 과거를 바라보는 일이기에 사실과 해석이 뒤섞여 있을 수밖에 없고, 또한 어떠한 이념이나 가치관 혹은 이데올로기 따위가 필연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인간이란 언제나 자기 관점이 가장 중립적이라고 착각하는 존재들이죠. 그러니 건조한 사실관계 자체를 무시하는 무슨 환빠들 같은 수준이 아닌 다음에야 해석의 여지를 폭넓게 인정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황건적의 난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특정 종교가 주축이 되었다는 점을 그다지 중요하게 느끼지 못하고, 비지배층이 나라를 뒤엎으려 했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진승 오광의 난이 시기적으로도 빨랐을 뿐만 아니라 훨씬 더 큰 결과를 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4/07/02 18:15
[현대 중국의 정치적 이념이 역사 해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야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허쯔취안의 위촉오 삼국사는 가히 노작이라 부를 만한 저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에 끼워넣어진 유물론적 해석은 무척이나 억지스럽죠. 그러나 역사란 결국 현대의 시선으로 과거를 바라보는 일이기에 사실과 해석이 뒤섞여 있을 수밖에 없고, 또한 어떠한 이념이나 가치관 혹은 이데올로기 따위가 필연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인간이란 언제나 자기 관점이 가장 중립적이라고 착각하는 존재들이죠. 그러니 건조한 사실관계 자체를 무시하는 무슨 환빠들 같은 수준이 아닌 다음에야 해석의 여지를 폭넓게 인정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동의의 의미로 첨언하신 것인지, 부정의 의미로 반박하신 것인지 모호하게 느껴져 일단 후자로 여기고 그에 대한 답변을 드리자면, 본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셨다면 아시겠지만 본문의 요지가 바로 그 [해석의 여지를 폭넓게 인정]하는 것입니다. 또한, [황건적의 난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과, [황건적의 난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특정 정치세력에 선동당한 것이라 낙인 찍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24/07/02 19:05
저는 올려주신 황건적 시리즈를 아주 재미있게 읽은 사람중 한명입니다.
피지알에서 읽을 수 있는 글 중에서 단연 읽을 맛이 나는 글이었기도 하구요. 시대가 변하면서 역사의 재해석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이 되기에 선생님의 새로운 시각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다만 커뮤니티라는 게 늘 그렇듯이 별의 별 사람들이 모여 이런소리 저런소리를 떠드는 도때기 시장과도 같아서 가끔이 아니라 다수의 상황에서 개개의 위험한 반응을 목도하고는 합니다. 그럴때는 살짝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대처방법이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분들에게는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괜히 그들에게 신경을 쓰고 대응을 하다가 커뮤에 글 올리는 행위 자체에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요즘들어 가뜩이나 읽을만한 글이 없는 상황에서 저는 선생님이 올려주는 유익한 글을 좀 더 오랫동안 피지알에서 접했으면 좋겠습니다. 혼란한 상황에서 무대응이 어쩔 때는 가장 좋은 대응일 수도 있으니까요.
24/07/02 19:06
황건적 어쩌고를 다 떠나서
커뮤에서 달리는 댓글들 잘 뜯어보면 나무위키가 1/3 대형커뮤 베플or주류의견 1/3 유튜브,방송 1/3 정도죠
24/07/02 23:36
한 쪽의 의견을 무지성적으로 매도하고
묵살하는 태도 자체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사실 둘은 공존 할 수 있는 주장이지 않을까요? 1.종교사적 흐름이나 민중봉기의 관점에서 중요하다. 2.특정 세력에 의해 평가나 중요도가 과대평가 되고있다. 생각해보면 해석의 변화 또한 역사 아니겠습니까? 짧은 기간 세조, 광해군, 영조의 평가가 극적으로 바뀌는 시대에 살고 있기도 하구요
24/07/03 00:39
특정 세력에 의해 평가나 중요도가 과대평가 되고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게 아니라
한 쪽의 의견을 무지성적으로 매도하고 묵살하는 태도의 위험성에 대해서 얘기하는 글로 보입니다. 적어도 제게는 그리 읽히는군요.
24/07/03 02:26
저는 님이 고의로 논의방향을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제가 댓글을 달았던 글에서 님은 장각을 마치 민중혁명가처럼 평가하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장각의 역사학적 가치를 평가하는거야 역사학자분들이 하실 일이고 저는 거기다 감히 뭐라 한마디 할 정도의 수준이 못됩니다. 님은 이전에는 장각의 활동을 민중혁명으로 취급하시다가 여기서는 장각을 역사,종교적 연구가치가 있는 인물이라는 논지로 의견을 전개시키십니다. 님조차도 장각에게 어떤 혁명가적 특성이 있다는 것을 설득하시기에 어렵다고 여기시는게 아닌지요? 장각을 역사학적 측면에서 더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만 하면 뭐라 할 말이 있겠습니까 [장각은 한낱 사이비교주였을까?]라는 글 제목은 장각의 연구가치뿐만 아니라 역사적 위신에 대해서도 재평가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님이 쓰신 글을 봐도 장각이 고대,중세,현대까지 선량한 시민들을 착취하며 세를 불리는 사이비종교 교주와 다른 점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해석의 여지를 폭넓게 인정]하는 것 좋죠. 그런데 그 해석의 근거가 [도적(賊)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황건적의 빈 역사적 공간들을 상상력으로 채워나가 보는 것이 오늘날 우리들의 몫]이라는 생각이면 조금 인정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그래서 저는 장각의 재평가에 비판적입니다. 수백년동안 졸장이자 간신으로 여겨졌던 원균을 재평가하려는 사람을 보면 [원씨일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나보구나]하는 것처럼 최근들어 장각을 재평가하려는 사람을 보면 공산당 생각이 안날 수는 없는 겁니다. 공산당 아니었으면 고대시대 사이비교주를 이렇게나 재평가하려는 사람이 많았을까요?
24/07/03 09:45
음...현재 집권세력의 이념에 따라 역사적 사건의 해석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야 크게 이상한게 아니죠. 저도 민중 봉기로서는 진승 오광의 난이 더 의미가 크다 봅니다. 황건의 난도 종교적 요소를 도입했다는데서 나름의 의미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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