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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8/19 12:53:33
Name 계층방정
Link #1 https://blog.naver.com/lwk1988/223552615099
Subject [일반] [서평]《손쉬운 해결책》 - 아직은 자기계발 심리학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엔 미숙하다




“병사들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면 PTSD에 저항할 수 있다.”

“여성들이 강화된 권력감을 느끼면 직장에서의 성별 격차를 막을 수 있다.”

“가난한 아이들의 그릿을 더 계발하면 부유한 아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

아주 복잡하게 얽힌 체계와 결과를 놓고 단 하나의 특정한 원인만을 강조함으로써, 이들을 포함한 현대 심리학의 여러 초대형 히트작들은 엄청난 양의 중요한 세부 내용을 무시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손쉬운 해결책》은 이처럼 미국에서 한때 사회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결국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일곱 가지 자기계발 심리학의 실패 사례를 들어, 미국인들이 체계적으로 자기계발 심리학의 함정에 빠지는 이유를 파헤쳐 나갑니다.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이라고 했지만 이건 근거가 탄탄하게 갖춰지고 성과도 있는 넛지까지 들어가 있어서 그렇지, 나머지 여섯 가지는 근거조차도 빈약했고 성과는 무의미한 수준이었습니다.


글쓴이 제시 싱걸은 격주 종합지 《뉴욕》의 기고 작가로, 프린스턴대 국제정책대학원 석사 학위가 있으며 《뉴욕 타임스》 등 유수의 언론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입니다. 《뉴욕》에서 2014년부터 온라인 사회과학 지면의 편집자로 일하다가 비교인간발달학 박사 제프리 모젠키스를 통해, 인종 편견의 척도로 널리 쓰인 암묵적 연관 검사(Implicit Association Test, IAT)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알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대중에 널리 퍼진 사회심리학 아이디어들이 사실은 매우 허술한 토대 위에 서 있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소개합니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문 행동심리학에 열광하는 사회

1 자존감 장사

2 청소년 슈퍼 범죄자 설

3 전장으로 간 긍정심리학

4 누가 ‘그릿’을 가졌는가

5 ‘넛지’ 열풍

6 파워 포즈와 권력감의 관계

7 “당신의 편견을 측정해드립니다”

8 잠재의식 효과와 심리학의 재현성 위기

결론 누가 손쉬운 해결책을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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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가 짧죠? 그간 제가 읽고 소개한 책들 상당수가 한 장 밑에 짧은 절들이 많이 놓여 있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장 밑에 세부 내용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그러면 각 장들의 내용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서문에 이 책의 구조를 설명하는 중요한 틀이 있습니다.

서문에서는 미국의 현대사에서 제도들의 정당성이 훼손되고 사회안전망이 망가지면서 미국인들이 제도와 구조를 개선하기보다 개인이 노력해서 자신의 신세를 개선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게 바뀌었다고 지적합니다. 그 결과, 글쓴이가 '프라임월드'라고 부르는 세계관이 미국의 심리학계에서 나옵니다. 이 세계관에서는 무의식적 요소인 '프라임'이 우리의 삶을 중대하게 바꾸고 있으며, 이를 교정할 수 있다고 암시합니다.

이런 프라임월드 옹호자들의 주장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사회구조는 중요하지 않거나 쉽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둘째, 프라임은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셋째, 행동과학자들이 제시하는 프로그램으로 프라임을 교정해 매우 유익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글쓴이는 이런 프라임월드 세계관의 해결책을 '손쉬운 해결책'(Quick fix)이라고 하며, 이런 손쉬운 해결책으로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이고자 합니다. 서문 이후 이어지는 여덟 장에서는 각각 어떤 손쉬운 해결책, 이 해결책의 실패, 그럼에도 이런 손쉬운 해결책이 사회적으로 널리 퍼져나가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손쉬운 해결책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는 구조보다 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현대 미국의 병폐가 자주 언급됩니다.

1장은 자존감 열풍을 다룹니다. 미국은 일찌감치 긍정적인 사고가 개인의 운명을 개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 높은 자존감을 칭송할 만한 문화적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지만, 캘리포니아 주의 정치인 존 바스콘셀로스가 주도한 위원회에서 1990년 공개한 《존중의 주를 향하여》가 본격적인 자존감 광풍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교육 정책에서 학생들의 성취도를 실제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 대신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손쉬운 해결책을 채택하게 하는 나쁜 결과를 낳았습니다. 나중에는 자존감이 성적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성적이 높아서 자존감이 높아진 것이라거나, 준법정신이 투철한 시민보다 범죄자의 자존감이 높다는 등 자존감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연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었는데, 바스콘셀로스가 주도한 위원회에서도 사실 자존감의 효과는 명백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묵살됐습니다.

2장은 슈퍼 범죄자 설을 다룹니다. 존 디울리오가 소개한 이 개념은 '이해할 수 있는 특정한 동기 없이 충동적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불구로 만드는 범죄자 부류'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기 청소년 살인 범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에 인기를 끌었습니다. 범죄학자들은 이 증가율의 상당 부분은 마약을 다루는 범죄 조직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총기가 하급 조직원들인 10대들에게까지 퍼져 나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 슈퍼 범죄자 때문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슈퍼 범죄자라는 개념은 학자들의 엄밀한 검증을 거의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슈퍼 범죄자 설이 널리 퍼진 것은 슈퍼 범죄자가 주로 흑인이라는 인종차별적 인식에 기대고 있었고, 정상적인 인간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우리들이 자꾸 범죄자를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라고 낙인찍으려는 욕망이 있는데 슈퍼 범죄자 설이 이 욕망을 채워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장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대처에 쓰이는 긍정심리학 프로그램을 겨냥합니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먼은 펜실베이니아대 회복탄력성 프로그램(Penn Resilience Program, PRP)을 만들었는데, 메타분석 결과 PRP는 자체적으로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우울이나 불안을 예방하는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PRP를 비롯한 긍정심리학의 많은 요소가 미 육군의 포괄적 군인 건강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PTSD나 자살 예방용으로 쓰이고 있는데, 이는 이 도구들이 원래 출발한 우울이나 불안 치료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것이고, 검증도 되지 않았습니다. PTSD 치료용으로 펜타곤에서 인정한 인지처리치료나 지속노출 방법은 제대 군인들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군이 PTSD 치료보다 예방에 집착한 것이 하나고, 다른 하나는 제대로 된 PTSD 치료법은 군인에게 군대에 대한 신념 자체를 해체해야 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군의 신념을 유지하고자 하는 군 지도부의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4장은 '그릿'(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덤벼드는 방향성)을 다룹니다. 자존감이 그런 것처럼, 그릿 역시 미국에 오래전부터 알음알음 인식하고 있던 개념을 찔렀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등바등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있는 어떤 근성이자, 이런 것이 없는 중산층 또는 부유층 자녀들이 쉽게 타락할 수 있다는 경고였습니다. 그릿 개념을 발명하고 전파한 앤절라 더크워스는 이런 그릿을 과학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그릿이 정말 더크워스가 주장한 것과 같은 놀라운 효능이 나오기는커녕, 개인의 그릿이 강화될 수 있는지조차 확증되지 않았습니다. 그릿은 성격심리학에서 전통적으로 다룬 성실성과 비슷하며, 그 성실성만큼의 유용성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릿을 강화하고자 한다는 훈련이 인기를 끈 것은 그것이 학교에서 인성 교육을 해야 한다는 시각과 학교가 불평등 격차 해소를 맡아야 한다는 시각에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5장은 '넛지' 열풍을 다룹니다. 다른 개념들과는 달리, 글쓴이는 넛지 열풍만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흥분으로 인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넛지 열풍의 비판은 넛지 개념 자체를 비판하기보다는, 넛지가 실패한 사례들을 언급하고, 또 넛지만으로는 불충분한데도 넛지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는 세태를 꼬집습니다.

6장은 파워 포즈를 다룹니다. 파워 포즈란, 다나 카니·앤디 얍·에이미 커디가 함께 수행한, 힘 있는 자세에 배정된 학생들이 힘 없는 자세에 배정된 학생들보다 더 권력 지향적이고 자신을 유능하게 느끼며 이는 호르몬 변화로도 입증된다는 실험에서 출발합니다. 신체적 접촉과 동작의 심리적 효과를 다루는 체화된 인지 분야에서 다루는 주제인데, 체화된 인지 관련 실험 중 일부가 재현되지 않으면서 위기를 맞고 있고 파워 포즈도 그렇습니다. 파워 포즈는 특히 공저자인 다나 카니가 실험 과정에 p-해킹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그러나 파워 포즈를 일반에 전파해 명성을 얻은 에이미 커디는 여전히 파워 포즈 실험이 유효하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으며, 일반에까지 파워 포즈 논문의 문제는 잘 전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파워 포즈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당시의 자기계발적 페미니즘 흐름과 잘 맞았기 때문으로, 이는 사회 구조에 집중하기보다 개인의 노력으로 여성들이 성공할 수 있게 도와 주자는 운동입니다. 단지 자세를 바꾸는 것만으로 여성들에게 권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그런 운동이 보기에는 아주 달콤한 유혹이었죠.

7장은 편견 측정 용도로 자주 쓰이는 IAT의 허술함을 파헤칩니다. IAT는 예를 들면 좋은 단어/흑인과 좋은 단어/백인 조합에 반응하는 시간 차이를 측정해, 그 결과에서 흑인보다 백인에 좋음을 더 잘 결부시키는지를 보는 시험입니다. IAT는 측정 척도로서 꼭 갖춰야 할 신뢰도와 타당도가 결여된 척도입니다. 신뢰도는 사격시험으로 따지면 사수가 겨냥한 한 곳만 제대로 쏘고 있느냐, 타당도는 그 겨냥한 곳이 진짜 표적이냐를 가리킨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IAT에서 나타나는 반응 시간 차이는 시험을 칠 때마다 달라지고, 그 반응 시간 차이가 반드시 암묵적 편향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데에도 무리가 있습니다. 이 IAT 개념은 미국의 인종차별주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백인들이 스스로 자신의 인종 차별을 자각하고 다른 인종을 대하는 예절을 갖춰야 한다는, 어찌 보면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방안 때문에 널리 보급될 수 있었습니다. 백인이 자신의 인종 차별을 자각하는 좋은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안은 인종차별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사회적 운동에서 눈을 돌리게 합니다. 그럼에도 IAT 비판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인종차별이 없다는 억지 주장을 하는 데에 악용되기에(IAT 비판 보도를 한 글쓴이가 직접 겪은 사실입니다) 더욱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렵습니다.

8장은 잠재의식 효과로 유명해진 팝콘과 콜라 실험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영화를 보는 사이 의식할 수 없는 짧은 시간 동안만 팝콘을 먹어라, 콜라를 마셔라 지시문을 넣었더니 팝콘과 콜라 판매량이 올라갔다는 실험입니다. 미국을 뒤흔든 이 실험으로 만들어진 잠재의식 광고의 효과는 그러나 거의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이는 '미세한 신호가 인간의 무의식에 작용해 행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라는 '사회적 프라이밍'과 큰 연관이 있습니다.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 이 사회적 프라이밍의 기반이 되는 '프라이밍'(점화, 먼저 제시된 자극이 뒤따르는 자극 처리에 영향을 주는 현상) 현상은 유효합니다. 그러나 '미국 국기에 노출되면 공화당 정책을 지지하게 된다', '이스라엘 국기에 노출된 이스라엘인들은 좌파는 우측으로, 우파는 좌측으로 이동해 중도로 모인다' 등 충격적인 주장들로 주목받은 사회적 프라이밍의 재현성 전망은 암울합니다. 사회적 프라이밍은 너무나 반직관적이라는 그 이유 때문에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따라서 출판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학계의 출판 편향에 너무나 취약했습니다.

결론은 설익은 심리학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손쉬운 해결책들이 선호되는 까닭과 그 폐해를 요약합니다. 간단한 스토리텔링, 자극적인 연구 결과를 소개하려는 유인, 엘리트 집단이 자신들의 책임 대신 개인적인 해결책에 눈을 돌리게 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손쉬운 해결책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보다도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손쉬운 해결책이 실패했을 때, 해결책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불우한 사람들이 손쉬운 해결책조차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나올 때에 마무리되었습니다. 글쓴이는 이러한 자기계발 심리학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어찌 보면 충격적일 수 있는 심리학계의 움직임을 소개합니다. 바로 이 팬데믹이라는 생사가 걸린 동요의 시대에 현대 심리학은 아직 대처할 수 있는 도구가 없으므로, 심리학자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말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학계를 궁핍과 파멸로 몰고 갈 위험을 안고서라도 정직한 연구를 하는 심리학자들이 있기 때문에 20년이나 30년 후에는 이런 책이 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로 글을 맺습니다.


성경에 '송사에서는 먼저 온 사람의 말이 바른 것 같으나 그의 상대자가 와서 밝히느니라'(잠 18:17)이라는 구절이 있지요. 송사만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많은 책들이 그 책만 보면 그럴싸한 것 같지만 그 책의 반대 증거가 되는 책들을 같이 읽으면 생각이 바뀔 수 있습니다. 이 책조차도 그런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하겠지만, 일단은 이 책이 겨냥하는 파워 포즈, 긍정심리학, 사회적 프라이밍 등 여러 가지 자기계발 심리학에서 주장하는 개념들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하자면 그런 책들이 주장하는 자기 계발 원리들이 그럴싸하지만 그런 원리에 반대되는 책들을 충분히 접하지 않는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미국과는 사회적 구조가 다릅니다. 미국이 지나칠 정도로 개인에 집중하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 사회적, 구조적인 부분도 같이 다룹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한국 역시 이러한 자기계발 심리학의 폐해가 덜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미국이 사회 제도에 신뢰가 깨지면서 개인주의화되었다고 하는데, 한국도 마찬가지로 제도 불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현대 한국 사회가 각자도생의 시대라고 설파하는 사람이 많고, 한국에서 많이 팔리는 서적 중에 자기계발서가 항상 끼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근거가 갖춰지지 않은 자기계발 심리학이 퍼질 위험성은 여전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한국은 미국의 강한 영향력을 받고 있는 나라이며, 미국을 우리가 본받아야 할 선진국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대중화된 아이디어를 한국에서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긍정심리학이 많이 가미된 미 육군의 정신 훈련 프로그램을 한국에 들여온다고 하면 '그거 미국에서 아직 제대로 된 효과 안 나왔다는데요'라고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글쓴이도 부록의 인터뷰에서 말하지만, 설령 설익은 심리학적 아이디어라도 누가 그것을 읽어서 도움이 되었다면 좋은 일입니다! 이미 그런 아이디어를 읽고 좋은 영향을 받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이 사실은 확증되지 않은 아이디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서 이미 일어난 좋은 영향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그 때문에 자신에게 실망하거나 배신감을 느끼시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예전에 《나쁜 교육》을 비판하는 《꼰대들은 우리를 눈송이라고 부른다》 서평을 쓴 적이 있습니다. 《나쁜 교육》은 인지처리치료, 《꼰대들은 우리를 눈송이라고 부른다》는 긍정심리학과 자존감 이론, 미세공격성에 기반을 둔 대책을 주장하는 편인데, 하필이면 이 책에서 충분히 입증된 쪽이 《나쁜 교육》, 설익은 아이디어라고 비판한 쪽이 《꼰대들은 우리를 눈송이라고 부른다》에서 사용한 방법입니다. 그렇다고 《나쁜 교육》의 승리를 주장한다면 그거야말로 설익은 판단이겠지요.

많은 설익은 정책이 그렇듯이, 심리학이나 행동과학에서 A와 B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단계에서, 아직 A가 B의 원인인지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마치 그런 것처럼 행동하자고 하는 정책들이 있습니다. 자존감과 성적 간의 상관관계에서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자존감을 올리자는 정책처럼요. 실제로는 성적이 높아서 자존감이 높아진 것이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은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심리학 연구에서는 원인을 빨리 알아내고 대책을 시행하려는 압박이 있습니다. 대책은 적시를 놓치면 실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이 어느 정도로 성숙해야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때 내놓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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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르도
24/08/19 14:3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인생에 대해 조언하는 구루에게서 도망쳐라, 너무 늦기 전에> 이것도 추천합니다.
계층방정
24/08/20 07:48
수정 아이콘
좋은 책 추천에 감사드립니다.
구급킹
24/08/19 16:20
수정 아이콘
개념과 단어를 만들어서 유행시킨 다음 어거지로 팔아먹는 심리어쩌고 상술 중에 대표격이 자존감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계층방정
24/08/20 07:49
수정 아이콘
미국에서 워낙 크게 유행을 하다 보니 한국에도 그 영향력이 뻗어나간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로메인시저
24/08/19 16: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런 시점은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불확실한 자신만의 이론에 베팅하는 것이 우리 인생의 단편 중 하나라고 보는 입장에선 모든 인과관계가 밝혀진 후에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두려움에 젖어있는 생각이죠.
어차피 인생 별거 없습니다.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도 부족한데, 남이 모든 것을 낱낱이 밝혀주길 기다리는 것만큼 무의미한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복어 한번은 먹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계층방정
24/08/20 07:49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것도 맞지만, 학문이 발전하다 보면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빠르게 밝혀낼 수 있는 방법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24/08/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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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다른 이야기 같은데
제가 읽은 최고의 자기계발서는 불교철학 대중서였고 그 다음이 쇼펜하우어 서적들이었습니다 크크
철학의 대중화가 이런쪽 문제해결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네요
Jedi Woon
24/08/19 16:43
수정 아이콘
저는 사실 이것도 어느정도 유행이라고 봅니다.
20년 전에는 달라이 라마, 10년 전에는 니체, 지금은 쇼펜하우어로 바뀐거라 보고 그때그때 그럴듯해 보이는 격언들을 꺼내와 포장하고 이렇게 살아라라고 광고 하는거죠.
24/08/19 16:50
수정 아이콘
불교철학은 능력이 안 돼서 대중서로 봤지만
쇼펜하우어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로 읽었어요.
자기자신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댓글을 달았습니다.
Jedi Woon
24/08/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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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서가 아니라 원작(원저작)을 봤다면 제가 단 답글은 어울리지 않았네요.
니체와 관련된 책이 쏟아 질 때 니체가 어쩌구 저쩌구 떠는 사람을 워낙 많이 봤는데 요즘은 쇼펜하우어에 관한 책들이 많아지더니 쇼펜하우어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유튜버가 늘어나 보여서 이번엔 쇼펜하우어가 유행이구나 생각했거든요.
24/08/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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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유행타긴 했습니다 크크크
누가 방송에서 40살에 읽는 쇼펜하우언가 언급해서 엄청팔렸거든요.
Jedi Woon님의 댓글도 방향엔 공감합니다.
계층방정
24/08/20 07:50
수정 아이콘
그런데 만약에 현대 철학을 대중화한다면 저 책에서 지적하는 것 같은 설익은 해결책도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 같은 좀 오래된 철학이라면 덜하겠지만요.
Jedi Woon
24/08/19 16:41
수정 아이콘
요즘은 저런 심리학 얘기를 떠드는 유튜버가 많아 졌습니다.
과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부터 시작해서 앞으로도 쭈욱 이어지는 논쟁(?) 이 되겠지요.
사람들이 쉬운 길을 찾고 쉬운 해결책을 찾는 습성을 버리지 않는 이상 한 두가지의 심리적 치료법은 꾸준한 인기를 끌겁니다.
그리고 저는 이에 대한 안티테제의 책과 이론들을 재미있게 볼 거구요.
계층방정
24/08/22 06:31
수정 아이콘
확실히 쉬운 이야기에 끌리는 인간의 특성은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안티테제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결국은 진테제를 찾는 데까지 나가야 할 것 같아요.
Dr.Strange
24/08/19 16:47
수정 아이콘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 가진 신앙의 영역이긴 하죠 크크 트렌드 따라 메시지도 바뀌고
계층방정
24/08/22 06:30
수정 아이콘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의 신앙이라,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안군시대
24/08/19 17:00
수정 아이콘
사람은 누구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는 법이고, 그걸 어떻게든 예측하거나 컨트롤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죠. 그 방법이 종교든, 미신이든, 철학이든, 사회과학이든. 유사과학이든.. 자기계발서야말로 그런 "해답"을 최대한 단순화해서 제시해주고요.
종교인으로써, 사람들이 이단/사이비에 빠지는 이유를 고민해 본 적이 있는데, 기성 교단들은 인생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명쾌하게 제시해 주지 못합니다. 하도 오랫동안 많은 논의들을 거치면서 정립되어 온 교리인지라, 다양한 견혜를 재시해 줄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단/사이비는 그게 명쾌하거든요. 교주에게 충성하라던지, 전 재산을 교단에 바치라던지, 무안단물(...)을 먹으라던지 등등. 그러면 너의 모든 문제들이 단숨에 해결될 거라 하거든요.
어쩌면 자기계발서라는 것도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현혹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게 "시크릿"이죠.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너를 도울 거라는 그 단순한 논리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을 현혹했죠. 그리고 사실 이런 유혹을 떨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24/08/19 18:56
수정 아이콘
개인의 심리는 결국 사회구조에 영향받아 형성되는데, 구조는 냅두고 심리 = 마음먹기 = 개인책임으로만 돌리는게 제대로 될 리가 없죠. 사회는 없다는 말만큼 폐해가 큰 말도 없지 싶습니다.
계층방정
24/08/20 07:51
수정 아이콘
사회는 없다는 말의 배경에는 사회 구조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아노미적 상황이 있다는 게 무섭습니다. 결국은 저것도 어느 정도는 자기실현적 예언 같아요.
아빠는외계인
24/08/19 22:45
수정 아이콘
제가 평소 어렴풋이 느꼈던 주제라서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다음에 한번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계층방정
24/08/2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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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스터충달
24/08/20 00:42
수정 아이콘
사회심리학 이론들이 사회적 혹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기 어려운 이유가 연구적 탄탄함이 부족했기 때문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설명해 주신 내용 중 파워 포즈 같은 것은 확실히 재현에 거듭 실패하며 성급한 결론이었다는 게 밝혀졌죠. 반면 재현에 꾸준히 성공한 이론도 있습니다. 미진했던 부분을 개선하며 발전하는 경우도 있죠. 이 모두를 싸잡아서 같은 레벨이라고 보는 건 다소 성급해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사회심리학 이론이 세상을 바꾸지 못한 여러 이유 중 하나가 '어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릿을 키우는 것. 거기서 말하는 내용이 말이야 쉽지, 그걸 꾸준히 지속하기는 절대 쉽지 않죠. 심지어 기존의 사고방식과 신념까지 뒤엎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결론은... 될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되게 하려고 애쓰는 게 인생이고 노력이지 않나 싶습니다. 어제보다 1g이라도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건 충분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은 명확하게 말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읽었던 많은 사회심리학 책에서는 이상적인 모습이 되는 걸 쉽다고 말한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그걸 활용하는 많은 자기계발서나 기타 프로그램에서는 쉽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사람은 무조건 바뀌지만,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이걸 명심하면 손쉬운 해결책이라는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항상 좋은 책을 소개해 주시고, 생각할 거리를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도 1g 만큼 나아진 것 같습니다.
24/08/20 00:52
수정 아이콘
[그래서 결론은... 될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되게 하려고 애쓰는 게 인생이고 노력이지 않나 싶습니다. 어제보다 1g이라도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건 충분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주신 이 말이 너무나 멋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흔히 말하는 사회심리학류는 철저하게 '개인적'인 적용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다못해 이쪽의 대표적인 비웃음거리인 '시크릿'조차도, 누군가는 시크릿을 보고 그대로 따라가면서 꿈을 꾸고 이뤄가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같은 책들도, 누군가는 이 책을 비웃는게 아니라 진지하게 배우고 삶에 적용해나가기 위해 노력하죠.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들 역시 존재하고요.
그런 책들이 허황되다고 비웃기 전에, 각 개인에게 필요한/좋은 책들을 찾고 실천해가는 노력을 해나가는게 정말 중요한것 같습니다.
계층방정
24/08/22 06:36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적용이어야 한다는 것은, 자신을 위해 진지하게 배우고 삶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해결책이 철저하게 자신에게만 활용될 수 있다는 것까지 인정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책 마지막에서 손쉬운 해결책을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가 처지가 나쁜 사람들을 그런 손쉬운 해결책조차 하지 않는 ”노오력”이 부족한 사람들로 취급하고 깎아내릴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24/08/22 09:00
수정 아이콘
그러니 개인적이어야죠. 개인적이라는건, 다른 사람을 그걸로 평가할 생각 하지 말고 개인이나 잘하라는 의미니까요.
그래서 아무리 좋은 자기개발이론이더라도, 개인이 그걸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해야지.. 이걸 '내'가 아닌 '타인'을 평가하는 도구로 삼으면 이것만큼 잔혹해지는게 없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이론은 존재하지 않고, 어떤 이론이든 반대쪽 측면에서 보면 비판요인이 있을수밖에 없죠.
말씀하신 논지를 똑같이 비판하게 되면, 처지가 나쁜 사람들에게 이런 개발을 위한 다양한 '도구'를 제시하는것조차 나쁜 행동이 되는건데 그게 정말 나쁜건가 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겠죠.
처지가 나쁜 사람들 100명에게, 똑같이 소위 '손쉬운 해결책'을 던져주었는데.. 그 중 1명의 성공사례가 나왔다고 하면 그건 나쁜걸까요? 99명이 그 성공사례를 보면서 자학하고 비판하게 되니까 아예 100명 모두에게 그런 지식이나 기회조차 주지 않는게 맞는걸까요?

아무리 좋은 이론이나 도구라도, 비판적 관점으로 바라보면 얼마든지 비판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저런 손쉬운 해결책들이 삶에 있어서 '좋은 도구'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도구'라는 것은,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한거죠. 도구 자체의 잘잘못을 따지는것 보다는요.
계층방정
24/08/2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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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한 가지 연구의 탄탄함이 부족했다기보다는, 심리학계와 이를 둘러싼 환경 자체가 탄탄하지 못한 연구를 수행하기 쉬운 유인들이 너무나 많다는 지적으로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은 조금씩 개선되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게 글쓴이의 의견이고,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것도 맞는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손쉬운 해결책을 갈구하려는 함정에 빠지지 않고, 어렵더라도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잘못된 길이었다면 미련 없이 빠져나오는(이것도 변화죠)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릿을 언급하신 것을 보니 책에서와는 달리 그릿이 어느 정도 발전을 이룬 것인지가 궁금하네요. 책에서는 그릿은 성실성과 구분되기 어려우며, 그릿을 키울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시피하다(심지어 그릿 전도사까지도 그런 말을 한다!)고 하거든요.
둥그러미
24/08/20 18:09
수정 아이콘
그릿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더크워스는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는게 아닐까라고 테드에서 말하긴 했습니다. 이 '성장 마인드셋'도 이론적인 도전을 안 받는다고 하긴 어렵지만 실험 결과는 존재하고 논의 자체는 그릿보다는 깊이 있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릿' 책의 행간에 잠깐 나오는데, 초기의 평균 성적이 중도탈락 여부를 예측하진 못하지만 일단 최종단계까지 도달하면 초기의 평균성적과 최종 성적과의 상관관계는 유의미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그렇다면 중도 탈락의 비율이 크다면 그릿은 여전히 삶에 중요한 요소일 겁니다. 그래서 그릿은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식으로 표현하면 성장 마인드셋은 '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드시 되는 건 아니지만 안된다고 하는 사람은 절대로 안된다'로 귀결되고요.

흥미로워 보여서 본문의 책도 구독서비스에서 조금 읽어봤습니다.
제 인상은 이 책 또한 정반합의 일부로서 받아들이는게 맞지 않겠나 싶습니다.
해당 연구들이 주목을 받았던 데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새로운 시사점을 가진 실험 결과를 제시했기 때문인데
재검토는 해야겠지만 전부 무위로 돌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통계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재현이 현저하게 어려운 이론은 폐기하는 것이 맞겠고,
언급된 연구들에서도 제한적이지만 유의미한 실험 결과는 존재하고 (그랬으니까 후속 연구들이 많았고 힘을 받았겠죠) 다만 해석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해당 이론의 '정수'를 재현하려고 제 3자가 재현하려 하면 잘 안되는 패턴이 많아 보입니다.

어쩌면 사실은 그게 실험의 정수가 아닐 수 있겠죠.
예를 들어 그릿 같은 것도 성실성과 사실상 비슷한 척도인데 성실성 말고도 그릿을 이루는 소위 '한가지에 몰두하는지 여러가지에 신경을 분산시키는지에 관한 요소'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도 그릿이 사실상 성실성과 동일하다 해도 그것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하는 것에 의미는 있다고 밝히고 있고요
계층방정
24/08/2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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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역시 이 책도 비판적인 읽기가 필수군요.
안군시대
24/08/20 14:12
수정 아이콘
사회학도 엄청 복잡한 학문이고, 심리학도 엄청 복잡한 학문인데, 그걸 합쳐놀은 사회심리학이야말로 당연히 굉장한 복잡계일거에요.
그런데, 그걸 어떤 하나의 이론으로 퉁쳐서 간단하게 설명하려 드니까 문제가 있는거라 봅니다. 정통(?) 사회심리학자들도 아니고, 자기계발서를 쓰는 작가들이 특히 그런 짓을 많이 하고요.

개인적으로 게임이론, 그릿, 넛지 등등의 용어들이 아주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걸 전부 복합적으로 적용해야 사회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책을 잘 팔려면 단순명쾌해야 하다보니..
계층방정
24/08/22 06:32
수정 아이콘
그런 점에서 심리학자들이 코로나 시국에서 심리학자들의 말을 듣지 말라고 성명을 냈다는 게 신선했습니다.
24/08/20 08:09
수정 아이콘
내용은 좋아보이는데 책 디자인이 너무 80년대..
계층방정
24/08/20 08:59
수정 아이콘
원서 표지는 아마존에서 볼 수 있는데
https://www.amazon.com/Quick-Fix-Psychology-Cant-Social/dp/0374239800
한국 편집자가 유죄인 거로...
24/08/20 08:52
수정 아이콘
꼭 읽어봐야겠네요. 제 분야의 좋은 책을 항상 다른 사람에게서 추천 받아서야 알게 되는게 부끄럽기도 하고, 심리학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 같아서 반갑기도 합니다.

사회심리학에선 본격적 자성의 시도가 요즘에서야 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환경이나 불평등, 소수자 기본권 문제 등 중대한 사회 문제에 대해서 대중이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파악하고, 자신 하나 건사하는 것보다 시민들이 사회 제도,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정치적 움직임에 참여하도록 (기부, 청원서, 캠페인이나 시민단체 활동) 유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연구가 증가하는 걸로 보입니다.

개인에게서 문제와 해답을 찾는 건 능력주의적 세계관이 인기를 얻는 것과 궤가 같습니다. 나의 마음가짐, 작은 습관 하나가 큰 차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생각은 내 운명의 열쇠가 내 손에 쥐어졌다는 흥분, 자신감, 안정감을 줍니다. 반면 일이 안 풀리면 모든 게 내 잘못인 것처럼 됩니다. 심지어 어쩌면 모든 게 내 잘못이어야 더 마음이 편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다음 번엔 더 노력해서 성공할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되니까요. 입시든, 취직이든, 다이어트든 간에요.
개인적 변화와 사회적 변화 둘 중 하나만이 답이라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다만 인간의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은 개인적 요인과 사회적, 환경적 요인 모두에 심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쥬.
계층방정
24/08/22 06:10
수정 아이콘
책에서 지적하는 비판을 극복하기 위한 최근 연구 동향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4/08/20 14:50
수정 아이콘
바버라 애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이 생각나네요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알게 모르게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고 있고 긍정적인 점이 많지만
사이비 자기계발론이나 유사과학의 논거로
활용될 가능성은 항상 조심해야죠.
고우 고우
24/08/21 13:43
수정 아이콘
"긍정의 배신"도 책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계층방정
24/08/22 06:42
수정 아이콘
자기계발서는 Restar님이 위에서 말씀하신 대로 남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읽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이비나 유사과학을 피하기 위해서는 한두 권의 책만 읽는 것이 아닌 폭넓은 독서가 필요할 것 같아요.
고우 고우
24/08/21 13:44
수정 아이콘
좋은 책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긍정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 펜실바니아 대학교 회복 탄력성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는데,
관련 연구가 없어 궁금해 했습니다.
소개해 주신 책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계층방정
24/08/22 06:39
수정 아이콘
제 소개글을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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