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9/18 18:31:27
Name 라이징패스트볼
Subject [일반] 약스포) 베테랑2 후기 (수정됨)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봅니다. 사실 보기 전에는 저게 평이 이렇게 갈릴 영화인가 싶었는데 이제는 왜 그런지 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봤고 베테랑 1편보다 더 좋았습니다.






1, 너무나도 유치한 오프닝
일단 첫인상이 참 안좋은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베테랑1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오프닝입니다. 어느 항구에서 황정민이 신나게 춤을 추는 동안 다른 경찰들이 범인들을 검거하죠. 이번에도 비슷한 느낌을 주려했던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선을 넘어버렸습니다. 유쾌함을 넘어서 좀 민망할 정도로 유치해서 좀 당혹스러웠어요. 장윤주씨의 분량을 챙기기 위한 의도였다면 배우를 위해서나, 영화를 위해서나 방향성을 조금 다르게 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2. 반가운 오달수
조선명탐정 3편 이후로 진짜 오랜만에 오달수씨를 극장에서 봤는데 새삼 저사람이 왜 천만요정이었는가를 다시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오달수라는 배우의 가치는 노골적인 코미디영화보다는 오히려 다소 무겁거나 진지한 영화에서 더 빛나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한순간 가볍게 만드는 재주는 오달수가 독보적인거 같아요. 일단 영화에서 웃기는 장면의 대부분은 오달수씨를 거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3. 괜찮은 형사들의 팀업
개인적으로 범죄도시 시리즈 3,4편에서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강력반 형사들의 끈끈함이나 캐미스트리가 잘 안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인 마석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까놓고 그냥 엑스트라를 보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근데 이 부분에서 베테랑2는 상대적으로 더 낫다고 느꼈습니다. 이야기 진행을 메인인 황정민이 대부분 끌어가는건 비슷한데, 다른 멤버들한테도 신기하게 집중이 잘되더라구요. 뭐가 이런 차이를 만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4. 다소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분노조장 연출
이 영화는 심신미약이나 촉법소년을 근거로 하는 솜방망이 처벌과 그게 발단이 되서 벌어진 극단적인 사적제제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사회의 공적인 정의가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또한 현재 우리 사회가 사이다식 정의에 열광한 나머지 과도한 사적제제에 너무 둔감해져 있는 것 아닌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거죠. 근데 이걸 빌드업해가는 전개과정이 너무 뜨겁고 극단적입니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악인들은 최악의 쓰레기들이고, 그들을 처벌하는 법은 지나칠 정도로 관대하고 부당하며, 사적제제에 열광하는 대중들은 일관적으로 맹목적입니다. 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한국의 상황이 비현실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동시에 객관적으로, 심도있게 보여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저는 감독이 피해자들을 다루는 방식이 영화에서 비난하는 현실의 사이버 렉카들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5. 괜찮은 전개와 애매한 결말
이 영화는 드러나지 않은 범인을 찾는 추리수사물이고 초반부의 빌드업 과정 이후에는 형사들이 범인을 쫒는게 주요 스토리입니다. 그렇다고 범인이 누군가를 꽁꽁 숨기지는 않습니다. 보다보면 대충 누구인지 알 수 있게끔 전개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액션과 배우들의 티키타카, 그리고 빠른 전개 때문에 그 과정을 보는게 결코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는 범인을 잡고 난 뒤에 상황이 해소된 느낌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앞서 말했듯이 영화는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을 제시하는데, 그건 범인을 잡은 걸로는 애초에 해결이 안되는 문제니까요. 근데 영화는 마치 범인을 잡았으므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연출되니까 좀 답답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4/09/18 18:50
수정 아이콘
오프닝은... 힘내라만 아니었어도 이정도는 아니지 않았을까.........
페로몬아돌
24/09/18 18:51
수정 아이콘
1,2,3 동의 합니다. 4는 일부러 그렇게 연출했다 걍 생각했음다 크크크 무난하게 볼만한 영화고 불호는 꽤 있겠다 싶더라구요
Lord Be Goja
24/09/18 20:22
수정 아이콘
5는 해결이 안되었다는걸 쿠키에서 보여주죠
아마 특정인 하나둘 없애는걸로 그렇게 문제가 사이다로 해결될까??? 라는 메시지를 넣은거같아요
저는 부모님 모시고 봤는데 1을 안본 상태였는데 예매하고 나서보니 넷플에 인기작으로 떠있길래 일부러 안보고 갔는데요 (1이 평이 좋다는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성격이 달라질 경우 무조건 실망하게 될테니까요)갔다와서 1을 보니 커다란 문제들마다 잘 풀려서 그건 또 좀 그렇더군요...
라이징패스트볼
24/09/18 20:38
수정 아이콘
왜 베테랑2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1보다 재밌게 봤을까를 생각해봤는데
비록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보다 더 몰입되는 주제를 다뤄서인것 같습니다.
베테랑1에서 조태호라는 캐릭터는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나쁜 재벌2세라는게 개인적으로 크게 와닿는 소재가 아니었던 반면에
베테랑2는 보면서도 사적제제의 당위성에 대해 나는 어떤 입장인지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24/09/18 20:55
수정 아이콘
저도 오프닝에서 첫인상을 확 구기고 봤네요..
바카스
24/09/18 22:16
수정 아이콘
야구축구 직관도 아니고 cj가 철저히 5060 대상으로 좋아할만한거 끌어다썼구나라고 느껴지더라구요. ott 감안하면 엥간한 영화 아니면 주 표몰이는 이제 저쪽 취향 저격으로 양산해낼듯 합니다.

같이 본 부모님들도 1편 유아인보다 이번 2편 정해인이 훨씬 부담이 없으시다고..
ekejrhw34
24/09/18 23:11
수정 아이콘
1번 공감 많이 되고요, 4번도 좀 뜨악 했습니다. 법정에서 무혐의가 뜬 사건들을 충분한 배경 설명도 없이 사적 제재 한다니... 영화 흐름상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겠지만, 때문에 해치가 초장부터 별로였습니다.
크림샴푸
24/09/19 00:03
수정 아이콘
(스포) .
.
.
.
.
.
.

저는 정해인이 도대체 왜 그러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신병자라서 그런건지
본인 혹은 혈육 지인 등이 솜방망이 처벌때문에 너무나 억을했다던지
경찰이 된 이유는 더 편히 사적제제를 하려는건 알겠는데
왜 사적제제를 하게 되었는지.... 영화 열심히 본거 같은데 안나온거 같아서요
알려주세요
무적LG오지환
24/09/19 01:33
수정 아이콘
안 나온거 같은게 아니라 진짜 안 나왔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류승완 감독이 아니니 정확히는 모르지만 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관객들이 해치라는 인물에 공감하는 걸 철저하게 방지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크림샴푸
24/09/19 09:53
수정 아이콘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24/09/19 02:37
수정 아이콘
https://www.sr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162818
[대본에 없는 유년 시절을 나름 상상하며 살을 붙였는데 감독님께서는 그런 거 없어도 되니까 대본과 현재 상황의 신에만 집중해서 표현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오히려 단순 명료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런 대목도 있는 거 보면, 무적LG오지환님 말씀처럼 해당 인물에게 사유를 주거나 이해하려는 여지를 철저하게 삭제하려고 한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크림샴푸
24/09/19 09:53
수정 아이콘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납득이 가는 설명들이네요
24/09/19 01:38
수정 아이콘
저는 다른건 대체로 공감가는데 3번이 공감이 안됩니다.
형사가 황정민 오달수 정해인 말고 누가 있었는지 전 기억이 잘 안나네요
스웨트
24/09/19 10:09
수정 아이콘
마동석 밑에 계신분 투잡으로 일하시던데요 크크
기사조련가
24/09/19 14:54
수정 아이콘
처음 오프닝씬만 이상하게 안만들었어도 평가가 좀 더 올랐을듯....랄부킥이라니 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70750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39085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1024 28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34613 3
102460 [일반] 가을 테마 음원이 오늘 발매되었는데... 지금이 가을 맞을까요?-_-;; dhkzkfkskdl48 24/10/14 48 0
102459 [일반] [예능] 흑백요리사 감상문(스포 있음) [10] 라울리스타1636 24/10/14 1636 12
102458 [일반] 병무청 설립이래 최초 "자발적 대리입대" 적발 [32] 계피말고시나몬2969 24/10/14 2969 0
102457 [일반]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이 드라마 미쳤네요!!! [39] Anti-MAGE5221 24/10/14 5221 1
102456 [일반] [서평]《왜 내 사랑은 이렇게 힘들까》- 모든 애착이 다 가치가 있지만, 모든 사람이 다 안정 애착을 누릴 수 있다 계층방정1985 24/10/14 1985 3
102455 [일반] 전성기 이주일 선생님의 위상을 나름 느낄 수 있는 사진 [35] petrus8092 24/10/13 8092 2
102454 [일반] 요즘 본 영화 [8] 그때가언제라도7830 24/10/12 7830 2
102453 [일반] 『채식주의자』 - 물결에 올라타서 [17] meson7190 24/10/12 7190 31
102452 [일반] 고급 휘발유는 왜 비싼가? 및 잡설 [20] 좁쌀8150 24/10/12 8150 4
102451 [일반]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다. [17] 럭키비키잖앙6629 24/10/12 6629 8
102450 [일반] 기노시타 히데요시, 가네가사키의 전설을 쓰다 [6] 식별3573 24/10/12 3573 5
102449 [일반] [2024여름] 인생 첫 유럽 여행 [26] 시무룩2272 24/10/12 2272 9
102447 [정치]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성향 역사 기관장들의 망언 잔치 [70] 카린10723 24/10/11 10723 0
102446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40. 22-39편 정리 계층방정2689 24/10/11 2689 2
102445 [일반] <전란> 후기(노스포) [13] 라이징패스트볼5557 24/10/11 5557 1
102444 [정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 [35] EnergyFlow4739 24/10/11 4739 0
102442 [일반] 선비(士)와 스승(師), 한의사(漢醫士)와 한의사(韓醫師) [24] 토니토니쵸파4484 24/10/11 4484 3
102441 [일반] 노벨문학상 관련 국장 주가 근황 (feat. 삼성) [34] 지니팅커벨여행7818 24/10/11 7818 1
102440 [일반] 노벨문학상 수혜주로 관심 집중 중인 주식들 [31] 빼사스5117 24/10/10 511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