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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2/19 20:50:22
Name 번개맞은씨앗
Subject [일반] 노아의 홍수 그리고 도덕
노아의 홍수 그리고 도덕

※ 저는 무신론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공자님, 부처님은 훌륭한 성인군자라 생각합니다. 그리스 신화나 성경 신화 그리고 단군 신화는 훌륭한 문학작품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노아의 홍수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

세상에 많은 사람들은 잘못된 걸 보면, 바로 잡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사람마다 무엇이 잘못된 건지, 의견이 달라서 충돌이 일어나곤 하죠. 또한 바로 잡기에는 이미 때가 늦은 경우도 있습니다. 감정적 갈등이 해결 가능성을 없애버리기도 합니다.

세상이 망할 것 같지만, 설령 망해도, 다시 태어납니다. 그걸로 끝난 것 같지만, 다음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은 잘못된 걸 애써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망하고 난 그 다음을 준비하는데 집중합니다.

바로 그게 대홍수의 모티브가 된 생각이라 봅니다. 그 경험과 더불어, 실제로 홍수나 강의 범람에 대한 경험이 섞여서, 그걸 기반으로 신화적 이야기가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예전에 <괴테와의 대화>란 책에서 읽은 것 같습니다. 괴테는 시대의 정치적 문제에 말려들지 말고, 자신이 할 일을 계속해야 한다. 뭐 이런 식으로 제자에게 이야기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과학자나 예술가로서, 자기 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야 그 다음 세상에 도움이 될 테니까요. 괴테의 삶은 1742~1832으로, 그 중간지점에 프랑스혁명도 있고 나폴레옹도 있었습니다. 그로인해 독일도 크게 영향받은 걸로 압니다. 괴테가 그 문제에 관여해봐야,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었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에 깊이 참여해야하지만, 누군가는 다음 세상을 위해 준비하고 창조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 노아의 홍수

ChatGPT :
'노아의 홍수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여러 종교 경전에서 언급되는 대홍수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신은 인간의 악행에 대한 처벌로 세상에 홍수를 일으켜 거의 모든 생명을 멸망시키기로 결정하셨습니다.

노아라는 인물은 신의 지시를 받아 방주를 만들고, 그의 가족과 함께 각종 동물들을 한 쌍씩 방주에 태워 홍수에서 살아남았습니다. 홍수가 끝난 후, 노아와 그의 가족, 동물들은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고, 신은 더 이상 세상을 홍수로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신과 인간 사이의 관계, 그리고 도덕적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 도덕의 상대성

인간의 악행에 대한 처벌이라 했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그렇다면 죄없는 사람들도 함께 죽는 거 아니냐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도덕 상대주의입니다.

우리는 획일적 문화에 있어서, 도덕은 마치 절대적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도덕 체계는 오직 절대적인 하나가 있는 것이며, 나머지는 도덕이 아니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봅니다. 도덕은 기본적으로 상대적인 것입니다. 어떤 사회에서 도덕을 발달시켰을 때, 그 도덕은 대체로 그 사회에 유리하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 사회의 조건에 맞춰서 도덕이 발달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회마다, 문명마다, 그리고 시대마다, 도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덕의 상대성을 인정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모든 도덕이 상대적인 거라 주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떤 도덕은 절대적이라 주장하거나, 혹은 절대적인 거라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형법에 해당하며, 여러 선진국이 공유하고 있는 것은, 절대적인 거라 생각하거나, 그렇게 간주한다고 봅니다. 저는 인본주의자이자, 자유주의자이기 때문에, 인간존중과 자유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도덕의 상대성에서, 심지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어이가 없는 일이지만, 범죄자가 도덕감정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의 정신속에서는 그것이 도덕이었던 것입니다. 반사회적 흉악범죄를 저지르는 정신속에서는, 세상이 내게 죄를 지었고, 그래서 내가 벌을 해야 한다라는 심리에 몰입할 수 있고, 그 결과 잔혹한 일을 벌이는 수가 있는 거라 봅니다. 그중에는 정신병적인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도덕감정과 망상이 섞여있을 수 있는 겁니다. 피해망상, 과대망상 뭐 이런 거죠.

마녀사냥도 생각해봅시다. 그것도 '저 여자는 마녀다!' — 라면서 도덕감정으로 군중심리가 일어나, 태워죽인 것일 겁니다. 불에 타죽는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마녀 맞구만! — 이랬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악행은 도덕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신은 인간의 악행에 대한 처벌로 세상에 홍수를 일으켜'

대홍수가 일어나는 시점에, 세상에 도덕이 없는게 아니라, 도덕이 타락했거나, 혹은 더이상 도덕이 유효성을 잃어버렸거나, 혹은 도덕이 불공정하게 집행되고 있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온갖 악행이 일어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바로잡을 가능성이 없어져버린 것일 수 있습니다.

이 점도 생각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양반, 평민, 노예. 이러한 계급도 당시로서는 도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 미국에서, 농장을 운영하는데, 노예는 말을 들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매로 쳐야 한다는게 도덕감정에 의해 일어나는 수도 있었던 거라 봅니다. 야만이라면, 도덕은 없을 것입니다. 유럽의 중세도, 조선의 중세도, 야만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도덕이 있습니다. 그 도덕 중 일부는 계급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악행'이 오직 야만을 가리킨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건 문명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 죄없는 사람도 함께 죽는다

제 생각에는 이렇습니다. 도덕이나 운명과 같은 것은 '목적론적'인 것입니다. 기계론적 인과관계에 따라서 어떤 결과에 이르게 된다고 해봅시다. A를 원인으로 하여, 복잡한 인과관계를 거쳐, B라는 비극에 이르게 되었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A를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죄를 짓는 것이다. 벌을 받게 될 것이다.'

실천적으로는 목적론적으로 말하는게 널리 효과적입니다. 복잡하게 말해봐야, 잘 통하지 않습니다.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거나, 그걸 인내심있게 듣고 있지 않거나, 혹은 이해는 했지만 기억이 나지 않거나, 기억도 되어 있지만 행동으로까지 이어지기에는 신경활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기계론적 인과관계는 실천에 있어서 무력한 경우가 많은 겁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실천에 있어서도 힘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통하기가 어렵습니다. 기계론은 무력합니다. 그러나 죄를 짓는 거라 하면, 사람들의 행동이 효과적으로 규율됩니다. 죄의 내러티브는 목적론적인 것입니다.

세상에 많은 도덕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거라 봅니다. 필연적 인과관계뿐만 아니라, 확률높은 인과관계 즉 개연성에 따라서도, 도덕이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최소한 도덕이 만들어지고 퍼질 당시에는, 그 도덕이 꽤 타당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걸 목적론적으로 설명하려면 까다롭지만, 그러나 기계론적 인과관계로 보면, 죄없는 사람도 함께 죽는게 맞습니다. 어느 성이, 타락한 도덕으로 방위력을 상실해버렸다고 해봅시다. 야만족이 쳐들어와서 그 성이 함락되고, 사람들은 노예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5살짜리 꼬마 아이가 잘못한게 뭐가 있다고, 야만족의 노예가 되어야 할까요? 임산부는 왜 칼에 맞아 죽은 거죠? 태아가 무슨 죄가 있다고?

현대인을 놓고 이게 말이 되도록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고대인이나 중세인을 상대로 이게 말이 되도록 만들기는 더 수월했을 것입니다. 오늘날 성직자들은 이걸 설명하기 매우 까다로울 것입니다. 그러나 옛날 같으면, '네 아버지가 죄를 지었으니, 네가 노예가 되는게 당연하다.' 이런 내러티브도 통했을 것입니다. 성직자가 지식 권력을 독점하고 있으니, 보통 사람들은 감히 반박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얼추 말이 되면, 그런가보다 했을 것입니다. 말이 안 되는 거 같으면, 신앙심이 부족한 자신을 탓했을 것입니다.

기계론적 인과관계는 '내 옆사람이 죄를 지으면, 나도 함께 벌을 받게 될 수 있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산꼭대기에 배를 짓는 사람

노아는 산위에서 배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 미친 사람일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미친 사람입니다. 배를 해안가에 만들어야지, 산위에서 만들면, 그 배를 어떻게 바다로 가져갈 수 있을까요? — 정신나간 것이죠.

그런데 바로 이것이, 창조적 개인을 가리키는 거라 봅니다. 혁신적인 걸 할 때에는,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 미친 사람, 이상한 사람, 정신나간 사람, 멍청이로 보일 것입니다. 영어로는 Crazy one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스티브 잡스가 있을 때, 애플 광고였던 걸로 압니다. 아인슈타인, 피카소 등이 나오면서 이런 내러티브가 흘러 나온 걸로 압니다.

Here’s to the crazy ones. The misfits. The rebels. The troublemakers. The round pegs in the square holes. The ones who see things differently. They’re not fond of rules. And they have no respect for the status quo. You can quote them, disagree with them, glorify or vilify them. About the only thing you can’t do is ignore them. Because they change things. They push the human race forward. And while some see them as the crazy ones, we see genius. Because the people who are crazy enough to think they can change the world, are the ones who do.

노아는 바로 창조적 개인을 가리키는 거라 봅니다. 고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이 직접 겪은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에 영감을 받을 경우, 노아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거라 봅니다.

❖ 다양한 씨앗을 수집하는 사람

노아는 배만 만든게 아니라, 홍수 이후에 세상을 재건할, 식물과 동물을 한 쌍씩 모았습니다. 그건 '씨앗'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씨앗을 모으고, 그것들로 세상을 부활시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다시 태어난 세상은, 예전과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씨앗은 무엇을 가리킬까요?

제가 보기에는 이렇습니다. 그건 3가지일 것입니다.

첫 번째는 사물에 대한 사실입니다.
두 번째는 인간에 대한 사실입니다.
세 번째는 절대적 도덕입니다.

절대적 도덕은, 보편적 도덕이라 할 수도 있고, 근본적인 가치관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타락한 세상에는 여러 도덕이 있습니다. 그걸 보고서, 인간에 대한 사실을 알아냅니다. 이런 걸 '씨앗'을 모으는 행위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 문학작품을 감상하는 이유는, '인간에 대한 사실'을 알기 위함일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거짓된 사실을 알리는 것은, 좋은 문학작품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누군가의 취향에는 재미있는 유흥거리일 수는 있겠지만요.

사물에 대한 사실, 인간에 대한 사실, 절대적 도덕. — 이 세 가지면, 세상을 부활시킬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새 환경에 맞춰서, 새 조건에 맞춰서, 다시 만들어내면 됩니다.

❖ 단군신화

단군신화는 이렇지 않습니다. 단군신화는 균에 감염되고 이를 극복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단군 신화에서는 세상이 망한게 아닙니다. 몸이 병든 것입니다. 쑥과 마늘을 먹고 병을 이겨내고, 신의 아들과 결혼하여, 단군을 낳습니다. 이는 면역 신화라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동물은 본래 '미토콘드리아'에 감염된 거라 할 수 있습니다. 감염의 기준을 '다른 유전자'가 들어와서 활동하는 거라 본다면 그렇습니다. 그건 병에 걸린 것입니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와 공생을 하게 됩니다. 이는 병을 극복한 거라 할 수 있습니다. 균에 감염되고 병을 극복했더니, 오히려 더욱 강해졌습니다. 만약에 환웅과의 혼인이, 외부 문명을 받아들이는 걸 가리킨다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문화적 유전자를 받아들인 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문제가 생겼을 것입니다. 갈등이 생겼을 것입니다. 단군신화는 그걸 이겨내고 오히려 더 강해지는 과정을 묘사한 거라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른 문화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갖고, 그로인해 병에 걸리더라도, 그걸 극복하고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곰이 인간이 되고, 인간이 신과 자손을 낳고, 그 자손이 후손을 남기면서 상승하는 것입니다.

이건 아마도 숲에서 다양한 식물들을 접할 때 겪었던 경험에 영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산많고 숲많은 환경에서, 다양한 식물들이 있는데, 그중에는 독초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해독할 수 있는 것도 있다면 어떨까요? — 독초와 해독초를 함께 먹으면, 병에 걸리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 여러 무기질이나 비타민을 섭취하면서 강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별거 별거를 다 먹습니다. 외국에서는 못 먹는 건데, 어떻게서든 먹을 수 있게 만듭니다. 그거 시도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조리에 의해, 배 아픈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삶아먹어야 하는데, 생으로 먹어서 배가 아플 수 있는 거죠.

독초와 해독초를 모두 먹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라, 동물도 그러한 걸로 압니다. 동물의 영양과 위장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특정 물질은 너무 적어도 문제가 생기고, 너무 많아도 문제가 생기는데, 너무 많아서 문제가 생겼다고 해봅시다. 그 문제를 완화할 식물을 신기하게도 동물이 스스로 찾아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본능과 경험이 모두 작용할 것입니다.

독초와 해독초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문화에 비유적으로 확장한다면, 단군신화가 나올 수 있는 거라 봅니다.

❖ 다시 노아

그러나 단군신화에서 대홍수가 일어난 건 아닙니다. 감염과 극복은 인격적인 것 ・ 문화적인 것을 가리키는 것이지 '사실'을 가리키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노아가 다양한 씨앗을 수집할 때, 그것은 사물에 대한 사실, 인간에 대한 사실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아마도 보편적 도덕이 포함될 것입니다.

노아는 씨앗을 창조한 인물은 아닙니다. 씨앗을 수집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게, 히브리즘이라 봅니다. 씨앗은 '공리'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공리를 신성하게 여기고, 공리에 복종하는 것, 공리를 집요하게 지켜나가는 것, 공리에 기초해 성실하게 생각하는 것, 그런 건 히브리즘 정신을 가리킨다고 봅니다.

그러나 씨앗 자체를 창조하는 건 헬레니즘이라 봅니다. 고대 그리스죠. 고대 그리스는 유일신이 아닙니다. 고대 그리스는 다양한 씨앗을 창조하는 문명이고, 그건 기본적으로 탁월성과 아름다움에 의한 거라 봅니다. 난봉꾼 제우스는 다양한 씨앗을 창조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말한 거라 해석될 수 있다고 봅니다. 창조는 비유적으로 '낳다'에 의합니다. 그로인해 신 또는 영웅이 탄생합니다.

히브리즘만으로는 근본적인 혁신을 하기 힘들고, 헬레니즘이 필요하며, 그것이 중세를 넘어, 유럽의 르네상스와 근대에서 다시 발현되었던 거라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섬과 노아

그러나 노아가 헬레니즘적 역량도 갖춘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씨앗을 수집하고, 그것들을 길러내며, 유전자를 재조합시킵니다. 그리고 새로운 종을 탄생시킵니다.

아프리카대륙 동남쪽에는 커다란 섬이 있으니, 마다가스카르입니다. 대륙으로부터 상당한 거리가 있어서, 육지동물이 오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든 우연히 대륙으로부터 섬으로 상륙하게 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건 섬이 씨앗을 수집한 것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물이 통나무에 떠내려왔든, 씨앗이 새의 발에 진흙과 함께 묻어 왔든, 아무튼 마다가스카르 섬이 다양한 씨앗을 수집합니다. 그리고 그 섬은 고립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씨앗을 수집한 것만이 아닙니다. 섬안에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자연선택이 이뤄집니다. 그리고 새로운 생물이 생겨납니다. 새로운 씨앗이 창조됩니다.

개인 정신도 이렇게 될 수 있는 거라 봅니다. 세상으로부터 다양한 씨앗을 수집하고, 홀로 많은 생각을 하고, 새로운 씨앗을 탄생시킵니다.

왜 고독이 필요한지도 비유를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만약 마다가스카르 섬과 아프리카대륙이 가깝게 있었다면, 섬에서 돌연변이가 생겨났을 때, 대륙의 생물에게 경쟁에서 밀려 곧바로 멸종해버렸을 것입니다. 돌연변이가 힘을 갖게 되는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섬이란 특별한 환경에서, 돌연변이가 꾸역꾸역 생존을 하고, 추가적인 돌연변이가 또 일어납니다. 유전자 A만으로는 위태위태했지만, 유전자 A + B가 되자 강력해집니다. 이제 대륙의 생물과도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지금 섬을 예로 들었지만, 제가 진화에 대해 이해하기로는, 온도에 따라서 산꼭대기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걸로 압니다. 산꼭대기가 추워서, 경쟁자가 여기에는 살지 못하는 겁니다. 산꼭대기 추운 환경에서 진화를 하다가, 이제 산 아래로 내려가는 수가 있을 것입니다.

개인 정신은 집단에 의해 쉽게 파괴될 수 있습니다. Crazy one이라며, 조롱과 멸시를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진화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때로는 고독이 필요합니다. 자연과학이나 심리학 등 사실에 대한 어떤 통찰이 떠오르고, 이론이 만들어지는 것, 혹은 어떤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이 만들어지거나, 혹은 기업가로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것, 이러한 걸 염두에 두고 이야기한 것이지만, 사실만이 아니라, 도덕도 이렇게 만들어지는 수가 있는 거라 봅니다.

고대에도 다양한 씨앗을 수집해오던 어떤 개인이 있다고 한다면, 스스로 머릿속에 무언가 근본적인 것이 떠올랐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그는 그것이 자신이 떠올린게 아니라, 신이 가르쳐준 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는 거라 봅니다. 유레카적인 흥분과 함께, 그걸 신성한 것으로 해석하고, 그에따라 신의 내러티브로 이를 이해하고 믿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떠오른게 도덕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이 이야기를 할 때, 다른 사람들도 믿어버리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전파되고, 그렇다면 그것은 종교로 이어질 수도 있는 거라 봅니다.

집단주의가 강한 가운데, 생겨난 도덕이라면, 그건 신의 내러티브가 필요없을 수 있습니다. 유레카적 흥분에 의하는게 아니라, 집단심리 내지 군중심리에 의해서 고취되고 그에따라 믿게 되는 수가 있을 테니까요. 일단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이제 전통이라는 힘까지 더해져서 관성을 갖게 될 것입니다. 신 대신에 조상님께 기도를 드리게 될 것입니다.

유레카적 흥분은 개인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개인 스스로가, 내가 설마 이걸 해낸 거라 생각하지 않을 때, 즉 겸손함이 있을 때, 그래서 도저히 내가 해낸 거라 믿기지 않을 때, 그 원인을 신에게 돌리는 수가 있는 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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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19 22:11
수정 아이콘
예전에 책에서 읽었는데 대홍수 신화는 신기하게도 전 세계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1~2만년 전 전세계적으로 실제 일어난 대홍수를 바탕으로 신화들이 생겼을 거라고 추측하더군요.
번개맞은씨앗
25/02/19 23:07
수정 아이콘
어떤 자연 환경에 사는지가 신화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수천년 혹은 그보다 더 이전이라면, 지금과 기후와 지형이 달랐을 수 있겠고요. 저는 유튜브에 번개 영상이 신비롭더라고요. 번개가 땅으로 안 내려오고 구름속에서 치기도 하더군요. 
나는아직배가
25/02/19 23:28
수정 아이콘
그때 빙하기 끝나고 해수면이 크게 상승했잖아요. 서해가 거대한 초원지대였고 인도네시아 쯤에는 대륙급 땅이 있었다져.
당시 사람들은 살기 더 좋았을 서해 평원에 살지 지금 사람들 사는 한반도 대부분은 당시 사람들이 많이 안 살았을 거라고 어느 전문가가 유툽 나와서 추측하더군요.
번개맞은씨앗
25/02/19 23:41
수정 아이콘
서해 평원이라니,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 시대를 배경으로 영화나 드라마가 나오면 재밌을 것 같네요. 
한화우승조국통일
25/02/20 01:50
수정 아이콘
저 그거 퇴마록에서 봤어요
틀림과 다름
25/02/20 07:13
수정 아이콘
저 그거 퇴마록에서 봤어요2
Regentag
25/02/20 20:40
수정 아이콘
사람은 언제나 물가에 모여 살았고, 그래서 세계 어디서든 홍수를 겪어봤을 것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홍수를 겪다보면 유난히 심했던 경험이 생길거구요.
허락해주세요
25/02/21 10:27
수정 아이콘
대항해시대3가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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