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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3/05 21:32:24
Name 79년생
Subject [일반] LP
한 장 한 장 손수 고른 레코드들이 나란히 꽂혀 있다. 스무장도 안되는 소박한 모습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단편들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손님과 같이 듣고 싶은 앨범은 한쪽 구석에 모아 두었다. 수납장에는 아직 조금의 여유 공간이 있다. 가만히 소파에 앉아 남은 칸을 어떤 앨범으로 채울 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 최종적으로 100장을 넘기지 않는다
- 평론이나 인기같은 것들과는 상관없이, 내 기준을 정해둘 것
- 어떤 걸 집어 들더라도 나는 이런 음악을 좋아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 앨범
-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는 완벽한 목록이 가능할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적당히 설레는 마음이 들면, 다음으로는 ‘내 기준’에 어떤 항목들이 들어가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 특별한 기억이 담겨있을 것: 처음 기타를 사게 된 계기, 특정 시기의 추억
- 수록곡 절반 이상이 좋을 것: 특정 곡을 스킵하지 않도록
-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 그냥 좋은걸 넘어서, 영혼이 반응하는 느낌

‘내 기준’을 정하는 부분이 가장 어렵다. 모든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앨범은 너무 적고, 한 두개만 충족하는 앨범은 너무 많다. 지금은 모든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것들로 19개의 앨범을 갖고 있지만, 하나의 조건이 빠지는 것이 허용되는 순간 순식간에 후보가 100개가 넘어버린다.

이 밖에도 생각해봐야 할 예외들이 있다. 바흐, 빌 에반스 같은 사람들의 그 많은 앨범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매지 스타는 어떻게 할 것인지,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은 어떻게 할 것인지,  NOW 1집 LP는 실제로 존재하긴 하는지…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자리를 뜬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소파에 앉아, 처음으로 돌아가 ‘최종적으로 100장을 넘기지 않겠다’는 지점부터 다시 차근차근 생각해보기 시작한다. 이 머릿속 코딩을 습관처럼 반복하고 있다.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앨범이 100개를 넘지 않는 완벽한 목록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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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관
25/03/05 22:37
수정 아이콘
기준을 전부 충족하는 LP앨범을 19개나 가지고 계시는군요! 100개라고 적어두셨지만 달성하느냐를 떠나 하나씩 모아나가는 과정이 즐거울 것 같습니다.
25/03/05 22:40
수정 아이콘
나우 1집... 정말 추억의 앨범이군요... 테이프나 CD는 확실히 제가 샀던 기억이 있는데... 그게 LP판도 있는건가요? 처음 알았습니다..
25/03/06 00:00
수정 아이콘
너무 어렵죠.. 불가능하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LP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는데

마이클잭슨의 음악을 LP로 들어보니.. 아니 이건 아에 다른 음악인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맨
25/03/06 08:24
수정 아이콘
와! 진짜 그렇죠..! 저도 이상하게도 마이클잭슨의 빌리진 빝잇은 LP로 들으면 정말 다르게 들리더라구요.
25/03/06 00:23
수정 아이콘
저는 재생목록 50개도 다 듣기 싫어서 돌리는 사람이라... 100개가 얼마나 큰 목록인지 알겠습니다
인민 프로듀서
25/03/06 00:24
수정 아이콘
끌리는 앨범은 처음에는 한두곡만 알다가도, 점차 모든 곡들이 좋아지더라구요. 더군다나 판으로 음악 들으시면, 더 그렇게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주 멋진 판 콜렉션이 되겠네요.
호머심슨
25/03/06 01:49
수정 아이콘
제가 산 lp는 없지만 형들이 산 마잭,퀸,보니타일러,들국화,시카고,토토.딥퍼플등등 카트리지가 플라스틱 긁는 소리가 그립군요
25/03/06 02:15
수정 아이콘
님과 비슷한 70년대 생인데... 얼마나 큰 방이 있어야 부모님에게 독립할 수 있을까요? 아직 본가에는 제 LP와 어린시절 보물이 있는데... 심지여는 제가 어렸을 때 좋아하던 친구의 사진도.,..
79년생
25/03/06 13:01
수정 아이콘
저는 어머님과 같이 사는데, 정서적으로 독립하면 됩니다!
25/03/06 02:35
수정 아이콘
5000장정도 있어서 좀 팔고 줄이고 싶은데.. 줄이기 너무 어렵읍니다
곧미남
25/03/06 09:31
수정 아이콘
요즘 LP바들이 진짜 많이 생기더군요 대부분은 유사 LP바지만 그래도 이런 인기덕분에 속속 재발매도 생기고 좋습니다.
25/03/06 17:06
수정 아이콘
와 now 1집이라니... 학창시절 카세트로 듣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부분은 [바흐, 빌 에반스 같은 사람들의 그 많은 앨범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입니다. 특히 명곡을 엄청나게 쏟아냈고 오랫동안 최고의 연주자들이 거듭 연주해 온 바흐를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후보군을 알려주시면 저도 따라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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