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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24 14:24:03
Name 그러므로
Subject [일반] 유부남이 살찌는 이야기-_-
피지알을 10년째 눈팅 중인 흔한 유부남입니다.

E-Sports의 역사라 할 수 있는, 스타1의 흥망성쇄를 지켜보며 PGR에 열광하고, 온게임 엠게임 보는
시간이 티비 시청의 80%였던 한때가 지나고, 솔로부대로 친구와 스타하고, 술먹고, 또 스타하고,
일주일을 보내던 시기가 지나고, 어느 덧 4살배기 아이의 아빠로, 토끼(?)같은 마누라와 같이
알콩달콩 잘 살고 있습니다.

결혼 전에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 들을 알아가며, 불혹이라는 나이에 가까워오다 보니,
예전 어른들이 하셨던 이해가지 않는 얘기들, 유부남들이 이해가지 않았던 부분들이 꽤 많더군요.
그 중에 특히 결혼 후 관리 실패하여, 돼지가 되어가는 그들에게 혀를 쯧쯧차던 저는 상돼지가
되어 있-_-습니다. 여기에 대한 해명-_-이 아닌 변명을 해보고자 합니다.
신세한탄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세요ㅠㅠ



    전 결혼 후, 10키로가 넘게 쪘습니다. 결혼 후 3개월간을 5Kg 폭풍 증가 후 차곡차곡 쌓여서,
    한때 29도 맞던 허리가 이젠......밝히고 싶지 않습니다-_-;
    이게...결혼하면 와이프가 잘해줘서,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아서는 체중 증가의 대략 20%의
    원인 밖에 안됩니다. 그럼 왜 찔까요????
    우선. 제 와이프의 경우를 보면, 체중 유지를 위한답시고, 저녁을 밥 반공기만 먹습니다.
    밤에 티비보면 언제나 먹방이 등장합니다.
    와이프는 흥정에 들어갑니다.

    "라면 먹고싶다."  
    "먹어라"
    "오빠도 먹을래?"
    "아니...난 저녁 많이 먹어서 별로.."
    "그럼 나도 안먹을래...흥!"
    "그래 먹지마"
    "알았어............"
    "....................."
    "....................."
    "..........난 한젓가락만 먹을까-_-?"
    "그럴래? *_*"

    이쯤되면 게임오버입니다....라면, 치맥, 빵, 찬밥에 물말아 스팸과 계란후라이....정도가 저희 부부의
    즐겨찾기 밤참인데요..-_-
    한젓가락은 개뿔.....먹다보면, 와이프가 30% 제가 70% 먹고 앉아 있습니다.-_-

    아이가 생기고, 지금 40개월 되가는데, 애기의 유무는 크게 상관없습니다.
    애기 재우고 같은 테크 반복입니다.
    
    한 때는, 야식을 줄이고자, 과자를 왕창 사다놓은 적도 있습니다.
    과자를 한꺼번에 두세봉을 먹으면, 밥보다, 치맥보다도 더 더부룩하더군요-_-.

    저는 영업직에서 5년간 있다가 지금 관리직에 있습니다.
    영업직에 있을때는 한달에 두,세번 해외 출장 기본에, 저녁 술자리가 참 많았습니다.
    집에 늦게 들어오면, 우리 사랑-_-스런 마누라님께선 늦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라면-_-을
    끓여옵니다.
    속 버리면, 큰 일 난다고-_-

    네 제 자랑 맞습니다...맞고요. 그래서 현재는 사진 찍기를 꺼려하는 자랑스런 돼지가 되었습니다.

솔로 시절엔 불금엔 이유없이 새벽에 들어오고 밖에서 싸돌아 다닙니다.
커플때는 여친을 만나기 위해 밖에서 이유없이 싸돌아 다닙니다.
결혼하면.....집에서 애기보고 티비봅니다.-_-
장보러가서 걷는 양이 퇴근 후 걷는 양의 최대입니다-_-.

운동하면 되지않냐고요?
운동....해야합니다.
바빠서 운동 못한다...다 핑계입니다.
그런데...유부남은 늘 피곤합니다.
이상하게도, 결혼 전에 비해 활동량은 훨씬 적은데 피곤합니다.

한때 제 꿈은, 아무도 없는 곳에 티비와 인터넷이 되는 환경에서, 맥주 몇 캔 사들고
2박3일동안 빈둥거리고, 잠자기 였습니다.
애기가 예민해 밤에 두시간에 한번씩 깼거든요.

요즘의 제 꿈은, 일주일간 친구들 만나서 예전에 하던 일 하기입니다.
당구치고, 술마시고, 스타하고, 늦잠자기.

어차피, 마눌님께 통장과 경제권을 뺏겼기 때문에 돈 많이 드는 일은 하지도 못합니다.
아니...할 수 있어도 안할 거 같습니다. 전 술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제 나이 정도에 영업직이면, 일 때문에 골프를 쳐야할 일도 가끔 생깁니다.
아직 100돌이도 안되는 실력이지만, 어쩔 수 없이 끌려나갑니다.

괴롭게 혼자 뛰어다니며, 헥헥대다보면, 그늘집이라는 휴식처에서, 쳐묵쳐묵....
라운딩 끝나고 나오면 클럽하우스 밥과 술 &$@$$!,....짬이 안되는 저는 윗 분을
모시고 가는 일이 많은데, 윗 분들은, 대리불러서 손님과 2차로 또 술을 &%&$....

대중탕에서 아저씨들 나온 배를 보며, 아...관리 안하네....한심해.....라고 생각했는데.
거울에 비친 나는 배가 나오다, 옆구리가 나오다 못해...이젠 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독하게 마음먹고, 다이어트, 1일1식, 헬스장 끊기....
결혼하면, 애보고, 친가 방문, 처가 방문, 친척들 경조사,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 경조사에
치이다 보면, 불가능 하더군요.

제가 의지 박약일까요?ㅜㅜ

두서없는 주저리군요.
두 줄 요약하자면..

"유부남이 되면, 이런저런 이유로 살이 찐다."
"마눌님 눈치 안 보고, 게임하고, 스포츠를 시청할 수 있는 그날까지..유부남 화이팅!!!"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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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곰
13/07/24 14:29
수정 아이콘
신혼인 제 입장에서는 미래가 보이는듯 하네요 흐흐흐... 지금도 충분히 곰소리를 듣는입장이라...그래도 행복해보이시는게 좋아보입니다
13/07/24 14:30
수정 아이콘
100% 공감합니다 크크크
다이어트 혼자 하려 하면 계속 압박도 들어오죠
혼자 먹으니 맛없다고 ㅡㅡ;;;
13/07/24 14:38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결혼 10년차 15킬로가 찐거 같습니다.
183cm에 69키로였던 몸이 이제는 184cm에 84키로로
키가 더 큰 이유는 머리와 발바닥에 살이쪄서 그렇습니다.(사실입니다. 진짜)
13/07/24 14:44
수정 아이콘
아... 이 글이 너무 이해가 잘 되고 있어... -0-
13/07/24 14:49
수정 아이콘
밤에 야식 이야기는 흠칫 했네요.
오빠 라는 단어만 빼면 저랑 제 와이프 대화군요..
어제도 엽기떡뽁이를 밤에 시켜먹었다는...
사악군
13/07/24 14:53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불량공돌이
13/07/24 14:55
수정 아이콘
유부남 3개월차입니다. 저는 결혼직후 2~3키로 빠졌군요.
밤의 야식 이야기는 공감입니다. 다만 저는 '자기도 먹을래?'에 아니 '나는 안먹을래'가 가능해서겠지요?
대신 혼자 먹였더니 제가 2~3키로 빠진사이 마눌님은 2~3키로가 쪘습니다 엉엉.
이쥴레이
13/07/24 15:00
수정 아이콘
결혼한지 반년도 안되었는데 벌써 5키로 쪘습니다.
하루하루 제 몸무게 신기록 달성중입니다. 70을 넘은적이 없었는데 지금 75..........후..
제키에 평균체중이 78이기는 하지만... ㅠㅠ
[Oops]Rich
13/07/24 15:08
수정 아이콘
결혼 1년 3개월째
결혼 후에 처음 보는 사람들이 절 못알아봅니다... ㅠ.ㅠ
10키로는 기본인거 같아요...
일 끝나고 집에 9시에 들어가서 저녁 먹고 맥주 한캔은 제 일과가 되었습니다...
사육당하고 있어요!!
히히멘붕이
13/07/24 15:11
수정 아이콘
다른 여자가 그러므로 님께 눈길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와이프님의 음모입니다!
도라귀염
13/07/24 15:19
수정 아이콘
어제도 돈까스랑 팥빙수를 시켜먹은 저도 공감이 가네요 새벽수영을 1년 정도 다녀서 그런지 꾸준한 야식에도 불구하고 체중은 유지는 하고 있습니다
여건되시면 새벽수영 해보세요
크리슈나
13/07/24 15:43
수정 아이콘
아 마치 제가 쓴거 같은 글이네요 흐흐
아기가 38개월이라 2개월 차이나는거 빼곤 골프실력까지!!!

흠 살은...
흠 운동은...
흠 경제권은...

의지박약 아니세요. 그냥 유부남의 생활이 그런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유부라서 행복합니다ㅠㅠ
Darwin4078
13/07/24 16:10
수정 아이콘
와이프님은 애 둘낳고도 48kg을 유지하고 있고...
(며칠전엔 여름휴가 다이어트 한다고 46kg 만들었네요.)
저는 와이프님 몸무게의 2배 조금 못되게 살이 쪘고. ㅠㅠ

어떡하죠? 저? ㅠㅠ
뚱뚱한아빠곰
13/07/24 16:17
수정 아이콘
날두야... 니 형 와이프 자랑한다...


여기서 와이프 자랑하면 안됩니다....ㅠㅠ
Darwin4078
13/07/24 17:24
수정 아이콘
자..자랑이 아니구요. -0-;
와이프님이 자기 몸무게 2배되면 밥 안주겠다고 했단 말에요. ㅠㅠ
그러므로
13/07/24 16:24
수정 아이콘
저 위에 정확히 반대 얘기를 올리신 종이사진님 이외에는 위안이 많이 되는군요...흐흐

매년 양복을 차마 사지는 못하고,
"몸을 옷에 맞출게ㅠㅠ"라고 말하며, 바지 허리 사이즈를 맨날 늘여가며, 처자식을 먹여살리는
모든 유부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종이사진
13/07/24 16:28
수정 아이콘
대신 저는 아내의 체중이...음....에....저...그.....
가만히 손을 잡으
13/07/24 16:29
수정 아이콘
정상적인 테크를 밟고 계시네요.
더군다나 저 같은 경우에는 와이프가 엄청난 식탐을 가지고 있는데 평생 임신때 빼고는 50을 넘기지 않는 타고난 식복의 소유자 입니다.
저녁을 먹고 무조건 야식을 먹습니다. 라면, 떡볶기, 치킨 등등...
그렇게 10년을 사육받고 저는 이미 체중이 흑...
다행히 요즘 조금 정신을 차리고 있습니다.
난그랬어
13/07/24 16:37
수정 아이콘
총각인데 유부남 몸이 완성된 저는 그저 웁니다..ㅜ.ㅜ
Go_TheMarine
13/07/24 16:52
수정 아이콘
총각인데 유부남 몸이 완성된 저는 그저 웁니다..ㅜ.ㅜ(2)
똘이아버지
13/07/24 18:11
수정 아이콘
1일 2식 중입니다.
1일 1식도 가끔 하고 단식도 합니다.
묵은 살을 줄여야지요......
하루사리
13/07/24 18:30
수정 아이콘
위에는 살빼고 아래는 살찌고 하핫.
그나저나 총각인데 유부남 몸이 완성된 저는 그저 웁니다.. ㅜ.ㅜ (3)
tannenbaum
13/07/24 21:14
수정 아이콘
전 결혼도 안했는데 왜 배가 나올까요? ㅜㅜ
나이야 뭐 마흔에서 한살 모자르지만.....
13/07/25 10:11
수정 아이콘
저도 결혼앞두고있는데 100일도 채 안남았다는데..왠지 격하게 공감되네요..휴..

원래 좀 마른체질이고 운동도 즐겨하고 하는데..요즘 이상하게 배가 나오기 시작하네요..

설마 나도그럴까....그렇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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