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4/23 20:29:20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이 문제들 풀면 여러분들도 가우스, 오일러입니다.

이곳 피지알에서도 몇 번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저는 학창시절에 수학을 너무 못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렇게 못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이지요. 물론 이제는 미적분 문제를 못 풀어도 제 삶에 있어서 아무런 영향도 없긴 합니다만 그래도 가끔씩 이제는 시험에 관한 압박도, 점수에 대한 부담도 없으니 수학의 정석 책을 다시 사서 취미 생활하듯 수학 문제들을 풀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곤 합니다.

저 같은 사람이야 정말 기본 수준의 수학 문제들을 가지고 그것들이 마치 희대의 난제이기라도 한 것처럼 쩔쩔 매겠지만 실제로 날고 긴다는 수학자들 사이에서도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수학의 난제들도 꽤 있다고 합니다. 그것들 가운데는 "리만 가설"처럼 아주 유명한 것들도 있고 그런 난제들에 비해서 덜 알려졌지만 그래도 역시 최고 수준의 수학자들도 아직 풀지 못한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직까지 수학자들이 풀지 못하고 있는 문제들 몇 가지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이 문제들을 해결한다면 아마 수학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을 받게 되고 수학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기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Brocard’s Problem

어떤 정수 n에 대해서 n!는 아래와 같이 정의됩니다.

n! = n x (n-1) x (n-2) x (n-3) x ... x 3 x 2 x 1

n!이 의미하는 것은 n개의 사물을 배열하는 가짓수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 알파벳의 개수는 모두 26자인데 모든 영어 알파벳을 배열할 수 있는 가짓수는

26! = 403,291,461,126,605,635,584,000,000

만큼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헨리 브로카드(Henri Brocard)라고 하는 학자는 1876년과 1885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4! + 1 = 24 + 1 = 25 = 5의 제곱
5! + 1 = 120 + 1 = 121 = 11의 제곱
7! + 1 = 5040 + 1 = 5041 = 71의 제곱

임을 보였습니다. 그는 이 세 경우를 제외한 다른 정수의 계승에서는 1을 더해서 어떤 수의 제곱이 되는 경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 세 숫자들(4, 5, 7)말고 다른 정수의 계승에 1을 더하면 어떤 수의 제곱이 되는 경우가 더 있는 지 궁금해 했지요. 현재 수학자들이 숫자 10억 까지는 해당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을 계산을 통해서 밝힌 상태라고 합니다.


Odd Perfect Numbers

어떤 수의 진약수들을 다 더해서 자기 자신이 될 때 우리는 그 수를 완전수라고 합니다. 여기서 진약수라는 것은 자기 자신을 제외한 약수들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이

6 = 1 + 2 + 3
28 = 1 + 2 + 4 + 7 + 14

6과 28은 자신을 제외한 약수들의 합이 자기 자신과 같아지므로 완전수들입니다.

유클리드는 2의 p승에서 1을 뺀 수가 소수일 때, 그 소수에 2의 p-1승을 곱한 수는 완전수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즉 아래의 수식에서 괄호 안의 수가 소수라면 이 수식의 계산을 통해서 나온 수는 완전수라는 것입니다.



위의 수식에서 p가 2일 때가 바로 6의 경우이고 p가 3일 때가 바로 28의 경우입니다. 위와 같은 조건을 만족시키는 가장 큰 소수는 p값이 43,112,609라고 합니다.

유클리드는 짝수인 완전수는 모두 위 수식에 들어맞는다는 것도 증명했습니다. 즉, 저 수식을 통해 나오는 완전수들은 모두 짝수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홀수인 완전수가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아직까지 홀수인 완전수는 발견되지 않았고 홀수인 완전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증명이 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Collatz Conjecture

아무 정수나 하나 선택합시다. 만약 그 정수가 짝수라면 그 수를 2로 나눕니다. 만약 그 정수가 홀수라면 거기에 3을 곱하고 난 후 1을 더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계산해서 나온 값이 다시 짝수인지 홀수인지에 따라서 계속해서 위의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러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예를 들어 12를 선택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아래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12 -> 6 -> 3 -> 10 -> 5 -> 16 -> 8 -> 4 -> 2 -> 1

일단 계산 값으로 1이 나온 이후로는 계속해서 4 -> 2 -> 1이 무한반복 됩니다.

Collatz라는 학자는 여러분들이 초기 숫자를 무엇을 선택하든지간에 결국 마지막에는 저 4 -> 2 -> 1 무한반복의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중에 학자들은 5.764 x 10의 18승 까지는 Collatz Conjecture가 성립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정수가 다 Collatz Conjecture를 만족시키는 지는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은 1로 돌아온다...


이런 문제들을 보면 정말 수학의 세계는 신기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빠지면 마치 마약 중독에 빠지는 것처럼 오직 수학 문제 하나의 증명을 위해 모든 인생을 다 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면서 약간 무서워지기도 합니다. 제가 수학적 능력이 없었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걸까요? (--;;)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도 너무 저 문제들을 증명하겠다고 열의를 보이지는 마시길 빌겠습니다. 증명 없이도 우리의 삶은 충분히 의미가 있으니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4/23 20:51
수정 아이콘
사실은 난제가 꽤 되는 수준이 아니고, 난제가 아닌 것이 극소수죠.
특히 정수론 같은 경우에는 문제를 던지긴 쉽지만 증명하는건 헬인지라.
기하학, 정수론은 할게 못됩니다. 선택받은 자들만 하는 것...
이인제
16/04/23 23:36
수정 아이콘
그런 닉네임으로 정수론은 할게 못된다 하시니 신뢰가 안갑니다 크크
오바마
16/04/23 20:52
수정 아이콘
오늘도 제 공책의 여백은 너무 좁아서 다행입니다
Neanderthal
16/04/23 22:47
수정 아이콘
오바마님께 더블A A4용지 한 박스 보내드려야겠어요...--;;
오바마
16/04/24 00:12
수정 아이콘
제가 사실 택배 알러지가 있어서 누가 택배로 A4용지를 보내주면 막 아픕니다
안타깝게도 정말 안타깝게도....
뚱뚱한아빠곰
16/04/23 21:17
수정 아이콘
Odd Perfect Numbers 는 저 식에 의해 나오는 완전수 m 값은 무조건 짝수이기 때문에 저 식으로 구해지지 않는 완전수를 찾아야 하고 그게 홀수인 것을 찾아야 한다는 건데....
키스도사
16/04/23 21:17
수정 아이콘
정말 쉽네요. 풀이도 쓰고 싶지만 pgr 댓글의 여백이 너무 좁은 지라 생략하겟습니다.
Neanderthal
16/04/23 22:52
수정 아이콘
이분 최소 페르마 후손...--;;
뽀로뽀로미
16/04/23 21:52
수정 아이콘
알파고 동생! 보고 있지? 형들은 이제 이런 문제로 골머리 썩고 싶지 않네. 동생이 좀 풀어줘.
Neanderthal
16/04/23 22:45
수정 아이콘
인공지능이 2초만에 풀면 그건 그거대로 민망하겠네요...--;;
간디가
16/04/24 00:12
수정 아이콘
뭐 그런 낭만적 사고는 이미 4새지도로 와장창 깨져서요.크크크크
근데 저도 아직 그런 거에 대해서는 고지식해가지고 기계가 난제를 푸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
주인없는사냥개
16/04/23 22:04
수정 아이콘
정수론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만 보더라도 문제의 이해가능여부와 풀이는 매우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배웠습니다.
16/04/23 22:29
수정 아이콘
학원 수학 선생님이 어차피 정수론은 열심히 하나 안하나 티가 안나기 때문에 대학원때 정수론을 했다고..
이치죠 호타루
16/04/23 22:43
수정 아이콘
홀수 완전수 문제... 그거 참 물리화학 시간 쌩까면서 제가 낑낑대며 도전해 봤는데 증명에 오류가 있어서 교수님께 리젝 먹고 나중에 일정 부분까지 결론을 낸 적이 있었는데 그거 다 오일러가 해 놓았던 거더라구요...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오일러는 사람이 아니었어...
무무무무무무
16/04/23 22:45
수정 아이콘
알파고가 알아서 다 해주겠지....
Neanderthal
16/04/23 22:46
수정 아이콘
비겁한 변명입니다~~~~~아!!!!...--;;
-안군-
16/04/23 22:50
수정 아이콘
정수론은 기본적으로 수의 불연속성을 깔고 있기 때문에, 일반화하여 증명하기가 엄청 어렵죠.
게다가, 소수나 약수 문제는 더더욱 어렵고요. 그래서 컴퓨터 암호화에도 정수론이 많이 들어가 있죠.
Chocolatier
16/04/23 23:11
수정 아이콘
껄껄껄 이런건 코후비면서 푸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pgr 댓글의 여백이 부족하군요? 솔직히 다 여백이 부족해서 못 푸시는 거잖아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써갈긴 책이 뭐가 그리 대단한 책이라고 앤드류 와일즈 논문이 다 들어갈 정도였겠습니까?
야근왕워킹
16/04/23 23:21
수정 아이콘
이런류 글 좋아하시면 [오일러가 사랑한 수 e] 라는 책 추천드립니다
한 5~6년전에 읽어서 내용은 잘 기억안나는데(어려워서 기억안나는거 아닙니다. 오래되서 기억 안나는겁니다..),
전반적인 수학에 대해 견문을 넓혀준다고 해야할까요..? 추천받아서 본건데 괜찮았습니다
전혀 어렵지 않고 교양수준으로 읽을수 있습니다. 수식 어려우면 그냥 제끼고 스토리만 봐도 됩니다.

그리고 본문의 문제는 여백이 부족해서....
리듬파워근성
16/04/23 23:56
수정 아이콘
n! 이 나온 순간부터 마치 꿈 속을 걷는 기분이네요.
켈로그김
16/04/23 23:58
수정 아이콘
정수를 잘하면 훌륭한 막노동꾼이 된다는 전설이..
16/04/24 00:26
수정 아이콘
i.e. 이 문제를 풀려면 오일러나 가우스 급이 되어야 합니다.
이진아
16/04/24 00:55
수정 아이콘
이 게시물의 댓글란이 유달리 좁다고 해서 들어와봤습니다.
꺄르르뭥미
16/04/24 06:23
수정 아이콘
완전수 문제를 재밌군... 하며 보다가 유클리드가 증명했다는데서 깜놀했습니다.
유클리드는 기원전 300년 경 사람이고, 기원전 300년이면 진시황이 통일하기도 전인데... 왜 이런 문제를 풀었을까요? 먹고 사는데 그닥 도움이 되지 않아보이는데...
sway with me
16/04/24 07:19
수정 아이콘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할 필요가 없으니까... 가 아닐까요?
16/04/24 11:55
수정 아이콘
에우클레이데스라는 수학자 겸 철학자(그시절엔 당연했겠지만)가 기하학 이런거 배워서 뭐함? 하는 사람한테 동전 세닢 주고 쫓아냈단 일화가 떠오르네요.
16/04/24 07:37
수정 아이콘
애플펜슬만 있어도 패드에 끄적이면서 풀어 버리는건데 안타깝네요.
구들장군
16/04/24 10:20
수정 아이콘
스크롤을 내리다 보니 웬 사발통문이 있길래 답글달고 갑니다. ( '')
16/04/25 20:31
수정 아이콘
요즘 핫한 정수는 윤정수 아닌가요?
Neanderthal
16/04/25 20:32
수정 아이콘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801 [일반] 골로프킨과 맞장 뜰만한 두 선수... [33] Neanderthal11846 16/04/24 11846 4
64800 [일반] 오늘의 투기종목 소식 [39] The xian8473 16/04/24 8473 1
64799 [일반] 월드 DJ 페스티벌, 양평, 5월. [2] 은때까치3698 16/04/24 3698 6
64798 [일반] [영화 리뷰] 영화 관객글에 편승한 명량 리뷰 [43] 대치동박선생5457 16/04/24 5457 9
64797 [일반] 시스템의 정비 [15] cafferain3844 16/04/24 3844 0
64796 [일반] 과연 한국에서 영화 한편의 관객 잠재력은 최대 얼마나 될까요? [134] 잊혀진꿈8097 16/04/24 8097 2
64795 [일반]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21] 마스터충달6124 16/04/24 6124 7
64794 [일반] 대학교 '1천원 아침밥' 시작 [32] 뀨뀨9756 16/04/24 9756 9
64793 [일반] 조용히 살기도 힘든 지옥한국 [32] 삭제됨11423 16/04/24 11423 20
64792 [일반] 뮤지션들의 부고소식을 들을때마다 [15] 삭제됨4127 16/04/24 4127 2
64791 [일반] 2015년 국내 제조업체 직원 평균 연봉 Top10 [32] 김치찌개9321 16/04/24 9321 1
64790 [일반] 카톡을 오래 했으면 좋겠어 [23] Eternity10885 16/04/23 10885 70
64789 [일반] 이 문제들 풀면 여러분들도 가우스, 오일러입니다. [30] Neanderthal8545 16/04/23 8545 3
64788 [일반] 84인치 TV 사용기 [60] 리듬파워근성23360 16/04/23 23360 34
64787 [일반] 오늘 NBA 플옵 주요 선수들 활약상 [15] SKY925583 16/04/23 5583 0
64786 [일반] 여러 지표로 보는 2015년 발매된 걸그룹 노래 순위 [25] evene13681 16/04/23 13681 3
64785 [일반] 연봉 8천 2백만원의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26] 달걀껍질14408 16/04/23 14408 27
64784 [일반] 수어사이드 스쿼드 '할리퀸'에 대해 알다. [25] 마음속의빛11628 16/04/23 11628 5
64782 [일반] [연예] 스탠바이 I.O.I 1화 간단한 감상 [63] pioren8674 16/04/23 8674 3
64781 [일반] [정보] 배달의민족에서 LOL 결승 쿠폰을 뿌리고 있습니다 + 아이스크림 이벤트 [38] Slon8552 16/04/23 8552 1
64780 [일반] 나우루 공화국 이야기: 어떤 공동체의 타락과 그 이면 [27] santacroce9422 16/04/22 9422 50
64779 [일반] 동아의 김성근 감독을 향한 날이 갈수록 세지네요 [116] style15408 16/04/22 15408 8
64778 [일반] 취준일기 [22] 뀨뀨5968 16/04/22 5968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