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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0/11 00:39:50
Name OrBef
Subject [일반] 블레이드 러너 2049 보고 왔습니다. (글 아래에 약스포)
보고 왔습니다.

내용에 대해서 이것 저것 이야기하다보면 스포가 될 수밖에 없으니, 내용 외적인 이야기를 주로 하려고 합니다. 댓글에서도 스포는 피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어차피 조금만 기다리면 개봉하니까, 며칠만 참으면 됩니다.

일단,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1편에서 던졌던 이런 저런 고민을 잘 이어나갔어요. 물론 딱하니 비슷한 색채의 영화가 전무했던 1980 년대에 나온 1편에 비해서 2017 년에 나온 2편은 아무래도 약간은 좀 충격이 덜할 수밖에 없긴 합니다. 저도 나이를 먹고 나니 웬만한 영화나 글을 접해도 크게 두근두근하지 않기도 하고요.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보면, 빌뇌브 감독 입장에서는 이 속편을 정말 최고 수준으로 잘 만든 것 같습니다.

라이언 고슬링의 약간 우중충한 분위기는 이 영화와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미국에서 극찬을 받은 것과는 별도로, 흥행은 실패할 거라는 이야기가 좀 있습니다. 제가 영화 개봉하고 이틀 뒤에 영화를 보러 갔는데, 좌석의 1/3 정도만 사람이 있더군요. (미국은 원래 극장이 좀 오버스럽게 많기 때문에, 상당한 흥행작도 만석은 거의 없긴 합니다)

저는 3D 로 봤는데, 3D 가 꼭 필요한 영화같진 않습니다. 영상미는 대단한데, 3D 가 필요한 영상미 같진 않다고 느꼈어요. 화면은 좀 클 필요가 있지 싶고요.

트레일러를 보신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이 영화는 우리 세계의 미래를 보여주는 SF 가 아닙니다. 2019 년에 복제인간이 우주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전투를 수행하던 블레이드 러너 세계관에서 30년이 지난 미래를 보여주지요. 그렇다고 뭐가 크게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만, 하여튼 이 부분을 마음에 좀 담아주셔야 영화 관람시에 좀 더 편안합니다.

참, 제가 저번에 올린 3 편의 마케팅 영상은 '꼭' 보고 가셔야 합니다. 안 봐도 극중에서 이런저런 설명은 나오는데요, 보고 가시면 훨씬 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됩니다.

1편처럼 굉장히 느린 페이스의 영화입니다. 1편이 느려서 지루하다고 느낀 분이라면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지루할 것 같습니다. 반대로 1편의 느린 페이스에 본인의 감수성이 취향저격 당한 분이라면, 2시간 40분 내내 다시 한번 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듯 합니다.

--- 이 아래부터는 약간의 스포성 내용이 있습니다 ---

--- 이 아래부터는 약간의 스포성 내용이 있습니다 ---

--- 이 아래부터는 약간의 스포성 내용이 있습니다 ---

--- 이 아래부터는 약간의 스포성 내용이 있습니다 ---

자레드 레토는 시각 장애인 연기를 실감나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까만 컨텍트 렌즈를 끼고 장님인 상태로 연기를 했다더군요.

조이 캐릭터는 여성에 대한 남자의 판타지가 구현된 듯한 캐릭터인데, 이 영화가 남자의 판타지 보면서 즐기자는 영화는 아니죠.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보니까 매우 짠하더군요.

월레스 캐릭터는 잠깐만 나오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캐릭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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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11 00:56
수정 아이콘
(수정됨) 개봉 전에 하루에 한두번씩 해주길래 보고왔습니다.
적어주신 것처럼, 1편의 "느낌"을 그대로 30년이 지난 지금에 고스란히 가져와서 만들었다는 것이 대단할 정도이고,
스토리나 미쟝센이나 음악이나 연기나, 딱히 거슬릴만한 부분도 없어보이고 좋아보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흥행에는 실패할 것 같네요. 이것도 1편 따라가는건지 크

접지전사 개프와 여러 등장인물들은 여전히 데커드 떡밥을 날려주시고,
월레스의 정체도 파볼수록 더욱 요상스러울 것 같구요.
경찰 보스또한 주인공의 정체와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있었는지도 의문이 남았습니다.

여러모로 원작의 팬이라면 무조건 봐야할 영화라고 생각하나,
그냥 sf영화 볼까?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가는 큰 낭패.. 를 볼 수도 있는 영화로 봤습니다.
일단 러닝타임이 거의 2시간 반이라,,,

이번 마지막 엔딩도, 데커드와 00이 같이 나가면서 문이 턱 닫히면서 끝났다면,
전 진짜 극장에서소리질렀을꺼에요..
이녜스타
17/10/11 05:55
수정 아이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1편이 엔딩이 감독판 일반판 2가지 아니었나요?
17/10/11 11:44
수정 아이콘
파이널컷이라 불리는, 문 닫히면서 바로 끝나는 버전으로 적었습니다~
신문안사요
17/10/11 00:56
수정 아이콘
조이 볼때마다 자꾸 her가 생각나더라구요 결말은 달랐지안요
Samothrace
17/10/11 01: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충격적인 sf라면 이미 꽤 많은 작품들이 나온 시점이기 때문에 웬만큼 충격을 주기가 쉽지가 않겠죠... 솔직히 충격적인 것을 원한다면 70~90년대 고전 sf를 찾아보는 게 빠를 듯싶기도 하고... 최근에는 언더 더 스킨 말고는 그다지 크게 충격적이지가 않더라구요. 기대했던 컨택트는 그냥 할리우드 영화가 돼버렸고요... 하긴 저도 헐리우드 중심으로 영화를 소비하다 보니 충격적인 sf영화를 잘 발견하지 못하는 것도 있겠지만요. 블레이드 러너2049는 걍 마음 편하게 보고 와야겠습니다
17/10/11 01:34
수정 아이콘
언더 더 스킨 저 안 봤는데, 재미있습니까?
Samothrace
17/10/11 01:36
수정 아이콘
솔직히 그렇게 재밌진 않았습니다. 막 엄청 몰입되고 빠져들고 그런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17/10/11 01:38
수정 아이콘
아... 그럼 일단 우선순위 #1 에서는 빼겠습니다 ㅠ.ㅠ;;;
태고의 태양
17/10/11 01: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유료시사회때 봤는데 영화 내용 전체가 스포인 느낌이라서 내용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네요 크크크 러닝타임이 길고 호흡도 느려서 지루해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포스터에 낚인 사람들도 있는 것 같고...
옆에 남자애들이 얼마나 지루해하던지 계속 자거나 화장실 왔다갔다 거리더라구요. 덕분에 mx관으로 한번 더 보러갑니다...
특이점주의 자
17/10/11 04:25
수정 아이콘
명작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반지의 제왕도 끝까지 못봤거든요.
이것도 마찬가지일것 같아서 나중에 컴퓨터로 볼렵니다.
17/10/11 04:28
수정 아이콘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영화입니다. 해서 누구에게나 강추할 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저도 반지의 제왕은 별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못 볼 정도는 아니었지만, 대단하지도 않았달까요?)
17/10/11 06:24
수정 아이콘
저도 반지의 제왕 노잼이었어요. 차라리 소설은 상상하는 맛이라도 있는데...
hm5117340
17/10/11 07:2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야 즐겁게 잘봤고 imax 재관람도 할예정이지만 보통의 대중들에게 넓게 먹힐류는 아니겠죠 열광적인 팬층이 있지만 그게 스타워즈 스타트렉급의 저변은 아니고 좀 컬트적인 것에 가까우니... 여기에 2억달러 수준의 제작비를 기꺼이 때려박은 워너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SCV처럼삽니다
17/10/11 08:18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좋아하는 장르라 진행이 느려도 몰입해서 본거 같아요.
나이스후니
17/10/11 09:05
수정 아이콘
1편안보고 가도 상관이 없을까요?
물맛이좋아요
17/10/11 09:50
수정 아이콘
무조건 보셔야합니다.
나이스후니
17/10/11 16:12
수정 아이콘
네 1편찾아봐야겠네요
17/10/11 10:29
수정 아이콘
이건 상관이 많습니다. 꼭 보시고 가셔야 하고, 정 1 편을 보실 시간이 없다면.... 2 편을 보셔도 재미가 없을 겁니다.
나이스후니
17/10/11 16:13
수정 아이콘
일단 이번주에 정주행해야겠어요
17/10/12 15:34
수정 아이콘
오늘 재밌게 보고 왔습니다. 아이맥스 2D 로 볼까 하다가 그냥 일반 상영관에서 봤는데 저도 orbef 님처럼 좀 큰 관에서 보면 더 나았겠다 싶더라구요.
언급하신대로 원작의 시각적인 효과가 워낙 강렬해서인지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부분이 좀 덜하게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음향쪽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 전작인 시카리오, 컨택트에서 음악이나 음향효과를 잘 이용했던 감독인지라 이번 영화에서도 역시 그러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원작의 몽환적임 느낌과 '컨택트'의 느낌이 동시에 나는 음악들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ArcanumToss
17/10/20 05: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제 저녁 10시 프로를 봤습니다.
평일인데다가 시간이 늦어서인지 사람이 많이 없어서 오히려 좋더군요.
사운드, 미장센,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더군요.
하지만 제가 블레이드 러너 1편을 봤을 때의 그 서정성, 탁월한 철학성과 여운이 없어서 아쉽더군요.
껍데기일 뿐이었던 K의 인생의 허망함과 외로움에는 공감했지만 지나친 휴머니즘은 억지라고 느꼈습니다.
총을 맞아도 잘 안 죽는 이상한 놈이기도 했고요.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든 생각은 '어라? 이거 리들리 스콧이 감독인 거 맞아? 아닌 것 같은데?'였습니다.
보고 와서 검색해 보니 역시 감독이 리들리 스콧이 아니더군요. -_-;
어쨌든 영화를 보고 나와서 집에 가면서 이 영화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뭐가 좋을까 하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데커드의 자식이 누구게?]


진짜 눈을 맞으며 죽는 껍데기 K와 진짜 비를 맞아 본 후 죽는 인공지능 조이 vs 가짜 눈을 맞으며 리플리컨트 생부를 맞이하는 데커드의 진짜 딸.


데커드의 진짜 딸은 유전병 때문에 무균실에서 허상 속에서 살고 그 딸의 복제품인 K는 비록 삶이 허망하긴 했지만 유전병이 없어 유전적 리플리컨트 아버지와 동고동락하며 진짜 세계에서 살다 죽어가던 아이러니한 마지막 장면으로 무언가를 어필하고 싶었겠지만 연출력이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역시... 감독이 문제였다고 봅니다.
하지만 영상미는 인정합니다.
그리고 조이... 제게도 그런 인공지능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그렇게 예쁘고 섹시해야하고요. ^^


ps.
만일 블레이드러너 3편이 나온다면 마리에트와 K가 하룻밤을 함께 했고 K는 유전병이 없었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나온 아기가 월레스의 타깃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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