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4/18 13:48:01
Name 아찌빠
File #1 untitled.png (1.42 MB), Download : 62
Subject [일반]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 예쁘고 귀엽지만 불편해 (수정됨)


어디서 우연히 소개글을 보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내내 아이들이 뛰어놉니다. 아이들이 욕도 합니다. 나쁜짓도 합니다. 근데 귀엽습니다.


화면만 보면 아름다운 판타지 세상입니다. 하늘 빛이 요즘 미세먼지로 뿌옇게 되어버린 우리 하늘과 달리 정말 예쁩니다. 건물 색깔도 알록달록 예쁩니다. 중간에 무지개도 나오는데 제가 살면서 본 어느 무지개보다도 예쁩니다.


주인공이 아이인데, 생활만 보면 그 역시 판타지 입니다. 우리나라 나이로 초2정도 되는 것 같은데, 우리네 애들 처럼 학원에 사교육에 쩔기는 커녕, 학교도 안다니고 주구장창 놉니다.


아이 엄마가 문신을 심하게 해서, 실제로 보면 눈도 못마주칠 것 같은데, 특이한 말투때문인지 그녀조차 귀엽습니다.


구구절절 설명도 없이, 빠르지 않은 호흡으로, 담담하게, 여관에서 집도 일정한 수입도 없는 모녀가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영화내내 묘한 긴장감이 유지됩니다. 꽉짜인 스토리나 숨막히는 반전 같은 건 없는데도 관객을 붙잡아두는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몰랐는데 미국에 디즈니 랜드가 두개 있나 봅니다?  올란도에 있는 디즈니 월드 언저리가 배경인데, 영화 제목은 그 디즈니월드 건설 프로젝트와 무주택 빈민층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프로젝트가 둘 다 이름이 '플로리다 프로젝트'라는데 그걸 땄답니다.


밝은 진행과 달리 내용은 좀 불편한 현실을 담고 있으니 마음에 여유가 있으실 때 보시는게 좋겠네요.


보고 나니 이렇게 반응이 없을 영화가 아닌 것 같은데 피지알에 언급해 주시는 분이 없어서,

그리고 보신분들하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고 싶어서 많이 부족하지만 소개글 올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사슴왕 말로른
18/04/18 13:56
수정 아이콘
팬텀 스레드 보기전까지 저에게는 올해 최고의 영화였네요. 정말 강추합니다.
리콜한방
18/04/18 13:57
수정 아이콘
팬텀 스레드까지 다 포함해도 저에게 2017년 최고의 영화였어요 크크.
사슴왕 말로른
18/04/18 14:27
수정 아이콘
전 PTA가 그려낸 우아함이 더 좋더라구요 크크
Semifreddo
18/04/18 13: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꼬마 친구의 마지막 울음이 깊은 여운을 주는 영화입죠
metaljet
18/04/18 14:00
수정 아이콘
저동네에서는 빈민층이라고 하지만 주인공 모녀 결국 영화내내 신나게 놀거 다 놀고 나름 파티도 하고 수영도 하고...
결국 우스갯소리로 하는 소위 1세계 문제(First-World problem)를 보는것 같아서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말부에서 모녀 가정의 위기 또한 사회적 문제보다는 개인의 선택에 의해 발생한 비극이라서요.
엔조 골로미
18/04/18 14:19
수정 아이콘
그 개인의 선택 또한 사회적 문제때문에 일어난 일이니까요 물론 그 사회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도 극중에 나옵니다만
metaljet
18/04/18 17:52
수정 아이콘
주인공의 나사빠진 무절제와 충동으로 인한 자기파괴 VS 거의 똑같은 조건에서 열심히 제대로 살아가는 인물의 모습
두가지가 너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어서 사회적 문제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기가 어려운 영화죠.
송파사랑
18/04/18 14:03
수정 아이콘
정말 엄청난 영화입니다.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이쥴레이
18/04/18 14:04
수정 아이콘
사람들이 많이 극찬하던데... 나 다니엘 블레이크 같은 영화일듯하네요
Rorschach
18/04/18 14:47
수정 아이콘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긴 한데 크레딧 올라갈 때 기분은 거의 비슷했어요.
유지애
18/04/18 14:05
수정 아이콘
저는 부기영화에서 보고 찾아보니 지난주에 마지막 상영이래서 부랴부랴 보고 왔네요
아이의 관점에서 보여주는 어른의 세계가 참 즐거웠습니다.
스칼렛
18/04/18 14:13
수정 아이콘
배급사가 홍보는 무슨 힐링 먹방영화처럼 해서 의아하더군요
WeakandPowerless
18/04/20 17:38
수정 아이콘
이건 진짜 이해가 안가는부분인데... (해외에서는 어땠는지 모르겠고) 한국에서는 그 어떤 영화도 힐링용으로 포장이 되는 경향이 있죠. '가볍게 볼 수 있어야 뜬다'고 모든 배급사가 칼라로 생각을 공유하는거 같습니다.
성동구
18/04/18 14:15
수정 아이콘
굉장히 희망찬 영화인 줄 알았는데... 블랙 코미디였어요. 뭐 영화는 재밌게 잘 봤습니다.
엔조 골로미
18/04/18 14:18
수정 아이콘
이런류 영화가 개봉관이 별로 없죠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Rorschach
18/04/18 14:48
수정 아이콘
팬텀 스레드는 아직 못 봤는데

셰이프 오브 워터 / 쓰리 빌보드 / 레이디 버드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다키스트 아워 / 플로리다 프로젝트
중에서 이 영화가 제일 좋았습니다.
18/04/18 14:52
수정 아이콘
뭐랄까 얼핏보면 즐겁게 진행 되는데 가슴이 점점 옥죄어 지는듯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18/04/18 15:29
수정 아이콘
전혀 힐링영화가 아닌데 힐링영화처럼 생각하고 보러간게 함정...
몬스터피자
18/04/18 15:42
수정 아이콘
배우도 아니었던 여주 연기력이 정말 덜덜..
금수저
18/04/18 16:13
수정 아이콘
너무 슬퍼요. 본지 한참 됐는데 아직도 생각하면 슬퍼요. 눈물이 날 정도의 슬픔은 아닌데 되게 오래 가는 슬픔이네요.
라도비드
18/04/18 22:03
수정 아이콘
배급사가 영화를 안 보고 홍보한 것 같더군요. 마치 지구를 지켜라처럼... 제가 본 건 아이와 어른의 우정을 통한 성장드라마 느낌의 트레일러였는데 말이죠.

제 생각과는 정반대인, 지독하게 슬픈 영화였습니다. 오히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21세기 판의 미로에 가까운 영화라고나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WeakandPowerless
18/04/20 17:41
수정 아이콘
정말 올해 본 영화중에 손꼽는 영화였습니다. 홍보(?)를 하나도 안 접하고 봐서 더 좋았던... 위에분이 말씀해주셨지만... 이후에 본 광고들은... 배급사가 영화를 안 보고 홍보했다고 느껴질 정도이긴 하더군요.
근데 사실 (아마 농담으로 하신 말씀이겠으나) 영화를 안 보고 홍보하는 배급사는 없습니다... 무조건 수십번은 보고 나름 최고의 전략을 짠다고 짜는건데... 근데 영화가 어떤 영화냐 상관없이 항상 한국 배급사는 이런식으로 홍보를 해버리곤하죠. 차라리 이런식으로 다른 분들이 올려주시는 리뷰를 보고 가는게 훨씬 낫다고 봅니다...

무니가 상탄거 축하합니다
18/05/02 17:42
수정 아이콘
이 글을 기억하다가 이제서야 영화를 봤는데 정말 너무 슬프고 좋네요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6699 [일반] 즐겜하세요, 모두들 [96] 글곰12220 18/04/19 12220 41
76697 [일반] 오늘자 리얼미터 떴습니다. 결과는?? [271] Darwin28777 18/04/19 28777 31
76696 [일반] 그날 바다 보고왔습니다. [20] 삭제됨11122 18/04/18 11122 13
76694 [일반] 선거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를 담은 글 작성시 주의사항 [23] jjohny=쿠마10439 18/04/18 10439 22
76693 [일반] 심심해서쓰는 르노삼성 QM3 리뷰 [25] 뜨거운눈물15197 18/04/18 15197 3
76692 [일반] 퇴사한다고 말한 날 [58] 브라이언13386 18/04/18 13386 65
76691 [일반] [단상] 종전 및 평화협정 이후를 생각하다 [103] aurelius14050 18/04/18 14050 13
76690 [일반] 일하기 싫다 [38] 마리오30년8853 18/04/18 8853 32
76689 [일반]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 예쁘고 귀엽지만 불편해 [23] 아찌빠7973 18/04/18 7973 1
76688 [일반] 김경수/김기식 사태가 반영된 오늘자 알앤써치 여론조사 [88] Darwin17115 18/04/18 17115 11
76687 [일반] 손발이 묶인 채로 두들겨 맞는 PGR 운영시스템 -1 [185] 14091 18/04/18 14091 89
76686 [일반] 과거 선거결과를 바탕으로 보는 경남지사 (언더독 민주당 입장에서..) [63] 타마노코시12210 18/04/18 12210 14
76685 [일반] 저는 쓰레기입니다. [25] 참교육8804 18/04/18 8804 3
76684 [일반] 프로그래밍 면접 이야기 - 너무 솔직할 필요는 없습니다 [38] Je ne sais quoi9247 18/04/18 9247 5
76683 [일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북미대화(feat. 종전) [69] Roger10299 18/04/18 10299 3
76682 [일반] 운영진을 위한 변 [102] VrynsProgidy11188 18/04/18 11188 22
76681 [일반] 대학원 박사과정 합격했습니다. [110] Finding Joe13457 18/04/18 13457 32
76680 [일반] 피지알 운영유감에 대한 저의 생각.. [22] 마우스질럿8602 18/04/18 8602 1
76676 [일반] 그들은 여전하다 [26] The xian8621 18/04/18 8621 51
76674 [일반] 언론사 요청으로 삭제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기사... [43] TWICE쯔위12698 18/04/17 12698 7
76673 [일반] [MARVEL]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노스전에서 별로 큰 활약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38] 빵pro점쟁이14470 18/04/17 14470 53
76672 [일반] 로힝야족 몰아낸 미얀마 "방글라데시 불교도 오라" [23] 군디츠마라8934 18/04/17 8934 2
76671 [일반] 기억하는 일밖엔 할 수 없으므로 [2] Love.of.Tears.8084 18/04/17 8084 1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