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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28 20:58:23
Name 절름발이이리
Subject [일반] x원 받으면 y할 수 있냐
작년 중순 2대주주였던 회사를 매각하고, 인수한 회사에서 근무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개인으로써는 제법 큰 돈도 벌게 되었지요.
목돈이 생기고 나니 집을 살 생각으로, 투자를 해야할 생각으로, 심심하단 이유로 투자와 관련한 공부를 나름대로 했습니다.
책도 읽고, 강연과 수업도 계속 듣고 등등.
하다보니 재밌더군요. 마침 작년은 자산폭등의 해였기 때문에 손대는 족족 돈이 벌리기도 했습니다.
암호화폐, 비상장주, 부동산 등등.
물론 즐겁고 다행인 일입니다만, 사실 결과는 운이 많이 작용한 것이지요.
오히려 그 결과보다도 그 과정이 재밌었습니다. 결과가 좋았으니까 당연하지라고 퉁치기엔, 그 세계가 매혹적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몸이 근질거리고, 어떤 기회들이 보이고, 결국 투자 분야의 창업을 하게 되는군요.
아이러니한 것은, 이 창업이란 행위 자체가 정작 투자로써 현명한 행동은 아닌 것 같다는 사실입니다.
인수사로부터 받아야 할 나머지 돈을 포기하고 뛰쳐 나오는 것이거든요.
통상적으로 회사를 인수하고 나면 핵심인력에게 락업을 설정합니다. 일정 기간 의무 근로기간을 두고, 그 기간을 채우는 대가를 지급하죠. 그걸 포기한 것이죠.
pgr이건 여타 커뮤니티건 x원 받으면 y 할 수 있냐는 사고실험 류의 글이 간간히 올라옵니다.
그런데 제가 받을 나머지 돈이 그 x원보다 대체로 컸습니다.
이런 류의 콘텐츠에서 y는 교도소, 오지 근무, 감금, 높은 곳에 매달리기 등 비도덕적이거나, 엽기적이거나, 위험하거나, 힘든 행동들인데, 제가 치뤄야 할 대가는 좋은 처우와 근무조건으로 1년 반을 마저 근무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 기간을 못 참고, 그 돈을 포기하고, 돈 벌 확률이 높지 않은 창업을 하는 건 어리석은 일일겁니다. 샤프지수 똥망.
고민을 시작하고 상담한 주변에서도 다 뜯어 말렸고, 저라도 누가 이런 고민을 하여 상담해 오면 아마 말렸을 겁니다.
그러나 결국 창업을 합니다.
어쩌면 이런 선택은, 저 사고 실험들을 볼 때마다 보였던 제 반응에서 이미 예정되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때마다 생각했던 것은, 단지 내가 y를 할 용의가 있냐 였지요.
대가가 아무리 커도, 할 용의가 없는 일은 안 해야 하고,
할 용의가 있다면 대가는 선택의 문제가 될 뿐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내 삶을 지배하는 것은 나여야 한다는 생각은 치기 어린 생각일지 모르지만,
다행히도 아직까진 그렇게 잘 살아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충 그런 마음으로 다시 창업을 합니다.
어느덧 세번째입니다. 맵은 머큐리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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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콜트레인
18/04/28 21:02
수정 아이콘
매일같이 걍 음악들으면서 잠만 자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 활력이 좀 부럽기도 하네요. 좀 나눠받아서 더 활기차게 잠을 자고 싶습니다. 자도 자도 졸리니..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절름발이이리
18/04/28 22:53
수정 아이콘
저도 일상에서 활기찬 타입은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스타카토
18/04/28 21:20
수정 아이콘
학교에서 잘쓰고있는 그 앱 이제 손떼신거군요~(혹시몰라 앱 이름은 생략했습니다~)
여전히 잘쓰고있습니다.
다만 요즘 이알리미부터 경쟁사가 워낙많다보니 이쪽도 레드오션이 되어버렸더군요~
세번째는 어떤것을 구상할지 기대됩니다.
첫번째, 두번째 모두 잘써서 기대가 큽니다~
절름발이이리
18/04/28 22:54
수정 아이콘
뭐.. 점유율이 압도적이라 큰 상관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사업 얘기는 광고처럼 보일 수 있어서 언급을 안했는데, 에둘러서 따로 한번 글을 써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paperman
18/04/28 22:09
수정 아이콘
맵이 머큐리면 종족은 뭘로...?
언젠가는 그쪽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 터라, 이런 소식이 왠지 반갑네요.
실력은 이미 충분히 갖추셨을 테니, 필요한 행운도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절름발이이리
18/04/28 22:55
수정 아이콘
세번째 창업입니다. 업자의 이응과 비읍을 바꾼다면? 머큐리에 제격이죠. 감사합니다.
태엽감는새
18/04/28 22:23
수정 아이콘
출처 : 엽혹진
절름발이이리
18/04/28 22:55
수정 아이콘
뭐 인기있는 주제죠.
염력 천만
18/04/28 22:26
수정 아이콘
와 요즘 그런거 최소 10억에 100억도 자주보이는데
젊은나이에 성공하셨네요
부럽부럽...
뭣같은 성격의 잡스가 존경받는 이유는
1. 성공함
2. 뭔가 의미있는 일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함
이겠죠 꼭 창업 대박나시길!
절름발이이리
18/04/28 22:5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8/04/28 23:01
수정 아이콘
자신이 옳다고 믿는 원칙대로 확실히 행동하면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죠.
이리님에 대한 회원들의 호불호와는 별개로 전 또 어떤 삶을 현실에서 사실지 궁금해서 그러는데, 글도 자주 써주시죠 흐흐..
절름발이이리
18/04/28 23:14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입니다. 반성하는게 낫지, 후회하는건 별로죠.
세종머앟괴꺼솟
18/04/28 23:26
수정 아이콘
능력이 있으시니 이런 선택도 가능한거겠죠 크
절름발이이리
18/04/29 00:55
수정 아이콘
뭐 기본적인 능력이 없진 않겠지만, 특별히 탁월한가 라고 하면 애매하죠. 그렇다면 어떤 면에서는 의지도 능력의 일부일 수 있겠습니다.
영원한초보
18/04/28 23:48
수정 아이콘
좋아요.
저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8/04/29 00:56
수정 아이콘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8/04/29 01:17
수정 아이콘
본문이 하고자 하는 얘기는 따로 있지만
참 남이 성공한 얘기를 들으면 배가아프네요
하지만 그 성공뒤엔 그만한 노력이 있었다는걸 알게된 나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더욱더 승승장구 하시길 바랍니다!
절름발이이리
18/04/29 02:3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현직백수
18/04/29 01:56
수정 아이콘
알바지원서 굽신굽신
절름발이이리
18/04/29 02:39
수정 아이콘
쓰시는 글을 몇개 봤었는데 재능이 엿보이더군요.
켈로그김
18/04/29 11:46
수정 아이콘
지인들과 사업을 진행하고는 있는데,
이게 비유하면 채굴장 차려놓고 거기서 카드치고 노는 형국이라;;
재미는 있는데 공격적으로 성과를 취하는데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상태이긴 합니다.
다들 자기 생업이 따로 있고, 부수입정도로만 여기는 상황;;

이리님 얘기를 들으니 약간 자극이 되네요.
절름발이이리
18/04/29 21:32
수정 아이콘
목적에 맞게 하면 되는거죠.
유늘보
18/04/29 22:14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근 2년간 투자하신 걸로 투자관련 창업을 준비하시는 용기가...
요새 이것저것 많이 투자중이긴 한데, 어느 쪽 창업이신지 나중에 pgr에도 적어주시면 감사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8/04/30 12:19
수정 아이콘
뭐 실제 투자의 중요 로직은 전문가들을 섭외해서 진행합니다. :)
나중에 글 쓸 일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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