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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1/19 01:14:02
Name Rorschach
Subject [일반] 글래스 / 쿠르스크 / 미래의 미라이 (수정됨)
* 스포일러는 없으나 전체적인 분위기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글래스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원제: Split)>에 이은 나이트 샤말란의 히어로(?) 세계관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각적인 볼거리가 충분하다거나 화려한 영화는 아니지만 이전 두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매력이 잘 살아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제목은 당연히 <언브레이커블>에서 사무엘 L 잭슨이 연기했던 엘리야(Elijah)의 닉네임입니다. '언브레이커블' 데이빗 던, '글래스' 엘리야 프라이스, '비스트' 케빈 웬델 크럼이라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스토리 자체에 대해서는 뭘 말해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따로 언급은 하지않겠습니다.

일단 이전의 두 작품들을 재밌게 보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 또한 적어도 나쁘지않게는 보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작들이 별로였던 분들은 굳이 보실 필요까지 없지않나 싶고, 전작들을 안보신 분들은 그냥 이 작품 부터 보시면 이해못할 이야기들이 한가득 나올겁니다. 실제로 영화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는 첫 부분에 세 영화의 제목이 다 나옵니다. 전작은 안봤지만 관심이 생겨서 보실 분들은 꼭 앞의 두 영화 보고 가시길 추천합니다. 

<언브레이커블>에서 브루스 윌리스(데이빗 던)의 아들 조셉 던을 연기했던 스펜서 트리트 클락은 19년이 지난 이번 영화에서도 같은 배역으로 등장해서 상당히 반갑더군요. <23 아이덴티티>에서 묘한 미모를 보여줬던 안야 테일러-조이는 더 이뻐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아이맥스로 개봉한 상태인데, 저 같은 아이맥스 덕후라면 몰라도 굳이 아이맥스에서 볼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쿠르스크
2000년 노르웨이 배런츠해에서 발생한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Kursk)호의 침몰 사건을 영화화 한 것입니다. 실제로 비교적 최근에 발생했던 사건이기도 해서 사건 자체는 나무위키에만 가도 상당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잠수함 영화이긴 하지만 전쟁영화가 아니다보니 어뢰 한 발 발사하는 장면조차 없지만 그래도 침몰한 잠수함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승조원들의 모습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 자체에 대한 감상은, 나쁘지 않았다 정도이긴 한데 영화가 큰 장점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레아 세이두가 나옵... 네 사실 레아 세이두 나와서 봤어요. 국내 홍보 포스터 전면에 배치되어있는 콜린 퍼스의 등장 시간은 매우 짧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콜린 퍼스는 주인공이 아닙니다. 이야기 자체는 승조원 생존자들의 리더라고 볼 수 있는 미하일(마티아스 쇼에나이츠)을 중심으로 한 구조를 기다리는 승조원들의 시점과 미하일의 아내인 타냐(레아 세이두)를 중심으로 한 육지에 남겨진 승조원 가족들의 시점 두 부분으로 전개됩니다.

장르 자체가 사실상 드라마라서 극장에서 꼭 보세요. 라고 강력하게 추천까지는 못하겠는데, 그래도 바닷속이나 잠수함 장면 등 극장에서 보면 더 좋을 것 같은 장면들도 제법 있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극장을 찾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런데 이 영화가 매우 특이한점이, 벨기에/룩셈부르크 공동 제작 영화인데 이야기는 러시아 이야기이고 언어는 영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미라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 <늑대 아이>로 유명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입니다. 전반적으로 호불호도 조금 갈리는 느낌인데, 일단 전작들에 비해서는 평이 안좋긴 합니다. 기본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4살 소년인 쿤에게 여동생 미라이가 생기면서 아이가 겪는 일들, 부모가 겪는 일들을 소소한 웃음과 따뜻함을 주면서 전개됩니다. 호소다 마모루의 이전 작품들의 느낌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부분들도 많이 담고 있습니다.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보여주는 모습은 이전 작품들을 생각나게 하지만 판타지의 영역과 현실의 영역이 섞여있다기 보다 확실히 구분된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가 많이 아쉬웠는데, 그 아쉬움이 <괴물의 아이> 때와는 또 다른 그런 아쉬움이었습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그 이야기들을 수습하거나 결말로 끌어가는데 무리수가 확실히 많이 섞이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매우 잘 풀렸을 때 <늑대 아이> 같은 작품이 나오는것이고요.

전 아직 결혼도 안했고 아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생이 생긴 이후에 큰 아이가 느끼는 박탈감 같은걸 정말로 잘 표현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어린 아이, 특히 두 아이를 가진 부모님들께서 이 영화를 보시면 현실적인 공포;;를 느끼실 수도 있지않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크크. 실제로 4살 아이 쿤의 감정변화와 그 변화의 표현은 정말로 잘 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마 대부분 공감하실 것 같은데 치명적인 단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주인공 꼬맹이 쿤의 목소리가 너무 안어울려요. 처음에 아이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머릿속에 물음표가 마구마구 떠오르는데 그게 적응이 쉽지가 않습니다. 보다보면 그래도 적응이 아예 안되는건 아닌데 정말 너무 별로입니다. 카미시라이시 모카라는 배우가 연기한 것 같던데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서는 호소다 마모루가 전문 성우가 아니라 배우를 계속 기용하는것에 대한 불만도 조금 있던 것 같더라고요. 아무튼 이번엔 정말로 미스캐스팅이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인 만족도는 <늑대 아이>나 <시간을 달리는 소녀> 보다는 당연히 못했고, <괴물의 아이>보다는 조금 나은건가 비슷한건가 싶은 정도였습니다. 뭐 전 <괴물의 아이>도 나름 만족하면서 보긴 했었습니다. 고향인 일본에서는 평가가 매우 안좋은 편인데 (호소다 마모루의 색깔을 잃어버렸다는 평이 많음) 재밌게도 미국에서는 평이 좋아요. 메타크리틱 81/100에 토마토지수도 92%나 되고요. 게다가 골든글로브 시상식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도 올라갔었고요. 나무위키 등을 보면 미국에서는 전작들이 잘 알려져있지 않아서 어떤 편견이나 기대 없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일정부분은 납득할만한 의견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역시나 후반부 전개가 아쉽긴 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본다는 생각으로 관람하기엔 충분히 좋은 작품이라고 봅니다. 그래도 감독의 전작들과는 좀 다르기도 하고 완성도도 유명한 두 작품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하니까 큰 기대감을 가지진 않은 채로 말이죠.




* 이번 주말(1월 20일)까지 사용가능한 메가박스 무료 예매권이 한 장 있습니다. <미래의 미라이> 전용 예매권인데 제가 다른 곳에서 이미 봤고 주말에 한 번 더 볼 여유는 없을 것 같으니 한 장 뿐이긴 하지만 혹시 관람을 원하시는 분 있으시면 가장 먼저 댓글로 말씀해주시는 분께 예매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시 이전엔 오늘 확인할 수 있을 것 같고 그 이후라면 아마도 내일 늦은 오전은 되어야 확인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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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
19/01/19 01:16
수정 아이콘
저 예매 가능할까요!
Rorschach
19/01/19 01:20
수정 아이콘
넵. 원하시는 극장 날짜 시간 쪽지로 보내주시면 예매번호 보내드릴게요.
로즈 티코
19/01/19 01:22
수정 아이콘
글래스 보고왔습니다. 저도 스포가 될까봐 자세히 말하진 못하겠지만...
기대 많이 했었는데, 기대랑은 완전히 다른 방향이었지만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흥행이 잘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일단 시리즈물이라는 진입장벽도 있고, 일반적으로 납득할만한(?) 엔딩이 아닌것 같기도 해서.
Rorschach
19/01/19 01:25
수정 아이콘
저도 상당히 만족스럽긴 했고, 분위기도 이미 듣고 가서 기대했던 방향이기도 했었어요. 다만 전 결말의 일부 부분들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astalavista
19/01/19 01:55
수정 아이콘
카미시라이시... 언니 따라(?) 애니메이션 연기를 했군요.
담배상품권
19/01/19 02: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미래의 미라이는 실망 많이 했습니다. 펭귄 하이웨이랑 비교도 많이 되고요.
굳이 4살짜리가 벌써 알필요없는 것들을 억지로 알려주려다보니 공감도 안가고 목소리는 짜증나고.네살짜리 애한테 조기교육시킨다고 영어학원 보낸 느낌이었어요. 제발 안힘들게 빨리 커다오 하는 염원이 보이데요.
Rorschach
19/01/19 02:06
수정 아이콘
목소리는 진짜 짜증이 크크크
전 보면서 이렇게 쿤에게 많은 이야기들을 보여줄거면 차라리 시간을 조금씩 건너뛰면서 나이도 한살, 한살이라도 먹어가는 변화를 함께했으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담배상품권
19/01/19 02:1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우 동생이랑 같이 우는 씬 보다가 극장 나갈뻔했어요. 일본 푯값때문에 참았는데 흐흐.
결국 주인공이 4살짜리 꼬맹이니, 극중에서 겪은 신비한 체험은 알아도 이해 못하고, 미리 알필요도 없는것들이라는게 가장 큰 문제였던것같습니다. 마지막에 미래의 자신이 일침날리는 씬은 와 그걸 네살때 니한테 말해서 뭐할건데 싶드라구요. 어짜피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들인데 말이죠. 주인공이 체험을 해야하는 당위성을 못느끼겠어요.
말씀처럼 한살한살 시간변화를 주던가, 아예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설정했으면 더 좋은작품이었텐데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미래의 미라이가 같이 안다닌다는거에요.
펭귄 하이웨이가 훨씬 나았습니다.
cluefake
19/01/19 02:39
수정 아이콘
펭귄 하이웨이 정말 좋은 작품이던데..
한국 흥행을 넘모 못한 것 ㅠㅠ
담배상품권
19/01/19 02:58
수정 아이콘
아쉽죠. 잘만들었는데 흥행은 못한거같더라구요
나의다음숨결보다
19/01/19 02:08
수정 아이콘
쿠르스크 봤습니다.
사건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 갔는데 상황이 어느 나라랑 비슷하게 진행되서 놀랐습니다.
마지막 잠수함 내부 씬이 참 슬펐네요...
19/01/19 02:58
수정 아이콘
쿠르스크 전투 영화가 아니었군요 이제알고갑니다
리듬파워근성
19/01/19 04:06
수정 아이콘
쿠르스크 상영관이 ㅠㅠㅠ
이비군
19/01/19 05:09
수정 아이콘
이 작품도 별로면 호소다 마모루 시달소 썸머워즈 늑대아이 삼연타는 각본가 오쿠데라 사토코 영향이 컸던게 맞는거 같네요.
19/01/19 10:54
수정 아이콘
글래스 정말 잘 보고 왔습니다..전작들 팬이어서..이렇게라도 마무리 지었다는데 만족합니다..
좀 루즈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긴 했지만..다 제작비가 후달려서 그런거라 이해하고...
마지막에 그런식으로 처리한 것도 좀 마음에 안 들지만..최소한 데이빗 던 정도는......

전재산을 투자했다던데 다행히 북미예측으로는 오프닝 5천만~7천만 예상한다더니 샤밀란 감독이 어쨌든 앞으로도 영화 내놓을 수 있겠더군요..
다만 국내에서는 흥행 대실패할거 같습니다..하하...

일단 전작 안 봤거나 대충 훑어봤다던가 하는 분들은 아예 못볼 수준의 영화인게.....

영화 자체는 와치맨의 느낌이긴 합니다...추천하고 싶으나 확실히 호불호 엄청 갈릴 영화 스타일이구요..
무엇보다 제작비 부족으로 대충 때운 듯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큭....
배우들 연기야 특히 맥어보이 연기가 일품이었습니다.......데이빗 던이 좀 수동적으로 묘사된게 불만이긴 하고...
Conan O'Brien
19/01/19 16:36
수정 아이콘
쿠르스크가 쿠르스크 전차전 얘기가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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