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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4/17 13:59:29
Name Farce
Subject [일반] 연금술과 현실인식의 역사.
안녕하세요. Farce입니다.
21세기가 시작한지도 19년이 되었건만,
아직도 PGR 자유게시판을 망령처럼 배회하며,
고대신, 고대괴물 같은 괴상한 주제를 꺼내오는 것을 즐기는 괴상한 문학도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주제를 꺼내 왔냐고요?
바로 연금술입니다!

요즘 자유게시판에 참 별별 글이 다 올라온다고 했더니,
아이고, 이제는 연금술에 대한 글까지 올라옵니다.
정말 피지알러의 입장에서는 우려스러운 사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다룰 이야기는,
중세와 현대 사이의 시대, 곧 근대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중세의 마법과 현대 과학의 사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마법이 끝나고, 과학이 탄생한 바로 그 과두기의 잊혀진 이야기들을요.

그리고 잊혀진 이야기를 통해서 제가 하고 싶은 주장은

현대의 과학적인 사고에 익숙하며,
온갖 현상이 우리를 핍박하는 현상세계이자 사바세계에 불만 있는 KOREAN이며,
미치지 않은 HUMAN이라면 기겁할 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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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한 선교사가 말하기를 그가 땅이 끝나고 하늘이 열리는 지점을 보았으며...)

[인간이 타고난 사고력은 최초에 종교를 만든 원흉이며.
생각을 많이 하는 인간일수록 과학으로부터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연금술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일단 제가 어떤 경로로 이런 생각에 도달했는지를 해명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는, 다양한 철학자들이 저보다 수백년 먼저, 인터넷도 없는 시대에,
제가 이제 뒤늦게 할 고민들을 먼저 해준 것에 대해서, 매우 감사하기에 문풍당당한 문돌이가 된 사람입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너무나도 감사한 나머지 이름을 언급할 분은,
조지 버클리(George Berkeley, 1685 ~ 1753)라는 철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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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당시 영국)에서 시작된 어떤 괴상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지요.]

"존재하는 것은 지각되는 것이다. (라틴어 원문: Esse est percipi)"
라는 아주 위험한 발언을 한 사람이에요.

존재하는 물건이라면, 사람에게 어떤 방법으로든 느껴져야한다는 것이지요.
뭔가 있다고 하는데, 나에게 느껴지지가 않는다고요? 그럼 사실 존재하지 않는 것이랍니다!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숲에서 나무가 쓰러진다면, 그 나무는 소리를 낼 것인가?”
이런 괴상한 질문을 글로 최초로 써서 기고한 범인이, 버클리였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거 딱 들어도, 엄청 주관적이고 괴상할 수 있는 생각 아니겠습니까?
세상이 얼마나 큰데요. 느껴지는 것만 존재하는 것이라뇨!

버클리에게 철학은 취미였고, 생업은 영국 국교회의 주교였는데요.
이 '본업'을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캬, 고럼고럼. 당연히 예수쟁이니까 이런 발상을 하지."

하지만, 버클리의 철학은 지금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러니까 수백년전 주교님의 말씀인데도,
제가 지금 여기 가지고 와서 들어보시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버클리의 철학에 대해 한 말은 아니지만,
유명 SF 작가 필립 딕은 버클리 주교가 동의할만한 명언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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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란, 믿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어때요? 갑자기 숨이 턱 막히는 종류의 현실인식이 아니겠습니까?

버클리는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취미는 빛의 굴절에 대한 수학공식을 잡지에 기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버클리가 살던 17세기는, 유일했던 기독교가 조각조각나서 '영국 국교회'가 만들어졌고,
버클리 자신이 주교노릇을 하고 있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가톨릭 교회의 신께서 번개를 내려서, 버클리를 쳐죽이지 않을 정도로,
현실과 종교의 세계가 이미 나누어진 근대였습니다.

따라서 버클리는 상당히 후기 기독교인이 할법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 21세기에 사는 한국인이라면 감히 입에도 올리지 않을 생각이지요.

'인간은 현실을 인지하며 정상적으로 살기 위해서라도, 건강한 상상력을 사용해야한다.'

제가 사람일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볼 수 있는 저의 모습은,
단지 흰색 모니터 화면에 쓰여진 검은 색 선의 뭉치에 불과합니다.
저를 지금 여러분과 동일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에는,
엄청난 '상상력'과 '몰입', 그리고 '공감능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글을 썼다지만 두 손이 달려는 있을까요? 두 발은 있을까요?
얼굴에 코와 입은 똑바로 붙어있기나 할까요?
만일 제 얼굴에 코와 입이 제자리에 붙어있지 않다면,
그런 사람이 만들어낸 세계관이 반영된 이 글은 얼마나 중요한 디테일에서 부정확할까요.

버클리는 말합니다.
"세상은 사람 한 명이 홀로 전부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호락호락하지 않다." 라고요.

여러분, 여러분은 여러분이 있는 장소가 한국이라고 배우고 자라나셨지요?
한국 다 가보셨어요? 진짜 한국이 지도에 있는 것처럼 생긴줄 어떻게 아시나요?

직장 동료, 학교 동료, 배우자분하고 같은 TV 프로그램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셨다고요?
대화가 가능했다고 정말 두 사람이 같은 프로그램을 봤을까요?
사실 완전히 다른 작품인데 우연히 말로 서로 대화를 나누는 '그 부분만' 맞는거 아니에요?
하물며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프로그램을 본건 맞을까요?

하지만 버클리는 흔한 결론, 예를 들어,
'즉, 우리는 아무것도 모를 수 밖에 없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현실에 살고 있지만,
그 현실은 다만 작은 개인의 작은 경험들이 조금씩 모여서 인식되는 것이고,
우리는 어떻게든 답을 찾아내려고 항상 더 노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노력을 통해서 자신이 인지할 수 있는 세상을 채워나갑니다.
우리가 전지전능합니까? 애석하게도 아니에요. 흑흑.
우리가 잠든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며느리도 모르고, 남편은 더더욱 모릅니다.
다만 누군가 목소리 큰 사람이 말하겠지요. ‘너가 보지 못한 그 동안 이런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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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 밤이 궁금해. 오늘은 어떤 사건이 날 부를까~]

버클리는 그런 노력이 없으면 비극이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남들, 특히 다른 철학자들이 만들어낸 '말'에 평생 놀아날 뿐이라고요.
남의 한정된 관측이 현실에서 동떨어져서,
‘언젠가 틀릴 수 밖에 없는 형태’가 된 것을 논한다고요.

여기까지 들으면 버클리라는 사람은 참으로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사람같지 않나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리고 현대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책이나 영화를 볼때 매번 '언어'를 입고 벗는 행위를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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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 최강의 투명드래곤이 울부짖었다.]

우리는, 읽던 책이나 보던 영화에서 '용'이 등장하면,
어머나 세상에 정말로 용이 정말로 존재할까? 라고 고민하지 않지요.
그래? 흥미롭네. 한번 말해봐. 나를 설득해봐. 한번 2시간 동안 나를 웃겨보렴.
이라고 자세를 고쳐잡습니다. 임금님의 자세, 여왕님의 자세이지요.

현실과 반대되는 개념에게 임의로 이름을 붙여보자면, 마법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마법은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마법의 정의를 규정하는
마법학회같은 것은, 아직까진 공식적으로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번 글에 있어서 저만의 임시적인 정의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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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은 믿지 않는 순간 사라지는 것입니다.]

즉, 적어도 이 글에 있어서는 ‘마법’과 ‘오해’는 상당히 비슷한 뜻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은 너무나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나머지,
‘마법’과 ‘오해’를 오만가지 넣고도 여유공간이 남습니다.

어떤 사람을 죽도록 미워해본 경험이 저는 있습니다.
그리고 죽도록 그 사람에게 미안해본 경험도 있습니다.
왜냐면, 오해를 했었거든요.

언제본 사람이라고 저에게 대해서 그리 막말을 했나 궁금해서라도,
한동안 잠도 똑바로 못자서 뒤적거리고 부글거리는 위장을 이끌고,
끔찍한 회식자리에 밤 늦게까지 무슨 말실수를 또 할까 쏘아주려고 기다리다가,
오히려 제가 그 분을 언제보고, 얼마나 잘 안다고
그렇게 전혀 상관 없는 말을 오해하고 원한을 품을 수 있는가 깨달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정말 비이성적인 생각으로 지난 몇달을 낭비했던 것입니다.
그동안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기회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몇달 동안 제가 추리한 것, 발견한 것은 전부 착각이었습니다. 현실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잠시 어떤 마법사의 주문에 걸려있던 것이고, 그게 눈처럼 녹아 사라진 것이었지요.
흔적도 없이요.

버클리는 과학자뿐만이 아니라, 이런 일상의 사건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합니다.
우리는 나름대로 우리의 '증거',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을 짓는 존재라고요.
인식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고요.

하지만 우리가 현실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과,
동시에, 인식하는 것으로 현실을 만들 수있다는 것은,
결코 항상 좋은 뜻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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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묘한 철학이 아니겠습니까?]
인간에 대한 희망도, 절망도 동시에 느껴지는 철학이지요.
저는 그래서 버클리가 좋습니다.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자기자신을 쌓아갑니다.
특정 신을 믿거나 믿지 않거나, 믿다가도 믿지 않게 되고, 믿지 않다가도 믿게 됩니다.
정치적으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게 되었다가도, 그 정치인의 모든 것이 나라를 말아먹는 근원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한 명의 인간을 만드는 것에는 엄청난 '언어'가 필요합니다.
근거라고는 '개인적인 수준의 느낌적인 느낌'에서 시작된 수 많은 가정 밖에 없는 '언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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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인네는 자식내미들에게 전부 속고 살아!
자네의 그 멋진 아들이 전쟁에서 못 돌아온게 요즘 생각하면 어쩌면 참 다행일세,
애비가 뭘 해줘서 불만, 뭘 안 해줘서 불만도 없지 않은가,
아들이 어떻게 큰 것에 대한 불만, 어떻게 크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도 없고.]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 "동경이야기 (동경물화)"는,
태평양전쟁 직후 한 일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는 흑백영화입니다.

멀리서 고향에서 자식들이 살고 있는 도쿄에 잠시 올라온 아버지는,
자식들의 홀대에 내색도 못하고 있다가 마침 전쟁 때 동료들과 닿아,
같이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게 됩니다.

그리고는 일본인답게 정중하게 만취한 상태로,
아버지들은 자신이 자기 자식에게 실망한 이야기를 꺼내듭니다.
별로 대단한 자식들이 아니라서 속이 탄다고요.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만취해서 술친구까지 끼고 집에 돌아온 아버지에게,
자식들은 정중하게 너무나도 취해버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아들이고 딸이고 할 것 없이 실망했던 이야기를 거듭니다.
별로 대단한 아버지가 아니었기에 항상 가슴이 아팠다고요.

“동경이야기”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부모 세대도 자식 세대도 입에 ‘현실적으로’ 라는 말을 하고 있지만,
서로가 의미하는 바는 너무나도 다르고, 관객이 보기에 전혀 ‘현실적’이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이런 존재에 불과한 인간이.
현실을 똑바로 직시할 수 있지요?

어떻게 인간 주제에 자신이 처한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그걸 인정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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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인식의 역사]
아니, 마법의 종말, 그리고 과학의 시작.
아니, 연금술의 이야기로 어서오세요.

먼저 잠시,
그 이전 시대인 중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중세란 천년은 되는 역사적 단위입니다.
서로마의 멸망인 476년부터 동로마의 멸망인 1453년까지를 보통 '중세'라고 잡습니다.
따라서, 중세 초기와 중세 후기는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유럽 그 자체였던 고대 로마 제국의 붕괴로 시작된 중세는,
시작과 함께 빠른 속도로 그 스스로의 갈라진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황의 영적권위를 통해서 하나의 거대한 '기독교 문명권'을 회복하는 것이 중세의 목표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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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그리고 영화 "장미의 이름"이 지식을 만들고 전달하는 사람으로서의 사제를  다루듯이.
중세 '기독교 세계'는 절대 주먹구구식으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흔히 중세가 무지한 백성들, 광신도 사제들, 그리고 폭력적인 기사들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와 비교하자면 굳이 그렇게 말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세는 어느 시대나 그랬듯이, 그 시대만의 합리성을 가졌습니다.

중세에는 수 많은 서간과 출판물이 교회를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인쇄기계가 만들어지자 교황청은 엄청난 양의 책을 만들어냈고,
인쇄기계 이전에는 '책을 만드는' 성직자층을 독점했습니다.

그리고 중세의 출판물은 (근대 '목사'에 의해서 쓰여진 책과는 달리),
절대 어떤 광신도의 일방적인 '간증', '신앙고백'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신학교를 통해서 '배우신' 성직자층의 '합의된' 언어와 논리전개 방식으로 쓰어진 일종의 '논문'들이었습니다.

유명한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가 중세가 막 태동하던 4세기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회자되는 이유는, 기독교가 정립하는 과정에 있어서,
'당시 기독교 서적', '당시 경쟁하던 종교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미트라교)의 서적',
'당시 이미 지나간 그리스 철학 서적'을 '모두' 참고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의 성경은 대단하다고 글을 썼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대의 다른 종교의 책이 있다면 어떻게 기독교 학자로서 받아들여야하는지,
앞선 시대에 기독교가 미치지 못한 시기의 철학책이 있다면 어떻게 기독교 학자로서 해석해야하는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질문과 답변은 계속해서 모든 중세 '학자'들이 헤쳐 나가야할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뭐? 이슬람교도 '아비시나'가 고대 그리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의료술에 대해서 아랍어로 각주를 달아서 보완한 부분을 인용하겠다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살던 고대 그리스에는 하나님이 안 계셨냐? 구약성경의 이스라엘 왕국 밖에는 하나님이 존재 안하셨냐?
지금 이슬람교도가 존재하는 현대에 하나님이 안 계시냐? 아랍어로 이슬람교도가 쓰는 글은 하나님이 만든 세상 원리에서 예외더냐?

수염을 길게 기르신, 지도 수도원장님께서 여러분의 글을 읽고 얼굴을 찌부리시더니,
집어던지십니다. ‘이걸 글이라고 써왔느냐?
자기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되는대로 글을 쓰지 말고.
과거 성현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또 공부하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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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사 살려! 수도사 살려!]

그 다음 시대에 해당하는,
근대의 지식인은 중세를 비판하는 것에 열을 올렸습니다.
무지의 시대, 거짓말의 시대가 마침내 걸맞는 최후를 맞았다고요.

그리고 그들은 중세의 온갖 미신, 비과학을 꺼내서,
중세를 혼란스럽고 무지로 가득한 시기로 묘사하는 것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온갖 주술사, 성직자, 괴물, 악마, 그리고 자칭 용사들이 가득한 협잡의 세계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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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4컷용사”. 지금도 현대인은 이런 ‘근대에서 본 중세’ 이미지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톨릭의 세계관이 우주의 원리와 법칙을 잘못 설명하고 있었던 것과는 상관없이,
세계관의 붕괴는 붕괴였고, 학문의 붕괴는 붕괴였습니다.
그리고 근대는 어떠한 기준도 없는 완전한 암흑기이자 혼란기였습니다.
오히려 신이 두 묶음, 악마가 두 묶음, 마법이 두 묶음 있는 ‘판타지’는 이때 시작되었습니다.

중세 시대에는 마법사가 없었습니다.
마법사랑 마녀가 믿을 잡신이 별 타격없이 대체되었거든요.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부터 갑자기 근대 유럽에 대마법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부끄러워서 잘 언급하지 않는 내용이지요.

그래서 중세에는 별로 일어나지도 않던 마녀사냥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남을 마녀라고 부르기도 중세보다 훨씬 쉬워진 시대라는 것이었지요. 다들 불안하니까요.

중세가 끝나자 시작된 것은 합리적인 과학의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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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과학들이 하나의 과학이 되기 위해 벌이는 배틀그라운드였지요.]

근대 유럽인들은 로마인과 중세인의 '흥미로운 물건 (그러니까 영어로 'Curiosities')'을 전부 '뜯어서' 박물관으로 보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가 아시아인의 유물을 훔치는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보기에는 중요한건 전부 부수고, 부숴도 되는 하찮은 것은 정말로 귀하게 보관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독일 고고학자 슐리만이 '고대 도시' 트로이를 발굴했지만,
'트로이 전쟁'과 '트로이 목마'의 배경이 되는 진짜 트로이는 별 관심없이 부수면서 작업을 했고,
그 밑에 깔려있던 보다 과거의 도시를 '진짜'라고 생각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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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박물관으로 가야해!]

하지만 이걸 너무 비난할 수는 없겠지요.
왜냐면 요즘 '꼬맹이도 아는 과학적인 기준'이라는 것은, 이때 박물학자들이 고생하고 실수하면서 배운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박물학자들은 계속해서 확고한 기준을 찾아나섰습니다. 어이쿠, 새로운 학설을 보니 이 기준이 틀렸다고요?
자신이 아는 것을 다시 처음부터 정리해서 발표하면 그만이지요. 뭐 쉬운 일 아닌가요?
요즘 대학원생도 자주 하는 일이고 중세 수도사도 하던 일인데요!

하지만 이런 '박물학자'조차도 갑자기 중세인에서 '디지몬 진화!' 하면서,
한순간에 바뀐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사이의 단계가 있었겠지요.

제목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중세의 입장도 들어봤고, 근대의 입장도 들어봤으니
드디어, 연금술사 이야기를 시작할 차례입니다.

중세의 종말은, 실질적으로 '하나되었던 기독교 세계'가 흔들리면서 찾아왔습니다.
예전에는 말이지요. 주님께서 아랍인들을 큰 계획의 일부로서 남겨두시는 줄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 기독교인들이 나태해지면 천고마비의 계절에 몰려오는 '징벌'로서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구약성경을 피면 이스라엘 민족을 핍박하던 수 많은 외세 유목민, 외세 제국이 등장합니다.
뭐 그런 것이겠지요.

그런데 알고보니, 이제 가톨릭에서 갈라진 개신교를 믿어도,
가톨릭의 하나님께서는 이 '이단자'에게 아무런 것도 안 하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다른 달력을 쓰고, 다른 예배를 드리고, 같은 신의 뜻을 완전히 다르게 해석해도.
하늘은 침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랍인은 더 이상 기독교 세계관에서 '악역 조연'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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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알고 보니, 맙소사, 세상의 '주인공'은 아무도 없었지요.]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은 (Robert Browning, 1812 ~ 1889)
포필리아의 연인 (Porphyria's Lover)이라는 시를 이렇게 끝맺습니다.

And thus we sit together now,
       And all night long we have not stirred,
       And yet God has not said a word!

그리고 우리는 함께 같이 앉아있네,
        그리고 밤동안 한번 떨지 않았다네,
        그리고 신께선 말씀 하나 없으시네!

데이트에서 본 연인의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목을 잘라서 보관한다는 끔찍한 내용의 시가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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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신들에게 다시 제사를 지내야한다는 것일까요? 그들이 옳았던 것일까요?]

다행히도, 근대 초에 살던 사람들은 고대의 광신도보다는 세상을 더 잘 알았습니다.
기술자는 어느 시대나, 어떤 믿음체계에서나 존재했거든요.

당시 기독교 세계가 찣어지는 소리를 내면서 붕괴하던 그 순간에도,
유럽에는 의사가 있었고, 회계사가 있었으며, 공성기술자도, 대학교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기술은 지금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분명 전문직의 기술이었습니다.

지금 프로그래머처럼, 지금 엔지니어처럼 고객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어떻게든 그 목표에
도달하고 그 결과물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를 꾸며나가는 것에 도가 튼 사람들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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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중세시대에 제대로 이루어지는 일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면, 지금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대에, 여러분이 주목하셔야할 유명한 독일의 의사양반이 한 명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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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켈수스’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테오프라스투스 폰 호엔하임 (Paracelsus, 1493 ~ 1541) 입니다.]


조선의 명의, 허준보다 약간 이른 시기의 사람이었던 파라켈수스는,
훌륭한 ‘의사’로 기록되어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악마에게 영혼을 판’ 연금술사로 유명했지요.
왜냐면, 파라켈수스는 자신의 의학지식으로 만족할 생각이 없는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파라켈수스는 자신이 약을 만들고, 환자를 치료하면서 얻은 지식을 모으고 또 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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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법 따위에서 더 나아가, 세상의 모든 이치, 진리의 세계를 알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호헨하임의 파라켈수스’ 같은 수많은 ‘연금술사’, 또는 ‘원시 과학자’들은,
단순히 자신의 분야에서 기술을 갈고 닦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남은 인생을 모두 ‘과학연구’에 헌신했습니다.

연금술사들은 세상의 이치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사람이 죽고 살며, 약을 먹으면 더 빨리 죽거나 더 오래 삽니다.
이 모든 것이 과연 우연일까요? 어떤 더 큰 세상을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근본 이치, 모든 것의 기본 단위, 기본 조건! 세상을 이루는 언어이자 규칙!
무릇 그 세상에 떨어진 사람이라면, 자신을 위해서라도, 공부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충실히 삶을 산다는 것은, 자신의 운명이 다른 조건에 의해 유린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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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헨하임’이라는 이름은 ‘강철의 연금술사’를 통해 다시 한동안 유명해졌습니다.]

파라켈수스라는 ‘원시 과학자’는 마침내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모든 약이란 물질이다. 약을 복용하는 것은,
한 물질이 인간 신체라는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다.
물질과 물질 사이의 반응을 관찰하고 연구하고 기록하고 분리하면 세상의 이치를 알 수 있다.’

호오, 이렇게 보니까 지금 현대사회에 내놓아도 왠만한 사람보다 똑똑할 것 같지 않습니까?
하지만, 파라켈수스는 또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지요.

‘내 연구결과와 고대 그리스인, 중세 아랍인, 다른 유럽인의 기록을 종합해본 결과,
모든 의료행위가 객관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모든 주치의는 자신의 환자가 태어난 별자리를 숙지하고,
진단과 수술이 달빛이 얼마나 기운 상태에서 이루어지는지를 인지해야한다.’
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과학이전의 인류가 항상 그랬듯이, 위대한 헛발질이었지요.

하지만 연금술은 정말로 매력적인 학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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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루는 물질을 실험대에서 조금씩 분리해낼 수 있었거든요.]

이건 어떤 고대의 신도, 중세의 가톨릭 교회도 하지 못하던 행위였습니다.
그리고 물질을 고체, 액체, 기체로 바꾸며,
녹을 입히기도 벗기기도 하며, 물질의 특징과 가능한 용도를 분석해냈습니다.
인간 또한 물질로 이루어져있다면, 초인이 되는 법 또한 알 수있지 않았을까요?

중세의 수도사가 21세기에 와서 “어벤져스” 영화를 본다면,
캡틴 아메리카를 보고와서, 21세기는 연금술사가 지배하는 시대라고 말할 것입니다.

연금술은 계속해서 시도한 끝에, 결국 정답을 찾아내었고, 그 결과 자신의 입무를 다하고,
다른 모든 고대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깊은 잠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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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뉴턴은 (1643 ~ 1727) 최후의 연금술사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뉴턴의 시대에는 영국왕실이 후원한 ‘왕립학회’가 있었고,
만유인력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말년에 학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제도가 갖춰져 있었습니다.

1687년 뉴턴은 ‘프린키피아’라는 ‘물리학’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프린키피아’는 제목을 줄여서 부르는 것이고,
라틴어로 된 긴 이름을 한국어로 다시 번역하자면,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가 됩니다.
뉴턴이 최후의 연금술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뉴턴 이후의 연금술사를, 우리는 ‘과학자’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파라켈수스의 책을 지금 보고 이해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파라켈수스는 수 많은 물질에 대해서 논했습니다.
‘모순’ (Antimony) 이라고 적은 것은 지금 ‘안티모니 (원소기호:Sb)’라는 물질입니다.
‘종잡을 수 없음’은 (Mercury) 지금 ‘수은 (원소기호:Hg)’이라고 부르고요.
녹슬게 하는 것은, 산소이며, 짜게 하는 것은 염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부분은 도저히 해석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연금술의 언어는 과학자의 언어가 아니거든요.
그리고 그가 발견했다고 생각한 현실은 현실이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프린키피아’에서 사용된 수학 기호를 똑같이 이용한다면,
영국 ‘왕립학회’의 동시대 논문은 모두 읽을 수 있습니다.

뉴턴은 자신의 수학공식에 대한 자부심이 컸던 나머지,
학회장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해, 유럽대륙에서부터 투고된
독일 수학자 라이프니츠의 논문을,
‘수학적 근거가 부족한 글’이라고 반복해서 반려시켰고,
지금도 몰상식한 행위였다고 비난을 받습니다.

뉴턴은 당연히 그 시대 영국인답게 기독교도였습니다.
따라서 자신은 마지막 순간까지,
(당연히 기독교의) 신께서 세상을 다스리시는 이치를 소상히 밝혔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그 결과는 중세의 완전한 종말이었습니다.

기독교의 신이 만든 현실은 조용히, 마법처럼 사라져갔습니다.
반면 뉴턴이 수학으로 밝혀낸 ‘현실’은 아무리 눈을 세게 감아도 사라지지 않았지요.

‘종교의 자유’가 유럽에서 시작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들이 총을 챙겨서 신대륙을 ‘발견’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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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카틀리포카를 믿던 아즈텍사람들에게,
‘응 아니야.’ 라고 납탄을 쏴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과학의 승리였지요.]


이제 세상의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을까요?
드디어 온건한 과학의 세계를 찾은 인류는 만족했을까요?

아니요. 인간의 뇌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좀 있으면, 영화 "어벤져스: 가망 없음"이 개봉합니다.
최첨단 기술을 갖춘 인류는 최첨단 불쇼를 아직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눈을 뜨고, 다시 또 눈을 감습니다.
현실이 태어나고, 현실이 죽습니다.
이야기가 태어나고, 이야기가 죽습니다.
정말 쉬운 과정이지요.

저는 현대 과학을 믿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제가 지금 두드리는 키보드의 이치를 이해한다는 뜻도 아니며,
이 정보를 내보내고 있는 광케이블을 직접 보았다는 것도, 원리를 배웠다는 뜻도 아닙니다.

제가 일개 개인으로서 인지하고 체험하고 탄복할수 있는 세상은 참으로 좁습니다.
나머지는 다만 합의된 사실에 불과하고, ‘믿음’의 영역에서 살아갈 다름입니다.
즉, 버클리가 지적했듯이, 인간은 정상적으로 살기 위해서라도,
‘믿음’과 ‘상상력’을 가져야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러분과 지금 말이 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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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언제든 그 합의를 거두고 ‘헛소리’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두 권의 책을 냈습니다.
“언더그라운드”, 그리고 “약속된 장소에서’입니다.
1995년,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옴진리교’라는 종말론을 믿는 한 신흥종교가 경찰의 수사망을 조여오자,
자신들이 세우고 있던 ‘종말’ 계획을 실천으로 옮긴 사건이었습니다.

13명이 사망했고, 수천명의 사람이 뇌사에서 단순한 호흡곤란까지 다양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언더그라운드”는 정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산산조각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 당신은 평상시와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세수를 하고, 아침을 먹고, 옷을 챙겨입고 역으로 향한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혼잡한 지하철에 몸을 싣고 회사로 향한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지극히 평범한 아침이었다.
인생 가운데 구별할 수 없는 단 하루였을 뿐이다. [...]

반면, 국내에 “언더그라운드2”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약속된 장소에서”는 앞선 책에서 던져진 당황스러운 질문을 계속해서 답하려고 합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누가 이런 일을 어떠한 이유로 일으켰단 말인가?’

“약속된 장소에서”에서 등장하는 옴진리교 신자들 중에서,
사린 사건에 대해서 미리 알지 못하고 있었던 한 단순 평신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세상의 이치가 궁금했습니다.
왜 사람은 죽는지 태어나는지 같은 것이요.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그걸 알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에 계속해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존사를 (교주 아사하라 쇼코) 만나면서,
처음으로 사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밥이 맛있다는 것, 그리고 인생은 살만한 것도요”

사린 가스 사건의 용의자들은 평신도들 중에서도 고학력자였습니다.
일본에서 내노라하는 명문대의 이공계생들이었습니다.
하루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일본 주식회사’의 팽창이 멈추었고,
그들은 대학교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다같이 행복한 시대에는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한편 불행이 시작되면, 가장 불행할 수 있는 사람부터 불행해지는 법이었지요.

이들이 살포한 독가스에 쓰러져간 피해자들은 전부, 사건이 발생한 연휴 사이 징검다리날에,
한푼이 아쉬웠던 직장인, 자영업자, 아르바이트생이었습니다.

책은 한 직장인의 인터뷰를 담고 있습니다.
“다같이 열심히 일하죠. 그래서 그럴 수록 다같이 출근거리는 멀어지고, 집은 좁아집니다.
그렇다고 누구를 탓할 수 있나요. 누군가 독가스를 뿌리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지옥철에서 사람이 죽지 않는 것은 어떻게보면 하나의 기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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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현재,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중 한명인 엘리자베스 워런(우)은 파산법 전공자입니다.]
워런은 “맞벌이의 함정 (The Two-Income Trap)”이라는 책을 공저했습니다.

“맞벌이의 함정”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이,
그 책은 노력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지옥이 세상에 열리는 방법이요?
평균집값이 오르고, 인구당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는 방법이요?

다들 더 열심히 일하면 됩니다.

2017년, 저는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무교육을 이수해야했습니다.
군인인데 휴가를 나왔어야했거든요.
그리고 시국은 참으로 시국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친한 나머지 저를 떠보려고 하는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래. 그래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군인 아저씨.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군법에 따라, 아주 중립적으로 말할게. 어떻게 일개 사람이 똑바로 생각하니?”

심장을 태양신에게 바치면서 하하호호거리던 아즈텍 사람의 총알 맞아 죽은 귀신이,
한국을 떠돌고 있습니다.

“군인 아저씨. 우리나라가, 이 대한민국이 제정일치 단군왕검 사회였던거야. 웃기지 않아?”

우리는 과학적인 사고가 지배하는 현대시대, 삼성이 스마트폰을 만드는 세상에,
사람이 다른 생각을 할 수있다는 생각을 하길 거부합니다.

아니요. 저는 과학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미신에 속아서 나라를 팔아먹고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지도자를 두둔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너무나도 ‘남의 언어’를 숭배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한뼘의 인지가능한 좁은 세상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길 거부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게 너무나도 숨이 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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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섬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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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거기서 크툰을?]

아즈텍 귀신은 한국인에게 말합니다.

죽나사나, 현실걱정 밥걱정하고 있다고 외치라고,
TV방송에서 이것도 보고있고, 학교수업에서 이것도 배웠고,
내 연봉이 얼마고, 대한민국 GDP가 OCED 몇등인지 외우라고,

아니면 대가리에 총알을 맞아 뒤질거라고.
아니면 어떤 놈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서울 지하철에 독가스를 뿌릴 것이라고.

일본이 돌아올 것고,
북한이 핵을 쏠 것이고,
미국이 양공주를 만들 것이고,
중국이 집어삼킬 것이라고.

지독한 ‘르상티망(ressentiment)’이 끈끈하게 달라붙어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은 장래희망이 건물주에 공무원입니다.
왜냐면, 어린나이에서부터 다른 말을 하면 모멸감을 산다는 것을 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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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감독의 단편영화 ‘털’은 ‘가지지 못한 자의 파국’, 즉 르상티망의 좋은 예시입니다.]

신하균이 배역을 맡은 직장인 주인공은,
가슴에 털이 없습니다. 그래서 불행합니다.
적어도 그게 그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그는 온갖 발모제를 사서 가슴에 바르기 시작하고, 조금 가슴털이 자라나자,
자신이 다른 성별의 직장동료들에게 인정받을 것이라는 생각에, 온갖 변태적인 상상을 하며,
별로 티도 안나는 가슴털을 여름철에 티를 내기 위해 셔츠 단추를 하나씩 덜 끼웁니다.

그리고 결국 단편영화의 15분안에 파국적인 결말을 맞지요.
마지막에 화면 밖에 한 사람이 물어봅니다.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똑같이 하실거에요?”
그리고 영화는 이렇게 끝이 나지요.
“네.”

이것이 털에 대한 ‘르상티망’입니다.
털이 건강하게 자라는 사람, 아니 사실 털이 안 자라도 털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면, 영화 내내 지속될 15분 간의 기행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하균이 맡은 등장인물은 그렇지 못했지요.
불행하게도 ‘어떤 부족함’을 느끼고 있던 사람이었고. 그래서 당연히도 ‘지나치게 원했고’,
따라서 다른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상상도 못할 결말에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장준환 감독은 장편영화 ‘지구를 지켜라’에서도 비슷한 정서를 가진 주인공을 다루었지요.
비극의 주인공은, 모자란 사람은 과연 불쌍하기만할까?
멀쩡한 당신은 상상도 못할 병적인 모자람을 보여줄게, 와서 구경해봐.

비난을 하려고 모여든 관객은 말문이 턱 막히고 맙니다.
‘비난’은 ‘선택지’가 있어야 쓸수있는 말이거든요. “아 그러지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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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가 정상을 알까요?’]

일본인이 쏜 과학총알에 쓰러졌던 한국사회는 언제 정상을 모를까요?
이 지독한 원한을, 내려놓을 수나 있을까요? 한강의 기적까지 일으켜놓고요?
내려놓지 않는다고 비난을 할 수는 있을까요? 내려놓으면 무엇을 해야하죠?
60년대 히피처럼 '행복이란 땀 흘려 찾는 것이 아니라, 약물로 쉽게 찾는 것'이라고 주장할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제정신으로 살기 위해,
‘팩트’라는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존재를 내려놓습니다.
[그건 원래 제 것이 아니잖아요.]

제가 알 수도 없어서, 신경쓸 수 없어서, 신경쓰기 귀찮아서,
그냥 뭉퉁그려서 던져놓은 것이잖아요.

진짜배기 현실을 마주하지도 않고, 수많은 사람이 잘 살아서 문제입니다.
그런 허술한 올가미로 저를 잡아묶으려는 것은 참을 수가 없어요.

언론인에게, 정치인에게, 과학자에게, 다른 ‘인텔리겐치아’에게,
제가 화를 내는 이유도 똑같습니다. [“이건 당신 것이잖아요?”]

당신이 시간을 투자해서 남에게 말해주는 것이잖아요?
왜 자기에게 유리한대로, 편한대로 말하는 거에요? 
내가 있는 그대로 알려달라고 했잖아요.
사기를 치려면 알지 못하게 치시던가요.
당신의 거짓말이 들켰으니 저는 화를 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내가 내 시간을 투자해서, 당신 글을 ‘팩트체크’해주고, 노력을 해야하잖아요.
직무유기입니다. 직무유기!

재미있는 이야기라서 현실이었으면 좋겠다고 다 받아주면,
당신이 소설가여야지! 당신이 연금술사여야지!

어쩌면, 과학적인 한국인에게 시급한 것은, 거대담론이 아니라,
[우리는 단지 한사람분의 세상을 각자 쥐고 살아갈 뿐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사회적 합의일지도 모릅니다.]


o-alquimista

[사람이란, 고작 그 정도 존재라고요.]

그리고 그 딴에 현실에 조금이나마 걸쳐 있을려고,
열심히 보이지 않는 발버둥을 치고 있다고요.

알파고님은 잠시 물러나있어주세요. 자꾸 사람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주니까요.
이 총에 맞아죽은 아즈텍 귀신아.

그러면 다음에는 창문 바깥으로 연금술사와 고대신의 광신도가 보여도,
조금더 편안한 마음으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실존의 위협을 느껴 모욕적인 말을 던지지도,
그런 사람의 모욕적인 말에 실존의 위협을 느끼지도 않으실겁니다.

썩 나쁘지 않은 인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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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츠나
19/04/17 14:33
수정 아이콘
교코쿠도급 장광설...근데 재미있게 봤습니다.
19/04/17 14:55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나은 장광설을 쓸수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9/04/17 14:35
수정 아이콘
알파고님이 다 해결해주실 겁니다
19/04/17 14:55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 아닙니다.
알파고! 인간님이 좀 즐기시게 놔둬!
타카이
19/04/17 14:36
수정 아이콘
대학 과제 자료조사로 현자의 돌(아서 에드워드 웨이트의 저서)를 구매해서 읽었습니다.(지금도 플레이북 라이브러리에...)
호문쿨루스 제작 방법도 적혀있는 책이었는데 전체적인 내용은 여러 연금술사들의 저서에 대한 해석, 원리를 담고 있었습니다.
재미..는 모르겠고 어렵고도 어려운 책
19/04/17 14:57
수정 아이콘
연금술을 믿는다면, 과학논문이니 노잼은 따놓은 당상이셨겠고,
연금술을 믿지 않으신다면, 재미없이 쓰여진 소설책이니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셨겠군요...

대학 과제에 현자의 돌이 필요하시다니... 설마!?
타카이
19/04/17 15:09
수정 아이콘
는 신화와영화라는 교양과목이었습니다.
연금술(세계관 등)에 대해서 조사해서 발표할 것
호문쿨루스의 메인 재료는 인간의 정액이란 것은 너무나도 유명하죠.
재료, 제조에 걸리는 시간 등등도 기술되었...
19/04/17 15:20
수정 아이콘
휴우, 에드오빠...라도 만드시는줄 알았는데,
제가 눈치가 빠르지 않아서 참 다행이군요.

축하합니다. 연금술에 대해서 다루는 글을 써보셨군요!
페스티
19/04/17 14:44
수정 아이콘
선추천 후감상이 가능한... 늘 흥미진진하게 읽고있습니다
19/04/17 14:58
수정 아이콘
와! 다른 제 글도 읽어주고 계셨군요. 페스티님 감사합니다 ^~^
19/04/17 14:50
수정 아이콘
구도자의 인생이란 참 힘든 인생인 것 같습니다
19/04/17 15:01
수정 아이콘
구도자란 인간을 초월한 이치를 탐구하는데,
인간주제에 구도자가 되려고 하니까요..

도대체 과학혁명이 어쩌다 일어났는지,
정말 신기합니다.
잉크부스
19/04/17 15:21
수정 아이콘
오.... 어마어마한 글이군요
19/04/19 09:09
수정 아이콘
댓글 피드백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시간을 만들어서 스스로도 어떻게 끝을 낼지 모르는 글을 쓰다보니, 잠시 내버려뒀던 현생이라는 놈이 '이 놈!' 하면서 혼내시는군요 :(

이번 글은 확실히 좀 맘에 들지 않습니다. 스스로도 현학적이고 주관적인 글과,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좀 분리해서 쓰고 싶은데,
이번 글에서는 며칠을 투자했어도 제자리 걸음인 것 같아서, 그냥 끝나는 그대로 끝내버린 글입니다.

다음에는 보다 재미있고 분명한 글로 돌아올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귀한 시간내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9/04/17 15:49
수정 아이콘
아즈텍에 비해 재미가 없군요. 고기가 부족해서인듯...
그래서 다음 이야기는 언제 쯤 나오나요? 1페이지당 두개는 있어야 합니다!
19/04/19 09:31
수정 아이콘
now님 덧글 보자마자 너무 소름 돋았어요 크크크크...
독특한 역사관을 가져서, 독특한 역사 이야기를 쓸수있는 것도 좋지만,
글은 재미가 있어야하는데 이번 글은 정말로 모자랐습니다.

평상시에, '유수프 빈 호세인 (Yusof ibn al-Hosain)'이라는 이슬람 선생처럼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지한 것과 반쯤 장난삼아 하는 것을 나는 한 번도 혼동하지 않았다."라는 말을 남겼고,
50년간, 들으려고 사람이 모여도 한번도 단 한번도 눈길을 주지 않으며 오직 '신을 위해서', 강의를 했다고 합니다.

뭐 적어도, 그게 제가 읽은 "이슬람 성자가 된 청소부"라는 한국 번역본에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멋진 글같은 삶을 살수 있으면 좋겠네요.

지금 원고 상태에 올라온 글감 중에서, 저번 아즈텍 이야기처럼 낄낄거리면서 이건 공유해야겠다고 조금씩 다듬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저도 PGR에 글을 쓰는 덕분에, 제가 글을 올리는 바이오리듬(?)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평균 15일쯤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한 2주 뒤에 뵈겠습니다!
cluefake
19/04/17 15:52
수정 아이콘
정말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고 나서 든 궁금증인데,
저에게 걸려있는 '모쏠'이라는 마법도 시간이 지나면 눈녹듯 사라지는 것이겠지요?
19/04/19 09:40
수정 아이콘
(수정됨) cluefake님께서 현실을 마주하고 계신다면, 그걸 원한다면 바꿀 수 있다는 것이, 버클리의 생각이 아니었을까요?

저는 '이야기'로서의 역사를 좋아합니다. 저는 오히려 '객관적으로 역사를 보려고 노력한다'라는 말을 누군가가 하면,
얼마나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는지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하늘엔 무한한 별자리가 펼쳐져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한한 별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별자리가 무한하다고 부르는 것이지요.
점을 잇는 것은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고, 어떤 성인군자만이 할 수 있는 대단한 일인 것이 아닙니다.

저는 과거를 바라보면서 현실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기에 저런 이야기가 있다. 지금도 이 이야기는 계속된다."
하지만 그것의 기준은 더도 덜도 아니고 뇌피셜이지요. 당장 하루만 지나도 저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아니지 아니지, 그때 그 여자 애와의 대화는 내가 얼마나 대화를 못하는지를 보여주는 근거가 아니라,
내가 대화주제를 직접 골라서 떠드는 것보다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입장에 있으면 나랑 같이 시간을 보낼만한 가치가 있어서 그녀가 온게 아니었을까?
라는 식으로 계속해서 좌표를 수정하는 것이지요.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지요. 그래도 노력은 하잖아요.
cluefake님께서 '모쏠'을 사라지는 것으로 말씀하셨으니, 사라질 것입니다.
게임에서 장비창을 만지작거리듯이,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선택해서 착용할 수 있으니까요!
cluefake
19/04/19 10:19
수정 아이콘
으어엌..거의 농담으로 쓴 댓글인데, 진지하게 응대해 주셔서 머쓱하면서도 감사합니다. 사실 지금은 너무 바쁘고 해서 그 목표는 별로 중요시 여기고 있지 않은데, 다른 목표, 뭐 학업이라든지,를 성취하기에는 잘 들어맞는 이야기네요. 나름 한다고 해도 결국 시험 전날까지 밤을 새고, 시험을 보고 나서 저는 B나이다 교수님께 기도를 하겠지만, 그렇게 털리면서 한발자국씩 나아가는 것이겠지요.
현실을 바꿀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모르지만, 연금술사처럼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면서..
messmaster
19/04/17 15:55
수정 아이콘
자게에 이상한(WEIRDO)분 때문에 정신이 심란했는데 정화하고 가는 부분입니다.
19/04/19 09:43
수정 아이콘
저는 제가 중세에 태어났으면, 분명 훌륭한 광신도가 됬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불에 타죽는 이단자이거나요.

엄청난 반골이거든요, 제가.
그래서 오죽하면 친구들이 저보고 소련이 망하고나서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고...
물론 소련에서 태어났으면 지금 자본주의에 엄청난 체제공헌을 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크크크...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장소는 사람의 정상적인 인지능력 바깥에서 일어나고 있는 언어의 전장터이지요.
버클리가 말한대로, 인간은 인지능력을 벗어나면 믿음과 상상력 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인터넷 게시판은 조금씩은 서로 합의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괘념치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messmaster
19/04/19 14:48
수정 아이콘
댓글만 봐도 평소 얼마나 자가성찰에 밝은 분인지 알겠는걸요... 겸손이 지나치십니다만? 크크크
인류가 세대를 거치면서 기억이 아닌 기록에 의존하게 되면서 감각적인 부분 또한 문자의 뉘앙스와 함께 발전해 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글을 보면 글쓴이의 마음 속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느낌적인 느낌을 전 신봉하는 바이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공짜로 유익한 시간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flowater
19/04/17 17:34
수정 아이콘
우와 엄청난 글이네요 천천히 읽을게요 ~~
19/04/19 09:47
수정 아이콘
분량 조절이 실패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사글이 되어야할지,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는 글이 되야할지,
갈피를 못잡은 덕에 분량이 평상시의 2배가 되었습니다.

평상시에 하고 있는 생각은 참 많은데, 이걸 제3자가 읽을 수 있는 글이 되게 쓴다고 스스로 생각하면,
엄청나게 혓바닥이 길어져버리더군요... 여러모로 저도 보편적인 사람은 못되나 봅니다. 헤헤...
세인트
19/04/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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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보고 이런말해서 죄송하지만
사랑합니다. 글 너무 좋아요.
Farce님의 글들은 다 너무 좋아서 읽다보면 막 신이 나서 못 견디겠어요. 주변에 막 이 글들이 얼마나 재밌는지 막 보여주고 싶어져요.
19/04/19 09:51
수정 아이콘
아이고, 세인트님 그런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글로 말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사람이고, 글을 쓰면 막 신이 나서 못 견디겠는 사람이라서,
그런 말씀을 해주시면 정말 좋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넷이란 정말로 좋은 공간이지요. 현실과는 다른 법칙이 작동하는 세계입니다.
따라서, 인터넷 사랑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현실 사랑은 좋은 아내분께서 해주실거에요 :D.
다음엔 보다 '웃기려는'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그때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9/04/1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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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다크니스 생각나네요. 중세의 패러다임이 깨졌다가 근대의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부분이요.
19/04/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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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다크니스.

정말 멋진 세계관이지요. '어반 판타지'의 효시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도시'로 대표되는 현대 문명에게 걸맞는 '판타지'라니, 정말 장르 이름부터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요?

우리는 조심해야합니다. 우리는 현대인 또한 판타지를 좋아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을 해야하는 것이겠지요.
영화를 볼 때만, 게임을 할 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대과학문명을 만든 것도 그런 '본능적 취향'의 발산에 불과하다는 것을요.

그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말싸움만 일어날 뿐, 정말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답니다.
유쾌한보살
19/04/1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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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이런 흥미로운 글이......츄릅...
일단, 보약까지는 아니어도 홍삼이라도 좀 먹고, 서너 번 나눠 읽어야겠습니다.
뇌 용량 상 입력에 한계가 있어서요.
19/04/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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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보살님께서는 분명한 주제와 사건을 가지고 깔끔하면서도 우아한 글을 잘 쓰시는 분이신데,
하고 싶은 말의 느낌적인 느낌이 가득한 제 글을 보고서 흥미롭다고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19/04/18 00:07
수정 아이콘
내 주변의 현실조차도 온전히 받아들이는게 버거워서 목숨조차도 수많은 현실들의 파편처럼 간신히 달아놓고 살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너무나도 쉽게 인지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수단이 많다는 건 자발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매일매일 독약을 꼴딱꼴딱 넘기는 것과 다름없겠군요
19/04/19 09:59
수정 아이콘
"요즘처럼 너무나도 쉽게 인지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수단이 많다는 건,
자발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매일매일 독약을 꼴딱꼴딱 넘기는 것과 다름없겠군요"

제가 며칠 동안 글을 쓰면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한 문장으로 정리가 안됬는데,
_L-MSG_ 님께서 한 번에 답글을 달아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항상 인지와 독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요.
훔칠 수 있는 표현을 오늘도 또 하나 주셔서 감사합니다. 크크크... 답글 한번 달아주실때마다 제 수명이 5년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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