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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6/26 08:25:33
Name 서양겨자
Subject [일반] 자존감과 열등감 (수정됨)
요즘엔 인과를 빙글빙글 돌려서 자기가 원하는 결론을 임의대로 내는 것이 유행인 것 같습니다. 그냥 듣기 좋은 말에 사회적 금기를 이용해서 자기를 무고한 피해자로 만드는 그런 과정입니다. 열등감이라는 말은 요즘에 안쓰이죠. 열등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회적인 금기시되는 풍조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반전된 위치에서 자존감이라는 말로 대체되었는데 용례는 그냥 같습니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자존감 관련 글을 보면 결론이 이상해요.  

나는 자존감이 떨어지니 피해자이고 피해자의 역설이야 말로 논리적 근거다.라는 미투 식의 아님 말고 논리입니다. 열등감은 열등이 원인입니다. 열등감은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자기 인식에 기인합니다. 객관적으로 못생겼으니까 외모에 열등감이 생기는 겁니다. 안경만 벗으면 그 즉시 선남선녀되는데 안경 쓴 모습을 놓고 열등감을 느끼는 그런 드라마틱한 반전은 현실에 없습니다. 

누군가 열등감을 토로하면 오래 듣지 않아도 그 이유를 알아요. 불만이 되는 열등요소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이고 통상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니까요. 그 어떤 신비로운 정신작용으로서 사실 나의 특정 부분이 못나지 않았는데 그렇게 인식되는 경우는 대중영화나 TV드라마에나 나오는 겁니다. 그건 극적 장치이지 실재 현상이 아닙니다. 

열등감을 극복하는 법은 열등요소를 노오오오력해서 제거하던지 아니면 생각을 안해야 됩니다. 죽는 소리 했는데 상대가 듣기좋게 윤색해서 좋은말로 어쨌건 노력하는게 내 결론이라는 한다는 말을 한다면, 상대를 원망하지 마세요. 죽는 소리하는 것 들어주고 나름 솔루션까지 제시해줬는데 원망하는 것은 적반하장 아닙니까. 어차피 노오오력 아니면 신경 꺼 밖에 없습니다. 내심 제가 언급한 신비로운 정신작용을 기대하신다면 그냥 혼자 각본을 쓰는 것이 낫습니다. 

사실 대부분 그래요. 자기 자신의 객관적인 인지능력을 부정하고 장점을 과장해서 단점을 벌충하고도 남게 만들고 그런 식으로 사고하며 삽니다. 그래도 저 심리적 상태가 그래도 좋게 승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습니다. 전 인간 대다수가 죽을 때까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가끔 변명거리를 찾으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 뿐이지, 그 순간이 지나가면 변명거리조차 찾지 않을 정도로 자신을 다시 망각하는 법이죠. 그런 의미에선 가끔 변명거리를 찾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되는 것이니 그 기회를 잘 살리면 득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 글은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한줄요약 : 피해자 서사는 쉽게 만들어지고 잘 팔리는 법. 그러나 구원은 본인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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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6 08:37
수정 아이콘
정말 제가 자주 생각하는 내용이랑 비슷한 이야기인데 현실에서 하면 딱 욕 먹기 좋은 내용이네요. 반지성주의와 선택적 공감이 강요되는 사회의 미래가 밝을 것 같진 않습니다.
아린어린이
19/06/26 08:52
수정 아이콘
반지성주의라...
저도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사실 모두가 평등하게 한표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민주주의 제도 라는 건
모든 사람이 최소한의 상식과 판단력이 있다는 전제가 있는거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상식의 부재가 당연시 되는것 같아 아쉽습니다.
영국이 섬인걸 모른다? 부끄러워해야죠.
야 너는 무식하게 그것도 몰라 라고 하는 사람은 잘못된게 맞습니다만,
본인 스스로는 그걸부끄럽게 생각하는게 맞는거죠.
영국의 역사와 문화까지는 알아야한다는게 아니잖아요.
닭장군
19/06/26 10:52
수정 아이콘
만약 영국이 섬인걸 몰라서 스스로 부끄러워 해야 한다면, 영국의 역사와 문화를 모르는것도 마땅히 부끄러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의든 타의든 어떤 이유로든 정보를 만나지 못하면 당연히 모르죠.

모르는 상황에 부끄러워해야 한다면, 정보를 모르는 그 자체를 부끄러워 할게 아니라 알려고 하지 않았던 태도를 부끄러워 하는게 맞다... 즉, 지식데이터 자체 보다 태도알고리즘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린어린이
19/06/26 11:11
수정 아이콘
정말로 영국이 섬인게,지식이거나 태도의 문제인가요??
의무교육 과정에 있는 모든 내용을 기억할수는 없서도 기본은 알아야죠
닭장군
19/06/26 11:23
수정 아이콘
어떤 지식을 반드시 알아야 하는 당위가 없다면,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죠. 솔까 내가 필요 없으면 몰라도 되는거기도 하니깐요.

영국이 섬인것은 반드시 알아야 하고 모르면 부끄러워해야하지만, 영국의 역사와 문화따위는 몰라도 되는 이유, 즉 기준부터 정의해야 할텐데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전에 설현이 욕먹었던게 타당한지도 엮을수 있을건 같은데..

무슨 느낌으로 하시는 말씀인지는 저도 알긴 합니다.
잉크부스
19/06/26 16:17
수정 아이콘
알아야하는 당위는 대한민국은 의무 교육제도를 가지고 있고 의무교육을 기본수준에서 이수했다면 영국이 섬인걸 알아야 정상이죠
모른다면 학업 성취가 열등했던거고
부끄러워 할 일이죠

예를들어 수업시간에 잠만잔게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니까요.. 뭐 물론 학업대신에 자신만의 놀라운 성취를 이룬 사람이라면 예외적 케이스가 되겠지만요.
언제부터 타고나지 않은 열등함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됬는지 모를일이네요
닭장군
19/06/26 16:22
수정 아이콘
보호하다니 무슨 말씀안지 잘 이해가 안갑니다.
잉크부스
19/06/26 16:40
수정 아이콘
난 관련교육을 받았지만 몰라도 될거같아서 공부안했고 그래서 무식하지만 나를 무식하다고 말하면 니가 나쁜거야.. 라는 요즘 정서를 말씀드린 겁니다.

보통 PC라고 하죠
닭장군
19/06/26 16: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어떤 정보를 알고 모르고 자체보단, 알고자 하는 또는 하지않는 알고리즘이 중요한거 아닌가 하는 말을 했을 뿐입니다.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명제를 참으로 가정했을때 말이죠.

만약 교과과정에서 영국이 섬이라는 내용이 안나왔다면 그때부터는 떳떳해 해도 될건가 하는것도 았고.

아 학교에서 가르치는가가 기준이라는 말씀이신것 같습니다. 맞나요?
잉크부스
19/06/26 17:28
수정 아이콘
닭장군 님// 네 의무교육의 범주내에서의 평균 수준이 그나마 상식의 기준선이 될 수 있겠죠
서양겨자
19/06/26 08:53
수정 아이콘
익명이니까, 불특정 다수에게니까 할 수 있는 말이죠. 이런 말은 오프라인에서 하면 안됩니다. 다만, 타인의 고뇌(원초적인 의미에서의)에 대해선 너그러워질 수 있어도 자신의 그것에 대해서도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일종의 편법이겠죠.
아웅이
19/06/26 09:12
수정 아이콘
이런것들로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귀감이 될만한 말을 우습게도 만화책에서 찾았어요 크크크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없는거야" - 베르세르크 中
서양겨자
19/06/26 09:20
수정 아이콘
에덴의 동쪽은 에덴이 아니죠. 수도권 1,2,3기 신도시가 서울이 아닌것처럼요. 하하.
아웅이
19/06/26 08:57
수정 아이콘
오.. 통찰에 감탄하고 갑니다.
우리사회에서 열등감이나 피해의식이 있다는 말은 금기시되지만 자존감이 낮다는건 본인 스스로 얘기하기도 하네요.
잉크부스
19/06/26 09:05
수정 아이콘
사실 매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자신에 대한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자기인식은 잘못되는 경우가 잘 없죠.
자신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아는 자기가 자신의 선험적 가치 기대에 미달할때.. 그것을 다른것으로 자꾸 채우려고 하죠.
보통은 열등함에 역작용으로 나타나는데..
그래서 사람의 가장 숨겨진 내면을 보려면 그사람의 가장 돌출되는 행동을 반대로 보면 된다는 말이 있죠.
부족함을 감추고 채우려는 반대 백터가 발생하게 되니까요.

근데 요즘은 PC라는 것 뒤에 숨어요. 예전엔 익명성 뒤에 숨어있었는데 말이죠.
너무 PC하다 보니 어떠한 가치기준도 존재하질 않아요
100명의 가치기준이 모두 다른데 100명 모두에게 PC한 가치기준은 존재하지 않죠.
한사람만 불편해도 PC하지 않은 세상

지성이 혐오되는 반지성주의..
우리가 특정 가치기준을 커뮤니티에서 가장 낮은 사람의 기준에 맞출 이유가 있을까요? 왜 그래야 하죠?
가치 기준을 낮추는 순간 저도 불편한데 말이죠.. PC하지 않은거 아닙니까아아아..
서양겨자
19/06/26 09:10
수정 아이콘
포스트 포스트모더니즘이 등장할까요? 하하
Soviet March
19/06/26 09:13
수정 아이콘
커뮤니티 활동하는 사람들이 이런 감정소모를 더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오프라인에서 그냥 살아가는 사람은 그냥 살아가죠..
서양겨자
19/06/26 09:20
수정 아이콘
닉네임 때문에 생각난 건데요 하하
리얼리즘과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리얼리즘이 우리가 보는 것을 그린다면,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은 우리가 듣는 것을 그린다."

인생은 거침없이 쏘비에트식 행진처럼 크크크
(농담입니다)
19/06/26 09:34
수정 아이콘
혐오의 자기 정당화=반지성주의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죠. 그냥 남의 행동탓하지말고 각자 사는대로 살아가면 됩니다.
잉크부스
19/06/26 16:19
수정 아이콘
마찬가지로 열등함에 대한 자기 합리화를 PC에서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냥 때론 자기 열등감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며 사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곰그릇
19/06/26 09:5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공감합니다
열등감과 남탓은 인간의 본능이니까요
서양겨자
19/06/26 09:56
수정 아이콘
두뇌의 대뇌피질인가요? 아니 신피질인가요? 거기가 발달한 고등동물이 거짓말을 잘 한다잖아요. 특히 자기기만이야말로 인간만의 고유 특질이죠. 원래 다들 그렇게 생겨 먹었으려니 하긴 합니다.
Quantum21
19/06/26 10:01
수정 아이콘
나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비교대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그런 문제에 있어 객관적인 기준은 실체조차 의문스러울정도로 모호합니다.

키는 평균보다 작다. 좀더 정확히 현재 대한민국 20대 남성의 산술평균보다 작다 따위의 사실은 객관적으로 참거짓이 가려지는 문장이지만 그것이 열등감 같은 감정상태와 연결되는것은 보편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열등감을 극복하는것은 그 원인은 제거하거나 애써 무시하는식으로 해결되기보다는, 애초에 원인이라고 생각했던 fact들이 사실은 열등감이라는 감정상태와 별 관계가 없는것이라는걸 깨닫게 되면서 가능해 지는 것 같습니다.
서양겨자
19/06/26 10:43
수정 아이콘
저 사람은 엄청나게 부자인데 왜 더 큰 돈에 집착할까. 저 사람은 아주 높은 사회적 위치에 있는데 왜 더 큰 권력에 집착할까. 저 여자는 충분히 예쁜데 왜 계속 다이어트를 할까. 근육이 허벌난데 왜 헬스에 집착할까. 불알이 큰 사람인데 왜 해구신을 수집할까. 뭐 이런 것들입니다. 그냥 의구심으로 지나갈 뿐 타인의 고뇌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힘든 일이지 싶습니다. 사실 어떤 문제인지는, 어떤게 해결책인지는 본인 만이 알 수 있겠죠. 무엇이 나를 앞으로 이끌고 무엇이 뒷덜미를 잡는지도요.
녹차김밥
19/06/2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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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과 자존감이 동전의 양면과 같은 표현이라는 말씀이신데, 어떤 면에서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언어적으로도 실제로도 약간의 차이는 있는 것인데, '열등'하다는 표현은 필연적으로 비교와 상대우위를 따지는 가운데에 나오는 것입니다. 상대적 우등과 열등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매달리는 가운데에 나온 패배감인 것이지요. 자존감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기에도 스스로 존재하는 감각입니다. 여기에는 상대적 우등과 열등이 끼어들지 않습니다. 내가 상대적으로 못 생겼다고 한들, 덜 똑똑하다고 한들, 스스로 이를 진심으로 문제로 느끼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사람의 가치는 한 가지 척도로 측정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기 때문에, 특정한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열등하다는 것이 내 전체적인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내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 그것이 자존감의 원천입니다.

또 하나, '그 어떤 신비로운 정신작용으로서 사실 나의 특정 부분이 못나지 않았는데 그렇게 인식되는 경우'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존재하는 걸 넘어서서 아주 많고 흔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우울증이 있습니다. 우울증이 단지 기분을 관장하는 뇌 기능의 장애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인 신호는 무의식적으로 전부 무시하고, 부정적인 신호는 증폭시켜 해석하는 확증 편향이 일어납니다. 그 결과 평소의 정상적인 컨디션이던 때보다 자기 자신을 못나게 해석하게 됩니다.

우울증 이외에도 이런 자기 자신에 대한 인지를 왜곡시키는 정신의학적 상황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신체추형증후군이라는 질병의 예를 들어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자세한 설명보다는 링크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아주 예전에 짤방으로 돌던 것이 있어 다시 검색해 보니 나오더군요.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726546&memberNo=27547195&vType=VERTICAL
아웅이
19/06/26 10: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폐가 있는것 같습니다.
자존감도 필연적으로 비교와 상대우위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나요

또 내 얼굴이 저사람보다 못나다고 생각을 해도 진지하게 '나는 역시 개못생겼어'라면서 자조하며 컴플렉스로 여기지 않는 이상
그 사람이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표현하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여전히 자존감이 낮다는것과 열등감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녹차김밥
19/06/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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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조금 관점을 바꾼 예를 들어 다시 이야기해 보자면, 저는 도가 지나치지 않은 자학개그는 자존감이 있는 건강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개그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약점을 찾아낼 수 있지만 그것을 남들 앞에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지 않고, 약점조차 나의 일부분임을 받아들인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높이고 즐겁게 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는 건강한 정신작용으로부터 나온 것이지요. 개그맨 정종철씨가 못생겼다는 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열등'하다고 표현할 수 있으나, 그것이 정종철씨의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추가) 그런 면에서, 열등감의 정확한 반대어는 우월감 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우월감 = 자존감 은 아니니까요.
서양겨자
19/06/26 10:45
수정 아이콘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우월감은 열등감과 정확히 같은 자리에 위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도 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대체제로서의 자존감 역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녹차김밥
19/06/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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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열을 생각하면서도 자존감이 건강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정말 사진을 잘 찍고 싶은데, 저 사람만큼 왜 못 하는걸까. 저 사람은 저렇게 쉽게쉽게 잘 찍는데.' 여기서 괴로워하면서 멈추고 자학하면 열등감에만 빠진 사람이 되는 것이고, 지금은 저 사람의 사진보다는 못하지만 내 사진의 가치도 어느 정도 수긍하면서 더 나아질 수 있는 지점을 찾아 나간다면 열등감과 건강한 자존감을 함께 가진 사람이 되는 거죠.

열등감과 건강한 자존감을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은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소지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서양겨자
19/06/26 11:03
수정 아이콘
열등감을 자극하는 것이 한 사람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라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 사람의 사진보다는 못하지만 내 사진의 가치도 어느 정도 수긍하면서 더 나아질 수 있는 지점을 찾아 나간다'는 건강하고 발전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열등감을 지닌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 사람은 제 기준에서 그냥 건강하고 발전적인 사람입니다.

제가 글을 애매하게, 잘 못 쓴 때문입니다. 흑흑 댓글 감사합니다.
아웅이
19/06/26 11:16
수정 아이콘
열등감의 정확한 반대말이라는 것에 우월감이라는 것은 적극 동의합니다.
그런데 들어주신 예시에서 정종철씨가 외모로 인해 자존감이 낮지 않다는것은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열등하다는 것, 열등하다는 것을 인지하는것, 열등감을 느끼는 것은 각기 다른얘기일겁니다.
'다른 사람에 비하여 자기는 뒤떨어졌다거나 자기에게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만성적인 감정 또는 의식.'
네이버 두산백과의 열등감 요약 문장입니다
19/06/26 10: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주위에 S 의대를 몇번 떨어지다 그 아래 대학 공대에 다니신 분이 있습니다. (지금은 S대 의대와 그 아래 공대의 차이는 넘사벽이지만, 90년대 초반 학력고사 시대에는 지금정도의 차이는 아니였습니다.) 40이 넘어 50으로 가는 길목인데도 그분은 아직도 그때의 트라우마를 극복 못한듯 하고 그 대학에 대한 필요이상의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듯 보입이지만, 면접을 보면 그 학교 출신이면 볼것없이 뽑을려하는 모습을 보면 참 이상한 느낌까지 들곤합니다. 남들이 보면 충분히 괜찮은 학교를 나왔음에도 아직도 그러는 것을 보면 참 사람의 감정이란....
서양겨자
19/06/26 11:05
수정 아이콘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도 씁쓸하죠. 참...
세츠나
19/06/26 10:26
수정 아이콘
전반적인 글의 내용은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데 마치 열등감은 '오직 객관'에 따른다는 듯한 서술에는 보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외모를 예로 드셨는데 스스로를 상위 25% 정도의 외모라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눈이 있는 사람이라고 칩시다.
상위 10% 안에 드는 외모의 친구가 주변에 많을 때와 상위 50% 이하의 친구만 주변에 있을 때의 자기 평가가 같을까요?

나는 온 세상 하위 25%에 들어가는구나! 열등감 느껴진다! 이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다 주변 몇몇과 비교하는거지.
열등감은 자신에 대한 평가도 들어가지만 '상대성'에 더 기인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엄정하게 객관적이지는 않죠.

덧붙여 외모라는게 정확히 상위 몇 %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다는 점도 있습니다. 객관은 주관에 오염되있죠.
또한 우리가 보는 이미지는 실제 눈에 비치는 상이 아닌 뇌에서 보정한 이미지이기 때문에 거울 속의 나는 실제와 다릅니다.
어떤 면에서 자기 자신을 철저히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은 차단되어 있습니다. 그저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지...

그리고 철저히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을 하다보면 대체로 어느 정도의 번뇌는 벗어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양겨자
19/06/26 10:47
수정 아이콘
네 맞습니다. 저 경우에는 '남에게 말할 수 있는 종류의' 열등감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보통 그것도 힘든 경우가 많죠.
19/06/26 10:2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그냥 문득 생각나서 딴 얘긴데, 20대 초반까지 저는 얼굴, 특히 피부에 상당히 열등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얼굴에 점이 엄청 많았거든요. 게다가 큰 상처가 2개나 있습니다. (각각 30바늘 꿰맨자국, 8바늘 꿰맨자국)
누가 제 얼굴을 쳐다본다는 느낌이 들면 휙 고개를 돌리거나 살짝 숙이는 등, 사람을 마주보고 대화하면 얼굴을 마주 봐야하니까 그것조차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근데 다른 사람들은 제 피부가 좋다고 했어요.
한 번은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수업하는 도중에 갑자기 앞자리에 앉은 저를 보면서, "어.. 이 학생은 피부가 상당히 좋네요." 라고 뜬금포를 날렸을 정도입니다.
저는 처음엔 나를 놀리는건가 싶었는데 분위기는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많이 듣긴 했는데 도대체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나이 불혹에 가까워지면서 피부가 급속도로 망가졌습니다. 오랜만에 본 누나들에게 한결같이 어머 너 왜이렇게 늙었니. 라는 말을 여러번 들었습니다.
피부가 망가진 다음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아 내 피부가 진짜 좋았구나. 점도 많고 상처도 있지만 피부 바탕은 참 희고 깨끗했는데. 그걸 몰랐구나.
진작에 알았더라면 좀 더 관리할껄. 그 피부를 유지하려고 노력할껄. 저는 제 피부를 혐오해서 얼굴에 선크림은 커녕 로션도 안발랐거든요.. 흰 피부가 싫어서 굳이 쌩얼굴에 햇빛을 받으려고 노력했던 것도 떠오르고.. 여러분 피부관리하세요 ㅠ 한순간에 훅갑니다.

뭐 암튼 그냥 생각나서 끄적여봤습니다.
서양겨자
19/06/26 10:55
수정 아이콘
선생님, 댓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도라지
19/06/26 10:30
수정 아이콘
왠지 서울대 게시판 관련 글이라는 킹리적 갓심이 들기는 하는데...
뭐 말해보자면 내가 열등하게 느끼면 열등감이지만, 남이 나를 그런식으로 보는건 열등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저 사람은 저게 부족하니 열등감을 느낄꺼야 라는건 틀릴 확률이 엄청 높죠.

남의 글을 보고 간접적으로 그런걸 느끼셨다면 망상일 확률이 80% 이상일겁니다.
서양겨자
19/06/26 10:49
수정 아이콘
서울대 게시판 관련 글이 무엇인가요? 저는 글만으로 모르는 사람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80% 확률의 망상은 아니겠네요.
tannenbaum
19/06/26 10:43
수정 아이콘
쉽네요.
스무줄로 평가하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었군요.
서양겨자
19/06/26 10:58
수정 아이콘
님께서는 아마 마법을 쓰거나, 용을 타고 날아다니거나, 신세계의 신이 되실 것 같습니다.
klemens2
19/06/26 11:12
수정 아이콘
유게 보고 이 글 보니 서울대 나오셨나 궁금해지네요. 하하하
서양겨자
19/06/26 11:13
수정 아이콘
무슨 글이 있는지 확인해볼게요. 저는 자게만 확인할 뿐 유게도 가지 않고, 그 글도 읽지 않았습니다. ;;
foreign worker
19/06/26 11:20
수정 아이콘
본문처럼 장황하게 극복을 해야 할 만큼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 것 같진 않습니다.
그리고, 열등감보다는 동정심 유발해서 논리를 보완하는 글은 한번 정도나 써먹을 만하지, 약빨이 금방 떨어져서...
서양겨자
19/06/26 11:27
수정 아이콘
여기 lovehis님의 댓글이나, Wade님의 댓글이 저는 참 좋았습니다. 하나는 반면교사, 하나는 타산지석이겠네요.
아웅이
19/06/26 11:50
수정 아이콘
열등감에 시달려서 극복해야 할 사람을 자존감이 낮은사람으로 치환해보면 꽤 많을것같네요 크크
metaljet
19/06/26 12:07
수정 아이콘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부당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살것인가
진짜 부당하게 손해보는 상황인데 내가 우월하니 희생한다하며 정신승리를 하며 살것인가
둘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게 우리들의 평범한 인생이 아닌가 합니다.
물리쟁이
19/06/2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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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항상 싸움이 너무 무서워서 적어도 자신을 지킬수있을정도로 운동하고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운동을 시작하긴 하는데 몸이 아파서 하다말다하니까 끝을 어디로 설정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루트에리노
19/06/2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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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분들에게 보이는 감정에 호소하면 반지성주의라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네요. 현재 과학적으로 밝혀지는 과정에 있지만, 지성과 감성은 서로 반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또 몇몇 분들은 이 글에서 말하는 "열등감을 토로하는 글들" 과 동일한 오류를 저지르고 있어요. 세상은 나만 몰라주는 것 같은데, 나만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는 듯한 느낌이 드는 얘기들 말이죠. 냉철한 지성도 좋지만 타인을 언제나 냉정하게만 바라보면 그건 반지성주의와 뭐가 다르겠습니까. 그저 나 혼자 올곧다는 정신승리에 불과하죠. 정도 이상으로 냉정한 것은 항상 위험합니다.

저는 생각이 좀 다른게, 열등감을 느끼는 것은 언제나 주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저만 해도 제 사회적 지위는 크게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신세를 질정도로 열등감에 쩔어 산 적도 있고, 그걸 극복해서 지금처럼 누가 뭐라든 잘 살 때도 있으니까요.

저는 그다지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구요. 만약 모든 사람이 객관성을 지닌 오토마타라면 열등감이 실제 열등함에서 나오겠지만, 글쎄요, 그건 아니죠. 누구든 자신의 객관성을 과신하는것 자체가 자신이 특별히 냉철한 지성의 존재라는 정신승리를 할 뿐이죠.
19/06/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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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등을 통해 타인과 타인의 사례를 너무 많이 접하게 되는것도 원인이라고 봅니다
19/06/2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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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으로 보자면 글쓴이는 객관적이지 못한 분인 것 같습니다.
-안군-
19/06/27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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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을 극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신비로운 정신작용이 존재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바로 "공황장애"요. 겪어보신 분들은 제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아주 잘 아실겁니다. 아무 문제도, 위협도 없이 그저 평화롭게 길을 걷다가 세상이 일순간 전쟁터나 좀비들이 걸어다니는 세계처럼 변하는 그 느낌을 아실려나요?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쥐고 있을 기운조차 없어져서 그냥 아무데나 주저앉아 버리게 되는 경험을 해보셨나요? 그걸 수시로 겪다보면 자존감이 그냥 땅바닥으로 떨어져 버립니다. 이걸 남들의 비교 및 객관적 사고에 의한 열등감과 같다고 하면 좀 억울하죠. 노오오오오력이나 그냥 무시하고 살 수 있는 종류의 일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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