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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2/02 18:52:51
Name 안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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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1 카우보이비밥 ep.18
Subject [일반] 비디오 테이프를 정리하며 (feat.카우보이 비밥) (수정됨)




연말이되면서 어머니가 집정리를 하셨다고 한다
녹화테이프에는 아버지가 잔뜩 녹화해둔 곤충, 여행, 자연 관련 테이프가 정리의 대상이었다

그것외에 무엇이 있었냐고물으니 로마의 휴일 같은 비디오와 어릴적 내가 보려고 녹화해둔
디즈니영상, 그 밖에 결혼식 등 영상이있었다고 한다.

아버지 다큐멘터리는 요즘 화질이 더좋기에 폐기대상이었지만 늦잠자서
매번 만화동산을 놓치던 나를 위해 녹화해둔 디즈니 영상은
이젠 볼 사람도 없는데 못버리고 놔두셨다고..

테이프관련 이야기를 하다보니
겨울에 어울리는 [카우보이비밥] 이 떠올라서
정확히 말하면
에피소드 중 하나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다시보았다


카우보이비밥 ep.18
10년 후의 나에게
Speak Like a Child



모르는 분을 위해 간단히 내용을 언급하자면

작중 페이발렌타인은 현상금 사냥꾼으로 활동 중인 여성으로
어릴 적 불치병으로 냉동인간이 되었다가 후에 치료법이 나와서 치료를 받게되었다.
허나 냉동비용과 터무늬없게 쌓여버린 빚 그리고 기억상실으로 돈을 벌어도
늘 도박에 탕진하며 자신을 찾는 연락이나 소포만 보면 빚 독촉인줄 알고 도망가기 바쁘다

해당 에피소드에는 페이에게 소포가 도착하는데 페이는 보자말자 도망가고
소포를 받은 스파이크와 제트는 물건의 용도와 물건을 팔기위해 화성의 골동품 가게를 뒤진다.
거기서 과거에사용하던 베타라는 기종의 재생기를 통해 보는 영상자료이며
물건이 지구에는 남아있을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지구로 향한다

재생기를 무사히 들고와서 재생해본 영상은 어릴적 페이가 자신을 위해 보낸 메세지였다

비디오 속 페이 : 10년 후의 난 아직 너무 멀게만 느껴져서 전혀 상상이 안 가.
난 혼자야? 아니면 누군가 멋진 사람이 곁에 있을까? 뭐, 언제나 그랬듯이
난 또 분명히 여러 사람을 성가시게 하고 있겠지. 하지만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난 언제나 널 응원할 테니까.



페이 : 모르겠어. 기억이 안 나. 저게... 나?


비디오 속 페이 : 난 이제 여기 없어. 하지만 오늘의 나는 여기서 계속 너를 응원하고 있을 거야.
단 하나 뿐인 나에게.



10년전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힘내라고 하는 응원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신감이 사라진 채
막연히 살고있는 사람이나
화려한 삶뒤에서 남모른 고통속에 있는 사람이나

모두에게는 고민과 각자의 짐이 있을 것이다
그치만 그렇기에 타인의 응원과 상황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응원해줘야 할 것이다
나조차 응원하지않고 포기해버리면 가장 큰 응원을 잃는것이기에..

무언가 잃어버렸다고 여길 때, 무언가 놓아두고 왔다고 여길 때
마음 속 허전함은 빈 자리를 채워줄 무언가를 찾아 지나온 길을 더듬는다.

그리곤 가져올 수 없게 되어버린 무언가가 존재하는 시간대를 배회하며
그 때를 추억하고 그 때를 채색한다. 아름답지만 흐릿한 색감으로.

스스로도 모르는 답을 다른 사람이 알 턱이 없지만.
그래도 언제나 확실한 건 하나 있다.

과거가 비어 있건 꽉 차 있건
나는 단 하나 뿐이라는 거.
출발점은 바로 거기부터다.

그리고
역시 겨울엔 비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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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기념
19/12/02 19:09
수정 아이콘
꼭 디지털화 하셔서 간직하시면 큰보물이 됩니다.
안유진
19/12/02 19:16
수정 아이콘
집에 dvd랑 같이 재생되는 재생기가 있긴 한데 dvd는 안되어도 테이프는 잘된다고 하시네요 저런거 디지털화는 어떻게 하는건가요??
한글날기념
19/12/02 19:48
수정 아이콘
재생기랑 컴퓨터랑 같이 연결 가능한 컨버터 기기로 쓰셔서 하셔야 하는데 검색 좀 해보셔야 합니다. 해주는 업체들이 있긴한데
가격이 좀 비싸서 직접하시는 게 좋아요.
상하이드래곤즈
19/12/02 19:52
수정 아이콘
캡쳐보드를 사용해서 가능합니다.
해당 영상기기의 소스를 컴퓨터로 받고, 컴퓨터로 그걸 녹화하는 겁니다.
혹시나해서 기초적인 수준으로 알려드리면,
그래픽카드와 같은 슬롯에 캡쳐보드를 꼽으면 거기에 영상기기의 케이블(원래는 티비에 꼽는) 을 연결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모니터에 영상이 나오며 해당 캡쳐보드의 프로그램으로 녹화를 할 수 있습니다.
안유진
19/12/02 19:56
수정 아이콘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글날님도 감사합니다
JazzPianist
19/12/02 19:09
수정 아이콘
음악이 너무 좋아서 보게된 애니인데..
칸노요코가 앨범에 참여해서 너무 좋았던 애니입니다.
이렇게 또 생각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안유진
19/12/02 19:18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겨울만 되면 비밥을 복습하기도 하는데 어머니가 비디오 테이프를 정리하시곤 보내온 카톡에 분득 생각이 나서 써봤습니다
VictoryFood
19/12/02 19:13
수정 아이콘
백설공주는 디즈니가 아니라 별도로 이름이 붙어 있군요.
안유진
19/12/02 19:15
수정 아이콘
만화동산하고 디즈니는 따로 녹화해주신거 같아요 크크크 본가에 가면 한번 볼까 합니다 크크크
즐겁게삽시다
19/12/02 19:14
수정 아이콘
글 내용 자체가 비밥 에피소드랑 같네요 흐흐
근데 저런 에피소드가 있었나... 기억이 하나도 안남;;
안유진
19/12/02 19:18
수정 아이콘
이번 기회에 한번 보시죠 내용은 25분짜리지만 보면서 참 기분 좋았습니다.
즐겁게삽시다
19/12/02 19:20
수정 아이콘
SEE YOU SPACE COWBOY...
19/12/02 19:27
수정 아이콘
카우보이 비밥 명작이죠. 여러 번 보면서 감동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콰트로치즈와퍼
19/12/02 19:40
수정 아이콘
크 역시 명작.
상하이드래곤즈
19/12/02 19:55
수정 아이콘
내무반에서 투니버스로 봤던 기억 나네요.
에스카프로네와 비밥덕에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이 바뀐 후임들이 많았죠.
박완규님의 OST 두 곡은 지금 들어도 띵곡
19/12/02 19:57
수정 아이콘
투니버스에서 초딩때 재밌게 본 기억이 나네요.
Sardaukar
19/12/02 20:05
수정 아이콘
거품경제시대의 유산이죠

Zz건담도 작화보면 지금작품급
넵튠네프기어자매
19/12/02 20:10
수정 아이콘
요새 나오는 것들이랑 비교해도 비밥이 꿀릴게 없죠. 성우든 스토리든 작화든.

......간만에 다시 한번 봐야겠네요. 마지막 스파이크의 그 모습은 잊을래야 잊을수가 없는 어릴때의 추억입니다.
페스티
19/12/02 20:17
수정 아이콘
좋은 이야기네요. 특히 겨울에 잘 어울리는 듯
VinnyDaddy
19/12/02 20:17
수정 아이콘
저 후에 페이가 실제로 어린 시절 집이 있던 곳을 찾아가고, 에드와 아인이 비밥을 떠나잖아요? 그 회차만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Call Me Call Me가 흐르는 위로 마치 목메이는 감정을 표현이라도 하듯 삶은 계란을 꾸역꾸역 집어삼키는 스파이크와 제트의 모습이 참...
raindraw
19/12/02 20:19
수정 아이콘
앗 Call me Call me 댓글 달자마자 바로 위에 Call me Call me 댓글 다셨네요.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죠.
안유진
19/12/02 23:08
수정 아이콘
그 후 페이가 갔다가 친구를 만나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현재의 삶인 비밥호임을 알고 돌아오는데 그 과정에서 스파이크의 과거인 줄리아를 만나게 되죠. 그 짧은 만남이었지만 줄리아를 통해 스파이크의 과거를 알게 되고 그 과거를 향해서 다시금 가는 스파이크에게 과거로 돌아가보았지만 그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가지말라고 말하며 허공을 향해 총을 쏘죠. 페이 성우 하야시바라는 총을 쏘는걸로 고백을 표현하다니 페이 답다고 추후 말했지만 스파이크는 그 표현을 알고도 자신의 의안인 한쪽 눈으로는 늘 과거를 보고 있고 한쪽눈으로 현재를 보며 살아왔다고 하며 그 마지막 장면을 향해서 가죠.. 몇십번이고 되풀이해서 봤지만 비밥은 뭐라고 해야하지.. 볼때마다 보는 재미가 있는거 같습니다.

말씀하셨던 장면중에 삶은 계란을 삶아왔을 때 평소처럼 4인분으로 삶아왔다가 둘다 아무말 없이 우걱우걱 먹던 장면은 참...

예전에 대학교에서 친구들하고 같이 살다가 졸업하고 취업하고 하면서 다 흩어진 방에서 아무생각없이 계란 후라이를 4개 해서 들고 왔다가 멍하니 혼자 계란만 먹었던 기억도 나구요 크크크크
raindraw
19/12/02 20:18
수정 아이콘
Call me Call me... 생각나네요.
잃어버린 자들...
홍준표
19/12/02 20:51
수정 아이콘
정치적으로 위험한 발언이지만, 애니 티비시리즈의 상한은 비밥에서 수십년째 멈춰있죠.
키모이맨
19/12/03 04:35
수정 아이콘
저는 공각기동대SAC는 비밥과 비견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쥴레이
19/12/03 12:17
수정 아이콘
TV판으로 카오보이비밥이랑 공각기동대SAC 정말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흑의 계약자랑요.
붉은발슴새
19/12/02 20:59
수정 아이콘
비밥을 볼수록 명작이라는 느낌이 들죠.. 글을 읽으니까 오랜만에 다시 보고 싶네요
사랑둥이
19/12/02 22:57
수정 아이콘
저도 얼마전에 call me call me 다시 들으려고 유튜브 들어갔는데...

놀라운 것은 더빙판 자막판 모두 유튜브에서 무료로 모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시간 날때마다 하나씩 보고 있습니다 크크크
답이머얌
19/12/02 23:26
수정 아이콘
허경영의 콜 미 얘기하는가 싶어 순간 어리둥절했습니다.
19/12/03 01:28
수정 아이콘
20년이 넘은 작품들은 대부분 유투브에서 볼 수 있는 거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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