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1/19 00:30:35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역사] 1919년 어느 한 조선인 노스트라다무스의 기고글 (수정됨)

1919년 7월 8일, 신한민보라는 미국의 한인신문에서 어떤 논객이 익명으로 투고한 논설입니다. 그는 베르사유평화조약이 휴짓조각에 불과하며, 또 하나의 전쟁을 막을 수 없다고 보았는데, 그 논지를 보면 정말 예언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당대 조선에 이렇게 통찰력이 있는 인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뛰어난 식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장이 아주 시니컬하고 또 맛깔나는데, 뭐랄까... 대단한 위트와 함께 염세적이고 비관적인 감정이 섞여 개인적 처절함과 세상에 대한 통탄을 잘 나타내는 듯합니다. 

솔직히 이 글을 읽으면서, 등골이 전율할 정도로 소름돋았습니다. 나름 전간기(Interwar period) 유럽의 명사들의 글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구 변방 조선의 논설가가 쓴 이 글이 가장 놀랍습니다. 아주 정확하고 예안적입니다. 근래 읽었던 글 중에서 가장 감동(?)적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글만큼은 시간 내서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다시 밝히지만 이 글은 1919년 7월 8일, 미국 뉴욕타임즈도 아니고 영국 텔레그래프도 아닌 조선인 신문에서 발간된 글입니다. 
이 글의 저자가 누군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도대체 누구인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이 글 이후 무슨 활동을 했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

1919년 1월부터 6월까지 반년 동안의 장구한 세월을 허비하여 연합열강이 준비하여 놓은 평화조약의 67만자 되는 장황한 국제법문이 지난달 28일에 각국평화 대사들이 중국 대사 이외에 다 서명하였은즉, 이 평화조약이 과연 세계의 장구한 평화를 유지하리만치 되었으며, 각국 민족의 원만한 해결을 주리만치 되었으며, 세계적 민중의 정신을 표준하리만치 되었는가?

조약을 휴지로 쓰려,

첫째, 세계의 영구한 평화를 유지 문제에 대하여는 독일이 다시 프랑스를 공격하여 세계의 평화를 요란케 할까 근심하며 방비하기 위하여 연합열강이 라인강 등 저편에 독일포대를 철회하며 30마일 안에는 독일의 군대를 유둔하지 못하게 하며, 합중국, 프랑스, 영국 삼국이 동맹하여 만일 독일이 프랑스를 다시 침범하면 곧 삼국이 합력하여 물리치자 하였으니, 이는 독일이 다시 개전하겠다는 생각을 두지 못하게 함이니, 이 방면으로 관찰하면 이번 파리평화조약이 과연 유럽과 세계의 영구적 평화를 유지할 만한 복음이라 할 듯하며, 그 복음을 전하는 비둘기가 지구상 춘풍화기에 펄펄 날아다니며 소리를 지르되 하느님의 나라에 임하였은즉, 다시는 생명을 도륙하는 참혹한 화가 없으리라 할 듯하나, 그러나 독일이 비둘기를 환영하며 세계각국민이 다 이 비둘기를 환영할까?

 2백여 년 동안을 죽었다가 지금에 부활한 폴란드 민족과 4,5백년 동안을 속박에 눌렸다가 지금 자유를 얻은 체코슬로바키아 민족들은 이 비둘기를 환영하며, 또 연합열강국은 이 비둘기를 사랑하여 봉황이 온 듯이 천사가 하강한듯이 도처에 환영을 받으려니와 묻노라, 독일이 이 비둘기를 환영하는가? 아니라. 독일은 이 평화조약을 승인하였은즉 무슨 방편으로든지 이 조약을 휴지로 쓰게 만들 기회만 보고 있을지라. 저 독일 민족만 못한 왜놈들도 청일전쟁 이후 시모노세키 조약과 러일전쟁 시에 한일공수동맹과 한미수호조약을 일일이 휴지로 쓰던 역사가 있고, 러시아는 1856년 파리조약을 휴지로 쓰던 사실이 있되, 스스로의 이익만을 위하는 세계정치가들은 그때의 형세를 따라 그와 같이 국제상의 중요한 법문을 휴지로 쓰는 이유를 질문하여 본 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그 휴지를 한조각씩 나누어 자기의 바람벽을 바른 일도 있으므로, 오늘까지 왜놈이 휴지로 만든 국제상 조약만 가지고도 3층 양옥을 넉넉히 도벽할 수 있도다. 

 그러면 10년 후나 혹은 20년 후에 독일이 이번 파리 조약을 휴지로 쓰고자 할 때에 이전에 왜놈을 도와 국제상 조약을 휴지로 쓰게 하던 사실과 같이 독일을 도와줄 자 있겠는가 없겠는가? 그때에 독일을 도와줄 자는 이번 평화회의에 불평을 품은 민족이라 하노라. 이번 파리에 모인 몇몇 정치가들이 스스로의 이익만 위하고 윌슨 대통령의 14조목을 일일이 채용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각국 민족에게 대한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였으므로 남에게 속박을 받는 민족들은 이 평화조약을 신성한 법문으로 알지 않기 때문에 휴지로 쓸 능력은 없으나 휴지로 보기는 한다. 어떻든지 능력만 얻게 되면 한 조각씩 나누어 도벽을 할 것은 당연한 이치라. 1882년 한미조약을 체결할 때에 누가 휴지로 쓸 생각이나 하였겠냐마는 왜놈이 휴지로 썼고, 1856년 파리조약 할 때에 누가 휴지로 쓸 꿈이나 꾸었으리오마는 러시아가 휴지로 썼은즉, 소위 평화조약은 일변 휴지로 쓰며 일변 만드는 것이요, 억만세 무궁토록 두어두고 쓰는 것은 아니로다. 

 독일이 지금 형편으로는 어찌할 수 없지마는 이와 같은 평화조약을 영영 복종할지 참으로 의문이다. 독일이 이번 전쟁에 전사자가 160만이요, 중상자가 350만이요, 재산손해가 배상금까지 합하면 1천억만 달러가량인즉 인력과 경제력의 쇠잔이 극도에 달하여 다시 열강과 전쟁할 여력이 없으며, 게다가 모든 식민지와 폴란드와 알자스-로렌 등 영토를 잃었고, 또는 볼셰비키의 혁명 풍도를 인하여 아주 멸망할 것 같으나 그러나 튜튼 민족은 조직의 능력이 탁월한 민족인즉 유럽에 없어지지 않을지며, 또는 이번 전쟁 결과로 폴란드의 인구와 알자스-로렌의 인구를 아울러 5백여만 명을 잃었으나, 만일 오스트리아를 합하고 보면 8백여 만 명 인구를 증가하게 되리니, 이렇게 되면 독일이 유럽의 제일 강국이 될 것은 사실인데, 이 두 나라가 장차 연합될 듯한 이유는 오스트리아 민족 통치하에 있던 체코슬로바키아 민족이 따로 난 뒤에 오직 8백여만 명 독일 오스트링만 남아 있은즉, 독일 연방과 연합하지 않으면 슬라브 민족의 세력을 당할 수 없고 게다가 각국 사이에 처하였은즉 도저히 생존을 유지할 수 없는 고로 독일 연방과 연합하기 쉬운 일이요, [(!!!!!!!!!!! +_+ !!!!!!!)] 

  또는 독일이 4개년 동안 전쟁할 때에 그 인구 보충문제에 대하여 정부가 강제로 국내 여자 중에 생산년기에 있는 자는 혼인 비혼인을 물론하고 적게 잡아도 한 둘 이상의 생산을 하고야 말게 한고로 독일의 전시 중 생산이 크게 줄지 않았고 장차라도 그와 같은 법률을 쓸 터인즉 독일은 이번 전쟁에 축난 수효를 잠깐 회복할 터이며, 또는 전쟁에 제일 필요한 물건은 강철인데 독일이 알자스 로렌을 잃은 고로 로렌에 있는 철광을 빼앗겼은즉 강철의 출산지가 없으나, 그러나 독일이 1870년에 로렌을 얻기 전에는 동프로이센에 있는 철광을 채굴하여 철공장에 수응을 공급하다가 로렌을 얻은 이후에 그 철광의 생식력이 로렌의 철광만 못한 고로 그 철광을 폐지하였으나 지금 다시 개광할 수도 있으며 또는 세계 시장은 제한이 없음으로 돈만 있으면 어느 곳의 강철이라도 다 수입할 수 있은 즉 독일은 넉넉히 군기를 만들어 쓸 수 있고, 또는 이번 평화회의에서 라인강으로 독일과 프랑스 국계선을 만들지 못하고 오데르강으로 폴란드와 독일 양국 간의 국경선을 만들지 못한 이상에는 서부 유럽과 동부 유럽의 국방이 그렇게 튼튼하지 못한 바, [(크으 소오름..)]비록 포대를 철수시키고 군대를 주둔치 못하게 한들 어찌 맘을 놓을 수 있으리오

제국과 민주주의, 

 둘째, 각국 민족의 민주주의에 대하여 원만한 해결이 있는가 함이니 이번 전쟁은 곧 제국주의와 민주주의가 서로 충돌하여 필경 제국주의를 깨트려 부수고 민주주의의 대승첩을 얻음이며, 중동부유럽의 삼대제국(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을 두드려 없이하며, 소아시아의 터키제국을 전복하고 그 자리에 공국, 민국을 새로 건설하였으니, 동부 유럽에 가장 강하고 오랜 제국이 거꾸러지고 그 황제들은 능욕을 받았은즉 민주주의 승첩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으나 오늘 세계에 전제제국이 하나도 없이 다 망하였는가? 아니라! 아직도 아시아에서 제국주의를 가지고 소약국 민족을 압박하며 학살하는 제국인 왜국이 남아 있은즉 세계 민주주의가 십분 완전한 대승첩을 얻지 못하였다 하리로다. 

 1778년 프랑스 혁명 이후에 수백 년 동안에 전제와 민주가 서로 충돌하는 틈에 수천백만 명의 성명의 피를 흘려오다가 오늘에야 비로소 전제가 거꾸러지고 민주가 득승하여 유럽의 소약민족이 거의 자유를 얻었은즉, 장래의 세계는 민주세계가 될 터인데 이번 평화조약에 이름을 둔 이들 가운데 민주주의를 대타격하며, 제국정책을 반포하며, 가이셔의 심팜을 거역하는 왜국이 참가하였은즉 이 조약을 휴지로 쓰고자 할 자는 그 조약에 서명한 왜놈이요, 곧 한미조약과 한일조약을 휴지로 만든 왜놈이로다. 

 국제상 조약이나 평민간 계약이나 경우가 꼭 같은데 술 잘 마시고 잡기 잘하는 호부자의 자식이 종교의 신덕이 과인한 숙녀와 혼인하게 되면 계약이 어찌 오래 갈 이치가 있으리오. 필경 이혼하는 날이 있는 것과 같이 이번 평화조약에 서명한 열강 중에 불행히 제국주의를 가진 왜놈이 뛰어 들어갔은즉 두 의견(민주와 제국)이 서로 충돌될 때가 있을 것은 정하여 놓은 이치라. 어찌 한편에는 민주주의가 대승첩을 얻은 동시에 제국주의를 영영 그대로 둘 이치가 있으리오. 또 만일 장래에 제국주의가 다시 세력을 잡아 민주주의를 거꾸러치게 되면 이번 평화조약은 대다수의 민주국이 승인한 조약인즉 그 조약을 변경하지 않을 이치가 없도다. 

각국의 세력균형 문제, 

 셋쨰, 세계열강의 세력균형 문제에 대하여 국제연맹이 담보한다 하나 이 국제연맹이 과연 국제상 시비를 판결할 만한 최고등 권리를 가졌는가? 지금 형편으로 관찰하건대 국제연맹에 참가하겠다는 열강이 다 그 주권을 주장하여 일보라도 그 주권을 국제연맹에게 양도하지 않고자 한즉 국제상 시비는 자연히 세력 있는 나라에게 끌려 갈 것이 분명하며, 또는 합중국, 프랑스, 영국이 따로 동맹을 하였은즉 그 축에 들지 못한 나라들은 그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하여 의심을 품고 그와 같이 두 세 나라가 한 뭉치가 되어 그 세력을 견고케 하려 할 것은 세계열강의 정치상 태도라. 

 현금 고립한 이탈리아나 독일이나 러시아나 혹 일본이 한 편으로 설지도 모르며 [(저 솔직히 이 구절 읽으면서 소름돋았습니다)] 비록 세계열강이 다 국제연맹에 참가한다 할지라도 응당 그 가운데 한 나라 안에 정당이 있는 것과 같이 몇몇 나라들이 단합하여 한편에서 서고 또 몇몇 나라들이 연합하여 다른 편에 서게 될 것은 사실이라. 한 나라 안에 정당 다툼이 과도하면 미국의 남북 전쟁과 같은 내란이 생기는 법인즉 국제연맹 안에서 국제상 다툼이 과격한 즉 국제 전쟁이 될지니 이번 평화조약에 서명한 정치가들의 주의 정신이 동일한가 하면 하나도 같은 것이 없도다. 

 윌슨 대통령은 참으로 세계의 영원한 평화를 유지할 주의로 서명하였지마는, 영국 수상 로이드 조지는 영국의 해상독권을 차지할 뜻으로, 프랑스 수상 클레망소는 1870년의 옛 원수를 보복할 뜻으로 이탈리아 수상 오를란도는 영토 확장할 뜻으로, 왜놈 대사 마키노는 산둥성을 먹을 뜻으로 서명하였고, 독일 대사는 강력에 못 견디어 억지로 서명하였고, 기타 열국 대사들은 총수를 채울 따름이라. 이러한 조약이 영세무궁토록 보전하기를 바랄 수 있으리오.. 그러면 이상의 3대 원인을 인하여 영원한 평화를 보전하기가 어려울진저.

[(그리고 이 문단 읽으면서 두번째 소름 돋았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StayAway
20/01/19 00:48
수정 아이콘
너무 정확해서 진위여부를 확인해보고 싶을 정도네요.
1919년에 2차대전 추축국을 예견하다니..
aurelius
20/01/19 00:50
수정 아이콘
서울대에서 편찬한 근대한국 국제정치관 자료집에서 발췌했습니다 :)
StayAway
20/01/19 00:51
수정 아이콘
놀라운 통찰력이네요.
지금으로 치면 2040년 국제정세를 예측한다는건데..
솔로15년차
20/01/19 01:52
수정 아이콘
독일, 러시아, 이탈리아, 일본이면 대충 식민지와 관련해서 꼽을 만한 국가들이긴 하죠.
20060828
20/01/19 00:56
수정 아이콘
현재에도 관련 서적을 얼마나 읽어야 저 시대를 저렇게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저 때는 책도 소통도 적었을테고, 무엇보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인데도 감탄할만한 통찰력이네요.

미래에서 온 사람 아닐까요..
롯데올해는다르다
20/01/19 00:58
수정 아이콘
정말로 현대의 역사가보고 저 당시 정세를 정리해보라고 해도 저런 명문을 쓰기 힘들거 같네요..
20/01/19 00:58
수정 아이콘
뭐 어떤시대든 역덕+밀덕은 있는법이니..

그나저나 확실히 압도적인 국력의 나라 = 미국이 현시대에 존재하는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당시는 독일은 올라가는데 넘버원인 영국이 허접이 되어가고 있었으니..
도라지
20/01/19 09:42
수정 아이콘
저 시대는 지금처럼 정보 수집이 쉬운 시대가 아니라서... 아무리 역덕 밀덕이라도 불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오히려 우연히 때려맞춘거다 라고 하는게 더 납득이 될 정도에요.
20/01/19 00:59
수정 아이콘
안슐루스도 정확히 예견 했네요
20/01/19 01:01
수정 아이콘
저도 지금 여기서 10000개 정도 아무글이나 예언하면

30년후에 1개 정도는 맞을 수도 있을텐데

그 정도 레벨이 아니네요 ㅡ.ㅡ 너무 정확하고 디테일한데요? ;;;
칼라미티
20/01/19 01:40
수정 아이콘
와 대단하네요. 진짜 재밌게 읽었습니다.
prohibit
20/01/19 01:44
수정 아이콘
와우.. 미래를 보고 온 수준인데요 이건.. 엄청난 식견이군요;
antidote
20/01/19 02:11
수정 아이콘
하나 태클을 걸자면
중간에 강으로 자연국경을 안해서 위태롭다고 하는데 1차대전 당시 기관총과 철조망, 참호에 의해 산, 강같은 자연 국경 없이도 너무 방자우위의 상태가 지속되어서... 당시 군사적인 관점에서는 꼭 강을 경계로 두어야만 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아마 유럽에 있었다면 어지간한 가정의 몸 성한 자식들이 절반이 넘게 죽거나 불구가 되거나 정신병자가 되어서 돌아오는 1차대전을 직간접적으로 겪었을테니 굳이 강이 아니더라도 기계로 강보다 더한 방어선을 구축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겠지만 거기까지는 생각이 닿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도 산을 파내고 만들어가면서 건축한 마지노선은 기갑부대를 현실화한 독일도 제대로 뚫을수가 없었습니다. 벨기에나 네덜란드 쪽에서 같이 투자를 해서 마지노선급 방어선을 독일쪽인 동부에 구축했으면 아마 프랑스 6주 땡은 없었을겁니다.
임전즉퇴
20/01/19 07:19
수정 아이콘
..세계정치가들은 그때의 형세를 따라 그와 같이 국제상의 중요한 법문을 휴지로 쓰는 이유를 질문하여 본 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그 휴지를 한조각씩 나누어 자기의 바람벽을 바른 일도 있으므로, 오늘까지 왜놈이 휴지로 만든 국제상 조약만 가지고도 3층 양옥을 넉넉히 도벽할 수 있도다..
..남에게 속박을 받는 민족들은 이 평화조약을 신성한 법문으로 알지 않기 때문에 휴지로 쓸 능력은 없으나 휴지로 보기는 한다. 어떻든지 능력만 얻게 되면 한 조각씩 나누어 도벽을 할 것은 당연한 이치라..
제 취향에 맞아서, 소개하여 주심에 참 감사합니다. 휴지로 썼다는 말은 휴지로 만들어버렸다고 읽어야겠네요.(현대의 관점에서, 의미의 포괄범위가 좀 다름)
20/01/19 07:45
수정 아이콘
천재네요. 자료가 적었을 텐데.
걸그룹노래선호자
20/01/19 08: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독일이 이 비둘기를 환영하는가? 아니라. 독일은 이 평화조약을 승인하였은즉 무슨 방편으로든지 이 조약을 휴지로 쓰게 만들 기회만 보고 있을지라. + 독일이 지금 형편으로는 어찌할 수 없지마는 이와 같은 평화조약을 영영 복종할지 참으로 의문이다.

-> 추후 혜성같이 등장한 나치에 열광하는 독일 국민과, 히틀러의 정책 예언


오스트리아 민족 통치하에 있던 체코슬로바키아 민족이 따로 난 뒤에 오직 8백여만 명 독일 오스트링만 남아 있은즉, 독일 연방과 연합하지 않으면 슬라브 민족의 세력을 당할 수 없고 게다가 각국 사이에 처하였은즉 도저히 생존을 유지할 수 없는 고로 독일 연방과 연합하기 쉬운 일이요,

->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 예언


(1)또는 이번 평화회의에서 라인강으로 독일과 프랑스 국계선을 만들지 못하고 오데르강으로 폴란드와 독일 양국 간의 국경선을 만들지 못한 이상에는 서부 유럽과 동부 유럽의 국방이 그렇게 튼튼하지 못한 바, (2)비록 포대를 철수시키고 군대를 주둔치 못하게 한들 어찌 맘을 놓을 수 있으리오

(1) -> 충분할만큼 독일의 국력을 빼놓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영토를 더 뺐었어야 재기를 못 할텐데 하는 말씀) 따라서 2차 세계대전 초기 독일의 유럽 석권 가능성 예측
(2) -> 라인란트 재무장으로 현실화


이번 평화조약에 서명한 열강 중에 불행히 제국주의를 가진 왜놈이 뛰어 들어갔은즉 두 의견(민주와 제국)이 서로 충돌될 때가 있을 것은 정하여 놓은 이치라.

-> 태평양 전쟁 예언


국제연맹이 과연 국제상 시비를 판결할 만한 최고등 권리를 가졌는가? 지금 형편으로 관찰하건대 국제연맹에 참가하겠다는 열강이 다 그 주권을 주장하여 일보라도 그 주권을 국제연맹에게 양도하지 않고자 한즉 국제상 시비는 자연히 세력 있는 나라에게 끌려 갈 것이 분명하며,

-> 국제연맹 식물화 예언


합중국, 프랑스, 영국이 따로 동맹을 하였은즉 그 축에 들지 못한 나라들은 그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하여 의심을 품고 그와 같이 두 세 나라가 한 뭉치가 되어 그 세력을 견고케 하려 할 것은 세계열강의 정치상 태도라.

-> 나치 독일의 대두로 소련이 위기감을 느껴 영-프와 함께 대독일 공동전선을 펴고자 하나, 영-프의 미지근한 태도에 끝내 영-프를 불신하게 되어 대신 독소 불가침조약을 체결하게 됨 (히틀러가 눈치, 타이밍 좋게 소련에 먼저 제안)


현금 고립한 이탈리아나 독일이나 러시아나 혹 일본이 한 편으로 설지도 모르며

-> 추축국 3국 동맹과 독소 불가침조약 + 소련-일본 중립조약(태평양전쟁 종전 직전까지 안 깨짐)


간단하게만 살펴봐도 이 정도..
퀀텀리프
20/01/19 08:11
수정 아이콘
판사님, 시간여행자가 존재한다는 증거로 이 자료를 제출합니다.
랩몬스터
20/01/19 10:08
수정 아이콘
이게 말이 되나요? 덜덜덜...
새강이
20/01/19 10:18
수정 아이콘
서프라이즈 PD가 좋아하는 게시물이 되겠네요 덜덜덜
11년째도피중
20/01/19 10:41
수정 아이콘
21세기의 인터넷이었으면 성지순례 많이 다녀갔겠네요.

구한말부터 식민지기의 조선인 개인들이 역량이 떨어졌다면 그것은 단지 접하는 정보의 양과 질의 차이일뿐이라 생각합니다. 즉 세계정세와 기술에 대한 지식이 접해지면 순식간에 상승할 수 있는 문화적 능력이 있었을게예요. 선비정신 선비정신 하는데 사실 산골에 사는 범부에게도 세상사는 이치와 천하정세에 대한 관망을 요구하던 것이 조선의 사람들 아니었습니까.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서프라이즈 급이다 그런 것은 사람들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0/01/19 22:04
수정 아이콘
PGR도 그렇지만 사람들 댓글 보면 현대인 천재론이 왜 인기 있는 소재인지 알 수 있어요.

옛날 사람들을 아주 핫바리로 본다니까요.
11년째도피중
20/01/20 00:15
수정 아이콘
저는 옛날 사람들이 했던 '틀린 선택'에 대해서도 좀 관대했으면 좋겠습니다.
현대인들은 이후의 결과를 알고 있으며 당시사람들에게는 당연했던 정보와 관념들을 모릅니다. 이 역시 정보의 차이입니다. 옛사람들이 접했던 정보와 상황들을 공부하면 할수록 "나는 저런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단말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병자호란의 인조마저도 그렇습니다.
20/01/19 12:25
수정 아이콘
결국 인간의 욕심에 의해 반복 되리라 예측 하는건데 너무 소름 돋게 맞아버리니까 욕심이라는 한타이틀과 그때의 정세만으로 와 이정도까지 추론해 낼수가 있나 싶을정도
20/01/19 12:34
수정 아이콘
진짜 누군지 궁금하네요.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다는건 확실할것 같은데 익명이라니...
평범하게 전체적인 예측한게 아니라 아주 디테일하게 적어놔서 놀라울지경...
일반상대성이론
20/01/19 12: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휴지로 찰지게 표현하는 평화조약... 피지알에 어울린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민족성을 바탕으로 독일이 다시 일어선다고 생각한 부분이 소름...
조말론
20/01/19 12:49
수정 아이콘
익명이 아니라 이름 까고 미국이니까 영어했을테고 이걸 포린어페어에 투고했다면 모겐소와 카와 함께 고전적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로 이름 남겼을듯..
걸그룹노래선호자
20/01/19 13:24
수정 아이콘
첫째 : 독일이 추축국이 될 것이다.

둘째 : 일본이 추축국이 될 것이다.

유럽 전선 대장 독일과 태평양 전선 대장 일본에 대한 설명이 가장 많다는 점에서 분량 설정도 완벽해보입니다.

그것도 첫째가 독일이고 둘째가 일본이라는 점에서 더 완벽합니다.
르블랑장인
20/01/19 14:32
수정 아이콘
저런 식견 정말 부럽네요. 저 분이 지금 계셨다면 현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셨을까요.
답이머얌
20/01/20 13:18
수정 아이콘
PGR에서 댓글전쟁 중인 사람 중 한 명 아닐까요?

서로 틀렸다고 싸우기 바쁠듯.
퀀텀리프
20/01/19 15: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1차 대전 => 국제연맹 시도 => 2차대전 => 독일, 일본에 대한 확실한 응징(원폭,전범처리등)
이게 있었으니 현재의 국제연합체제가 70년 넘게 준수하게 평화를 유지시키고 있는 것이겠죠.
다마스커스
20/01/19 17:58
수정 아이콘
전세계 정세를 정확하게 읽지 않고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글이네요.
어떤 분이었을지 궁금합니다.
초야에 묻힌 고수였을지, 아니면 정계 고위층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20/01/19 22:20
수정 아이콘
교인인 것은 분명한 거 같고,
글의 첫머리부터 마무리까지 글의 흐름은 정연하고 식견이 탁월한데, 그 가운데에는 확고한 이상과 그 이상에 대한 갈구가 있으면서도 동시에 끊임없이 웃기고 냉소적인 게 글빨이 돌긴 돌았지만 한국 사람 느낌도 다분하네요.

시야가 넓고 탁월한 것이 여러 모로 인상깊지만 그 중 제일은 역시 왜놈을 겪어본 조선민족이라 그런지 왜놈의 행태와 습성 욕구에 대해 어떤 서양인도 불가능할 정도로 정확히 꿰고 있는 것...
푸른등선
20/01/21 12:34
수정 아이콘
근거는 없는데 시기적으로 봐서 이승만 정도가 썼다고하면 왠지 어울릴 것 같은 논리전개네요. 일본을 왜놈으로 지칭하는 디테일도 닮았고. 당시 미국 국내 한인 지식인들 사이에서 어느정도 공감을 받던 그런 토픽이 익명으로 활자화되었다고 보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꼭 어느 한두사람의 개인 식견이나 예언(?)은 아닐 수도. 결과적으로 잘 맞아서 놀랍긴 하지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4092 [일반] 넷플릭스에서 지브리 작품 21편을 전세계 서비스 예정. [31] 삭제됨11566 20/01/20 11566 2
84091 [일반] 한국(KOREA)형 경제전략모델(2) [3] 성상우4966 20/01/20 4966 2
84090 [정치] 불교계에 육포선물이 왔다고 합니다. (정치) [148] 이른취침15081 20/01/20 15081 0
84089 [일반] [역사] 유길준의 서유견문에 대한 고찰 [1] aurelius7381 20/01/20 7381 4
84088 [정치] 안철수 입국 기자회견 전문 '실용적 중도정치 실현하는 정당 만들겠다.' [113] 니지11954 20/01/20 11954 0
84087 [일반] 영국 식민지 깃발들의 바탕색이 빨강, 파랑인 이유 [20] 삭제됨7584 20/01/20 7584 16
84086 [일반] 용돈의 정의 (feat. 유부남) [64] 카미트리아10710 20/01/20 10710 0
84085 [일반] 이국종 교수가 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76] 시원한녹차13731 20/01/20 13731 0
84082 [정치] 원내 정당이 하나 더 생겼네요. [43] 유료도로당13857 20/01/19 13857 0
84081 [일반] [역사] 1906년 어느 조선 지식인의 기고글 [17] aurelius8680 20/01/19 8680 6
84080 [일반] 롯데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향년 99세 [15] 독수리의습격11260 20/01/19 11260 0
84079 [정치] 유승민 "박근혜 빨리 사면됐으면…정치권 전체 노력해야" [133] 나디아 연대기16474 20/01/19 16474 0
84078 [일반] 아직도 영국 의회에서 사용하는 몇가지 중세 노르만 불어구절 [18] 삭제됨6606 20/01/19 6606 3
84076 [정치] 앞으로 민주당을 찍지 않기로 다짐한 이유 [104] antidote18180 20/01/19 18180 0
84075 [일반] [역사] 1919년 어느 한 조선인 노스트라다무스의 기고글 [33] aurelius13494 20/01/19 13494 19
84074 [일반] 한국의 미래 인구수를 계산해봤습니다. [105] Volha15864 20/01/19 15864 9
84073 [일반] [역사] 1919년 김규식은 파리에서 무엇을 주장했는가? [2] aurelius7305 20/01/18 7305 4
84072 [일반] 겨울왕국은 아렌델의 영토확장을 동화적으로 풀어낸 프로파간다 [23] VictoryFood12322 20/01/18 12322 21
84071 [일반] 인구론은 아직 유효한것 같습니다. [15] 삭제됨7964 20/01/18 7964 0
84070 [일반] 부산도 지역화폐가 나왔습니다. [27] style13665 20/01/18 13665 0
84069 [일반] 최후의 승자(2) [2] 성상우5365 20/01/18 5365 2
84068 [일반] 그의 정의로움이 나를 씁쓸하게 만들었다. [56] 박수갈채10996 20/01/18 10996 39
84067 [일반] [역사] 19세기 조선 지식인들의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 [23] aurelius10874 20/01/18 10874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