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1/27 12:24:42
Name 바람생산공장
File #1 격리통지서.jpg (310.7 KB), Download : 41
File #2 구호물품.jpg (171.8 KB), Download : 1
Subject [일반] '코로나 환자의 가족'으로서 겪은 격리기간 이야기 (수정됨)




작년에 겪은 일입니다.
유치원 다니는 아이가 확진된 후,
저와 와이프가 자가격리기간에 겪은 일들을 끄적거려볼까 합니다.



수요일 아침, 출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와이프에게 전화가 옵니다.

“오늘 유치원에서 확진자 나왔대. 유치원에서 등원시키지 말래.”

누가 걸린건지, 어느 반에서 걸린건지 자세한 정보는 아직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확진된 유치원생과 월요일에 접촉했던 건 확실합니다.  
아이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멍하니 핸드폰만 바라보며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점심 시간이 지나고 난 후,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당분간 본가 들어가있어. 우리 격리해야 해.”

밀접접촉 여부와는 상관없이,
유치원생들의 활동량은 어른들과 비교하여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기 때문에
유치원생 전체가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될 거라고 합니다.
원래는 누가 확진자인지 알 수 없어야 정상이지만, 유치원 학부모들끼리는 아름아름 다 알더군요.
확진자는 2명. 제 아이와 같은 반이었습니다. 둘 모두 같은 학원차 기사에게 감염되었다네요.
둘 중 한 명은 제 아이의 짝. 나머지 한 명은 제 아이와 친한 친구. 절로 한숨이 나오는 구성....

애를 혼자 놔둘 수 없으니, 와이프는 애와 함께 집에 머무는 동반격리를 신청했습니다.
와이프는 제 옷과 생필품 몇가지를 문 앞에 던져놓았고, 전 가족들 얼굴도 못 본 채,
짐만 챙겨들고 그대로 본가로 향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사실 좀 느긋했습니다.
전 모더나 부스터샷을, 와이프는 모더나 2차 접종을 1달 전에 끝낸 상태였습니다.
하필 걸린게 유치원생 아이이긴 했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아이들은 코로나 걸려도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이런저런 생각으로 행복회로를 돌려댔습니다.
제 얘기를 들은 주변 친구들은 ‘자유를 축하한다.’ ‘술 먹자.’라고 불러대고....
이 때는 참... 느긋했죠. 흐흐.


자가격리 1일차.
가족들 모두 건강한 상태. 저는 동네 병원에서, 와이프와 아이는 집 근처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모두 음성.
다같이 기뻐하며 격리 끝나고 곧바로 놀러가자는 소리나 하고 있었습니다.

2일차.
평화로운 하루였습니다. 그러나 보건소, 공무원분들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자가격리에 들어가면 담당공무원이 배정되어 앱 설치 등등 이런저런 것들을 설명해준다는데
아직도 담당공무원이 배정되지 않았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터져서 일손이 모자라답니다.
원래대로라면 와이프, 저 둘 모두에게 전화연락이 와야 한다는데 아무 연락도 없습니다.
그냥 문자 등으로 몇 가지 수칙만 날아오더군요.
그래도 어제 받은 음성 결과가 있었기에,
공무원 배정이 늦어져도 그렇게까지 신경이 쓰이진 않았습니다.

3일차.
아침에 와이프한테 전화가 옵니다. 애가 아프답니다.
콧물이 줄줄 흐르고 열이 39도를 넘겼답니다. 가슴이 철렁하더군요.
이럴 경우 어떻게 움직여야하는지 매뉴얼을 살펴보니,
담당 공무원이나 보건소에 연락하고 검사소에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되어있더군요.
...담당공무원이 아직 없는데?
자가격리자용 어플이라도 깔려있다면 어플로 물어봤을텐데.
이 어플이라는게 설치를 한 후 담당 공무원이 확인을 해야만 작동이 됩니다....
일단 공무원과의 연락은 포기. 남은 건 보건소에 직접 전화하는 방법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걸고 걸고 또 걸어도 계속계속 통화중입니다.
저와 와이프 둘이서 계속 1시간 30분동안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지만 결국 연결 실패...
그러다가 와이프가 유치원에 연락을 하여 유치원을 담당하는 공무원과 통화하는데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공무원 하는 말이 “보건소에 연락하신 후에 아이 데리고 코로나 검사 받으세요.” 랍니다.
아니, 보건소하고 연락이 가능하면 이런 식으로 연락을 안 했지.....!
물론 이 공무원분은 유치원하고 대화하는 사람이지, 자가격리자 개인을 담당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이해는 합니....다만
화는 좀 나더군요. 흐흐.

발만 동동 구르다가, 요즘 일손이 딸려서 자가격리자들 모니터링까지 하게 되었다는 공무원 지인이 떠올랐습니다.
전화해서 물어보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알려줍니다.
가급적, 걷거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하여 검사소로 가는 건 피하랍니다.
이런 경우, 아빠들이 운전해서 검사소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다만 차 안에서 최대한 자리를 벌려 앉고, 창문을 다 열어놓고 움직여야 한다.’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개인 병원에 가면 대리진료를 통해 약을 처방받을 수 있으니,
병원에 가서 증상 말하고 약을 받아오라고 하더라구요.
확진이 되면 정부에서 나오는 약이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 약이 언제 도착할지 모르기에 급한대로 대리진료라도 받아서 약을 먹이랍니다.
일단 와이프와 애를 차에 태우고 보건소로 이동하였습니다.
다행히 이동하는 중간에 보건소와 전화통화에 성공하여 대충 상황을 설명한 후에
힘들어하는 아이를 달래가며 pcr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후 와이프와 아이를 집에 들여보내고, 근처 소아과에 가서
상황 설명을 하고 약을 대리처방받아 집 앞에 놓아두었습니다.

4일차.
아이는 열 39.4도를 찍으며 밤새도록 힘들어했고...
아침 일찍 아이가 확진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병원에서 대리진료한 약을 줬지만 효과가 미미했습니다.
그동안은 공무원, 보건소와 연락하는게 그렇게 힘들었는데,
확진 판정을 받고 나니 갑자기 전화가 미친 듯이 걸려옵니다.
동선추적 전화에 의료팀 전화 등등... 와이프는 전화 받다가 목이 쉴 지경이었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저와 와이프는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음성 판정을 받긴 했지만, 전날 보건소에 다녀오면서 약 40분 정도 아이와
같은 차 안에 있었던 게 마음에 걸립니다. 저 역시 자가격리자가 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본가에 부모님도 계시니, 미리 대비할 겸 자발적으로 격리를 시작했습니다.
와이프 말로는 저한테도 뭔가 조치가 있을거라는데, 이 날은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와이프는 이제 본인 몸까지 지켜가면서 아이를 돌봐야하는...
난이도 높은 퀘스트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확진된 아이를 방 안에서 ‘혼자’ 지내도록 해야 합니다만, 이게 가능할 리 없지요.
열이 펄펄 나는 7살짜리 어린이가 혼자 방안에서 생활하는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와이프는 최대한 접촉을 피하며 아이를 돌봐주었지만,
접촉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그냥 최선을 다할 뿐이었죠.

5일차.
아이는 여전히 아팠고, 미각과 후각을 상실했습니다.
애들은 코로나 걸려도 별로 안 아프다면서요... 가볍게 넘어간다고 그러던데... 아닌가봅니다.
우리 애는 왜 그리 힘들어하는건지... 위중증은 아니라서 어디 치료센터에 입소도 불가하답니다.
애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있는데, 이게 경증이래요. 자가치료해야한다네요.
와이프는 애 보랴, 집 소독하랴, 본인 건강 챙기랴 정신이 없습니다.
전 다행히 ‘능동감시자.’로 분류되어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계신 부모님께 해가 될까 두려워, 자발적인 격리 생활을 당분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능동감시자는 확진자와 접촉하고 일주일 정도 지난 후에 반드시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최소한 이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올때까지만 자발적으로 격리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이 날, 기다리고 기다리던 구호물품이 무려 3박스나 도착했습니다.
(이거 다 못 먹고 아직도 집에 쌓여있습니다....)

6일차.
아이 열은 조금 내려갔지만, 여전히 밥을 잘 먹지 않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담당 공무원과 연락하니, 와이프보고 혼자 밖에 나와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랍니다.
아픈 애를 집에 혼자 두고 코로나 검사를 받고 오라구요?
지금 코로나검사장마다 2시간 이상 기다리는게 기본인데?
지금 아이가 아파서 검사를 받는게 불가능하다고 하자,
집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람을 보내주겠답니다.
이런 시스템이라도 있어서 다행입니다.

7일차.
다행히 아이가 기운을 차렸습니다. 미각도 어느 정도 돌아왔답니다. 와이프는 계속 시름시름 아픕니다.
방역복 입은 사람들이 찾아와 와이프의 콧 속을 잔뜩 헤집어놓고 갔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와이프는 다행히 ‘음성’ 결과를 받았습니다.
음성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한 고비 넘겼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처럼 동네 의원에 들려 대리진료로 와이프 약을 처방받은 후, 문 앞에 내려놓았습니다.

격리 8일차.
와이프가 아픕니다. 더 심하게 아픕니다.
다행히 애는 과자 씹어먹으며 춤 추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와이프는 어제 음성 결과를 받았기 때문에, 공무원에게 먼저 얘기해놓으면
혼자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외출할 수 있습니다.
어제는 아픈 애를 두고 몇시간씩 집을 비울 수 없어 출장검사(?)를 요청했지만,
지금은 애가 기운을 차렸으니 아이만 집에 두고 와이프 혼자서 검사를 받고 오기로 했습니다.
와이프가 집을 비운 동안, 저는 집 근처에서 대기하며 현관문 스피커로 가끔씩 아이한테 말걸어주고 있었구요.

격리 9일차.
와이프도 열 39도를 찍었습니다. 목이 많이 아프고 미각과 후각도 상실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마자 코로나 확진 문자가...
담당공무원은 ‘흔하지 않은 사례’라며, 와이프의 재택 치료 시작일을 몇일로 설정해야할지를 고민하더랍니다.
일반적이라면 증상이 시작된 6일차에 양성 판정이 나왔을테죠.
그런데 6일차 코로나 검사는 음성이 뜨고 8일차에야 확진이 나왔습니다.
아프기 시작했던 6일차에도 자가격리중이었으니 6일차를 치료 시작일로?
아니면 코로나 검사를 다시 받았던 8일차부터?
재택 치료 시작일을 결정해야 재택 치료가 끝나는 날도 결정할 수 있을텐데,
공무원분도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기 좀 애매했나봅니다.
담당공무원의 결정은 ‘의료팀에 물어보겠다.’였습니다...

격리 10일차.
와이프는 여전히 아픈데, 아이는 기운이 넘칩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돌봐줘야 합니다.
미각 후각을 잃어서 아이 밥도 못 해줍니다.
그냥 나라에서 준 레토르트 식품만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이는게 전부입니다.

격리 11일차.
와이프는 계속 아픕니다, 목이 아프다고 해서 카톡으로만 대화를 해야 했습니다.
전 이 날 코로나 중간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음성이 떴습니다.
유일하게 코로나 파도를 피한 저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심부름센터 직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집 근처에서 대기하다가 와이프 명령을 받고 심부름을 해줍니다.
필요한거 사다주고 애 먹고 싶다는거 사서 문 앞에 걸어주고...

격리 12일차.
다행히 와이프도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좀 돌아오나봅니다.
그동안 전화조차 거부하던 와이프는, 이때부터 ‘썰’을 풀기 시작합니다.
가슴 흉통이 심해서 숨쉬는게 힘들었답니다.
너무너무 아픈데, 아이 때문에 응급차도 못 부르고 그냥 약 먹고 참았답니다.
너무너무 아픈데, 나라에서 설정한 중증환자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기에
그냥 이 악 물고 참았답니다. 으...

격리 13일차부터 17일차까지는 평범한(?) 격리 생활이 이루어졌습니다.
와이프가 미각 후각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것만 빼면, 힘든 시간을 잘 넘긴 것 같습니다.
와이프의 재택 치료 기간은 코로나 검사 시점으로부터 10일 이후,
그러니까 격리 시작일로부터 18일차까지로 결정되었습니다.
18일차가 되면 외출도 가능하답니다.
코로나가 먼저 걸렸던 아이는 14일차에 격리 기간이 끝났지만,
와이프의 확진 때문에 강제적으로 격리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격리18일차.
서류상으로는 격리가 끝나는 날입니다. 가족 상봉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며칠 더 지내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와이프는 아직 신경써야 할 일도 있고 좀 불안하기도 하니까 며칠 더 있다가 들어오랍니다.
5일 정도만 더 본가에서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말이 본가에서 지내는거지, 와이프의 미각 후각 상실 떄문에
계속 심부름센터 직원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집에서 본가까지 약 한시간 거리여서, 집 지하주차장에 차 대놓고 대기하다가
심부름하고 본가 들어가서 잠만 자고 다시 나오는 생활을 반복하였습니다.

그리고 첫 격리 후 23일이 지나고...

드디어 집에 돌아왔습니다.
격리가 끝난 뒤에도, 해야 할 일이 은근히 많았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5일동안 살아있을 수도 있으므로,
생활쓰레기는 격리 끝나고 5일 지난후에 버리라고 하더군요.
집에는 23일동안 쌓인 쓰레기봉지가 소독약을 가득 머금은 채 한가득 쌓여있었습니다.
화장실 등등 소독도 해야했구요. 청소할 게 산더미였습니다...

힘들게 지냈으니, 보상(?)도 겟해야겠죠.
격리 생활을 잘 마치면 나라에서 돈을 줍니다.
격리 인원수, 격리 기간, 확진 여부 등등을 따져서 정해진 금액을 줍니다.
저희 집은 2명이 18일간 격리하였고
(전 자발적으로 격리하긴 했습니다만 이건 포함되지 않습니다. 재택근무하면서 월급도 받았구요.),
2명 모두 감염되었으므로 이래저래 해서 110만원 좀 넘는 돈이 나올 거 같습니다.
다 함께 동사무소 가서 서류를 접수했더니, 돈 나오는데에 2,3달 정도 걸릴거라네요.
요즘 신청자가 워낙 많아서 그렇다네요.

이런 저런 일들을 끝마친 후,
아이가 좋아하는 파스타집에 가서 격리 생활 해제를 자축하였습니다.
집에 들어가면서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하나 사 들고 갔습니다.
미각 후각 상실한 와이프에게 파스타는 ‘씹는 맛 나는 무언가.’였고,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차가운 무언가’에 불과했습니다만...
뭐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건강히 잘 이겨냈다는게 중요하죠.

격리 생활 끝나고 요즘은....
와이프는 ‘신맛’, 그리고 ‘고기맛(?)’을 되찾았습니다.
짠 맛을 못 느껴서 여전히 음식 간을 못 봅니다.
그렇기에 전 퇴근하자마자 음식 간보는 일을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후각은 여전히 상실 상태여서, 소독약이 쏟아져서 독한 냄새가 나는데도 전혀 모르더군요.
미각 후각 되찾는데에 몇 개월 걸리는 사람도 제법 많답니다.
주말이 되면, 기운을 차린 가족과 함께 산으로 들로 열심히 놀러다니는 중입니다.
와이프와 애 모두 격리 기간동안 갑갑해서 많이 힘들어했거든요.
격리기간동안 같이 마음 졸였던 본가 식구들, 처갓집 식구들이 얼굴 좀 보자고 난리였지만
‘죄송합니다.’ 하고 그냥 가족끼리만 놀러다니고 있습니다.
격리기간동안에는 생활비가 거의 들어가지 않았는데, 놀러다니면서 돈 더 썼습니다. 흐흐...






난장판(?)을 겪고 나면, 그 동안의 괴로움은 ‘모험담’이 되곤 하죠.
23일간 생이별하며 느낀 점이 많습니다. 그냥 두서없이 써보면....

1. [코로나 걸리고, 무증상인가 아닌가는 그냥 복불복입니다.]
전염력이 센가 약한가도 그냥 복불복입니다.
유치원을 통해 감염된 7명 (제가 모르는 사람이 더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중
4명이 무증상이었고 3명이 고열을 겪었습니다.
무증상이었던 집들 중에는 가족간 전파를 겪지 않은 집이 많았지만,
증상이 있던 집들에선 모두 가족간 전파가 생겼습니다.
무증상은 전파력도 약한 거 같습니다.

2. [가족 간 감염 확률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백신을 맞았다고 해도, 밀접접촉도가 높으니 위험할 수 밖에 없죠.
전 코로나 이야기 나오자마자 본가로 쫓겨나서 다행히 확진을 피했습니다만,
집에서 머물고 있었다면 돌파감염을 피할 수 없었을 거 같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와이프도 방역 수칙을 나름 철저히 지켰지만,
아이가 처음에 열 39도를 찍었던 밤에 아이 붙잡고 돌봐주느라 방역수칙이고 뭐고
아무 것도 신경쓰지 못했다고 합니다.
잠복기 감안해보면 아이가 많이 아팠던 4일차에 감염된게 아니었을까 생각하더군요.

다만, 이런 가족 감염도 그냥 복불복입니다.
함께 확진된 유치원생 중 하나는...
자가격리 중간 검사 때 3살짜리 동생까지 확진되어버려서 난리가 났는데,
하필 그 집 엄마가 백신을 안 맞은 사람이었습니다.
최초 자가격리기간 2주 + 백신미접종자 격리기간 추가 1주 + 동생 확진 후 격리 추가 1주....
등등 이래저래 더해서 격리 기간만 한 달을 넘겼습니다.
더 웃긴 건, 이 엄마는 끝끝내 코로나 안 걸렸습니다.
아이도 3살짜리 동생도 모두 무증상이긴 했는데,
그래도 그 엄마만 코로나 쏙 피해가는걸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 집 엄마는 앞으로도 코로나 백신 절대 안 맞을 거 같습니다. 오히려 무용담이 되려나요...
하긴, 백신 맞아서 확률을 아무리 높여놔도 내 주사위가 111이 떠버리면 답이 없죠.
확률이 낮아도 666 크리티컬 주사위 떠버리면 안 걸리는 거고...

3. [격리 기간 중에는 공무원과 보건소에 많은 걸 기대하면 안 됩니다.]
일손 모자란게 티가 팍팍 납니다. 빠른 대응은 고사하고, 연락 한 번 하기가 힘듭니다.
매뉴얼이 있긴 한데, 매뉴얼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일들이 생기더라구요.
물어보고 싶어도 물어볼 수가 없었어요.
보건소 업무가 과중하다보니 이걸 보완하려고 담당공무원을 배정하는 거 같은데,
이 배정하는 것도 며칠씩 텀이 생기고....

다만, 확진이 되고 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집요할 정도로 연락이 오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주 챙겨줍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시스템은 비교적 잘 갖춰놨지만,
실행 단계에서 약간씩 삐긋거리는 느낌이랄까요.
뭐 그렇게까지 나쁜 건 아니지만.... 그냥 큰 기대 안 하는 편이 낫습니다.

4. [격리 기간이 끝난 후에도, 주변인들과의 마찰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게 좀 애매하더라구요.
코로나에 걸렸다가 나은 후에, 격리 기간이 해제되자마자
곧바로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 ‘뒷담화’를 당합니다.
곧바로 회사를 가면 사람들이 슬슬 피하는 것도 느껴집니다.
격리 해제일과는 별개로, 주변 사람들이 불안해하니까 좀 더 여유를 두고
일상에 복귀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은근히 많더라구요.
보건소에서 괜찮다고 했어요! 라고 우겨봤자... 사람들 생각 바꾸는게 쉬운 일은 아니죠.

유치원과도 은근히 기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다른 곳에서 걸려서 유치원 안에서 감염을 일으킨 집들은 그냥 조용...히 지냈지만,
제 아이처럼 원내 감염을 당한 경우에는 얘기가 좀 달랐습니다.
유치원에 책임을 묻는 부모도 있었구요. 원내 감염을 당한 경우인데,
사립유치원은 유치원장 재량이므로 격리기간때의 유치원비는 돌려줄 수 없다....
뭐 이런 소리를 합니다. 단체로 항의 전화 넣고 했더니 결국 절반은 깎아주더라구요.
이게 알아보니까 진짜로 ‘유치원장 재량’이다보니, 유치원마다 대처 방법이 다 다르더군요.
물론 유치원 입장에서도 죽을 맛이긴 하겠습니다만....
코로나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것도 아닌데, 방역 수칙을 위반 한 것도 아닌데,
이런 부분까지 신경써야 한다는게 좀 불합리하긴 합니다만...
사람 사는 게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죠.

5. [코로나를 감기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건 착각입니다.]
와이프 표현으로는... 진짜 xx 아프답니다.
열 높은 것도 힘든데, 흉통까지 동반되니 숨 쉬는 일 자체가 싫어지더랍니다.
적당히 젊은(?) 나이니까 버틴거지, 평소에 건강 안 좋은 분들은 정말 버티기 힘들었을 거랍니다.
물론 무증상으로 잘 넘어가시는 분도 계시겠지만요. 복불복...

6. [코로나 검사 후 양성 결과가 나오는데에는 시간차가 있습니다.]
확진 전까지, 아이는 첫 검사 결과에서 음성이 나왔었고,  와이프는 두번 연속으로 음성이 나왔습니다.
이게 여러차례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코로나 검사는 걸린 즉시 '양성'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혹시나 확진자 접촉 후 '음성'이 떴더라도, 증상이 나올때까지는 마음을 놓지 마세요...

7. 지겨운 말입니다만, [백신 맞으세요.]
앞에서 말했듯이, 걸리는 건 복불복이고 진행 상황도 그냥 복불복입니다. 꼬일 사람은 꼬여요.
그렇지만, 확률을 높이는 건 분명 중요합니다. 그게 중증화 확률까지 줄여준다니 더더욱 좋죠.  
와이프가 코로나 걸렸을 때, ‘그래도 얼마전에 백신 맞았으니까 중증까지 갈 확률은 적겠지.’
라고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의 평정심만 유지할 수 있어도 큰 도움이 됩니다.
격리 기간 내내 제 주사위운이 별로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내가 가진 주사위에
높은 숫자가 더 많이 써있다는 점 때문에 위안을 얻게 되더군요.

정작 더 신경쓰였던 건, 와이프쪽보다는 본가에 계신 부모님이었습니다.
와이프와 애 자가격리 시켜야한다고 본가집으로 쳐들어왔는데,
갑자기 애가 확진자가 되어버리고, 저 역시 아이와 접촉했기에 안전하진 않은 상태...
아버지께서는 3차 부스터까지 맞으셨지만,
어머니께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3차 접종을 뒤로 미룬 상태셨습니다.
연세도 있으시니, 괜히 저 때문에 코로나 감염 되고 그러실까봐 조마조마했습니다.
마음이 불안해지니까 부모님 3차 접종 여부에도 더더욱 신경쓰게 되더군요.
평시에는 몰라도, 긴급할때는 백신 접종 여부에 의지하게 됩니다.
이렇게 말하긴 좀 그런데.... 당해보면 압니다. 흐흐흐....





이제 오미크론 파도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겪은 건 델파 파도 때였으니,
제가 겪은 것과 앞으로의 방역 체계는 분명 차이가 많을겁니다.
하지만 이게, 한 번 겪어보니까 앞으로 다가올 파도에 대해 조금이나마 대범해지더라구요.

앞으로 코로나를 직접 겪게 되실 분이 점점 더 많아지실거라 생각합니다.
오미크론이 너무 무섭네요.
코로나 시국 잘 대비하시고 잘 이겨내시라고 하찮은 경험담이나마 공유해봅니다.

모두 잘 버텨내시길...!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말다했죠
22/01/27 12:3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제3지대
22/01/27 12:37
수정 아이콘
사람마다 코로나 증상이 다르게 나오나 봅니다
아는 형은 가족 전원이 코로나 걸렸는데 아픈거 거의 없이 넘어갔다고 했습니다
정말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걸려보니 별거 없던데?
그 가족은 가족 구성원 모두 별로 아픈거 없이 넘어갔는데 이거 정말 복불복이네요
코로나...정말 욕 많이 나옵니다..
우리는 하나의 빛
22/01/27 12:38
수정 아이콘
정말로 고생하셨습니다.
페스티
22/01/27 12:39
수정 아이콘
경험담 공유 감사합니다. 잘 대처하셔서 다행이네요
22/01/27 12:4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작년 여름에 동생이 확진되어서 부모님이 자가격리된적 있는데 보건소 행정이 가히 쌍욕나오는 수준이긴 했죠. 동생 주소지가 진주고 부모님 거주지는 창원이라서 처음에는 진주보건소에서 자가격리 안해도 될거같다 연락와서 가만히 있다가 미심쩍게 여긴 아버지가 창원보건소 전화해봤더니 대뜸 자기격리 안하고 뭐하냐며 고소 운운해서 아버지 극대노...뭐 하도 바쁠테니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다마는.
바람생산공장
22/01/27 13:19
수정 아이콘
이해는 가는데 화는 많이 나죠. 흐흐...
jjohny=쿠마
22/01/27 12: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동생 아내님(20대 후반. 매우 건강)도 감염됐었는데, 끔찍하게 고생했다고 하더라고요. ㅠ 동생이나 동생 아내님 가족분들도 이래저래 많이 고생하셨다고...

다행히 완쾌되기는 했지만, 그 뒤로 조금 더 쫄리게 되었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22/01/27 12:44
수정 아이콘
와 글만 봐도 힘드네요. 고생하셨습니다.
Daybreak
22/01/27 12:46
수정 아이콘
저희 사촌누나내외가 겪은거랑 정말 비슷하시군요. 사촌누나가 세무직 공무원이신데 그때 이후에 공무원들에게 치가떨린다고... 크크
22/01/27 12:48
수정 아이콘
고생많으셨습니다. 역시 아직은 코로나를 무시하기는 위험한거 같네요...
Hammuzzi
22/01/27 12:48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경험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2/01/27 12:56
수정 아이콘
생생경험...아주 귀한 글...추천...
22/01/27 12:57
수정 아이콘
가족 중에 확진자가 나오면 정말 일상이 다 파괴되더라구요.
고생하셨습니다.
시간부자
22/01/27 13:00
수정 아이콘
와 엄청 힘드셨겠어요.... 소중한 경험 감사합니다
산밑의왕
22/01/27 13:03
수정 아이콘
저도 연말에 애가 확진되어서 제가 애 데리고 집에서 격리했었어서 남일 같지 않네요 흐흐 (와이프가 한창 바쁜 시기였어서 제가 애 보고 와이프가 친정으로 갔는데 결국 일주일 후에 와이프도 확진된건 안 비밀...)
전 결국 돈도 안준다는거 같던데 (담당 보건소 공무원은 아예 통화 불가고 재택격리 담당자는 그냥 구청 아무과나 뺑뺑이 돌리는듯 하더군여) 그나마 돈이라도 받으시니 다행입니다. 전 저 식음료 박스도 못받았어요...(아무짝에 쓸모없는 방호복만 10벌...크크)
바람생산공장
22/01/27 13:10
수정 아이콘
고생많으셨습니다.
격리기간이 짧더라도 확진되었으면 무조건 돈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것도 복불복인가보네요.
그리고 방호복 10벌은... 구호박스마저 복불복일줄은 몰랐네요. 흐흐흐흐.
톨기스
22/01/27 13:05
수정 아이콘
저도 썰 아닌 썰을 좀 풀자면…

크리스마스 전전 주 금요일에 애와 엄마가 친정으로 넘어갔습니다. 주말에도 출근해야해서…
그 주 주말에 애가 열이 좀 나더군요.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 어린이집에서 코로나 확진 안내가 뜨고 화요일 원생 몇몇과 선생님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내와 아이도 화요일 검사를 받으러 가서 그날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때 아이 열은 떨어진 상태.
그리고 목요일인가 금요일쯤 장인어른이 자가키트 검사해보니 양성이 떴습니다. 토요일 부랴부랴 친정가족 전부 재검사. 그리고 아이와 장인어른이 양성 판정.
그 이후 또 10일간 자가격리했었습니다. 거의 3주를 떨어져 지냈더라구요. 애는 미열만 있고 쓱 지나갔고 장인어른도 큰 증상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었습니다. 10일 후 아내랑 장모님 처제 검사해서 음성 확인하고 나서야 이산가족 상봉했어요.
바람생산공장
22/01/27 13:13
수정 아이콘
한 명 한 명 따로따로 시간차로 걸리는게 최악이라고 하던데, 그런 케이스 그대로 걸리셨네요.
이게 양성이 바로바로 확인되면 좋은데, 시간차가 있다보니... 머리아픈 경우가 너무 많이 생기는 거 같아요.
톨기스
22/01/27 16:16
수정 아이콘
네 시간차가 제일 머리아프더라구요. 만약 저상태에서 아내도 확진 떴으면 더 길어졌을 겁니다. 이사해야 해서 대출 알아보고 해야 하는데 망할 뻔 했지요.
피우피우
22/01/27 13:06
수정 아이콘
어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확진되면 무조건 생활치료센터로 이동됐던 것 같은데 요샌 확진자가 너무 늘어서 방침이 바뀐 모양이군요..

아이는 이미 쌩쌩한 것 같아 정말 다행이고 아내분 미각이랑 후각도 금방 돌아오실 겁니다!
22/01/27 13:08
수정 아이콘
7. 지겨운 말입니다만, [백신 맞으세요.]

진짜 정답이시네요...
Janzisuka
22/01/27 13:12
수정 아이콘
다행입니다 ㅠㅠ 지인 가족들도 아이부터 걸려서 격리하다가 다들 옮았는데 아이들은 어려서 그런가 약한 감기 정도로 지나가고...부부는 접종자들인데 무증상으로 쉽게 끝났는데...격리기간 중에 아이들 봐주던 어머님 아버님까지...와중에 미접종이신 아버님이 돌아가셨네요..장례식도 못가고 위로의 말만 전했는데..친구가 이전에도 아버지랑 백신 갖고 다투면서 애들 위험하다 이러면서...막상 아이들보다 아버지부터 어떻게든 맞췄어야한다면서ㅠㅠ 단톡에 안티백신 글들 퍼오는 한 친구 있는데 이후론 조용하네요..어르신들이라도 제발 ㅠㅠ
바람생산공장
22/01/27 13:15
수정 아이콘
아이고....
내가 걸리는 건 둘째치고, 주변 분들에 대한 걱정 때문에 더더욱 마음 졸이게 되는 거 같습니다.
어르신들이라도 제발.... ㅠㅠ
임작가
22/01/27 13:13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캐나다 이민 가 있는 누나네 가족 5명이 동시에 오미크론 확진이 됬는데,
애들 3명은 별 증상 없이 넘어가고(10대 후반, 20대 초반, 20대 중반) 누나와 자형은 타이레놀 먹고도 버티기 힘들었다고 하더라구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법돌법돌
22/01/27 13:13
수정 아이콘
작년에 저도 가족 전체가 함께 자가격리를 겪어봐서 남일 같지 않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22/01/27 13:14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여곡절이 글에 다 나타나서 잘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희 아이 어린이집도 같은 상황을 두번 연속 겪었습니다. 한번은 어린이집 원아와 선생을 합쳐 무려 20명에 가까운 확진자를 발생 시켰습니다. 저희 아이는 밀접접촉자로 지정되어 자가격리를 하였지만 코로나는 걸리지 않아서 정말 다행으로 여겼습니다. 이때 정말 코로나가 문앞까지 와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저희는 모두 부스터샷까지 접종한 뒤로 약간 방심했었습니다. 어린이집 확진 문제야 방심과 상관없이 발생했겠지만 간혹 처음에 걸린 원아와 그 원아를 어린이집에 보낸 학부모를 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누군지 알려달라고 하고 아이들을 심문해서 누군지 알아낸 다음 그 아이를 내보내라고 강요한 부모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해당아이는 감기와 구분 할 수 없는 증상이었고 코만 약간 훌쩍거렸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날도 바로 조퇴해서 들어갔고요.
물론 상황이 그렇게 된것은 안타깝지만 저희는 같은 나이대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써 그 분들을 비판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 키우는 부모님들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1년 365중 아이가 코를 훌쩍거리는 정도의 미약한 감기나 비염 증세는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거의 100일은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같은 시기에는 더욱 조심해야하고 저희도 그 일이 있고나서는 아주 미약한 감기 증세만 있어도 등원시키지 않지만 이를 완벽히 지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에게는 한명은 일하지 말라는 선고나 다름 없고요.
막상 본인 아이가 고초를 겪고 그런 상황에 원망이 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과도한 비난은 결국 본인 얼굴에 먹칠하는 겁니다. 그 첫번째 걸린 원아가 본인의 아이가 됐을 수도 있어요. 실제로 그 첫번째 증상이 있던 아이가 원아중 최초의 확진자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전에 무증상으로 등원한 원아가 있을 수도 있고요. 제발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일 수록 서로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예인
22/01/27 14:58
수정 아이콘
저흰 선생님이 처음 증상느끼시고 최초아닌 최초가 되어 조사가 시작됐는데 원공지로 선생님께 뭐라하는분이 한분 있더라고요. 물론 다들 전화로 어린이집에 따지는지 모르겠지만, 모두 보는 공지인데 본인 자녀가 자유롭게 뛰어놀지 못하고 집에 일주일 가둬놓았다고 노발대발하시는통에(선생님은 어딜 돌아다녀서 걸렸냐는둥 욕만 안써있을뿐;;) 같이 휴원맞고 같이 격리기간 지내는건 똑같은데 가만히있는 제가 비정상인가 싶을정도로요. 저흰 결국 원내 집단감염도 아니었고 가족까지 이삼백여명 가까이 검사 돌리니까 격리기간중인데도 3세-7세반에 애들 한두명에 아빠엄마 한명만 나오기도하고 공통점없이 간간히 나오더라고요. 오히려 별일없이 어린이집 쭉 다녔으면 집단감염될뻔했죠... 지금은 확진되어도 누구 하나 탓하기 어려운데 본인이 힘들어지면 그래도 누구 하나 탓하고 싶은 세상인가보다 생각했습니다. 본인이 평생 코로나 안걸릴 자신있어도 비난하는건 자제해야죠. 사람일 모르는법인데..
도라곤타이가
22/01/27 13:16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통스러운 시간에 대한 경험을 이렇게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맘대로만듦
22/01/27 13:16
수정 아이콘
보니까 일반 시청직원원들이 원래 다른일하던 일반직원들한테 자가격리자 이삼십명씩 배정해주더라고요.
혼자서 이삼십명의 관리(물품배달 앱설치지원 온도 및 동선관리 불만사항접수 등등..) 을 하면서 원래 하던일도 계속해야해서 엄청 바쁜가보더라고요

근데 보건소직원은 혼자서 또 이런직원들을 열댓명씩 관리한대요.
그러면 혼자서 몇백명의 격리자들을 관리하면서 또 원래하던일은 그대로 해야한다고..
제 친구는 교통관련담당직원인데 낮에는 자가격리자관리다니고 밤에 자기일해서 초과50시간 훌쩍넘겼다고하네요
이래저래 다들 고생이 많나봅니다
바람생산공장
22/01/27 13:22
수정 아이콘
저한테 이런 저런 조언 준 공무원 지인도 원래 하는 일이 문화공연쪽... 허허.
그런데 뭐 죄다 코로나에 투입되있는 거 같더라구요. 고생 진짜 많이 하시는 분들이죠...
22/01/27 13:17
수정 아이콘
지금 보건소 사람 죽어납니다

전화받는 사람이 20명이 넘는데
연결이 안될정도로 전화가 오고
덕분에 짜증난 사람들은 짜증난 상태로 검체채취하거나 진료소에서 사람 구분하는 그거 돕는 분들한테 전화 연결 안되는것부터 각종 불만에대한 신경질 부리고
밖에서 하루종일 얼어뒤지면서 참참참참참하다가 결국 못참고 스트레스 터진 검사소 인원들 그만두고
당연히 인원보충 안되서
사람 모자란 상태로 돌리는중이고
확진자는 늘어서 더 몰리고

같이 사는분이 안그래도 말랐는데
거기서 살이 더 빠져서 좀비가 되었습니다
바람생산공장
22/01/27 13:23
수정 아이콘
사람이다보니, 이게 연락 안 될 땐 화도 나고 그랬었는데
막상 보건소 들어가서 얼굴 보면 아무 소리 못 하죠.
그 모습을 보고도 앞에서 난리치는 건 진짜 악마죠.
고생 많으십니다...
나르자스
22/01/27 13:22
수정 아이콘
뭔가 짠했습니다 ㅠㅠ
우주전쟁
22/01/27 13:30
수정 아이콘
읽어만 봐도 어질어질 하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담당 공무원들, 의료진들은 지금 또 얼마나 고생들 하고 있을 지...ㅜㅜ
22/01/27 13:31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경험담 글 감사합니다..
Dynazenon
22/01/27 13:32
수정 아이콘
모니터링 담당 공무원이라는 것은 의료 관련 공무원, 하다못해 보건소 근무 공무원도 아닌 일반행정, 건축, 복지 이런 모든 공무원이 차출 대상이 되어 일인당 대여섯 명을 매일 관리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지침은 있지만 급박하게 변하는 상황에 대응할 만한 지식은 없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기면 각 구청의 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과나 보건소에 연락해서 문의하고 답변하게 되는데, 동은 물론이고 구청 사람들이라고 보건소랑 연락이 원활하게 되지가 않는 모양이더군요. 보건소가 워낙 터져나가서...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1, 2년간의 단기 계약으로라도 자가격리 전담 직원을 대거 확충하는 게 맞는 방향이지 않을까 싶은데... 돈 문제일까요. 이래저래 일선 공무원들도 죽어나지만 국민들도 원활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자녀 분과 부인 분의 건강과 완벽한 쾌유를 기원합니다.
오렌지망고
22/01/27 13:33
수정 아이콘
코로나 전담 공무원만 지자체마다 수십명을 새로 뽑아도 일이 산더미일텐데 원래 8시간 업무량이 있는 사람들한테 대충 일 찢어서 던져주고 잘 돌아가면 그게 신기한거죠...
서쪽으로가자
22/01/27 13:37
수정 아이콘
소중한 경험담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네요 ㅠㅠ
OvertheTop
22/01/27 13:41
수정 아이콘
백신 접종 완료했는데도 걸리면 저렇게나 아픈가요....... 아.......
하르피온
22/01/27 13:42
수정 아이콘
의학계의 중증은 자가호흡 가능여부나 혈압이 약물없이 유지가능한지라서 막상 아프면 당혹스럽긴해요
22/01/27 13:44
수정 아이콘
도서관에서 일하는 공무원 지인이 코로나 업무에 투입된지 일년이 넘어갑니다... 죽을 거 같은데 다들 죽을 거 같애서 아무 말 못한대요
22/01/27 13:45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는 아픈 것도 아픈건데 후각 미각 상실이 너무 걱정되어서 백신 열심히 맞는 중입니다. (물론 맞는다고 후각 미각 상실에서 100% 보호되는 건 아니지만 회복이라도 빠르지 않을까 싶어서)

문제는 같은 글을 보고도 '결국 백신 맞아도 걸렸고 아팠다는 소리네, 응 백신 안맞음' 할 사람이 존재할 거라는 사실이라...참 걱정입니다. 당장 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으니
22/01/27 13:47
수정 아이콘
초기에 가까이서 공무원이 자가격리자 대응하는거봤는데 어플을 공무원이 인증해주고 뭐 격리자도 인증하고 하면 서로 연결이 되나보더라고요
근데 상대방이 아무리해도 안된다고하니 그때부터 담당공무원은 멘붕입니다
직접보고 가르칠수도 없고, 앞서서는 다 됐는데 왜 이사람만 안되는지도 모르겠고, 어플 한 3번 지웠다까니 격리자는 점점짜증내고 담당공무원은 메뉴얼대로만 하니 어디 물어볼데도 없고 아주 개판이었습니다
어째 등록하니 에러가 나서 계속 격리지 이탈한다고 알람오고 확인 전화하면 짜증내고, 공무원입장에선 자는데 새벽에 알람오면 확인한다고 전화할수도 없고 참..
저도 민원 처리 잘 안될때 공무원들한테 짜증 섞인말로 말하곤 했는데 이 뒤로는 이 사람도 잘모르는구나 하고 참고있습니다
22/01/27 13:47
수정 아이콘
저희도 가족중 한명이 양성 판정 받아서 전부 격리 중이네요;; 근데 저흰 다 무증상이네요.
됍늅이
22/01/27 13:55
수정 아이콘
뭐 제 주변 사람들 후기는 대체로 코로나(오미크론도 아니고 델타임) 걸렸을 때보다 완치되고 부스터샷 맞고 나서가 훨씬 아팠다는 겁니다만
반대로 부스터샷조차 맞고 나서 하나도 안아픈데..?라고 갸우뚱했던 저는 어떨지 모르는 거죠..
고생 많으셨습니다
협곡떠난아빠
22/01/27 14:05
수정 아이콘
와 진짜 고생하셨네요 ㅠㅠ 이제 곧 돌을 앞둔 애기를 둔 입장에서 이야기만 들어도 철렁하네요.
Grateful Days~
22/01/27 14:09
수정 아이콘
글로만 봐도 진짜 감정이입되네요.. ㅠ.ㅠ
22/01/27 14:26
수정 아이콘
아유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별일없이 지나가서 참 다행입니다ㅠㅠ
22/01/27 14:5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고생하셨습니다.
아이 아픈 이야기 부분은 미혼인 저도 마음이 졸이며 읽었습니다.

바람생산공장님 와이프님 같은 케이스 때문에 되려 백신을 안 맞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백신 후유증 리스크 + 돌파감염되는 케이스도 많다는 논리로 밀어붙이면 이미 대화가 안 통합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 가진 분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후...
ComeAgain
22/01/27 14:57
수정 아이콘
다들 힘내세요...
teragram
22/01/27 15:00
수정 아이콘
보통 경증이라고 하면 대충 콧물이나 좀 훌쩍이다가 마는 것으로 오해가 있는데,
글쓴 분 말대로 경증의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모두 7번 하시길...
박세웅
22/01/27 15:00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걸리고 다 나으면 코로나는 이제 안 걸리는 건가요?
서쪽으로가자
22/01/27 16:36
수정 아이콘
면역력은 올라가지만, 다시 걸릴 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걸리는게, 다른 변종에만 해당되는지, 동일 변종도 걸리는지는 모르겠네요)
페스티
22/01/27 18:41
수정 아이콘
다시 걸립니다. 제 미국 친구가 벌써 두번째 걸렸더군요. 처음 걸리고 미각상실 있었는데 회복했고 이번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또 걸리더라고요
22/01/27 22:26
수정 아이콘
대충 백신 1.5개입니다.
꿈트리
22/01/27 15:09
수정 아이콘
해피엔딩이라 다행입니다.
트루할러데이
22/01/27 15:16
수정 아이콘
아이고 글만 봐도 너무 힘들고, 제가 다 마음이 아프네요. 고생 많으셨고 잘 회복하신거 축하드립니다.
와이프분 후각도 얼른 돌아오시길 바랄게요.
22/01/27 15:40
수정 아이콘
저도 코로나 초창기 때만 해도 까짓거 뭐 별 거 있나? 싶은 생각으로 마스크만 잘 쓰고 다니면 되겠지 싶었는데, 주변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몇몇 생기니까 달라지더라고요. 다행히 건강은 모두 회복했는데 고생 많이 한 친구도 있어서.. 다들 백신 잘 맞고 오미크론 파도 같이 잘 넘겨봐요..
민간인
22/01/27 15:49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읽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SG워너비
22/01/27 16:11
수정 아이콘
시군구청이 사람이 부족합니다
주무부서 말고도 타 부서까지 지원하는데도 그분들 모두 고생많이 하시죠.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22/01/27 17:27
수정 아이콘
그냥 평범한 행정직 공무원인 친구도 자기 직무와 관련없는 코로나 자가격리자 관리한다고 하더군요. 보건소는 말할 것도 없다던데 공무원 분들도 다들 고생 많으신 것 같습니다.
12년째도피중
22/01/27 17:56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시점에서도 공무원들이 게을러서 그렇다. 밥먹고 하는 일도 없다는 사람들도 있는 걸 보면... 정권이 바뀐다고 무슨 행정이든 그 사람들 마음에 들 일은 없겠구나 싶더군요.
22/02/20 13:18
수정 아이콘
저희 가족들도 어린이집 다니는 6세 아들 두 명과 와이프가 모두 확진이 되었네요.
수요일에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이 양성이 나와서 어린이집을 안 보냈습니다.
금요일(2/18) 둘째가 열이 있어 자가키트 양성 확인 후 pcr 검사를 하니
토요일 확진판정을 받아서 저와 첫째, 와이프 모두 pcr검사를 해보니 저만 음성이고 첫째와 와이프 모두 확진이네요;;;
저는 부스터샷까지 맞아서 별 걱정이 없긴 하지만, 와이프는 기저질환이 있어서 작년에 못 맞고 이제 1차 맞은 상태입니다.
저 역시 본가로 가자니 몸에 열 나는 와이프 혼자 확진걸린 애 둘을 보는 게 걱정이 되어서 일단은 집에서 바쁘게(?) 보내고 있는 와중이네요;;
애들은 평상시 시간 제한 둬서 하던 유튜브하고 패드를 마음껏 하니 신나하지만... 아직 열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고 다음 한 주가 어떻게 지나갈지 걱정입니다.

코로나가족이 되다보니 제일 먼저 이 글을 뒤짚어보게 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4936 [일반] 무술이야기 05 한국무술, 전통무술 정말 있긴 하냐? [42] 제3지대10805 22/01/31 10805 48
94935 [일반] 자가격리 대상자의 한숨(수정 사진추가) [80] 그림속동화20500 22/01/31 20500 10
94934 [일반] [한드 추천] 더블유(W) 리뷰 (스포 최소화) [51] 마음속의빛9536 22/01/31 9536 4
94933 [일반] 21세기 바이킹 드라마중 원탑 - 라스트 킹덤 - 중세적 망탈리테를 중심으로. [14] 펠릭스10945 22/01/31 10945 11
94932 [일반] [기사] “식염수 맞고도 백신 부작용 호소”…美 하버드 의대의 놀라운 임상시험 결과 [80] 지구돌기22893 22/01/30 22893 47
94931 [일반] [일드 추천] '혼인 신고서에 도장을 찍었을 뿐인데' 리뷰 [42] 마음속의빛14078 22/01/30 14078 8
94930 [일반] [팝송] 이어스 앤 이어스 새 앨범 "Night Call" [2] 김치찌개6019 22/01/30 6019 5
94929 [일반] [노스포] 지금 우리 학교는 후기 -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48] 김유라14549 22/01/29 14549 0
94928 [일반] (약스포) 지금 우리 학교는 간단 리뷰 [26] 카트만두에서만두12315 22/01/29 12315 2
94927 [일반] 지금 우리 학교는 (스포주의) [48] 쉽지않다18849 22/01/29 18849 3
94926 [일반] [성경이야기]아이성 전투와 그 패배의 원인 [5] BK_Zju14492 22/01/29 14492 20
94925 [일반] 무슨 생각인지 모를 AMD의 중저가 신제품 유출(상세 소식 펌) [27] SAS Tony Parker 12335 22/01/29 12335 2
94924 [일반] 열심히 살아도 안 되는 건 있네요. [120] 헤이즐넛커피21697 22/01/29 21697 92
94923 [일반] 소소한 새해목표 이야기 - 다이어트 [6] giants5429 22/01/28 5429 8
94922 [일반] 글 잘 쓰는 법 [23] 구텐베르크7756 22/01/28 7756 30
94921 [일반] [중드 추천] 운색과농, 아적린거장부대 : 내 이웃은 꼬맹이 리뷰(스포 최소화) [14] 마음속의빛7852 22/01/28 7852 0
94920 [일반] [끄적끄적] 3살 아이는 티라노를 좋아한다. [34] 구준표보다홍준표8115 22/01/28 8115 48
94919 [일반] 디즈니+)[스포?]설연휴 조기퇴근 30분 전 작성시작한 미드 리뷰 [4] 타카이8452 22/01/28 8452 0
94918 [일반] 오자크 시즌4 파트1 감상 [9] 그때가언제라도7939 22/01/28 7939 0
94917 [일반] [코로나방역] 여왕의심복님께 올리는 응원글 [89] ace_creat16398 22/01/27 16398 129
94916 [일반] 윈도우용 사운드 보정 프로그램 FxSound. (영구무료전환) [7] insane12763 22/01/27 12763 6
94915 [일반] 저와 회사 사수님의 3차 모더나 부스터샷 후기 [43] 김유라12484 22/01/27 12484 4
94914 [일반] 신임 주한 미국대사 내정 소식 등 [31] 아롱이다롱이11674 22/01/27 11674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