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7/12 01:25:38
Name Fig.1
Subject [일반] [테크 히스토리] 다이슨이 왜 혁신적이냐면요 (수정됨)
Tgo2N9Y.png


Fig 1. 헤어드라이어의 시작은 오븐과 진공청소기?!

pOqOCSj.jpg8oam8i2.jpg

<figure 1. 화덕인가..? 최초의 헤어드라이어>,  <figure 2. 진공청소기로 만드는 헤어드라이어>


헤어드라이어는 1888년 프랑스에서 알렉상드르 페르디난드 고데프로이Alexandre F. Godefroy 가 최초로 개발합니다. 근데 우리가 아는 모습과는 많이 달랐어요. 오븐에 연결된 보닛과 같은 모습이었죠. 마치 주방에 있는 후드처럼 생겼죠.


1910년대에는 가정용 헤어드라이기가 등장합니다. 그때가 이제 막 진공청소기게 상용화되었을 때였는데요. 진공청소기에 열원을 부착하여 헤어드라이어로 쓰는 일종의 DIY 키트였죠.




Fig 2. 강한 자만이 머리 말릴 수 있던 시절

hRD1TnD.jpgRsefZ7a.jpg

 <figure 3. 1920년대의 헤어드라이어 ©rarehistoricalphotos.com>,  <figure 4. 오늘날 모습이 완성된 1954년 AEG 헤어드라이어>



1920년이 되어서야 헤어드라이기는 오늘날의 모습과 비슷해집니다. 하지만 요즘 헤어드라이기의 1/10밖에 안되는 출력을 가지고 있어 말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게다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서 0.9kg이나 되는 무게를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초기에는 헤어드라이기를 사면 팔 거치대를 같이 주기도 했어요.


이때까지 헤어드라이어는 모터가 외부로 튀어나와있는 형태였는데요. 1954년 AEG에서 모터가 안으로 들어간 헤어드라이어를 선보이면서 비로소 오늘날 모습과 거의 똑같아집니다. 이후로는 외관의 변화보다는 모터의 출력을 강하게 하고, 점점 가볍게, 그리고 안전하게 만들어지죠.


참고로 1970년대까지는 헤어드라이에 대한 안전규제가 없었는데요. 헤어드라이어를 물이 찬 욕조나 세면대에 떨어트려 감전한 사례가 기록된 것만 수백 건에 달하고 감전사한 사례도 있었다고 하죠. 197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소비자 제품 안전 위원회(CPSC)에서 안전규정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Fig 3. 보넷형 헤어드라이기

WNRNjhl.jpghu3pTUW.jpg

<figure 5.  뷰티 샬롱에서 쓰이던 1950년대 보넷형 헤어드라이어>,  <figure 6. 가정용 보넷형 헤어드라이어, 휴대용이라 주장했다>


1950년대에는 보닛 헤어드라이어가 유행합니다. 보닛 헤어드라이어는 헤어캡과 송풍기가 결합되어 있는 형태로 머리에 직접적으로 바람을 전달해 비교적 빠르게 머리를 말릴 수 있었어요. "너무 빨라서 실제로 평균 22분 안에 머리를 말릴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로 홍보하기도 했죠.


초기에 보닛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동안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어야 했지만 이후에는 송풍기를 허리에 차고 이동하면서 사용가능한 보닛 헤어드라이어도 등장합니다. 하지만 점차 헤어드라이어의 출력이 높아지면서 금방 머리를 말릴 수 있게 되었고, 보닛 형태보다는 기존의 헤어드라이어가 다시 유행하게 되죠.




Fig 4. 변하지 않는 헤어드라이어 모습?

nYVV7kc.jpgFx09w0Q.jpg

<figure 7.  브라운의 HLD4 헤어드라이어 ©Braun> <figure 8. 다이슨의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Dyson>


헤어드라이어는 디자인이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는데요. 그래도 중간 중간 색다른 모습의 제품들도 등장합니다. 특히 전설적인 산업디자이너 디터 람스Dieter Rams 가 이끌던 브라운에서 인상적인 모습의 헤어드라이어가 등장하죠.


그리고 2016년에는 가운대가 뚫린 형태의 다이슨의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가 등장합니다. 슈퍼소닉은 손잡이 부분의 흡입구에서 공기를 강하게 밀어 올려, 제트기류를 만들어내는 원리인데요. 외관도 기술도 기존의 헤어드라이어와 다른 모습을 보여 역사의 한페이지에 남을 제품인 것은 확실해보입니다.




Fig 5. 파마를 유행시킨 최초의 고데기

mlMXLUv.jpgcan00RI.jpg

<figure 9.  최초의 현대식 고데기>,  <figure 10. 파마 유행의 시초, 제인 하딩>


파마는 열과 화학 약품을 이용하여 머리를 변형시키는 건데요. 원시적인 형태의 파마법은 이집트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나일강 유역의 점토를 머리에 바른 후, 나무나 금속으로 된 막대기로 말고 태양열에 건조시키는 방식이었죠.


현대적인 방식, 기계장치를 이용한 파마는 1872년에 시작됩니다. 마르셀 그라토Marcel Grateau 가 컬링 아이론 Curling iron 그러니까 고데기를 발명한 것이죠. 이 고데기는 금속으로 된 집게형태로 불에 달궈서 사용하는 거였어요. 고대기를 머리에 가져다 대기 전 신문지에 테스트를 했는데, 종이가 타지 않고 갈색으로 변하면 그제서야 머리에 가져다 댔죠.


마르셀의 고데기로 스타일링한 머리를 마르셀 웨이빙이라고 불렀는데요. 프랑스의 유명 여배우였던 제인 하딩Jane Hading 가 이 머리를 하면서 유명해졌죠. 마르셀은 1905년 미국으로 가서 이 고데기를 "Curling-Iron"라는 이름으로 특허를 등록하고, 1918년에는 전기로 고데기를 데우는 통을 개발하죠.




Fig 6. 고데기의 가장 큰 혁신은 바로 지금!


참고로 고데기는 다림질을 의미하는 일본어 고테(鏝)에 ‘기'를 붙어 만들어진 단어라고 하는데요. 원래 우리말로는 전기머리인두기라는 무지막지한 이름을 가지고 있죠.


Z0C4yLD.jpg

<figure 11.  전기 고데기가 보이는 백화점 카달로그>


고데기는 1959년이 되어서야 프랑스인 르네 르리에브르Rene Lelievre 와 로저 르무아Roger Lemoine 가 전기제품으로 개발합니다. 그리고 고데기의 변화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앞부분(배럴)을 갈아끼우는 기능은 1965년에 처음 등장하는데요. 이로써 집에서도 다양한 느낌의 컬을 줄 수 있게 되었죠. 1980년에는 미용사 테오라 스티븐스Theora Stephens 이 온도제어 기능과 스프링이 장착된 클램프를 사용한 고데기를 개발합니다.


iAx0zPf.jpg

<figure 12.  다이슨의 에어랩 ©Dyson>


이처럼 고데기는 헤어드라이어보다도 큰 혁신없이 발전해왔습니다. 게다가 디자인도 두 갈래의 금속 막대기 형태를 벗어난 적이 없었죠. 2018년이 되어서야 고데기에도 혁신이 등장합니다. 바로 다이슨의 에어랩이죠.


다이슨의 에어랩은 물체 표면 가까이에서 기류를 만들면 표면에 붙는 듯한 형태로 기류가 흐르는 코안다 효과를 이용한 제품인데요. 외관 뿐만아니라 기술적에도 혁신을 가져왔죠.




Reference.

Victoria Sherrow. (2006). Encyclopedia of Hair: A Cultural History. Greenwood Pub Group.Jessica Gross. (2013). Who Made That Hair Dryer?. NYTimes. URL : https://www.nytimes.com/2013/07/21/magazine/who-made-that-hair-dryer.htmlMaria Teresa Hart. (Unkown). The Hair Dryer, Freedom’s Appliance. theatlantic. URL : https://www.theatlantic.com/technology/archive/2017/08/hair-dryer-history/535566/Unkown. (2020). From Evolution to Revolution: A History of the Hair Dryer. aerdryer. URL : https://aerdryer.com/blogs/news/from-evolution-to-revolution-a-history-of-the-hair-dryer



<이전글 - 전자기기의 역사>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브리니
22/07/12 05:09
수정 아이콘
자료 모으신 수고가 느꺼집니다 잘봤습니다
22/07/12 09:2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2/07/12 06:39
수정 아이콘
믿고보는!
22/07/12 09:24
수정 아이콘
이런 극찬을!크크
제랄드
22/07/12 06:44
수정 아이콘
다이슨 광고글로 신고합니다...
는 농담이고, '전기머리인두기'라니 왠지 베르세르크 같은 곳에 나올 법한 고문기구 같은 느낌이... 덜덜...
22/07/12 09:24
수정 아이콘
크크크 그러니까요.. 너무 무서운 이름이..
김홍기
22/07/12 07:25
수정 아이콘
재밌어요 재밌어
22/07/12 09:25
수정 아이콘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흐흐
22/07/12 07:37
수정 아이콘
어머니와 여자친구에게 했던 선물 중 가장 기뻐했으며 가장 실용적으로 잘 사용 중인 것이 바로 다이슨 에어랩입니다.

어머니는 한 달 동안 카톡 프사로 하셨으며, 여자친구는 받자마자 인스타 게시물 및 스토리 올렸습니다 크크크크
22/07/12 09:27
수정 아이콘
좋다는 말을 엄청 많이 들었는데도 사실 최근까지 그 돈은 좀 선넘지 않나? 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다이슨 매장에서 시연해주시는 것 봤는데 와.. 머리가 알아서 빨려들어가서 컬이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이건 미래기술이다 저 돈 낼만 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크크크
도라지
22/07/12 07:4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그리고 기계식 키보드 링크가 잘못되어 있는것 같아요.
22/07/12 09:27
수정 아이콘
앗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빨리 수정하겠습니다
안수 파티
22/07/12 08:28
수정 아이콘
헤어 드라이어가 생각보다 오래된 물건이었군요.
22/07/12 09:28
수정 아이콘
앗 저는 생각보다 늦게 나왔다고 생각했어요! 열과 바람만 있으면 되니까 누가 금방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했거든요 크크
22/07/12 10:31
수정 아이콘
고데프로이가 처음 만들어서 고데기라고 하는 건가 싶었는데 (<- 아무말) 둘이 다른 거군요?
22/07/12 19:14
수정 아이콘
크크크 생각지도 못한 발상인데요?
0126양력반대
22/07/12 12:02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항상 감사합니다.
22/07/12 19:1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영소이
22/07/12 12:50
수정 아이콘
왜 피지알은 3추 시스템이 없는가
22/07/12 19:14
수정 아이콘
추게 한번 가는게 소원입니다..!
아영기사
22/07/12 14:04
수정 아이콘
헤어드라이어의 발명가가 고데프로이여서 고데기 라는 말을 쓰나? 했더니 일본어였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2/07/12 19:15
수정 아이콘
크크크 위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이 계셨는데, 절묘하게 이름이 고데로 시작해서 그만..
쏠수있어
22/07/12 17:03
수정 아이콘
늘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22/07/12 19:1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국수말은나라
22/07/12 21:07
수정 아이콘
재밌는글 감사합니다. 다이슨은 디자인은 혁신이지만 가격은 뜨억하는 혁신을 넘은 파괴죠.
22/07/13 08:45
수정 아이콘
크크크 모든 제품이 50만원을 넘겨버리는 가격..
로랑보두앵
22/07/12 23:20
수정 아이콘
굉장한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로랑보두앵
22/07/12 23:23
수정 아이콘
다이슨 창업관련 책을 봤는데, 무엇보다도 기술력이 앞서갔지만 디자인적으로도 굉장히 기능적이고 상업적으로도 완전하게 잘 그려진 제품이라고 하네요. 여러모로 일반인이 개발한 제품치고 천재적인 것 같아요.
드러머
22/07/14 22:43
수정 아이콘
퇴근길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D 결론은 다이슨 킹왕짱! 이네요 크크
22/07/14 23:46
수정 아이콘
크크 다이슨 이참에 살까봐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75421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41445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3384 29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37705 3
102716 [일반] 요즘 근황 [17] 공기청정기3193 24/11/21 3193 6
102715 [일반] 좋아하는 꽃은 무엇일까요? 출간 이벤트 당첨자 발표와 함께! [9] 망각1262 24/11/21 1262 3
102714 [정치] 한동훈, 당내게시판 윤석열 비방 관련 경찰 요청 거부 [99] 물러나라Y6556 24/11/21 6556 0
102713 [일반] 아니, 국과수도 모르겠다는데... 설마 대법원까지 보내려고 할까요? [31] 烏鳳6519 24/11/21 6519 27
102712 [정치] (채상병 사건) 박정훈 대령이 군검찰로부터 징역3년을 구형받았습니다. [72] 꽃이나까잡숴6025 24/11/21 6025 0
102711 [일반] 4년간 미국 물가는 얼마나 심각하게 올랐는가 [59] 예루리3733 24/11/21 3733 1
102710 [정치] 메르스 이후 처음으로 주요 그룹 사장단 긴급성명 발표 [67] 깃털달린뱀5573 24/11/21 5573 0
102709 [일반] 트럼프 2기 정부는 불법 이민자 문제로 시작합니다 (+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트럼프 공약) [63] 시드라3801 24/11/21 3801 1
102708 [일반] 페이커 "실패 하나하나 모여 지금의 나…청년들 도전하세요" [45] 덴드로븀3493 24/11/21 3493 15
102707 [일반] 넷플릭스 영화 전,란에서 보여지는 역사왜곡 문제 [28] 뭉땡쓰2605 24/11/21 2605 12
102706 [일반] (수정)백종원표 더본코리아의 오늘까지의 주가추이 및 개인적인 의견 [45] 독서상품권4228 24/11/21 4228 1
102705 [일반] 피지알 회원들의 AI 포럼 참가 후기 [20] 최애의AI5351 24/11/20 5351 36
102704 [일반] AI 시대, 사교육 방향이 근본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이유 [25] 스폰지뚱5126 24/11/20 5126 8
102703 [일반] 영화 청설 추천합니다 [16] 퀵소희4232 24/11/20 4232 1
102702 [정치] 감리교회의 반동성애 기류는 더욱 심해지고 강해지고 있습니다. [31] 라이언 덕후5220 24/11/20 5220 0
102701 [일반]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지는 요즘 드는 생각들 [79] 수지짜응8229 24/11/20 8229 2
102700 [일반] 한나라가 멸망한 이유: 내우(內憂) [10] 식별2320 24/11/20 2320 26
102699 [일반] 우크라이나 내 전쟁여론 근황 종전 찬성 52% 반대 38% [121] 뭉땡쓰7414 24/11/20 7414 1
102698 [정치] 트럼프의 집권은 오바마에 대한 실망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되네요. [93] 홍철8901 24/11/20 890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