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12/15 19:21:13
Name 티아라멘츠
File #1 1286283_1081450_521.jpg (268.9 KB), Download : 342
Subject [일반] 상남자 조상님들의 놀이, 석전


오늘 눈이 내리는 데
눈싸움을 하는 추억이 피지알러 분들은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눈싸움도 했겠지만 돌싸움도 하셨습니다.

석전은 고구려 때부터 이어져왔던 전통놀이로

마을마다 수십 혹은 수백명이 모여서 서로에게 돌을 던지다가
이제 좀 과격해지면 상대 마을로 몰려가서 집도 부수거나 하는 놀이입니다.

나중에 발전하여 상대 마을에 위장 잠입하거나 나무 몽둥이나 방패를 들고 참여하기도 하고(이 글은 전쟁사 글이 아닙니다)
체급별 분류가 있는 단체전도 이루어졌으며

공식적인 프로 석전경기도 조선 초기 존재했었습니다.
관중들 안 맞추도록 좋은 제구력을 가진 전문 석전꾼들을 모셔서

돌 던지는 원딜러
몽둥이 든 근딜러
방패 든 탱커

로 진형을 짜서 영역 안에서 전투를 벌이는 형식의 경기입니다.
태종은 이걸 엄청 좋아해서 아파도 석전 경기는 보러 갔다고 합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진짜로 피튀기는 이런 경기가 재미없을 리는 없긴 해요.

그 아들 모범생 세종 대에 이르러서 석전 경기가 사라졌습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이런 놀이나 경기가 유교적으로 장려할만한 물건은 절대 아니니까요;;;;

글을 읽다가 의문이 든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 돌 그렇게 던지면 사람이 죽거나 다칠 수 있지 않나요?'

이 놀이는 사람 좀 죽거나 다치는 것은 서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원래 그런 놀이입니다.
몇 명 머리 깨져서 즉사하거나 다치는 것 정도는 그러라고 던지는 놀이 취급을 받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인이 재미있어 보여서 같이 껴서 돌을 던졌는데 그게 재수 없게? 한 사람 머리에 직격해서
뇌수가 흘러나오면서 즉사했는데, 미국인이 어 이거 뭔가 잘못된 거 아니야? 나 괜찮나? 걱정을 했지만
같이 놀던 주민들이 아 괜찮아~괜찮아~ 이거 원래 그러고 노는 거야~로 신경 안 쓰고 넘어간 적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유명한 석전꾼 마을은 안동, 김해, 평양 마을이 있으며
안동은 맨손이 아니라 투석구까지 활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투석병으로서도 전과를 냈다고 하네요.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마을간 패싸움 형태를 하는 놀이는 찾아보면 많이 존재합니다.
일본, 중국의 경우도 더하면 더했지 덜한 강도는 아니었고
유럽에서도 이런 형태의 놀이가 순화된 게 토마토 축제나 오렌지 축제 같은 물건입니다.

축구 계통의 놀이도 기원 중 하나가 돼지 오줌보 같은 걸 '무슨 수를 써서든' 상대 마을에 갖다 놓는 놀이였고
그 무슨 수들에 뭐가 있는지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결론은 폭력적인 놀이를 조상님들이 많이 즐기셨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NSpire CX II
22/12/15 19:22
수정 아이콘
조상님들이 보면 롤에서 부모님 안부 묻는 친구들은 너무 순한 건가요 크크
티아라멘츠
22/12/15 19:23
수정 아이콘
아니 거 사내놈이 계집애같이 입씨름을 해
돌로 머리통을 깨부러야지
NSpire CX II
22/12/15 19: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마 애들이 다 싸우면서 크는 거지(못 큼)
닉넴바꾸기좋은날
22/12/15 19:25
수정 아이콘
말싸움이란건 아주 사소하죠.
유우럽에서는 1대1 권총결투가 유행했으니까요 크크
22/12/15 19:39
수정 아이콘
푸시킨이 이걸로 죽었던가...
22/12/15 19:37
수정 아이콘
조상님까지 안가고 사십대 중후반인 제가 봐도, 요즘이 옛날보다 훨씬 덜 폭력적입니다. 저 어릴 때는 싸우다 피흘려도 경찰 출동조차 없었죠.
Janzisuka
22/12/15 19:24
수정 아이콘
진형 제대로 짜고 싶어지네
하종화
22/12/15 19:26
수정 아이콘
살벌한 계급 사회에서 아랫계급이 다른마을 양반들에게도 데미지를 줄 수단으로 쓰였을것도 같은데 혹시 그에 대한 기록은 있나요?
아니면 양반계급은 석전에서 빠지고 아랫계급끼리만 한다던가..
티아라멘츠
22/12/15 19:29
수정 아이콘
ㅔ 겸사겸사 몰려가서 시위하는 용도도 있었습니다
양반계급도 석전에서 빠지진 않았습니다. 왕족도 한 기록이 있으니까;;;;
하종화
22/12/15 19:30
수정 아이콘
..말씀 들어보니 진짜 살벌했겠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12년째도피중
22/12/16 00:17
수정 아이콘
다만 양반 지들은 말타고 시종 부리면서 했습니다. 동등하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조선 초중기를 제외하면 양반들이 석전에 참여한 기록은 없었던 같은데 혹시 더 있을 수도 있긴 합니다. 제가 2차 사료 믿고 딱 초중기까지 밖에 안뒤져봐서.
하종화
22/12/16 08:17
수정 아이콘
계급의 차이가 아예 없던 놀이(..)는 아니었군요. 감사합니다.
22/12/15 19: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이었던가? 서울 쪽 석전은 머리나 깨지고 말았지만 북쪽 석전은 돌 많은 강가에서 사생결단하고 붙어서 한둘씩 죽었다는 구절이 생각나네요.
그러고 보니 해방 후 이북에서는 소련군이 하도 별짓을 다하니까 밤에 돌 들고 습격했다던가요?
22/12/15 19:39
수정 아이콘
...마산(지금은 창원이지만) 석전동 생각나네요. 설마 유래가 이건가?
22/12/15 19:40
수정 아이콘
금성출판사 조선왕조500년 만화책 시작이 저 돌던지기(척석놀이)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기가막히게 활약한 이숙번을 눈여겨본 이방원이 찾아오면서 시작
호머심슨
22/12/15 19:47
수정 아이콘
석전정모 제안합니다.헬멧같은 방어구 금지
자급률
22/12/15 19:52
수정 아이콘
조선 후기로 가면서 조선도 일종의 인구압적 현상(?)을 겪은 게 아닌가 싶은 기록들이 종종 있던데
막상 그런 것 치고는 영아살해 등으로 그런 인구압을 해소한 것으로 보이는(일본의 마키비라던가) 다른 문화권과 같은 양상은 또 잘 안보이지요.

문득 든 생각이지만 격렬한 석전은 어쩌면 인구압 해소의 일환이기도 하지 않았을까...하는 망상을 순간 해봅니다.
리얼월드
22/12/15 19:52
수정 아이콘
축구 계통의 놀이도 기원 중 하나가 돼지 오줌보 같은 걸 '무슨 수를 써서든' 상대 마을에 갖다 놓는 놀이였고
그 무슨 수들에 뭐가 있는지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 생략하지 말고 알려주세요........
치킨두마리
22/12/15 19:53
수정 아이콘
이래서 수성전을 잘했나? 행주대첩이 이래서?
리클라이너
22/12/15 20:07
수정 아이콘
거 놀다보면 몇 명 정도는 머리 깨져서 죽을 수도 있는 거지! 라고 쿨하게? 넘어 갔다는 거죠?
22/12/15 20:12
수정 아이콘
쥐불놀이와 함께 핫산이 좋아할만한 한국의 아름다운 풍습
아구스티너헬
22/12/15 21:04
수정 아이콘
독일에는 마이바움(5월의 나무)을 옆 마을에서 훔쳐가는 놀이가 있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든 훔쳐가는데 성공하면 도둑 맞은 마을은 찾아가서 대가(술, 고기 등등)를 지불하고 나무를 찾아와야 합니다.
kartagra
22/12/15 21: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중국은 저것보다 더한 '계투'라는 게 있었죠.(물론 이쪽은 '놀이'는 아니긴 합니다만) '석'과 달리 이쪽은 이름부터 계械(연장, 즉 무기를 뜻합니다 크크)라 대륙의 기상까지 더해져서 진짜 소규모 전쟁급입니다.
파다완
22/12/15 22:08
수정 아이콘
https://pgrer.net/recommend/2416 옛날 신불해님 추천글중에 계투에 관한것도 있었죠,
22/12/15 22:14
수정 아이콘
시베리아의 이발사에서 저런 비슷한 러시아 풍습을 봤었네요
12년째도피중
22/12/15 23:23
수정 아이콘
이것도 일제의 탄압으로 사라진 풍습입니다. 하지만 이악물고 못본체, 옛것을 되살리자는 말은 도무지 없는 풍습.
마을마다 논에 물대기 권리를 걸고 하기도 했고 특정한 경계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본진(!)까지 쳐들어가 박살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네요.
척척석사
22/12/15 23:51
수정 아이콘
웬일로 올바른 탄압을
토마스에요
22/12/16 00:12
수정 아이콘
석전과 침착맨과 풍전무님.
https://youtu.be/7IohMJH6gnU
토마스에요
22/12/16 00:13
수정 아이콘
낭만의 시대.
무도사
22/12/16 04:03
수정 아이콘
예전부터 우리 민족은 원딜의 민족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
무냐고
22/12/16 10:05
수정 아이콘
춘화집을 한번도 보지 않은 자만 돌을 던져라!
다람쥐룰루
22/12/16 11:50
수정 아이콘
슬링을 썼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티아라멘츠
22/12/16 11:53
수정 아이콘
ㅔ 그게 투석구입니다
퀀텀리프
22/12/16 12:56
수정 아이콘
포방부의 조상니뮤
22/12/16 21:12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가 계속되서 미식축구처럼 방호구 걸치고 하는쪽으로 진화했으면 사람도 덜 다치고 재미있을꺼 같은데 살짝 아쉬운 느낌이 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7436 [일반] 소소하고 확실한 (구매의) 행복 [33] 자급률11517 22/12/15 11517 6
97435 [일반] 상남자 조상님들의 놀이, 석전 [35] 티아라멘츠10852 22/12/15 10852 9
97434 [일반] 요양원 이야기2 - “즐기자! 발버둥을 치더라도!” [3] 김승구9119 22/12/15 9119 18
97433 [일반] 뻘글: 1958일- 800명 [79] SAS Tony Parker 13264 22/12/15 13264 16
97432 [일반] 전광훈 이단 지정이 연기되었습니다. 추가) 3년 자격정지는 확정되었습니다. [58] 계층방정12473 22/12/15 12473 2
97431 [일반] 성은 더러운가? 인간의 유일한 대인 생물병기 [86] 계층방정17278 22/12/15 17278 3
97430 [정치] 도덕은 혐오를 막지 못한다: 피해자는 피해자다워야 한다 [17] 계층방정12682 22/12/15 12682 0
97429 [정치] 요양급여 불법 수급 혐의' 尹대통령 장모 무죄 확정 [134] StayAway20083 22/12/15 20083 0
97428 [일반] 겨울철 노벨상 후보들 / 난방기기들의 역사 [23] Fig.116100 22/12/14 16100 12
97427 [정치] 제가 보수로 전향한 첫번째 계기 [173] antidote20699 22/12/14 20699 0
97426 [일반] 아바타2 보고 왔습니다.(조금 스포) [37] 그때가언제라도11925 22/12/14 11925 3
97425 [일반] 아재 냄새나는 MP3기기 사용기 [43] 단맛10322 22/12/14 10322 6
97424 [정치] 임대차 3법 시행 2년이 지났습니다. [61] 만수르13323 22/12/14 13323 0
97423 [정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새로운 위원장이 임명되었습니다. [147] 네리어드18413 22/12/14 18413 0
97422 [정치] 주 69시간 노동의 시대가 왔습니다. [403] 아이군31703 22/12/14 31703 0
97421 [일반] <아바타: 물의 길> - 놀랍되, 설레진 않은.(최대한 노스포) [85] aDayInTheLife12444 22/12/14 12444 7
97420 [일반] 아르헨티나와 세계지리 [33] 흰둥12515 22/12/14 12515 4
97419 [일반] 빠른속도로 변화되어가고 있는 일본의 이민정책 [33] 흠흠흠17404 22/12/14 17404 23
97418 [일반] 이태원 참사 10대 생존자 숨진 채 발견…극단적 선택 추정 [81] Davi4ever18856 22/12/14 18856 12
97416 [일반] 성 니콜라우스(산타클로스)와 함께 다니는 괴물 Krampus! (중간은 없다! 선물 아니면 벌!) [14] Traumer9787 22/12/13 9787 6
97415 [일반] 적은 비용으로 삶의 질이 달라지는 DIY 인테리어 제품 2가지 [17] Zelazny10864 22/12/13 10864 12
97413 [일반] [풀스포] 사펑: 엣지러너, 친절한 2부짜리 비극 [43] Farce13181 22/12/13 13181 19
97412 [일반] 최근에 읽었던 고전 SF소설 세 편...(드니 빌뇌브 감독님 화이팅!) [14] 우주전쟁8952 22/12/13 8952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