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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1/05 00:58:18
Name 드문
Subject [일반] 슬램덩크 자막판에서 별로였던 번역 (수정됨)
오늘 반차를 내고 오전에 슬램덩크를 보고 왔습니다
제가 간 영화관에는 오전에 자막판만 있어서 그걸 보고 왔는데 솔직히 번역자가 원작을 안본건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이작품 자체가 올드팬들을 겨냥한걸 감안하면 (원작을 모르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전개) 국내에 번역된 코믹스판은 중요한 참고자료 였는데 말이죠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몇가지만 언급해보겠습니다
(참고로 일본어 실력은 JLPT 2급 따고 4~5년간 공부를 안했으니 중하위권 이하라고 보시면 되시겠습니다)


초반부터 직역보다는 의역을 꽤 사용한다는 인상은 있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거슬리진 않았습니다. 아니면 능력이 안되서 캐치하지 못했을지도



1. 신현철을 빡빡이로 번역

   강백호는 신현철을 떡판고릴라(마루고릴라)로 호칭하는 부분인데 이걸 굳이 빡빡이로 번역하더군요
   분명히 일본성우의 표현도, 그리고 맛깔나게 번역해줬던 코믹스판이 존재하는데 왜??
   이때부터 번역가에 대한 불신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2. 서태웅을 여우로 호칭하는 부분은 삭제

   강백호의 실수 이후 서태웅이 실수 하는 장면이였나
   아무튼 강백호가 서태웅을 질책하는 대사와 함께 끝에 키츠네라고 호칭합니다
   우리가 너무 잘아는 강백호가 서태웅을 칭하는 '여우'라는 표현이죠
   이걸 자막판에서는 아예 번역을 하지 않습니다
   이때부터는 불신이 확신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3. 그리고 이 글을 쓰게 된 근본적인 이유였던 '풋내기'를 '초짜'로 표현

   슬램덩크를 오랬동안 본 팬이였다면 용서가 안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강백호와 안선생님을 제외한 북산의 모든 멤버가 패배를 확신하던 시점에서
   강백호는 올라가 승리를 선언해버리죠.
   그리고 불만을 표하는 나머지 멤버들에게 "너희들의 상식은 내게 통하지 않아. 너흰 풋내기니까"
   극의 초반부터 농구 초보라고 괄시당하며 풋내기 소리를 듣고, 슛네이밍조차 풋내기 슛이였던 강백호가
   한계를 일찌감치 그어버리는 다른 멤버들에게 그런 마인드를 가진 너희가 풋내기 (농구인)이라고 일갈하는 장면인데

   감히 이장면을 초짜니까 라고 번역해버렸습니다
   물론 원문의 素人가 초짜로 번역된게 오역은 아니지만
   풋내기는 강백호를 상징하는 단어중 하나인걸 감안하면 도대체 번역자는 슬램덩크를 진지하게 읽어보긴 한걸까 하는 생각은 들더군요
   이건 선을 넘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정우성의 플로터슛을 '요상한슛'으로 번역
    
   3번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코믹스 안봤구나 싶었습니다
   정우성의 그 슛은 '개똥슛' 아니겠습니까?


5. 마지막 송태섭과 엄마의 씬

   전국대회를 마치고 송태섭과 엄마가 대화를 나누는데
   일본미디어 전형적 클리셰인 오까에리, 타다이마 (어서와, 다녀왔어)로 마무리 짓는데
   기계적인 의역 느낌이 드는 수고했어, 고마워로 끝내시더군요

   이부분은 개인적인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작품에서 단순히 송태섭이 전국대회를 마쳤다는 의미에서 엄마가 한 말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성의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마지막은 혹시 아시는 분이 있을까 해서 질문을 써봅니다
강백호는 송태섭 (미야기 료타)을 '료찡' 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건 아는데
극장판에서 '료찡코'라고 발음하는 부분이 있어 집에 돌아와 해당부분 원서를 보니 실제로 '료찡코'라고 부르더라구요
(산왕 디펜스에 털리고 작전시간에 송태섭을 호명할때)

요건 료타에 우리가 잘 아는 찡코를 붙인 표현인건가요?
굳이 우리식으로 해석하자면 X만한 송태섭?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답변도 부탁드립니다~    


작품에 대한 판단은 주말에 더빙판으로 최종 결정해봐야겠습니다
사실 3번 이후로는 그닥 작품이 좋게 안보이더군요.
영화 끝나면 보너스씬 안보고 바로 돌아가는데 번역가 이름 확인하려고 기다려봤네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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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23/01/05 01:04
수정 아이콘
크크 좋은 관심, 열정 에너지 느껴져서 추천 누릅니다.
23/01/05 01:18
수정 아이콘
어차피 국내에서 올드팬들 추억팔이로 소비되니 정발 번역본의 표현들을 답습해야 한다는 의견인데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가령 풋내기 같은 표현이 지금 시점에서 일상어로 쓰이는 '초짜'에 비해 문어체에 가깝다는 느낌 입니다. '코난'의 경우 연재가 턱없이 길어지면서 작품 속의 시간 흐름과 현실의 시간대에 간극이 커지는 바람에 '삐삐'가 '스마트폰'으로 은근슬쩍 진화하는 해프닝이 있었죠. 슬램덩크의 경우도 원작자가 본래 금기시한다는 성우 교체까지 감행하며 새로운 느낌을 주려고 의도했는데 번역가 또한 '동시대성'을 의도했다면 몇몇 오래된 표현들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존중할 만 하다고 생각 합니다.
네리어드
23/01/05 01:22
수정 아이콘
3번 관련
“너희들 어정쩡한 바스켓 나부랭이들의 상식은 나한텐 안 통해! (나는)초짜니깐!”입니다.

너희가 아니라 내가 풋내기라는 이야기…
원서에 주어가 생략되어 있는데
만화책 번역은 너희는 풋내기니까로 되어있을겁니다.
오역일거에요
23/01/05 01:27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원서에는 주어가 생략되어 있네요.
오역이라면 완전판에서조차 못잡아냈다는건데 이건 좀 크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海納百川
23/01/05 02:22
수정 아이콘
バスケかぶれ를 바스케 나부랭이라고 번역을 했나요? 그냥 농구쟁이라고 하면 될거같은데
23/01/05 02:33
수정 아이콘
“너희들[풋내기] 어정쩡한 바스켓 나부랭이들의 상식은 나[천재]한텐 안 통해! [너희들]초짜니깐!”로 이해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크
海納百川
23/01/05 02:37
수정 아이콘
윗댓글에 달았듯이 나부랭이라는 번역이 이런 오해를 야기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문은 니들 (농구 오래 했다고 잘 아는철하는) 농부심 쩌는 놈들 상식같은건 나한테 안통해. 초보니까.
이런 느낌이죠
모나크모나크
23/01/05 08:29
수정 아이콘
저도 이렇게 이해하고 있었는데 원래는 내가 풋내기니까 라는 말이었군요. 본인을 풋내기 취급하니까 재미로 저렇게 이야기히는줄 알았네요
페스티
23/01/05 01:24
수정 아이콘
이왕 이름도 번역판으로 썼으니 모든 번역을 원작팬을 시켰으면 찰지게 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긴 했죠 오카에리다다이마는 감성이 다르니 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23/01/05 01: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번역 기준 프로가 한 겁니다. 클라이언트의 의향도 들어갑니다. 1번은 삭발이라는 뜻의 마루가리를 살리려고 한 거고 2번은 여우가 한국말에서는 남자한테 안 쓰이니 패스한 거고 3번은 시로우토가 아니라 초심자를 번역한 거 같구요(초심자 슛에서 끌고온) 4번은 원어를 그대로 번역한 거고 5번은 오카에리 다다이마 자체가 한국에서 안 쓰이는 표현이라서 자연스럽게 한 거죠. 기준을 고증(?)에 기반한 덕후가 아니라 완전한 일반 한국어 사용자에 맞춘 건데 추억 삭제는 아쉬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3/01/05 01:41
수정 아이콘
이번작에 관여를 하신거 같은데 클라이언트가 그런 의향을 보인 이유는 뭐때문인가요?
23/01/05 02:00
수정 아이콘
제가 한 건 아니구요. 어느 쪽의 의향이 반영됐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겁니다. 클라이언트쪽 담당자가 성실하고 젊잖고 원작 애착이 없으면 충분히 풋내기 등의 표현을 털어버릴 수 있고 번역가는 귀찮으면 디펜스 안할 수 있어요.
23/01/05 02:07
수정 아이콘
그리고 결정적 문제가 있는데 번역가들은 한국어판에 대한 애정이 없을 수 있습니다. 저도 한국어판을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라도 3번을 초보니까, 라고 번역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나다.
23/01/05 02:12
수정 아이콘
늦은시간인데 충실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우자매순대국
23/01/05 01:57
수정 아이콘
김재박 시무룩
Marshall
23/01/05 01:45
수정 아이콘
저는 원작 반밖에 안봤어서.. 별 생각없이 갔는데 매우 재밌었습니다. 예고편보면 3D로 제작한 터라 움직임이 다소 엉성해서 망작일줄 알았는데 농구하는 장면보면서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나름 적절한 긴장감도 있었고 만족스러웠습니다 크크. 탑건 본 느낌이랑 비슷해요 저는.
海納百川
23/01/05 02:23
수정 아이콘
경기장면들이 하도 박진감이 넘쳐서 오랜만에 농구하고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Marshall
23/01/05 10:33
수정 아이콘
머릿속에 계속 탕탕 농구공 튕기는 소리가 들리네요 크크
조말론
23/01/05 01:53
수정 아이콘
내용을 그냥 대놓고 다루는데 제목에 스포없음이 맞나요? 뭔가 제목이나 글을 잘못읽었나 두어번 봤는데..
스팅어
23/01/05 05:37
수정 아이콘
20년도 더 된 작품에 스포를 얘기하시면….
저렇게 산왕전을 이기고, 거짓말처럼 전국체전 탈락했다는 것 까지는 스포도 안하셨는데요?
멍멍이개
23/01/05 06:12
수정 아이콘
5번은 걍 빼박 스포죠
조말론
23/01/05 09:46
수정 아이콘
포인트를 잘 못 보고 못 짚으시는거 같은데 심술까지 부리시네요 저도 내용이야 다 알지만 제목에 스포없음 으로 써있으면 글에서 영화의 내용보다 순수하게 대사의 번역 문제를 지적하는 정도겠거니 생각할텐데 내용을 다루고 있으니 의문이 생겨 여쭈어본겁니다 20년 운운하고 그럴게 아니라
카드영수증
23/01/05 12:12
수정 아이콘
저는 이 글 정도면 스포없다고 봅니다
조말론
23/01/05 12:55
수정 아이콘
3번에 그냥 내용전개가 쓰여있지않나요?..
海納百川
23/01/05 02:34
수정 아이콘
애초에 한국이름으로 바꿔놓은 번역판에 5번을 요구하는건 넌센스 아닌가요?
냠냠주세오
23/01/05 06:22
수정 아이콘
일단 일본어는 게임,애니,드라마로 몇몇 표현만 알아듣는 수준이라 번역수준이 어쩌고 할 실력이나 수준은 못됩니다.
1,2,4는 그냥 그러려니합니다. 5는 그냥 큰일하고 돌아왔을때 일본 특유의 대사를 한거라고 생각해서 크게 이상하다는 생각은 못했고요.
3번은 좀 의아하더라고요.
어제 저녁에 보고 왔는데 3번은 그 순간 자막 뉘앙스가
나는 초짜기 때문에 너희들의 바스켓상식을 모른다라는 뉘앙스로 읽혀서 좀 의아했었음.
기존의 만화책으로 봤을땐 나는 천재기떄문에 너희들의 바스켓상식으로 따라오기 힘들다 라는 뉘앙스 였던거 같은데...
뭐가 맞는 해석인지 궁금합니다.
海納百川
23/01/05 07:07
수정 아이콘
(이 정도 점수차이는 거의 뒤집을 희망이 없다)라는 니들 농잘알들의 상식은 나같은 농알못한테는 안 통함! 이런거죠.
멍멍이개
23/01/05 07:22
수정 아이콘
실제 대사는 그 뉘앙스(나는 초짜이므로 니들 농구 상식따윈 모른다)가 맞습니다. 만화책은 일본어로 안 보기도 했고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안나네요.
아케이드
23/01/05 10:37
수정 아이콘
내가 초짜가 맞을 겁니다
난 초짜라서 니들이 말하는 상식 그런거 몰라 그냥 될때까지 해볼거야라는 거죠
23/01/05 07:50
수정 아이콘
스포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고들 하셔서 제목은 수정했습니다
추가로 잘 몰랐던 부분을 이번 기회에 배우게 되는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웜뱃은귀여워
23/01/05 08:22
수정 아이콘
음… 다른 건 접어두고 5번 타다이마 오카에리는 전 오히려 나름 신경썼다고 봤습니다. 이 미묘한 모자관계가 잘 풀리는 시점인데 그렇다고 너무 애틋하게 하자니 이 둘이 그렇게 살았던 사람들도 아니고, 시합 고생 많았다는 식으로 애둘러 표현하는 게 잘 맞았다는 갱각이 들어요. 엄마도 엄마대로 문제가 있는 어른이었기 때문에 전 이 선택도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모나크모나크
23/01/05 08:34
수정 아이콘
번역 더빙이 동시에 풀리면 자막에 나오는 대사가 더빙으로 그대로 간다고 봐야겠죠? 슬램덩크는 만화책 대사 하나가 생생해서 더빙으로 보고싶었는데 자막으로 봐야겠네용.. 차라리 못알아듣는게 나을듯 ㅠ
이쥴레이
23/01/05 08:50
수정 아이콘
더빙도 나쁘지 않습니다. 5번 같은 경우는 자막판이랑(수고했어,고마워)은 다르게 일본 그특유에 어서와 다녀왔어 비슷하 대사였습니다.
일본 만화 엔딩씬에 자주 나오는 대사들이구나라고 제가 인식을 했으니...
23/01/05 08:46
수정 아이콘
직역을 해서 예전 개정판의 느낌을 못 살렸다고 이해해주기에는
중간에 보다보니 '간바레!'라는 대사가 나오던데 그걸 '둘 다 파이팅'으로 번역하던데
자기 마음에 안 들 때는 직역이고 자기 마음에 들 때는 의역인건가요.

개인적으로 잘 한 번역은 아니라고 봅니다.
헤나투
23/01/05 09:14
수정 아이콘
원작을 안보고 극장판을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되려나요...?
슬램덩크의 특성상 매우못한 번역이라 생각합니다
기무라탈리야
23/01/05 09:4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걸 극복(?) 하려고 원작자가 감독하면서 성우진 갈아버리고 만화적 표현을 최대한 걷어낸 거이기도 하죠... 어찌보면 감독 의도에 잘 맞는 걸 수도?

유게에서 극장판에서 삭제된 원작 장면 리스트들을 봤는데 그럼 번역단계 에서도 일부러 원작 테이스트를 많이 빼라는 요청이 있었을 가능성도 꽤 높다고 봅니다. 그나마 완전히 버릴 수는 없어서 한국판 한정 이름 그대로 성우도 가능한 기존 성우 그대로 쓴 정도 같네요
헤나투
23/01/05 10:41
수정 아이콘
아 그런거면 납득이 되네요. 새로운 팬층의 유입을 위해서니... 근데 결과적으로는 원작자의 바램은 실패할거 같네요.
인증됨
23/01/05 12:00
수정 아이콘
마지막은 너무 덕후시각인거 같고 나머지는 공감합니다 전반적으로 아쉽네요
더빙도 번역대본 그대로 따라가려나요 더빙도 예매는 해뒀는데
프로 약쟁이
23/01/05 13:45
수정 아이콘
이름은 더빙판이야 한국식으로 한다쳐도
자막판은 원작대로 해야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HeffyEnd
23/01/05 13:51
수정 아이콘
풋내기슛~! 이게 아니라구요? 헐..
이탐화
23/01/05 16:08
수정 아이콘
덕후들이야 뭐 전 대사를 다 외우고 있으니 오역이 눈에 밟힐 수 밖에요ㅜㅜ
긴 하루의 끝에서
23/01/05 17: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애니메이션에(TVA)서는 사쿠라기가 미야기를 료친이라고만 불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코믹스에서는 료친코라고 하는가 보군요.

아, 그리고 사와키타의 풋내기 슛은 플로터가 아니라 스쿱샷일 겁니다.
LuckyPop
23/01/05 19:55
수정 아이콘
오늘 봤는데 실제 배우가 대사하는 거랑 좀 다르게 번역한게 있더라구요
서지훈'카리스
23/01/09 19:25
수정 아이콘
의역들이 종종 보이는데 자연스럽다라고 생각하고 했나? 그런데 뉘앙스 차이가 달라요
의미를 다르게 하면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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