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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2 08:33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입니다.
아주 우연히 주말에 밤늦은시간 공중파 방송에서 나오길래 아무생각없이 보다가 푹빠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엔딩까지 울림이 있는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3/03/03 09:00
말씀해주신대로 '페이퍼 플리즈' 같은 관료주의적인 작품이라서 정말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거창한 민주주의에 대한 옹호, 참을 수 없는 압제에 대한 응분보다는 사소한 부조리, 지시의 모순, 체제에 대한 피로감 ("태양이 대답했어요. 시끄러 호네커 선생, 나는 지금 서쪽에 가있다고", "정말 재밌는 농담이군. 소속과 이름이 어떻게 되나? 하하하 농담이야, 웃어 웃어.")이 쌓이면서 주인공이 조그만한 반항을 시작하게 되고, 그게 직간접적으로 (어쩌면 또다른 사람들의 모든 반항이 모여서) 체제의 붕괴로 이어지고 그 후일담까지 다룬다는 점에서는, 그 거대한 서사에 비해서는 건조하다 못해 사무적인 시선까지도 보이지요. 월급쟁이가 이상한 기업에서 일하다가, 당연히 그 회사는 망해버리고, 결국 알바생이 된다는 그런 이야기. 그래도 좋습니다. 책이 한 권 남기라도 했으니까요.
23/03/03 11:49
네 뭔가 사무적이고 일상적인 생활… 이라는 측면에서 아주 오래된 70-80년대 SF의 한 단면이 떠오르는 측면까지 보이더라구요. 최근에 악의 평범성에 대한 tv 클립을 보고서 그런 감정이 더 크게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반항. 이라기보단 저는 뭔가 소극적이고 얕은 뭔가가 떠올랐어요. 저항이라기보단 뭔가 애매한 그런 단어들. 그런 상황이 모여서 만드는 성격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책이 남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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