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뒹굴거리던 중, 디즈니 플러스에서 <보스턴 교살자>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뭐랄까, 아무 생각 없이 선택했기에 '괜찮다'라고 말할 지점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반대로 '아쉽다'라고 말할 지점도 분명이 존재하는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영화는 보스턴에서 60년대 말 일어났던 연쇄 교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실화 바탕으로, 두 여성 기자가 이 사건에 대해서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장점은 이 영화가 실화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가 실화이기 때문에, 강렬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해요. 그 반대로, 실화의 힘에 너무 기대고 있기 때문에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 측면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좋은 소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소위 말하는 '맛'이 떨어지는 각색은 극을 아쉽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맛이 아쉬운 결과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의 '맛'은 특히 다른, 비슷한 류의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더더욱 두드러집니다.
실화 바탕, 보스턴 배경, 기자들의 이야기를 떠올렸을 때,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스포트라이트> 같은 영화와 비교하거나 혹은 다른 좋은 기자를 소재로한 실화 바탕 영화, (저는 여성 중심 서사라는 점에서 스필버그의 <더 포스트>가 생각나더라구요.)에 비해서 영화의 서사가 파편적이라거나 혹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주제의식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영화의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지점에서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가 조금은 애매합니다. 이는 어찌보면 소위 '빌드업'이라고 불릴 만한 서사가 약하다는 점도 분명 포함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주인공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어떤 문제를 만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떤 행동을 통해서 무엇이 변화했는 지에 대해서 영화는 아쉬운 지점이 있습니다. 제가 앞서 말한 '밋밋한 각색'이라는 측면이 여기서 강하게 두드러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실화'라는 힘이 꽤 강력하긴 해요. 실제로 있었던 일, 실제로 발생한 일이라는 점이 이 영화의 뚝심으로써, 중심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긴 하지만, 조금은 더 강하게, 조금은 더 와닿는 각색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조금 더 매력적이거나 혹은 강렬한 추적극이 될 수 있는 소재와 좋은 연기를 가지고 있지만, 조금 부족한 생각이 들었던 영화, <보스턴 교살자>였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