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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3/05/05 13:42:01 |
Name |
소이밀크러버 |
Subject |
[일반] 아내 이야기 6 |
- 아내와 공통점 4
아내와 나는 서른 중반까지 모태 솔로였고 서로가 처음 하는 연애였다.
만나기 전에는 '여자가 이 나이까지 모태 솔로라는 말에 어딘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겠구나'라고 생각했었지만
아내는 문제가 있다기보단 인연이 닿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모태 솔로인 건 하자가 있기도 했고 연애나 결혼은 사치라고 생각하여 그쪽에 소극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등 떠밀려서 나간 맞선에서 배우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뒤늦게 첫 연애를 시작한 후 한 달 만에 결혼식을 예약하고 8개월 후 결혼했다.
서로가 첫 연애기도 해서 이 나이 먹고도 설레는 풋풋한 사이가 된 것 아닐까 싶다.
- 아내와 공통점 5
아내와는 맞선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지만, 각자의 본가가 같은 도시의 같은 동네였다.
집에서 도보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라서 서로 이용했던 상가들이 겹쳐있었다.
만화를 빌렸던 대여점, 김밥을 사 먹은 분식집, 공부를 위해 들렸던 도서관 등이 같아서
본가에 내려가 상가를 걸으면 서로 같은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같이 걷던 장모님은 이렇게 가까이 살던 사윗감을 참 오래도 기다리셨다고 웃으며 말해주셨었고
나도 웃으며 늦게라도 만나서 다행이라고 답했다.
- 아내는 사려 깊다 11
나와 친동생의 친구가 결혼하게 되어 전라북도에 내려가게 되었다.
경기도에서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아내가 자신이 데려다준다며 충남에 있는 동생(면허 없음, PGR21 유저)도 같이 데려가자고 말해줬다.
결혼식이 끝나고 동생을 따로 올라가기로 했고
제수씨에게 줄 선물을 가져오기 위해 주차장 먼 곳에 있는 차에 갔다 와야 했는데
아내는 자기가 다녀올 테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라고 배려해 줬다.
아내가 자리를 비우자, 동생은 형수님이 내가 본 여자 중의 제일 착한 사람 같다고 말해줬고
나는 너무 뿌듯해서 아내한테 동생이 칭찬해 줬다고 자랑했다.
- 아내는 귀엽다 11
나는 상황에 맞게 노래를 개사해서 부르는 걸 좋아하는데
아내는 별 신경 쓰지 않는달까.... 반응이 없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렇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내도 식사 준비를 하다가 노래를 개사해서 부르는 걸 들었다.
(AOA-심쿵해)완전 망해 망해 버렸어요~
나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지만 속으로 나의 영향이 있긴 했다며 뿌듯해했다.
- 아내는 귀엽다 12
10년 넘게 아스날이라는 축구팀을 응원하고 있는데
때가 잘 맞으면 주말 오후 10시에도 종종 경기가 있다.
이 시간에 맞춰 컴퓨터가 연결된 TV로 축구를 보고 있으면
아내는 옆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다가 내가 흥분하면 TV를 쳐다본다.
그러다 보니 경기의 희로애락을 같이 느끼게 되었고 어느새 최애 선수도 생겼다.
사카가 귀엽다면서 좋아하는데 여성 팬분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사카 그는 도대체....
시즌 후반기 2위를 하게 되자, 나보다도 아쉬워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나야 1위 못 할 걸 알았으니까.... 후....
- 아내는 귀엽다 13
자기 전에 누워서 각자 핸드폰을 보고 있다 보면 아내는 손을 공중에 휘젓는다.
그 행동은 '날 안아라'라는 신호라서 난 핸드폰을 내려놓고 아내를 안아준다.
한창 재미있게 게임을 하거나 웹툰을 보던 중에도 그럴 때가 있어 흐름이 끊기지만
내가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이 사람이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 정도는 별것 아닌 불편이다.
가끔 귀여운 척하면서 '장OO 날 안아라'라고 말할 때도 있는데 내가 원해진다는 느낌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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