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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5/25 23:19:07
Name 정치적무의식
Subject [일반] 교권 침해의 문제는 다른 부분에 있다고 봅니다.
아래 교권침해 관련된 글을 읽고 일부 공감되는 바입니다.
하지만, 교권침해를 단순히 교사 VS 학생 만 놓고 본다면, 서로의 이해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역시 현직 교사로서 그리고 특성화고등학교 교사로서 학생들과 매일 한시간 한시간이 교권침해의 연속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남자중학교, 여자중학교, 남녀공학 중학교, 남자 인문계, 남자 자사고 등등 이곳저곳 떠돌다 보니, 아이들이 저를 기간제 교사라고 놀립니다. 그러면서 제가 경험한 교권침해를 생각해보면 문제는 다른곳에 있지 않나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저는 교사로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고 힘들고 바쁘지만 직장 경험과 비교하면, 교사 생활이 훨!씬! 좋습니다.
방학이 있어서 좋은게 가장 크고, 올해 잘못한 행정일을 (교사는 보육과 학생들을 위한 생기부 이벤트 메이커에 가깝습니다. 요즘은.,..) 내년에 다시 고쳐야지 하는 미래 계획이 있다는 것도 큽니다.
또한, 교권침해는 있지만 학교 일과시간동안은 제가 마치 트위치 방송의 주인공인건 분명합니다. -수학여행, 체육대회, 학교축제에 교사 참여는 교사 자신을 주인공으로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자신만 잘 망가진다면..

그래서 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교권침해를 바라보고 싶습니다. (다양한 학교의 경험도 있어서요.)

1. 학생의 인권침해 중요합니다. 교사의 교권침해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걸 굳이 VS 로 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 부딪치는 일이 발생하면 그걸 잘 대응하면 됩니다. 교육청도 어지간한 국민신문고에 피로감을 느껴서 왠만하면 학교장 재량으로 넘깁니다.

2. 학부모의 권리가 교사 VS 학생을 부추깁니다. 학생 1명의 소수 케이스는 어느정도 대응이 됩니다. 학교 구성원, 외부 구성원의 보이지 않는 합의로 극복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학부모 1명의 악질 민원은 내부, 외부 모두에게 폭탄 돌리기를 하도록 만듭니다. 결국, 담임이 뒤집어씁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비이성적인 행동도 한국은 부모의 도리에 대한 낭만(?)이 있습니다. 외부에서는 "부모가 오죽하면 저렇게 하겠냐?" 하고 넘깁니다. 젊은 시절 저는 말도안되는 악성 학부모의 민원에(내가 운동장에 있으니 휴대폰 가져와라) 이런말도 들었습니다. "니가 아이를 낳아봤냐?", "우리 아이의 상황에 대해 니가 같은 편이 되어준 적이 있냐?". 극히 소수지만, 대응이 안됩니다. 학생의 잘못에 대한 학부모의 말도안되는 대응 파워가 한국의 교육현실에서 너무 쌥니다. 다른건 몰라도, 학폭이나 교권침해에서 보호자 명목으로 개입하는 학부모 권리를 죽이거나 처벌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극단적인 생각을 해봤습니다.

3. 북유럽, 미국 교육 시스템의 장점을 종교처럼 신봉하는 교육계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RISS 같은 논문 사이트에 사범대 논문을 보시면, 비사범대 출신은 깜짝 놀라실지 모릅니다. 사범대에서 생산하는 논문은 마치 종교처럼 절대적인 북유럽 또는 미국 교육 시스템 기반의 교육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수업연구를 하죠...(지금 읽고 계시는 분들 중 교육 관련 전공이 아니시라면, 어린시절 공개 수업 또는 수업 연구 같은 거 떠올리세요.) 그러면 무조건! 그 수업연구는 성공합니다. 실패 논문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교육학에도 적용됩니다. 학생 중심 교육에 대한 낭만(?)이 발생합니다. 학생 중심은 좋은데, 교사의 수업 중 컨트롤 장치에 대한 수업 이론이나 생활지도 이론이나 "교과이론"이 없습니다. 정말 이론대로 내담자(학생)가 알아서 상담자(교사)에게 "선생님... 저 도저히 4번 문제 잘 안풀려요"하는 학생이 몇명이나 될까요? 현실은 다 귀에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끼고 잡니다. 수업 끝나고 교사가 타이르면서 이야기들어보면, 그동안 초등때부터 쌓인 기초학력 부족이 실용적인 혹은 이제 취업을 해야하면서 사용할 공학적 지식에 못따라가 있다는 거죠. 그럼 학생은 자연스럽게 방황할 수 밖에 없습니다.(덤으로 학부모님은 바쁘시거나 무관심 대응하죠... 더 무섭습니다.. 이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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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서클팬더
23/05/25 23:45
수정 아이콘
다른 글 댓글에서 본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보면 "진상에게 너무나도 관대한 나라"라서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교사든 학생이든 학부모든, 누구든 간에 진상 죽여버릴 방법이 영... 크크.
타임아웃이니 뭐니 일반교육학에서는 많이 봤는데, 전공 교육론 관련해선 별로 안 다룬거 같기도 하고...

사실 교육이론가들이랍시고 외우는 양반들도 알못같아요. 크크.
국수말은나라
23/05/25 23: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글 감사합니다 솔직한 글이기도 해서 더더욱 와닿네요
궁금한게 하나 있습니다 지금의 교사분들이 예전보다는 내적 갈등이 훨씬 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급당 담당 학생수는 훨씬 줄었는데 (50명에서 20명대로) 업무량은 오히려 늘고 교권침해도 심해지고 있는 상황의 주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요?
단순히 대학 보내기 중간과정 이 공식은 50명 학력고사 시절부터 변하지 않은 진리인데...단순히 학부모 권리 향상?(진상짓을 향상이라 하긴 뭐한데 그 학부모들이 학생일때 맞고 자라서 보복심리?) 이게 문제일까요? 아님 여전한 입시 위주 학교 교육체계의 문제일까요? 이건 오늘 내일 이야기도 아니라서
어떤게 가장 교사분들을 힘들게 하는 지점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청원경찰제로 훈육보다는 법집행을 하자 그냥 좀 단순화해서 생각해보긴 했는데 물의를 일으키는 학생들에 대한 처벌은 어떤 방식이 가장 이상적일까요? 요즘은 애들이 애가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워낙 많아서...
유튜브가 창궐하는 시대에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대한뉴스식 세뇌도 안될 것 같고...해결책이란 것이 있는건지도 궁금하네요
20060828
23/05/26 00:13
수정 아이콘
저는 10년 정도 교직생활 하면서 운이 좋았는지 진짜 진상인 학생 및 학부모는 3년에 한 번 정도씩 만났던거 같네요. 제도적으로 학생이 작정하면 교사 하나 담그는게 가능하고, 또 교사는 손발이 다 잘려서 아무 방어도 지도도 못 하죠. 예컨대 아이가 잘못해서 너 이리 와봐 라고 하는데도 무시하고 가면 방법이 없습니다. 그럼 뭐 정상적인 지도는 못하는거죠.
교권을 지킬 수 있는 그 어떤 장치도 없다는게 가장 문제입니다. 교사는 그냥 못본척 퇴근하면 그만인데, 그 피해는 조용히 수업 듣고 싶은 아이들에게 돌아가니..
정치적무의식
23/05/26 00:25
수정 아이콘
어디까지나 저의 의견입니다. 모든 교사의 대표 견해는 아닙니다.

업무량이 늘어나는 건 사실입니다. 단순히 교사와 학생 수의 문제가 아닌거 같습니다. 그동안 챙기지 못한 부분을 챙기려다보니, 업무량이 늘어나는 겁니다. 최근 학폭사건으로 학폭의 기준이 복잡해졌습니다. 피해자의 동의서까지 받아야 한다면, 그것을 안내하는 누군가는 일이 하나 생기는 겁니다. 코로나로 인해, 생기부 출결부분에 원격수업일수를 계산해서 담임이 적어야 하는 일 등등 요. 자잘 자잘 한데, 이게 1년이 지나면 어마한 덩어리들이 업무의 기준으로 매뉴얼이 늘어나게 됩니다.

교권침해가 심해지는 것은 학생 인권 남용도 있겠지만 학부모의 개입 가능성이 커서 동료 교사들이 주저하는 상황일 경우, 한명의 교사가 코너에 몰리고 스스로 사건을 덮으면서 생깁니다. 학부모의 개입 가능성은 교사 개인의 주관적 기준입니다. 학생의 수업중 이어폰을 강제로 뺏으려다가, 학부모 민원들어오면 어떻하지? 가 무섭겠습니까? 아니면 학생 항의가 무섭겠습니까?

입시위주가 오히려 막강한 교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기부는 특성화고교 하위권 학생들에게도 두려워하는 대상입니다. 출결부분에서 일부 학생들은 몸이 안따라주고 취업에서 중소기업이나 알바 사장님(웃음)이 유심히 읽지 않아서 만만하게 봐서 그렇지.. 공부는 못해도 다들 자신의 꿈과 희망을 가진 학생들은 최소한 출결만큼은 신경씁니다.(결국 몸과 마음이 안따라주지만... 어쨌든 생기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다는 겁니다.) 또한 다수의 특성화고 학생들이 대학으로 진학을 희망합니다.(생각보다 아웃풋이 좋습니다.) 특히, 대학 미달이 클 수록 더 심합니다. 당장 오늘 저희반 아이가 2년제 대학 대입 진로 받고 5월까지(몇일안남았지만) 출결은 사수하겠다고 (일단은) 선포했습니다.

청원경찰제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청원경찰이 행동을 해도, 결국 학부모 개입이 일어나면 복잡해집니다. 민원과 사건은 어떻게든 해결이 됩니다. 학부모 개입에서 일이 커지는데, 경찰이 무슨 소용있겠습니까?

해결책은 조금씩 나올거라고 생각합니다. 불과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교권침해에 관한 언급보다 학생 인권에 대한 언급이 조금 더 강했습니다. 많은 시민들과 학생과 교사가 계속 담론을 이루다보면,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에 마치 언급을 금기시 여기는 학부모의 권리 축소를 넣고 싶습니다.
국수말은나라
23/05/26 01:08
수정 아이콘
음 그럼 어쨋튼 교권 유지를 위해서도 입시 위주는 중요한 요소겠네요

학부모의 갑질?도 제압할만한 입시 권한을 교사한테 주고 부정청탁방지를 교육청 감사가 통제하는 구조면 어느 정도 타협이 될까요? 아니면 진상 학부모의 민원으로 끊임없이 교사들이 괴로울까요?

차라리 고교학점제 비슷하긴 한데 학점 채운 학생들 수능 응시자격을 고2부터 주고 고2는 겨울에만 고3은 6월 11월 해서 일년에 두번 보고 주요 20개 대학 정도에서는 의무비율을 50프로 정도해서 조기 졸업을 시켜버리면 어거지로 학교에 가둬놓고 선량한 대다수가 피해보는 경우는 줄어들지 않을까요? 그리고 학점의 권한은 전적으로 교사들이 통제하는

청원경찰제는 법위반 사항에만 개입(폭력 성비위 등)하게 하는 제한을 두면 적어도 학생들이 법 무서운건 알테니 경각심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중학교에서 날뛰다가도 고교오면 조용해지거나 교묘해지는 지점이 철드는것도 있지만 촉법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국수말은나라
23/05/26 01:15
수정 아이콘
학부모 권리 축소는 동감합니다 보통 목소리 큰 학부모들은 학창시절에 교사에 의한 피해자들이 대부분이긴 합니다 그래서 불신이 크니 목소리도 커지고...급작스럽게 고도성장한 유교국가가 변화되면서 겪는 폐해라 봐서

다만 개별 학부모는 학교 못오게 하고 학부모 위원회를 둬서 이사회 마냥 한달에 한번 소집하고 증인 출석 같은 형식으로만 학교 출입하게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가습기
23/05/26 10:51
수정 아이콘
업무량에서 학폭관련이 나오니 조금 씁쓸합니다. 저희 애 반에서 발생한 학폭사건도 교사가 덮으려고 하더군요 가해자가 불쌍하다는 투로 학부모들에게 전화도 하고...
만일 학폭을 알게되면 교육청과 경찰에 교사가 신고하면 평가에 이익이 주어지면 달라질까요
현재는 교사는 피해자 편은 아닌것 같습니다
정치적무의식
23/05/26 22:04
수정 아이콘
안타까운 일이 있었네요...

우선 학폭이 발생하면, 담임은 학생과 학부모와의 상호작용은 배제되고 형식적으로 학폭선생님의 다리역할만 하게 됩니다.
그 누구의 편을 들면 안되고 공감해줘서도 안되죠.
담임은 그때부터 학폭선생님의 지시에 행동합니다.

아마 담임은 모르는척하겠지만, 어느정도 경위서, CCTV에 있었던 일(직접 볼 수 없고), 주변 학생들의 의견, 주변 교사들의 평소 학생에 대한 평가 등등 을 들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하지만, 모르는척 해야합니다.

피해자 학부모로서 하셔야 할 말씀이 있으시다면, 학폭선생님과 상담하시는게 담임과 이야기하는거보다 사건이 끝날때 까지 대화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 및 피해 학생 학부모님께 "학폭 발생시, 담임으로서 이제 아무것도 못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하면서 양해와 이해를 구하고 학폭선생님을 안내해드립니다. 그리고 학폭선생님과 학부모님과의 대화가 있으면, 타이밍 잡고(표현의 가벼움에 죄송합니다.) 학부모님께 무슨 말씀 있었냐 하면서 이야기 들어주는 것으로 담임 역할로서 하루를 마무리 짓습니다.

가습기님 말씀처럼... 담임 교사는 피해자 편이 아닙니다... 물론, "가해자가 불쌍하다는 투"는 가습기님 입장에서는 화가 나실 부분이네요..
jjohny=쿠마
23/05/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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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기도 했고 부부교사의 자녀이기도 한 입장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학생 인권][교사 인권(또는 교권)]이 vs 관계, 대립 관계 또는 제로썸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교사 인권이 제한 또는 침해되는 것이 학생 인권 보장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그보다는 학부모와의 관계 또는 소속기관이나 상급기관과의 관계에서 교사들의 권리를 보장/증진하는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탓이 크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교사의 노동자로서의 권리(즉, 노동권)를 학부모나 소속/상급 기관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jjohny=쿠마
23/05/26 00:11
수정 아이콘
비슷할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요,

저희집 아이들이 현재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데, 얼마 전에 어린이집을 한 번 옮겼습니다.
원래 다니던 어린이집의 원장이 교사들을 노동자로서 존중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 자주 보였고,
그런 일들이 직간접적으로 저희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되어 인근의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겼습니다
옮긴 뒤에는 비교적 만족하고 있고요.

저희 아이들도 아마도 나중에 초중고 공교육을 받게 될텐데,
저희 아이들이 교육 받게 될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부디 교사들의 노동권이 정당하게 인정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잘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소독용 에탄올
23/05/2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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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인권침해의 상당부분은 노조를 강화하는 것으로 대항할수 있습니다.

개인이 사건을 처리하는게 아니라 조합이 운영하는 대응조직들이 처리하게 하는 것 만으로 발언력이나 동원가능한 자원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jjohny=쿠마
23/05/26 00:19
수정 아이콘
혹시나 정치성 내용으로 번질까 하여 전교조 얘기를 하기는 좀 조심스러운데요
(꼭 일반 카테고리에서 다루지 못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위쪽 댓글을 쓰면서 찾아봤는데 전교조 외에 몇 년 전에 [교사노동조합연맹]이라는 단체가 생겼다고 합니다.
교총/전교조와 함께 3대 교원 단체로 인정되고 있으며, 한국노총에 가입했고, 교육부와 단체협약을 맺었다고도 하네요.
https://namu.wiki/w/교사노동조합연맹

현장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일선 교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더라고요.
소독용 에탄올
23/05/26 00:22
수정 아이콘
중요한건 기능이니까요.

교총이건 노조들이건 제가 말한 기능만 할수 있다면 상관 없죠.....
jjohny=쿠마
23/05/26 00:31
수정 아이콘
네 물론입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경향으로 봤을 때,
- 교총은 노조 같은 기능을 하는 단체라고 볼 수는 없고,
- 전교조는(지금이야 정리되었다지만) 법외노조 파동도 있었고, 성향에 대한 논란도 계속 제기되어온 터라, 대표성이나 발언력을 인정 받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왔거든요.

그래서 새로 생겼다는 저 단체가 어떻게 자리잡는지 궁금했습니다. 현직자 분들께서는 좀 알고 계실까 싶어서요.
개가좋아요
23/05/26 00:36
수정 아이콘
교사노조는 빠르게 늘고 있긴 합니다. 다만 신생조직 느낌이라 힘이 있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죠. 그래도 젊은 교사들은 대부분 전교조보다는 교사노조를 선호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젊은 교사들은 약간 전교조를 혐오?까지는 아니더라도 꺼리는 느낌은 있더라구요. 그리고 교사들만의 노조라서 더 좋아하는것도 같구요.
정치적무의식
23/05/2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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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의 경우, 교권에 관련된 주장을 많이하고 기간제 선생님들도 교권만큼은 가입시 변호사 지원을 해주는 걸로 압니다.
저도 교총에 가입되어 있는데, 막상 교총에서 날아오는 신문이나 수업연구 이벤트를 보면, 어떻게 하면 학생과 교사가 서로를 존중하면서 학교생활을 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교총의 취지는 생각보다 정치성향과는 거리가 멀지만, 교총이 생각하는 교사 모집에 있어서의 교권 강조는 자연스럽게 보수관을 지닌 교사들이 많이 모일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닙니다. 그러다보니 보수적인 성향의 정치에 발을 딛는 교총 소속 높으신 분들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거 같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23/05/26 01:07
수정 아이콘
교권이 아니라 교사의 노동권을 지켜줘야 하는데 아직 그 방향으론 좀....
jjohny=쿠마
23/05/26 01:18
수정 아이콘
물론 교총도 교원 단체인 만큼 당연히 회원/소속 교원들을 위한 활동이나 지원을 하겠지만, 그 방식이 '노조'와는 좀 다른 것 같다고 생각해서 언급한 부분입니다. (교총에 대한 별도의 가치판단을 담은 발언은 아니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교총 회원이시기도 했고요.)
소독용 에탄올
23/05/26 01:08
수정 아이콘
그존 노조쪽이나 교총쪽도 시간이 지나면 변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3/05/26 06:00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 가입되어 있고 젊은 교사는 단 하나만 가입한다면 대부분 이 쪽으로 많이 가입하는 추세입니다. 교총은 교장 놀이터, 전교조는 올드하다는 느낌을 많이 줘서...민주노총에는 이미 전교조가 있어서 한국노총으로 들어갔는데 그때 좀 잡음이 있었고 그 외에는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나름 이런저런 사안에도 빠르게 인식하고 접근하는 것같아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강성 느낌이 아닌 점이 젊은 교사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지만 힘있게 교사의 입장을 앞장서서 대변한다는 느낌이 약해보이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No.99 AaronJudge
23/05/26 02:11
수정 아이콘
꽤 괜찮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것 같긴 하더라구요
요즘엔 어느 단체든 간에 일단 가입은 해 두고 보는 선생님들이 많은것같아요
이그나티우스
23/05/26 00:20
수정 아이콘
고생하십니다.

한때 고등학생이었던 사람 입장에서 보면 교권침해의 숨겨진 원인은 학생들 사이의 "숨겨진 위계질서"의 등장이라 봅니다. 교실 내 암묵적 서열이 교사의 권위와는 무관하게 형성되고 교사 역시도 그 계급체계에 편입되면서, 교사들마저 권력을 가진 학생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 말이죠. 옆나라 일본에서는 명쾌하게 '스쿨 카스트'라는 단어로 칭하던데, 우리나라에도 그런 현상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 추측이지만 예전처럼 선생들이 절대적 권력을 갖고 학생들 위에 군림(?)하던 시대가 종료되면서 교사들의 권위 상당부분이 학생들에게 넘어오게 되었는데, 그게 학생들 사이의 건강한 공동체 문화로 전환되지가 못하고 몇몇 권력 있는 학생들이 그걸 독점하면서 교실 내에 비공식적인 위계질서가 생긴게 문제의 출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선생들이 교과 및 생활지도를 하려면 학생들에 대한 충분한 영향력이 확보가 되어야 하는데,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선생들의 지도방향과는 별개로 아이들이 자기네들끼리의 로컬 룰을 만들어서 대항하니 선생들이 손을 댈 수가 없는 그런 부분들을 많이 느꼈는데 아직도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행정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토호같은 권력을 누리는 일부 학생들로부터 교사의 통제력을 되찾아오는 것이라 봅니다. 국가 차원에서 교실에서 인싸 학생들이 누리는 로컬 권력을 어떻게 분쇄하고 관리할지에 대한 과학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여기에 대해 고민하는 교육학자들이나 교육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네요. 해외에서는 벌써 교육학계나 심리학계에서 학생들 사이의 이런 유사계급제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중이더군요.
정치적무의식
23/05/26 00:46
수정 아이콘
의견을 제가 부족해서 못드리고... 일상 공유하고 싶습니다.

매년 로컬룰을 겪습니다.

저는 담임으로서 인싸들과 어울리려고 합니다.
로컬룰을 조금씩 바꿔보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면, 그 인싸들이 저를 중심으로 따라오더군요.

충신 만드는 재미가 담임으로서 쏠쏠합니다.

졸업하고 잘 지내고요. 왠지 보육과 생활지도(저의 입맛으로 바꾼거지만... 어쨌든!)로서 교사할 맛 납니다.
No.99 AaronJudge
23/05/26 02:10
수정 아이콘
와…대박.. 그런거 잘 하시는 분들 진짜 신기해요
학급경영의 달인 크크
23/05/26 01:54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 로컬룰을 그 시대 상황과 잘 섞어 풀어낸것이 이문열씨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죠.
보틀넥
23/05/26 03:03
수정 아이콘
그 로컬룰 제정을 하려고 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휘어잡고 끌어들이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뵈었던 20대 중후반 (그러고 보니 이제 제가 그 나이네요...) 선생님이 그걸 정말 뛰어나게 하셔서 제 1년이 정말 행복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 전 중학교 1학년 때는 반대로 선생님이 그 로컬룰 제정하려는 애들을 통제 못하시고 결국 9시 뉴스에 나오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선생님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갑자기 생각났는데 이번 금요일에 연락 한 번 드려봐야겠습니다 크크
No.99 AaronJudge
23/05/26 02:08
수정 아이콘
예전에 교대 다니던 시절
교육학과 교수님께서
[우리 교육은 일단 무조건 미국이나 유럽 방식을 가져오고 보는 관례가 있어. 북유럽에서 어떤 모델이 좋았다더라~ 미국에서 어떤 학교가 성공했다더라~ 하면 교장 교감 장학사 장관 차관 다 시찰 나가.

가서 보니까 애들이 똘망똘망하게 선생님 수업도 잘 집중해서 듣고 발표도 잘 하는거야.

이게 사실은 현실 교육의 목표거든? 애들 잠 안재우는거?
그래서 이거다! 하고 들여온다고. 근데 막상 열심히 연구하고 학교 쌤들 들들 볶아서 열린교육이다 참여교육이다 뭐다 해 보면 별로 좋지가 않어.

왜냐? 풍토가 다르니까 그런거야. 나무만 봐도 열대 지방꺼 그대~로 장마 있고 겨울에 추운 한국 땅에 심으면 잘 자랄까? 아니지. 교육도 똑같다는거야. 우리 풍토에 맞는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효과가 있는데…]
라고 하셨던 기억이 얼핏 떠오르네요…
20060828
23/05/26 14:25
수정 아이콘
외국에서 교장들이 참관도 온다는데 당연히 아무도 안 자고 수업도 잘 듣는 모습 보여주죠.
그걸 그대로 수용한다는게 참...
멍멍이개
23/05/26 03:03
수정 아이콘
학생 인권이 신장됐기 때문에 교권이 침해됐다 같은 소리를 진지하게 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수업 때 교권침해를 엄청나게 했을 겁니다
밀리어
23/05/26 03: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1. 잘대응 해야한다고 하셨는데 전 직업이 교사가 아님에도 교무실내에 경찰이 있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이것때문에 1번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교무실을 방문하여 교사를 비방할 학부모의 무브는 제3자이면서 중립적으로 사태를 판단할수 있을 경찰의 견제로 어느정도 제한할수 있을거라 예측되거든요.

물론 경찰이 학부모편에 설수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장점이 더 크다고 봅니다. 경찰이 학생의 편도 설수있고 교사에 편에 설수도 있겠죠. 몇학교부터 시범운영해서 그 효과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우려로 반대하시는 분은 다른 대안을 제시하셔야 할것이고요. 그때가서 개선을 하면 될일입니다.
멍멍이개
23/05/26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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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이 수없이 많이 겪는 진상들이 경찰이 있다고 해결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다리기
23/05/2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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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 빠르게 해결할 수는 있겠죠. 경찰이 근처에만 있어도 진상은 급격하게 줄기도 하고요.
손꾸랔
23/05/26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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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에서 [가르치려들지 마라]는 거의 공리로 받아들여지죠.
하지만 학교는 미성숙한 아이들을 가르쳐서 사람 만들어야 한다, 기왕이면 우등생으로. 이런 지향을 교사들은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사회도 그렇게 기대하죠. 학교가 낳는 모든 문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이런 고정관념 내지 강박에서 시작하는게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초등학교는 잘 모르겠지만 중등과정 정도는 대학교처럼 좀 더 쿨하게 학교-학생 관계를 설정하는 방향으로 모색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23/05/26 06:18
수정 아이콘
전 교권 추락엔 사교육의 영향도 있다고 봅니다.
학창시절 생각 해보면, 학원/과외로 선행학습 많이 하는 친구일수록 (이미 배운 내용이라 그런지) 수업에 흥미도 못느끼고, 방해되는 행동도 자주 하던 기억이 있어서요.

그리고 미국식 시스템을 따라가려면 수업 방식뿐 아니라, 인력과 인프라도 다 같이 바꿔야 옳다고 봅니다.
미국에서 교육은 중앙에서 관리 하는 시스템보단 자치 시스템에 가까워, 일반화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만... 제가 본 대부분의 학교는 교사 외 스텝 인력이 꽤나 많았습니다. 진로/심리 상담사, 장애학생 전문가, 문제학생 전문가 등등 교사가 일반적으로 다루기 힘든 케이스를 전적으로 담당하는 인력들이 있던데, 한국 학교에도 그런 인력이 필요 해진것 아닐까- 싶네요.
23/05/26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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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건 다 있는데 미국과 비교할 때 물리력을 담당하는 포지션 만 없어요
국수말은나라
23/05/2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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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총이 있기 때문에 금속탐지기 및 보안관이 학교에 있지만 우리나라는 없죠
청원경찰제 그리고 버디캠 삼단진압봉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23/05/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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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요즘엔 한국 학교에도 그런 포지션이 다 있긴 한가 보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포지션이 있음에도 문제가 나아지지 않는다는건 더 큰 문제인듯 해서, 걱정이 되네요.
23/05/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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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동의합니다. 학부모가 문제에요.
학생이 '너 이리 와봐' 했는데 그냥 씹고 가는 경우는 진짜 막장까지 간 경우라서 흔치 않습니다. 오히려 그 경우는 교사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고요.
VictoryFood
23/05/2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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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학생답게
교사는 교사답게
학부모는 학부모 답게
관리자는 관리자 답게

위보다 아래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학생, 교사 의 문제는 같이 시간을 보내니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학부모, 관리자는 사고가 나면 그때서야 나서게 되는데 오히려 일을 더 망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blue_six
23/05/2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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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 졸업생입니다. 지금은 현직에 있진 않고요.

[북유럽, 미국 교육 시스템의 장점을 종교처럼 신봉하는 교육계의 문제점]

이거 진짜 큽니다. 내용은 그렇다 치고 교수법은 진짜 미국학계를 주류로 해서 그 카운터로 가져온 게 북유럽식이라...
EBS 다큐도 보면 만날천날 핀란드 이런데만 나오죠.

사실 한국 학교 시스템은 유구한 일본식 행정 시스템에 미국식 교수법, 그리고 양념으로 유럽식 보여주기가 버무려진 그 무언가 같습니다.
23/05/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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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이공계 분야와 같이 우리나라가 잘 나가는 분야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학문의 대부분이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학문의 예를 들면...

법학: 일본의 법률, 법학을 그대로 베낌 --> 유럽(특히 독일)의 이론을 수입 --> 미국식 보여주기(예: 로스쿨)

산림과학: 일본의 임학, 산림정책을 그대로 베낌 --> 유럽(특히 독일)의 이론을 수입 --> 미국식 보여주기(예: 각종 현란한 수학공식들)

무지성, 무비판적으로 수입하다보니 끔찍한 혼종이 탄생...
OneCircleEast
23/05/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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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다들 미국식이라고 하면 껌뻑 죽기 때문에..... 저 위에서 교육행정 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학교 위에 계신 분은 당연하고, 심지어 학부모와 학생들까지 '미국식 교육'이라고 하면 찬양하는 눈빛으로 바뀌거든요.... 10대들 많이 있는 커뮤니티(혹은 SNS)에 가끔 북유럽, 미국식 교육환경에 대한 아주 단편적인(그리고 꿈과 희망으로 가득차있는) 내용이 써져있는 글이 올라오면, '우리나라는 언제쯤 이렇게 바뀔까 학교다니기 너무 싫고 답답하다'라는 학생들의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
Stoncold
23/05/26 11:17
수정 아이콘
웃긴게 미국식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정작 미국은 문제학생, 학부모 대응에 있어서 칼같이 잘 되죠.
정치적무의식
23/05/26 21:22
수정 아이콘
헬조선이라고 외치는 학생들에게 제가 핀란드 교육의 우수성을 설파하고 테블릿 나눠준 다음에, 청소년 자살률 1위 나라 찾아보자고 합니다.
위키피디아 youth suicide 검색하면 나오죠. 어! 잘사는 나라만 추스리면, 학자들이 애써 외면하는 교육계의 이상적인 그 나라가 나옵니다.
다크템플러
23/05/26 09:46
수정 아이콘
3번 너무 공감하네요

전 다른 계열 대학원으로 왔지만, 좀 기이할정도로 해외 모델 그대로 가져와서 적용하는게 교과교육학쪽 연구실의 일상이라..
누가봐도 현장에선 못써먹을 거 왜저렇게 하나 싶더라구요.

아무도 한국 공교육의 토양 자체는 꽤나 선진적이라는걸 받아들이기 힘든건지, 받아들이기 싫은건지
추격하는 입장에서 벗어나서, 선도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하더라구요
blue_six
23/05/26 10:36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IT인프라, 양질의 교재, 높은 수준의 교사인력 등 우리나라가 이루어놓은 것도 많고, 환경도 좋은데 따라가기만 바쁘더라구요.
우자매순대국
23/05/26 09:53
수정 아이콘
정작 본인 자녀를 미국 평균 중고등학교에 보내면 놀라서 기절할것같은데 크크크
23/05/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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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사고 현직 교사로서 몇년전 전국단위 자사고(아마 아실분은 아시는 그..) 최종면접을 갔는데요, 진짜 그 말씀하신 3번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저로선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저는 교직이수자이기도 하고.. 일반대학워 박사수료하고서 어쩌다보니 학자의 길이 아닌 교사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면접관들의 그 자세를 통해서 과연 학문탐구에 대한 그들의 이해를 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철학수업이 필요하다 해놓고선 철학 원전도 못읽게 하고 토론이 필요하다 해놓고서는 분석에 관한 내용은 놓고 응용 체험만 강조하려고 하니 도저히 여기선 수업 못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좀 역겨웠구요, 본인들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애들이 뛰어나서 그 위치에 있음을 좀 알 필요가 있어요.
참고로 고3담임을 계속 하다보니 대학 입학사정관들과 자주 만나볼 기회가 있는데 고교학점제에 대한 대학의 관점은 되려 학생이 얼마나 기초에 충실한가, 학생의 학업역량이 얼마나 우수한지 였던 것 같습니다. 교육계는 기초에 충실하라 라는 말을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23/05/26 11:40
수정 아이콘
솔직히 어디나 그렇지 않을까요? 서울대나 의대도 사실...
23/05/26 12:05
수정 아이콘
허허 참.. 네..그렇습니다...
정치적무의식
23/05/26 22:12
수정 아이콘
인문계 고등학교 교육과정안에서, 교육과정과 대입진학은 대립관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둘 다 지지하는 말이 맞는 논리라서(공교육의 본질, 행복한 교육, 다니고 싶은 학교, 진로 탐색, 즐거운 교육 등등 vs 기초교육, 대입), 서로 친해질 수는 없을거 같습니다.
현장의 교사가 적절히 타협해서 지금의 인문계 고등학교의 수업 시스템과 일정을 잘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조금씩 변화해야죠..)
23/05/26 11:51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비이성적인 행동도 한국은 부모의 도리에 대한 낭만(?)이 있습니다'라고 하신 부분이 인상에 남는데, 개인적으로 그 낭만도 효 이데올로기의 연장선이라고 봅니다. 성찰해서 일부는 없애고 일부는 바꿔야 마땅한 거라 생각하는데 여전히 막연히, 무조건적으로, 무제한적으로 아름다운 거라고만 생각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네요. 문제적 부모들이 왜 '그런 식으로' 사랑하는가를 생각해보면,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왜/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너무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치적무의식
23/05/26 21:11
수정 아이콘
저 역시 글을 쓸때, 어떻게 하면 애둘러서 표현할까... 라고 고민할 정도로 효 이데올로기는 막강한거 같습니다.
예시는 도저히 못들겠더군요.. 큰일날거 같고요.
우리아들뭐하니
23/05/26 14:38
수정 아이콘
어른들이 그런모습을 보여주니까요. 일반선생들이 기간제 선생님한테 일이랑 담임 떠넘기면서 아이들에게 기간제라고 당당하게 소개해버리죠. 애들이 보고 뭘배우겠나요.
미분기하
23/05/26 17:45
수정 아이콘
현장을 모르고 이런말씀 하실때마다 정말 너무 자괴감드네요. 일반선생이 담임 안하는게 아니라, 정교사가 부장교사같은 더 기피업무로 차출되어서 기간제 선생님들이 담임하게 되는 겁니다. 기간제선생님들한테 기피업무 가면 그냥 다음주부터 출근 안하고 다른학교 찾아가는게 현실이고, 실제로 그래서 대부분의 주요업무는 다 정교사가 떠맡아요. 그리고 정교사 담임이 학부모와 학생 만나서 정말 자살 생각할정도로 마음고생하시다 휴직하시면 그 자리는 교육청이 다른 정교사 보내주나요? '학교'에서 알아서 기간제교사 채용해서 빈자리 메꿔야하는데 어떻게할까요? 이 시스템때문에 오히려 교장 교감도 기간제 선생님 웬만해선 못건드립니다. 자리는 계속 비는데 기간제 들어오시는 분이 없어서 기간제선생님이 나가시면 큰일나거든요. 추가로 공립 중고등학교 기간제 교사 비율 꽤 높습니다. 당장 제 과목만 해도 선생님 9명중 4명이 기간제 선생님이에요. 숫자가 부족하니 기간제 선생님들이 담임하는데 일부 언론이 기간제만 담임 시킨다 이러니까 그게 사실인줄 알고 이런말 하시는거 들으니 참 속상하네요.
우리아들뭐하니
23/05/26 19:23
수정 아이콘
저도 기간제로 일하는 지인에게 한테 직접들은거라 만날때마다 저한테 한풀이를 하는데.. 모르겠네요.
그리고 담임은 할수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부러 아이들에게 기간제라고 꼭찝어서 소개하는건 진짜 여초의 기싸움처럼 느껴지더군요.
정치적무의식
23/05/26 21:08
수정 아이콘
지역(동네 단위로 세밀하게)과 전공에 따라, 기간제 선생님들의 처우가 극과극으로 이루어지긴 합니다.
으랏차
23/05/26 21:31
수정 아이콘
제가 들은 바와 같네요. 정규 교원 티오를 안 보내줘서 교원수급이 어려운 지역일수록 기간제 담임이 많다고 들었네요. 교원감축이 교육부 기조라 당분간 기간제 담임비율은 늘어나지않을까요?
으랏차
23/05/26 20:10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글 내용 중에 사범대 논문에 “교과이론”이 없다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되서 그런데, 좀 더 설명해주실수 있으신가요?
정치적무의식
23/05/26 21:04
수정 아이콘
각 교과별 교사의 수업 컨트롤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수업 컨트롤에 대한 이론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타임아웃! 이런거 외치지 말고요..

교과에서 논문뿐 아니라 많은 이론서들이 교육공학, 교육철학, 교육심리 등은 융합해서 챙깁니다.
하지만 교과별로 발생할 수 있는 학생의 돌발 행동이나 태업에 대해서는(적어도 교육상담) 너무 힘들고 어렵고 민감해서 외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논문의 경우, 수업 연구들이 마치 교사가 완벽하게 그리고 학생이 모두 따라가고 있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집니다.
학계가 최소한 교사가 수업을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혜?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으랏차
23/05/26 21:2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대다수의 경우 교육현장과 조금 거리가 있는 연구들이 진행이 되는듯하네요.
댓글자제해
23/05/26 20:25
수정 아이콘
문제는 진상짓이 맞습니다
서비스업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목소리 크면 다 된다고 다른데서 또 진상짓합니다
방법없다는거 잘 아니까 손님일때 보복하는거죠
그만큼 진상에 취약한 환경인거죠
노키즈존 노OO존도 다 그 문제입니다
프리템포
23/05/26 23:44
수정 아이콘
글쓴분이야 지금 만족하신다니 다행이라지만 뉴스보면 교사들 직업만족도 역대최하위에 정신과 진료경험도 25프로 정도 되던데요 진상학생이나 학부모 제대로 만나면 1년동안 쌩고생..
쇼쇼리
23/05/30 16:20
수정 아이콘
어린이집, 유치원은 물론 학교 교사 쪽도 어째 소아과 처럼 되어가는 것 같네요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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