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임요환', 역시 서지수

핵폭탄 무력시위… 남자 못지않은 실력 과시
'화제의 데뷔전' 염선희, 이지혜에 패배 충격

"앞으로 모든 경기에서 '핵'을 쏘겠다."
과연 '여자 임요환'이었다. SouL 서지수가 11일 서울 신촌 아트레온 극장 1층 오픈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차 게임TV 여성부 스타리그' 개막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상대는 데뷔전을 치른 플러스의 프로토스 유저 박지혜. 박지혜는 경기 중반 서지수의 팩토리 6개에서 쏟아져나오는 벌처와 탱크 러시를 잘 막아내는 등 수준급의 실력을 보였다.
그러나 서지수는 무력시위라도 하듯 '핵폭탄'까지 준비했다. 결국 상대는 핵이 발사됐다는 메시지가 나오기 직전 GG를 날렸다.
한술 더 떠 서지수는 "나머지 8경기에서도 모두 핵을 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예고를 날렸다. 스타크래프트에서 핵을 얻어맞는다는 것은 승패를 떠나 최고의 치욕으로 느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지수의 모습은 '여성 게이머'의 수준을 넘어섰다. 올 하반기부터 지독하게 훈련에 매달린 결과다.
지난 10일 열린 챌린지리그 예선에서는 남성 게이머를 거의 이길 뻔 했다. 방심한 나머지 본진 수비를 허술히 한 것이 1대2로 패한 원인.
반면 화제 속에 데뷔전을 치른 팬택앤큐리텔 염선희는 긴장한 나머지 플러스 이지혜의 '럴커 작전'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경기 후 한동안 충격에 빠져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모습.
이밖에 서지수와 더불어 여성 최고수로 꼽히는 삼성전자칸 김영미는 '폭풍 스타일'로 SouL의 신인 김가노를 무너뜨렸으며, 3차 리그 출전자인 한미경(무소속)도 SouL 이지수의 과감한 더블 넥서스 전략을 가볍게 격파했다.
이처럼 이번 대회는 기존 강자들이 한발 앞서는 양상이었으며, 전반적으로 여성게이머들의 수준도 많이 향상됐다는 평을 받았다.
녹화로 진행된 이 경기는 15일 오후 7시 위성 채널 게임TV를 통해 방송된다. < 전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