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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13 22:12:26
Name 야경
Subject [질문] 반려견의 사망원인을 잘 모르겠습니다 (수정됨)
저희 집에서 10년 좀 넘게 함께한, 제 인생의 절반 남짓한 기간 동안 같이 동고동락했던 반려견이 오늘 저녁 7시 40분 쯤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첫 만남은 저희 집 앞에서 떠도는 걸 우연히 마주쳐 데려와 키운 게 시작이었는데 이미 그때부터 젊은 성견이었던 상태였는지라 나이 추정은 정확히 잘 안됩니다.

견종은 요크셔테리어 믹스견, 성별은 암컷이었고 따로 중성화 수술은 안 했는지라 생리를 할 때마다 생리대를 채워주었습니다.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지만 예방접종도 저희가 따로 해준건 없었습니다.

죽기 전까지 앓고 있었던 병은 슬개골 탈구, 유선종양? (악성 여부는 모릅니다)이었고 최근 몇주전에 피부염이 생겨 치료를 받고 완치했던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죽기 직전 보였던 증상으로는 요 며칠간 갑자기 기력이 쇠해지면서 사료나 간식, 죽 등 모든 음식을 다 거부했고 물만 조금씩 홀짝이다 계속 끊임없이 노란색 거품이 있는 공복토? 같은 걸 계속 게워냈습니다.

식탐이 많아서 통통했던 살도 갑자기 쭉 빠졌고 숨쉬기도 힘겨운지 숨도 색색소리를 내며 겨우 쉬었습니다.

죽기전까지 아픈 몸 이끌고 화장실에 걸어가며 배변활동을 하려했었던걸 보면 사고는 계속 했던것 같습니다.

사망 당일엔 부들부들 떨면서 서 있기조차 힘들어하고 계속 가만히 축늘어져 있다가 결국 죽기 직전 마지막까지 공복토를 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죽기 직전 증상들을 보이고 이틀 전에 집 근처 동물병원에 데려가 봤었는데 수의사분은 제가 증상 말씀드린것들 들으시고는 체온 한번 재시더니

체온이 37.7도 정도였는데 강아지가 이 정도 체온이면 많이 낮은 거라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라고 언질만 주셨고 추가적인 설명은 없으셨습니다.

혈액검사를 하면 간, 신장이 안 좋은지 알 수 있지만 이미 검사해보는 게 의미가 없는 상태라고 굳이 돈 쓰지 말라고 해주셔서 제 의지로 영양제만 놔줬는데.. 병원에 다녀온 지 하루가 지나고 바로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2주전만해도 건강했던게 갑자기 이렇게 가버려서 질문 글 쓰는 지금까지도 당황스럽습니다

제가 강아지의 죽음을 눈 앞에서 경험해본 게 처음이라 이게 보통 노견들이 노환으로 사망하는 것과 증상이 일치하는건지, 아니면 다른 원인으로 죽은 건지 알고 싶어 질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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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영혼
20/06/13 22:42
수정 아이콘
저희 집도 노견 키우는 입장이라 안타깝네요. 보통 10살 정도가 소형견 건강검진 적기라고 들었습니다. 저희 강아지도 그때쯤 혈액검사랑 싹 했구요.
보통 사망 3대 요인이 신장,치아,심장 이 정도로 들었는데..한번 검진받으면 어디를 케어해야되는지 얼추 알게 되죠.
갑자기 수분 섭취가 급격히 늘면 신장/구취가 매우 심하면 치아 등..

개인적으론 아마 자궁 쪽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중성화 여부가 생명줄 4~5년을 가른다고 들어서 그 쪽 문제라고 추측해봅니다.
20/06/14 00:45
수정 아이콘
이제와서 후회해도 의미없지만 건강에 좀 더 신경 썼으면 조금이라도 더 오래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이전까진 중성화 수술등 강아지 몸에 칼 대는 것에 거부감 같은게 있었는데 앞으로 강아지 또 키울 일이 있을진 모르지만 만약 생긴다면 다음부턴 생각이 좀 바뀔 것 같습니다. 잊혀진영혼님은 키우시는 노견과 오래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란고란
20/06/14 09:55
수정 아이콘
중성화수술과 수명도 관계가 있군요. 처음 알았네요.
야니스아구에로
20/06/13 22:43
수정 아이콘
저희 강아지도 몇년전에 병원 갔다오고 한두시간만에 무지개다리 건넜어요. 15살까지 살다 갔는데 제 경우랑 비슷한거 같아요. 저도 병원 갔을때 이미 많이 힘들어하던 상태였거든요. 그래도 애가 참 기특한게 가장 정이 많이 들었던 엄마가 회사에서 오실때까지 버티다가 마지막 힘으로 고개를 한번 돌려서 쳐다보고 무지개다리를 건너는데 아직도 생생하네요. 지금 많이 힘드실텐데 힘내세요.
20/06/14 00:48
수정 아이콘
힘 없이 축늘어져서 부들부들 떨고있는데 아무것도 해줄수 있는게 없어서 참 무력감 많이 느꼈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필이면 오늘 저녁에 갑자기 비가 주륵주륵 내려서 당분간 잊고 싶어도 비올때마다 이 녀석 생각날 것 같습니다.
20/06/13 23:22
수정 아이콘
유선 종양으로 암이 퍼졌거나 자궁축농증일 겁니다.
특히 자궁축농증은 긴급이라 늦게 알아차리면 답이 없다고...
20/06/14 00:51
수정 아이콘
종양으로 보이는 덩어리가 몸 이곳저곳에 생각보다 많이 늘어났더라고요.. 자궁쪽에서 뭔가 고름 같은게 나오는것 같지는 않았는데 자궁축농증이었을수도 있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0/06/13 23:24
수정 아이콘
제가 20살 때 길렀던 강아지는 하룻밤 사이에 급격히 안 좋아지더니 다음 날 죽었습니다. 워낙 작고 어린 놈이어서 잔병(마찬가지로 피부병 같은)은 있었는데, 그날 전 까진 특별한 증상 같은 건 없었거든요. 당시 제가 재수생이었던지라 병원은 엄마가 데리고 갔는데, 제 기억이 확실치는 않지만 강아지 홍역으로 그렇게 된 걸로만 알고 있습니다. 증상이 본문 내용과 흡사했으나 발생이랑 진행속도는 더 빨랐네요. 개들이 계속 구토할 땐 사람들과는 다르게 많이 치명적인 상황일 수 있다고 합니다.
20/06/14 00:56
수정 아이콘
구토를 이전부터 종종 하긴 했는데 그저 간식 과다섭취 때문인걸로만 치부하고 간식 주는 양만 줄였었는데 왜 좀더 신경 써주지 않았나 미안해집니다.. 감사합니다.
조지아캔커피
20/06/13 23:42
수정 아이콘
올해 1월에 먼저 가버린 우리집 강아지와 거의 비슷한 증상을 거치고 갔네요 나이는 16세였습니다.
딱 저런증상이었고 식사를 거부해서 매일 수액맞추면서 버텼는데... 한달정도 있다가 갔습니다.
수의사선생님도 x레이 한번 찍으시고 간쪽이 안좋은거같다며 딱히 다른처방 안해주셨어요 물어보진 않았지만 간암같았습니다.
공복토만 억제하는 약만 어떻게든 먹였네요 계속 헛구역질해서 잠도못자고 힘들어해서요...
아마 수명이 다해서 간거같고 그래도 길에서 떠도는것보다 좋은가족만나서 수명을 채우고 떠난거니 다행이네요

힘내시고 멘탈잡기 힘드시면 강아지 장례식 해보세요(꼭 농림부 정식 허가 받은곳에서 하세요)
그냥 형식상 절차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마음정리하는데 도움 많이됬습니다.
20/06/14 01:05
수정 아이콘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아지 장례식은 생각을 안해본건 아닌데 가족들이 금액적 문제로 거부감을 느끼셔서 고민이 많이 되는데 아직 결정을 못내렸습니다. 동물병원에서 폐기물 취급하듯 사체 모아서 화장시키는게 합법이지만 이건 좀 아닌것 같다고 할아버지, 할머니 묘 계신 선산에 묻자고 하시는데 이게 올바른건지 갈피를 못잡겠습니다. 그래도 어드바이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지아캔커피
20/06/14 01:45
수정 아이콘
제 경우 비용은 화장비용 + 유골함 좋은것(방부목에 밀봉가능해서 분골이 오염되지 않고 상시보관가능하다가 나중에 땅에묻으면 그대로 썩는것)
해서 계산은 형이 했는데 60만원 안됬다고 했어요.
장례식장에서 상담할때 딱 시작부터 비용 오픈하고 추가금 나오는과정 다 설명해줬어요
거기에 무슨 스톤? 으로 만들어도 준다는데 그건 만드는과정을 볼수없고
또 나중에 묻어도 돌처럼 남아서 썩지않는다고해서 안했구요(이것도 추가비용듬)

비용이 많이 든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사실 엄밀히 따지면 반려동물사체는 일반쓰레기봉투에 버려야하는거라....
선산에 묻으시던 화장을 하시던 후회남지않는게 최우선입니다. 마음편해지는 방법으로 결정하세요
20/06/14 08:07
수정 아이콘
신경 많이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유료도로당
20/06/14 05:09
수정 아이콘
중성화 안한걸 고려하면 10년+a 살았으니 거의 수명만큼 산거라고 보입니다. 죄책감은 갖지 마세요.
글쓴분 상심이 크시겠네요. 힘내시길..
20/06/14 08:13
수정 아이콘
죄책감도 있지만 10년 넘게 함께 지냈던 정든 녀석이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고 서글프네요.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6/14 11:00
수정 아이콘
신부전이나 심부전으로 다른 장기들 기능도 같이 떨어지면서 죽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질문과는 별개로 길에서 떠돌다가 좋은 주인을 만나 10년 넘게 행복하게 살아서 강아지는 행복했을겁니다.
20/06/14 16:02
수정 아이콘
저는 제가 주인으로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러블세가족
20/06/15 19:44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증상은 비특이적 증상이라 정확히 어떤게 원인인지 알기는 어렵지만..

신부전, 자궁축농증, 유선 종양 전이 정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세가지 모두 말씀하신 증상인 악액질이 올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중성화 수술로 자궁축농증과 유선 종양(첫 생리 전에 수술시 발병률 1% 이하, 2번째 생리 전에 수술시 발병률 7% 이하)을 예방 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다음번에 암컷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게 되신다면, 중성화 수술을 고려해주세요.
20/06/16 18:29
수정 아이콘
불충분한 정보제공인데 그래도 강아지가 죽게된 원인은 무엇인지 알수있게 유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에 다시 기회가된다면 중성화수술 고려해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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