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7/09/22 23:04:41
Name Love.of.Tears.
File #1 1024x768.jpg (377.6 KB), Download : 134
Subject [L.O.T.의 쉬어가기] v0.90


버전 0.90

공식맵 기준으로 최초 러프버전(Ruff)이후에 테스트 버전으로 수정과 지형처리 검증을 거쳐 공식맵이 되기 위한 준비 버전이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틀릴 수도 있다.) 0.90버전은 테스트 버전이기에 공식맵으로 채택되는 (기본적으로 1.0버전) 버전과는 많이 틀릴 수도 있다.

뜬금없이 왜 맵 버전이야기부터 시작하는지 의아하시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이해를 돕고자 써 놓았습니다. 맵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정말로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 이유중 하나가 컨셉트를 잡는 일 때문일텐데요. 시대가 원하는 아니면 그에 반대되는 맵들을 양산해 내기 위해 맵을 구상합니다. 마치 작곡가들이 오선지에다 음표를 그리듯이요. 그리고 제작자 분들에 따라 틀리겠지만 제목을 정하거나 맵 에디터를 켜고 자신이 생각한 대로 만들어 보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최초의 버전(러프버전 : 0.80)이며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테스트 하기에 이릅니다. 그 첫 버전이 바로 0.90버전인 것이죠. 물론 이것 역시 맵제작자 여러분의 성향에 따라서 틀려질 수 있습니다.

한번은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0.90부터 0.1씩 수정이 이루어져 공식맵이 되는 1.0버전의 맵이 과연 완전한 맵일까 하는 발칙한  생각을요 뭐 생각할 것도 없었지만 나름의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당연히 '아니다'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일을 가지고 왜 그리 오래 생각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만 여하튼 그런 결론으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왜냐하면 1.0이후에도 1.1. 1.2, 혹은 네오버전까지 나오니까요... 그렇다면 내 인생은 과연 버전 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만 있어보자, 나의 탄생일을 기점으로 0.80, 그리고 지금까지는 한 0.90버전 쯤?  그리곤 씨ㅡ익 하고 웃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제가 생각하는 저는 아직 테스트 버전이라고 하기엔 더없이 부족해보였기 때문입니다. 러프버전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어려움과 고통들 그리고 즐거움과 소중한 것들이 제게 지나쳐갔지만 아직도 한없이 나약해지는 저를 보며 아직 멀었음을 보았습니다. 행복을 느낀다는 것과 불행함을 느낀다는 것, 그것은 한끝 차이임을 피부로 알고 있으면서도 상황에 만족 않는 나. 관계 속에서 힘들어 하는 나. 사랑의 소중함을 부르짖으면서도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하지 못하는, 그 말 속 책임의 값이 나에게 올까봐 회피하는 나약한 제가 비춰졌습니다.

저는 지금 누군갈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그게 아니라서 진짜 '사랑'을 알려하며 나만의 진리를 어딘가에 있을 또다른 나인 그이에게, 그이의 심장 안에 꽂아주려고 먼발취서 조준점을 맞추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게임을 하다가 요환이형과의 대화 속 나를 일으킬만한 불꽃을 잊어버리고 한숨을 내쉴 때에도... 그 말대로만 하면 되는데 갈 지 자로 걸을 때... 그것은 0.90이 아닌 0.82정도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간에겐 1.0의 결과물이 없을 줄 압니다. 더구나 1.1이나 네오버전은 있을 수도 없죠. 완성되고 나서 수정할 순 없으니까요... 누구에게나 러프버전의 시절이 있고 테스트 버전의 시절이 있습니다. 그것이 모진 시련이든,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홀로 뱃사공 같은 처지이든 간에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여기서 멈출 순 없지 않겠습니까? 테스트 버전이 되는 그날까지 헤엄치고 또 다시 헤엄쳐 0.99버전까진 가봐야죠... 또 누가 아나요? 0.99버전의 옵저버가 되서 두 눈으로 세상을 훤히 바라볼지...?

당신의 인생 버전은 몇입니까?


Written by Love.of.Tears.


* anistar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9-27 20:34)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7/09/23 18:25
수정 아이콘
올해 연도를 주민번호 앞 두자리 숫자에 뺀 수가 내 나이란 것이 서글픕니다. 그나이에 맞게 인격적 성숙이나 사회적 지위가 오지 않은 것이 슬픈 건지, 나이 먹음은 곧 새로운 인연의 기회가 줄었다는 등식이란 생각에 괴로운 건지...
살아온 세월보다 살아갈 세월의 가능성에 희망을 두렵니다. 영원히 러프버전이고 싶네요. 내가 언제 스스로에게 책임을 지웠던가?
마음의손잡이
07/09/26 01:14
수정 아이콘
웬지 무서워지는 글이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096 마재윤 선수, 라이벌이 되어주세요! [25] My name is J9793 07/10/11 9793
1095 WCG 2007 시애틀 현장 스케치 [17] M Powered7130 07/10/11 7130
1094 WCG 결승전 개인적 관람 후기-(사진 링크 수정반영) [17] shildy9467 07/10/09 9467
1093 박성준의 투신이라는 이름의 값어치.. [23] TaCuro11427 07/10/07 11427
1092 9월 Monthly Choice Of PGR21 - 김구현(STX) [9] 프렐루드6537 07/10/05 6537
1091 미래가 기대되는 차세대 저그선수 5명 [53] olympus12236 07/10/04 12236
1090 Flying Circus [16] 총알이모자라7166 07/10/04 7166
1089 저그에 가능성에 대해서 [22] 펠릭스~7920 07/10/04 7920
1088 제3의 물결 [13] Lunatic Love7608 07/10/03 7608
1087 그는 왜.....[마재윤 vs 이영호 뒷북 후기] [22] The Greatest Hits10814 07/10/03 10814
1086 제가 생각하는 역대프로게이머들의 전성기(수정!) [25] 이영수`9143 07/10/02 9143
1085 COP TOP 10 리스트 [5] 프렐루드7354 07/10/01 7354
1084 김택용의 저그전에 대한 분석 [54] 남자의로망은12050 07/09/30 12050
1083 페르소나 제작노트 [37] Forgotten_9662 07/09/30 9662
1082 PGR평점 랭킹 - 9월 30일 [7] ClassicMild5375 07/09/30 5375
1081 명경기의 유형(이재호vs진영수)- 스포有 [31] 넨네론도8859 07/09/28 8859
1080 "PGR 평점" 을 이용한 랭킹! [15] ClassicMild7454 07/09/23 7454
1079 Starcraft Stats가 닻을 올립니다. [64] 프렐루드10730 07/09/22 10730
1078 [L.O.T.의 쉬어가기] v0.90 [2] Love.of.Tears.5201 07/09/22 5201
1077 김구현-이성은 선수의 경기로 생각해본 현 'ppp'의 문제점 [38] 구름비14676 07/09/19 14676
1076 [신한은행 07 프로리그 후기리그] STX VS 삼성전자(김구현 VS 이성은) ACE 결정전 [15] shildy6654 07/09/19 6654
1075 서양사와 스타 흐름의 짜맞추기 [21] 더미짱8148 07/09/18 8148
1074 개인 승패 정리 차트 [7] 프렐루드6047 07/09/17 604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