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1/09/04 15:46:52
Name 28살 2학년
Subject [잡담] 글쓰기 버튼에 관한 잡설
얼마전 피지알에 '관련글 코멘트화'에 관한 글이 올라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글쓴이는 자게에 예전만큼 좋고 많은 글이 올라오고 있지 못하다. 그 이유는 관련글 코멘트화 규정 때문이다.
이것 때문에 필력 있는분들의 좋은 글이 못올라오고 있다라는 것이 글의 요지였는데요. 저는 조금 다른 생각에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바쁘신 분들을 위해 요점부터 말씀드리면 제 의견은 '까일까봐 못쓴다.' 입니다.
피지알의 글쓰기에서 가장 큰 장점중의 하나가 양질의 댓글이 달린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때로는 본문에서 밝히는 것보다 더 신뢰성 있고 괜찮은 내용이 댓글에 달리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하지만 이 훌륭한 장점은 때때로 독이 되어 작용하기도 합니다. 잘 모르고 적었다간 이른바 개같이 까일수도 있거든요.

글쓴이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글에 대한 타인의 비판은 자신에게 거름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면 상처로 남기도 합니다.
그래서 심장이 약한 분들은 글쓰기가 위축되고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기에 앞서 어떻게 하면 안까일까 하는 걱정부터 하게 되구요.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특히나 공격형 발언을 접하게 되면 그 글이 제가 쓴 글이 아닐지라도 굉장히 불쾌하고 얘한테 그대로 갚아주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되더라구요.

만약 글쓴이가 어떤 주장을 하는 것이라면 꼭 모든걸 알아야하고 전문가라서 글을 쓸 수 있는게 아닙니다.
비전문가가 하는 말이라도 때로는 전문가가 하는말보다 신뢰성이 있을수 있고 전문가가 하는 말이라도 틀릴수도 있습니다.
제 주분야인 경제/경영 분야를 예로 들어보면 작년말에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최한 한 세미나를 아는 교수님 소개로 가게 되었는데,
강연에 나선 30년 경력의 현직 모 투자증권 리서치헤드는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2400~2600에 이를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현재까지만 놓고보면 코스피지수는 올해까지 그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고 지수는 그 수치를 크게 하회하니 그의 말은 아직까진 틀렸습니다.
또, 10여년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가 주축이 되어 설림한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라는 회사는 그들만의 첨단이론으로 무장한
금융공학 상품을 내세워 한때 큰 돈을 벌었지만 얼마 못가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하자 그들이 투자한 채권이 박살나며 파산하고 맙니다.
전문가도 틀립니다. 주식에 주자도 모르는 원숭이가 펀드매니저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두기도 합니다.

누구나 틀릴 수 있고 실수도 하며 살아갑니다.(제가 투자해서 실패한 종목 이야기만 하더라도 책으로.... 아 여기서 잠시 눈물좀 닦고 ㅠㅠ...)
글쓰기 괴수들의 글과 비교해서 창피함을 느끼신다거나 무서운 댓글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시고 글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피지알의 다양성을 살리는 길입니다. 맨날 괴수들만 글쓰면 재미 없자나요.
(저는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글쓰기 버튼을 누르시기 전에 내용을 복사해두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더 두렵습니다.)


ps. 겜알못류 댓글 좀 안봤으면 좋겠습니다.
     그 논리는 축구이야기는 퍼거슨이나 과르디올라, 야구이야기는 야신, 노래이야기는 이선희 수준 안되면 쓰면 안되거든요.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09-05 16:17)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낭만원숭이
11/09/04 17:19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게다가 전 비꼬는 말투로 댓글 다시는 분들이 보기 안좋더군요..
youngwon
11/09/04 21:42
수정 아이콘
저도 공감 한표 던집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은 피지알에서 조금이나마 '덜 까이기 위해' 글 곳곳에 이리저리 실드를 치다보면,
애초에 내가 생각했던 순수한(?) 글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395 (08)제2멀티로 보는 향후 관전 포인트 [22] 김연우6660 08/11/28 6660
1394 (08)관대한 세금, 인정넘치던 나라 이야기 [38] happyend6397 08/11/14 6397
1393 (08)[서양화 읽기] 우키요에와 서양미술의 만남 1편 [15] 불같은 강속구9506 08/10/20 9506
1392 딸아이의 3번째 생일 [20] 영혼의공원4924 11/09/08 4924
1391 (08)그때는 몰랐던 것들 [7] 탈퇴한 회원5002 08/10/18 5002
1390 (08)임진왜란은 화약전쟁 [52] happyend7778 08/09/19 7778
1389 [경제이야기?] 복지는 세금으로한다. 그런데 우리는 세금을 낼 준비가 되어 있는가. [19] sungsik5414 11/09/06 5414
1388 후배가 결혼하다. [7] 헥스밤9396 11/09/05 9396
1387 지하철 그녀 [10] 크로우7485 11/09/05 7485
1386 (08)천재(天才)가 서역(西域)으로 떠나기 이틀 전... [42] The xian8160 08/11/07 8160
1385 (08)소소한 답사이야기)잊혀진 신화를 찾아 익산으로 [10] happyend4295 08/08/31 4295
1384 [잡담] 글쓰기 버튼에 관한 잡설 [2] 28살 2학년3343 11/09/04 3343
1383 레바논 전 보고 느낀 점 적어봅니다 [38] 생선가게 고양이7027 11/09/03 7027
1382 [연애학개론] 밀당의 기본 [35] youngwon6938 11/09/02 6938
1381 단종애사 - 4. 숙부와 고립무원의 조카 [26] 눈시BB4020 11/09/02 4020
1380 SKY92님 불판 모음집 [11] OrBef4208 11/09/04 4208
1379 lol, 리그 오브 레전드)euphoria의 챔프 가이드 이모저모 #1 Range AD편 (2/2) [18] Euphoria4234 11/08/22 4234
1378 [해외축구]아스날, 클럽의 구심점과 치고 나갈 타이밍. [63] 대한민국질럿6391 11/09/02 6391
1377 고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위한 조언. [15] 凡人6072 11/08/31 6072
1376 (08)너의 '무기'가 되어줄 수 있어 기쁘다! [23] 네로울프7492 08/06/27 7492
1375 (08)1100만원짜리 광고를 사고 싶습니다. [124] 분수8858 08/05/29 8858
1374 (08)경쟁의 묘미-슬램덩크가 재미있는 이유 [18] 총알이모자라7305 08/01/08 7305
1373 [연애학개론] 이런 여자 만나지 마라1 - 솔직하지 못한 여자 [29] youngwon10015 11/08/27 1001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