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2/10/20 14:00:58
Name Love.of.Tears.
Subject 요환이형 미안해… (수정됨)
3년 전 8월 말의 일입니다. 06년도 9월에 첫만남을 가진 곳이 요환 선수의 생일파티 현장이었는데 07년도와 08년도에는 아쉽게도 한 번은 없었고 한 번은 못 갔기 때문에 오랜만에 찾아 온 기회를 잃을 수 없어 주일 일찍 예배를 마치고 종로로 향했습니다. 지하철로 2시간 반을 타고 도착했을까요? 기분 좋은 느낌이 저를 반기고,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저를 알아보시곤 인사도 해주셨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고 여러 가지 게임을 했습니다. 그러나 전 한 마리 옵저버가 되었습니다. 이유는 혹여 제가 오신 분들한테 피해가 되면 안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두 가지 게임이 종료 되었을 때쯤이었을까요? 요환 선수는 저를 발견하고

“어?! 지슈~왔네. 게임 같이 못해서 심심하지? 행사 끝나고 보자.”

저는 흐뭇하게 웃으며

“알았어. 형. 신경 쓰지 말고 거기 그 분들 이기시게 잘 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어. 알았어.”라고 답하고 게임에 열중하더군요.

한참이 지나 행사가 끝날 무렵 팬 카페 운영진들은 온 분 모두에게 장미꽃을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행사의 피날레 타이밍이 왔음을 직감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피날레 때는 늘 요환 선수가 무대 중앙에 있고 팬 분들이 앞으로 나와 장미꽃을 나누어주곤 했습니다. 그러면 요환 선수가 팬 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허그를 해주었습니다. 많은 인파 속에 저를 잠시 잊고 있던 형은 저를 발견하곤

“지수야! 참…”

제 곁으로 다가와서는

“언제 왔어?”

“어. 새벽부터 준비해서 오늘 주일이니 예배드리고 온 거지 바로. 형 보려고.”

“에이. 내가 뭐라고 네가 이러냐… 에휴 이리 와 봐.”


그리고선 저를 꽉 안아주었습니다.


EZM3fMn.jpg

많이 흔들렸지만 전 이 사진을 좋아합니다. 형 손에 들린 종이는 응원 글입니다. 안아 주면서 요환 선수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안해. 항상. 못 챙겨줘서…”
“무슨 소리야. 내가 미안하지…”

행사가 마무리 되고 인원이 다 빠져나간 후 저는 요환 선수에게 말했습니다.

“형, 밥이나 먹을까?”
“어. 좋지”

밥 먹으러 가서는 본인은 먹는 둥 마는 둥 저만 주느라 바쁜 바보 요환 선수. 저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힘들었지?”
“어, 조금…”
“그래도 힘을 좀 내 봐. SKT도 중요하지만 나한테는 임요환이 본진이야.”

한참을 있더니 알았다고 했습니다. 아니,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후 요환 선수는 자유의 날개를 준비했고 열정을 다했습니다. 그 열정에 본인도 후회 없길 바라고 저는 박수를 보내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이 미안합니다. 그의 선수 생활에 압박을 넣은 것 같아서요. 가연 누나의 마지막 글에 묘사 된 요환 선수의 말이 맘이 아픕니다.

“형. 미안해. 정말 미안해. 다만 어떤 식으로든 형이 이 판에 대한 열정을 회복했으면 해. 그리고 혹여 그렇지 못하더라도 형이 행복하기만 바랄 뿐이야…”


Written by Love.of.Tears.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11-04 07:04)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엘더스크롤
12/10/20 14:08
수정 아이콘
연맹 네 이놈들(선수.감독) 니네는 천벌을 받을거다...
지금도 너희들은 뭐가 잘못된지 모르고 히히덕 거리고있겠지..
불굴의토스
12/10/20 14:11
수정 아이콘
아...요환이형...
불굴의토스
12/10/20 14:11
수정 아이콘
SKT 코치로 가면서 먹은 배신자라는 욕이 얼마나 가슴아팠을지..
쌀이없어요
12/10/20 14:13
수정 아이콘
연맹 네 이놈들 ㅠㅠ
사티레브
12/10/20 14:16
수정 아이콘
이선수의 이세계의 이름이 들어간 팀에 레기붙이던 선수는 연패중이네요

항상 응원합니다
등과 더불어 그냥 무조건 응원합니다
하늘이어두워
12/10/20 14:17
수정 아이콘
그 무엇이 됬던간에 임선수의 열정을 막을순없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걸 막다니.. 다른의미로 그분들이 참 대단하다 생각되네요
다시 훌훌털고 선수로든 감독이든 멋지게 날아올랐으면 좋겠습니디
임요환 수석코치 화이팅!
갈리토스
12/10/20 14:26
수정 아이콘
스타2가 누구 때문에 관심도가 올라갔는데 배은망덕한 놈들...
다신 스타2따윈 안봅니다.
NLostPsiki
12/10/20 14:28
수정 아이콘
어제 김가연 구단주의 글을 보고 마지막 그 말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이게, 내가 그동안 열정을 느끼고 꿈을 지켜보고 희망을 품었던 E-sport의 현주소라는게 너무나 슬펐습니다.

임요환 수석코치, 당신의 그 부정당한 꿈과, 그럼에도 잃지 않는 열정과, 당신의 이 판에서 계속될 활약을 응원합니다.
툰드라
12/10/20 14:59
수정 아이콘
임요환 화이팅!!!
키스도사
12/10/20 15:25
수정 아이콘
이글 보니 참 가슴이 찡하네요.

임요환의 팀이 왕따를 당하고, 임요환이 그렇게 잘 해줬던 선수들이 배신을 하고 막말을 하고...그간 받았을 상처는 아마 상상 초월일거 같습니다. 무엇을 하시던간에 정말 잘되었으면 좋겠어요. 임요환은 이스포츠의 역사와도 같으니까요.
착해보여
12/10/20 18:30
수정 아이콘
요환이형 힘내요 ㅠㅠ
시지프스
12/10/22 09:33
수정 아이콘
임요환은 무엇이든 해낼껍니다. 임요환이니까요!!
공무원
12/11/04 12:48
수정 아이콘
하나~둘~셋~
임요환 화이팅~!!!!!!!!
곧미남
12/11/04 21:34
수정 아이콘
이판이 만들어진 가장 큰 계기가 됐던 그분 화이팅!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005 [LOL] 정글 자르반 기본 가이드! [40] Havoc6953 12/11/07 6953
2004 [공포] 난 사육당했었다. [80] 삭제됨21219 12/11/02 21219
2003 엄재경 해설님이 강의를 오셨습니다. [51] DEICIDE12428 12/10/31 12428
2002 본격 pgrer 이벤트, <키배말고 칭찬해요> [155] 절름발이이리6794 12/10/30 6794
2001 [영화공간] 이제는 주연급에 올라선 그들의 최고 조연 캐릭터들 [44] Eternity10610 12/10/28 10610
2000 똥아 안녕~ [31] 이명박6748 12/11/06 6748
1999 똥인간 연애함 [110] 이명박12590 12/11/05 12590
1998 눈물똥 [11] 이명박5185 12/11/02 5185
1997 똥에게 [37] 이명박6463 12/11/01 6463
1996 똥의 힘 [33] 이명박8876 12/10/31 8876
1995 똥을 싸고 [18] 이명박5317 12/10/23 5317
1994 똥을 싸며 [19] 이명박7920 12/10/22 7920
1993 부마항쟁 [8] 눈시BBbr6252 12/10/22 6252
1992 이번 7차 스타리그 결승장소입니다 - 소닉 [57] 소닉9549 12/11/02 9549
1991 스타크래프트1 리그 계속 진행중입니다. [38] 소닉8966 12/10/29 8966
1990 요환이형 미안해… [14] Love.of.Tears.8637 12/10/20 8637
1989 2012 HOT6ix GSL Season 4 Code A 최종 결과 정리 [29] DavidVilla4949 12/10/19 4949
1987 똥을 싼다 [20] 이명박9329 12/10/21 9329
1986 그만 좀 떠밀어라. [34] The xian10634 12/10/18 10634
1985 [어제] 유신 [32] 눈시BBbr8092 12/10/18 8092
1984 [LOL] EQQQ로 수정의 상처를 누비는 도미니언의 리븐을 소개합니다. [16] 럼블리프트7400 12/10/15 7400
1983 솔로 탈추울...? [35] seotaiji8359 12/10/14 8359
1982 다음 날 아침 [2] 네로울프3974 12/10/10 397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