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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1/30 06:54:36
Name OrBef
Subject [영어 동영상] 클린턴 vs 샌더스, "내가 너보다 더 잘할 수 있어요"
공화당 관련 동영상을 올릴 때 잠시 언급했었듯이, 제 정치적 스탠스는 중도 좌파 (어디까지나 미국이나 한국 기준) 입니다. 따라서 공화당보다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애착이 더 갈 수밖에 없지요. 

민주당 경선은 클린턴 vs 샌더스의 2파전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세 번째 후보인 오말리는.... 정말로 대통령 후보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부통령 자리 확보하기 위해서 나온 느낌입니다이 둘은 주장하는 정책도 제법 다르고, 살아온 인생 역정도 많이 다르고, 둘 다 품격있는 토론을 이끄는 사람들인지라 민주당 후보 토론회 보는 재미가 굉장합니다. 월요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두 분의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인데, 저는 아직도 클린턴이 이길 거라고 보는 사람이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샌더스가 턱밑까지 추격해 온 상황입니다. 어차피 우리 모두 아마추어니까 괜한 미래 예측은 접어두고, 두 양반이 토론하는 하일라이트를 보면서 이분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도 보고, 영어 공부도 하시죠.

1. 우선 가볍게 인사말 듣고 시작하죠.

[6:30 ~ 8:55. 해당 시간으로 재생을 맞춰두었습니다]
사회자 - 오바마 대통령은 본인 당선되면 최우선 과제로 의료 보험법을 개혁하겠다고 했었죠. 당신이 대통령이 되면 첫 100일 동안 가장 우선적으로 착수할 일 세 가지가 뭡니까?
샌더스 - 첫 번째는 의료 개혁입니다. 미국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죠. 이런 나라에서 의료 보험이 '인권' 의 영역에 속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1] 그리고 최소 임금을 시간당 $15로 올려야죠.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사회 기간 시설은 부끄러울 정도로 낙후되어있는데, 이것을 보수하는 대사업을 벌임으로써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겁니다. 이 모든 것을 통해서 우리는 모든 미국인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겁니다. 중산층을 회복할 것이며, 부자들은 정당한 세금을 내기 시작할 것입니다.
클린턴 - 저는 이미 경제 회복 계획서를 작성해두었는데, 백악관 들어가면 최대한 빨리 국회에 그걸 제출해야죠.[*2] 제 계획서는 2차 산업, 특히 clean energy (이거 한국에서는 뭐라고 하나요?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진흥해서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상세 계획이 들어있어요. 최소 임금을 올리고, 같은 직종에 근무하는 여성이 남성과 동일한 임금을 받게 하는 법안을 제출할 겁니다. 그리고 오바마케어를 개선할 법안을 제출할 건데요, 보험 회사가 의약품 관련해서 가입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액수에 최대한도를 정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인들이 다시 단결할 수 있도록 이민 법안과 선거 자금법을 개선할 겁니다.

[*1 오바마케어는 공화당과 보험 회사들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서 상당 부분 타협을 했습니다. 그 결과 전 미국인 대상의 보험 제도를 시작하는 것은 성공했지만, 국가 주도의 단일 보험 제도를 정착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어정쩡한 오바마케어지만 그래도 그걸 기본으로 조금씩 개선해나가자는 것이 클린턴, 오바마케어는 지나친 타협으로 인해 망가진 거나 마찬가지니까 제대로 다시 만들자는 것이 샌더스입니다.]
[*2 나는 준비된 대통령입니다 < 이게 클린턴의 최대 강점이죠. '이미 작성한 계획서'라든지 '국회와 협력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음'등의 표현은 그것을 은연중에 나타내기 위한 것입니다.]

2. 클린턴이 샌더스에게 펀치를 먹였다! 그 효과는 그럭저럭이었다!

[10:22 ~ 14:08]

사회자 - 샌더스 의원에게 질문입니다. 클린턴 장관 말에 따르면 당신은 그동안 총기 법안 관련해서 NRA (미국 총기 연합 - 미국의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모든 운동의 배후에 있는 우파 단체) 편을 들어주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서 말을 바꿨다고 하던데, 사실입니까?
샌더스 - 클린턴 장관도 사실은 자기 공격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요. 30년 전부터 저는 돌격 소총을 비롯한 전투용 화기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해왔어요. 그리고 총기 구입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background check (죄송합니다 이거 한국말로 뭔지 모르겠습니다. 배경 조사.. 정도로 번역하면 될까요?) 을 거치게 만들어서, 범죄나 정신병 이력이 있는 사람들은 총기 구입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죠.[*3]
사회자 - 근데 결국 Gun manufacturer's liability 법안 (총기 사고시 제작자/판매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법안) 이 상원에 올라왔을 때에는 NRA 편을 들어주셨잖아요. 
샌더스 - 그 법안에는 좋은 내용이 제법 있어요. 방탄복을 뚫을 수 있는 총알은 판매를 금지했고, 아동 보호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고, 합법적으로 총기를 판매한 사람들은 그 총기를 이용한 사고가 발생해도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들이었죠.
사회자 - 클린턴 장관, 동의하세요?
클린턴 - 아, 뭐, 네. 제가 샌더스 의원을 공격한 것은 어디까지나 샌더스 의원의 총기 법안 관련 투표 이력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이게 뭐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Brady bill[*3] 에 대해서는 반대 다섯 번, Charleston loophole 법안은 찬성[*4], 총기를 소지한 사람이 기차와 공원에 갈 수 있도록 만드는 법안에 찬성하는 등, 수도 없이 NRA 편을 들어줬어요.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꾸셨다니 다행이긴 하지만요. 

[*3 샌더스는 정치 인생동안 굉장한 일관성을 보여주는 성실한 사람입니다. 근데 샌더스가 말을 바꾸었다는 인상을 주는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총기 법인 관련해서입니다. 총기를 구매하려면 background check 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법안이 Brady bill 이라는 것인데, 샌더스가 해당 법안에 여러 번 반대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경제 사회 이슈에 대해서 샌더스가 클린턴보다 더 좌파인데, 총기 규제만큼은 클린턴이 더 좌파이고, 샌더스는 중도 좌파도 아니라 오히려 우파에 가까운 행보를 보인 셈입니다. 클린턴은 그것을 공격하는 것이고요. 다만 샌더스도 나름의 입장이 있는 것이, 이 사람은 Congressman (하원) 이 아니라 Senator (상원) 의원이고, 상원의원은 자신의 출신 주가 원하는 것을 워싱턴에서 관철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샌더스는 버몬트의 상원의원이고, 버몬트는 사냥으로 유명한 시골 동네(버몬트 미안)인지라, 총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곳입니다. 따라서 샌더스가 속으로 무엇을 원하던, 워싱턴에서 버몬트를 대표하는 투표를 할 때에는 총기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었죠. 그것이 지금 약간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고요.]
[*4 위에서 말한 background check 을 판매자가 3일 내로 행하지 못할 경우, 구매자는 더 기다리지 않고 총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드는 법안. 이게 왜 샌더스에게 약점이 되느냐하면, 이 법안이 통과된 후에 South Carolina 의 어떤 정신병 이력이 있는 젊은이가 바로 이 헛점을 통해서 총기를 구매했고, 그 총으로 9명의 흑인을 죽였기 때문입니다.]

3. 노련하지만 순수해 보이진 않는 클린턴 vs 순수해 보이지만 왠지 80년대 노동가치설 생각나게 하는 샌더스

[15:35 ~ 18:20]

사회자: 클린턴 장관, 경찰들이 종종 과잉 대응으로 흑인 젊은이들에게 발포를 해서 죽이는 일이 발생하죠. 흑인 중 상당수는 이게 우연이 아니라 미국 사회에서 흑인이란 2등 시민이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이게 오해입니까 진실입니까?
클린턴: 슬프지만 진실입니다. 우리나라 경찰에 대한 재훈련과 인종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파일링 금지가 필요해요. 통계적으로 흑인 남자 셋 중 한 명은 교도소에 가게 되지요. 그 사람들이 저질렀다는 위법 내역을 보면 꼭 교도소에 가야만 하는 일들도 아니에요. 백인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면 아마 훈방이나 벌금 조치 받고 끝났을 겁니다. 이런 인종 차별은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하는 숙제입니다.
샌더스: 우리 사법/경찰 제도는 망가졌어요. 미국의 인구 비례 수감자 수는 전 세계에서 제일 높아요. 중국보다도 높습니다. 그리고 그중 대부분이 흑인이나 히스패닉이지요. 수감자 수가 대학생보다 많아요. 그리고 우리나라에 정의는 없어요. 마리화나를 소지했다는 이유로는 처벌을 받지만 월 스트리트에서 서브프라임 사태를 일으킨 사람들은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우리는 국가 예산을 교도소가 아닌 교육과 일자리 창출에 써야 하는 겁니다.

저는 이데올로기가 강한 사람을 보면 불안해합니다. 그 이데올로기가 종교든, 과학 만능주의든, 보수주의든, 사민주의든, 자유지상주의든지 간에 말이죠. 왜냐하면, 저는 이데올로기라는 것은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의 역할을 할 뿐, 그 자체가 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렌즈 자체가 무결점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만나면, 좀 불안해요. 샌더스 영감님은 저한테 그런 일말의 불안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무엇이 주제로 나와도 기승전월가로 끝난달까요? 이 분의 논리에 따르면 부자들에게서 세금을 걷어서 잘 쓰기만 하면 빈부 격차도 해결할 수 있고, 성 차별도 해결할 수 있고, 인종 차별도 해결할 수 있고, 뭐랄까 부자에게서 세금을 걷는 것을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생각하는 느낌입니다. 

반면에 클린턴은 인종 차별은 인종 차별대로, 성 차별은 성 차별 대로, ISIS 는 ISIS 대로 등등 주제에 따라서 천변만화하는 화술을 구사합니다. 극단적으로 똑똑하고 경험이 풍부함을 느낄 수 있지요. 저는 그런 사람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분한테서도 약간의 불안함을 느끼긴 하는데요, '이 사람이 말하는 것 중, 본인이 정말로 진심으로 믿는 것은 몇 가지나 될까?' 라는 의문이 들곤 합니다.

4. 샌더스가 클린턴에게 펀치를 먹였다, 그 효과는 굉장했다!

[51:20 ~ 56:15]

사회자: 샌더스 의원, 당신이 저번 주에 방송했던 광고에서는 다른 민주당 후보는 월 스트릿에서 돈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금융 개혁을 할 수 없다고 했지요? 당신하고 클린턴 장관하고 월 스트릿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다릅니까?
샌더스: 우선 저는 골드만 삭스나 다른 대형 은행으로부터 강연료 명목 등으로 돈을 받지 않았죠. (클린턴은 받았습니다.) 우선 여러분들이 이해해야 하는 것들이 있어요. 서브프라임 사태때 우리는 대형 은행들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해서 세금으로 그 은행들을 살려줬어요. 당시에 제일 컸던 은행 4개 중에서 3개는 그때보다 지금 더 커졌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금융 회사의 자산을 다 더하면 미국 GDP의 60%에 달합니다. 이런 사실들을 이해하고 나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명확해요. 우리는 글래스-스티걸 법을 부활해서 대형 은행들을 쪼개야 합니다. (글래스-스티걸 법은 일반 은행과 투자 은행을 하나의 은행이 겸업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법이었는데, 이 법이 폐지된 이후로 미국의 금융계가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었다는 시각이 상당히 널리 퍼져있습니다) 이 회사들이 미국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너무 강해요.
사회자: 클린턴 장관, 어떻게 생각하세요.
클린턴: 기본적인 시각에는 동의해요. 은행이나 개인이 너무 힘이 세져서 사회에서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안 되죠. 제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은, 샌더스 의원이 '월 스트릿에서 돈 받은 사람은 월 스트릿을 제어할 수 없다' 라고 말하는 부분입니다. 이 발언은 저한테만 적용되지 않아요. 오바마 대통령도 월 스트릿에서 강연료 많이 받았거든요. 하긴 샌더스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을 지칭하면서 약해빠진 대통령이라고 말했었습니다만, 뭐 하여튼, 월 스트릿에서 강연료 받으신 오바마 대통령은 오히려 도드-프랭크 법안을 통과시켰죠 (이 법은 글래스-스티걸 법을 부분적으로 되살린 법입니다. 샌더스는 그것으로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고요). 해서 저는 오바마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서 도드-프랭크 법을 보호하고, 월가를 제어할 겁니다.
샌더스: 오바마 대통령이랑 저랑 친합니다. 말은 똑바로 합시다. 자, 중요한 문제는 이겁니다. 월가에서 당신에게 강연료로 수억을 챙겨주고, 당신 선거 운동에 수십억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그렇게 도움을 받고 나서 정말로 월가를 제어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제 자신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저는 월가로부터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았습니다. 제 선거 자금은 SuperPAC 이 아닌, 풀뿌리 소액 기부로부터 왔지요.[*5] 
클린턴: 애초에 헤지 펀드 등에서 결성한 SuperPAC 들이 매일같이 저를 공격하는 TV 광고를 방송하면서도 샌더스 의원을 공격하는 광고는 만들지도 않지요. 그들이 누굴 두려워하는 지가 분명하지 않나요?

[*5 이건 정말로 대단한 일입니다. 미국의 선거 자금법은 그야말로 개판이라서, 부자들이나 회사들이 SuperPAC 이라는 선거용 단체를 결성한 뒤, 그 단체를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한 무제한 적인 선거 도움을 줄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클린턴이나 부시, 크루즈 같은 유력 정치인들은 SuperPAC 의 도움으로 TV 광고 등에 수십억 원을 쓸 수가 있지요. 샌더스도 아마 본인이 원했다면 상당한 돈을 같은 방식으로 마련할 수 있었겠지만, 샌더스는 거절했고, 본인의 선택으로 SuperPAC 없이 선거 운동을 치르고 있습니다]

클린턴의 가진 가장 큰 두 개의 약점은 1. 이메일 스캔들 2. 월가와의 친분 이렇게 두 개입니다. 샌더스는 품격있는 사람이라서 이메일 스캔들 관련해서는 공격을 삼가고 있습니다만, 월가와의 친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고, 이것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둘 간의 지지율 차이가 점점 좁혀지는 가장 큰 이유가 샌더스의 해당 공격에 대해서 클린턴이 잘 방어하지 못하고 있어서라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예측이 전혀 되질 않습니다.


5. 미국은 오바마가 제시한 길을 따라갈 것인가?

[30:21 ~ 34:50]

사회자: 클린턴 장관, 샌더스 의원의 의료 정책은 Medicare for all (우리나라의 의료 보험 제도와 매우 유사한, 국가 주도의, 비영리 보험 제도) 입니다. 당신은 샌더스의 정책은 오바마케어를 무효로 돌리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고요. 설명 좀 해주시죠.
클린턴: 기억하시겠지만, 저도 전 국민에 대한 의료 보장을 지지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만든 법안으로 혜택받은 어린이들도 수백만이었고요. (사실 클린턴도 의료 보험 관련 일을 하면서 커리어를 쌓았죠) 해서 저도 샌더스 의원이 주장하는 내용에 충분히 공감해요. 중요한 건 디테일이죠. 샌더스 의원이 지난 20년 동안 의료 관련 법안을 9번 제출했었는데, 그 법안 속의 디테일들을 보면 이게 실제로 입법이 되면 효과가 별로 좋지 않을 텐데? 하는 의문이 들곤 했어요. 샌더스 본인 생각에도 본인 법안이 별로였는지, 오늘 토론회 2시간 전에 의료 보험 계획을 다시 발표했더군요. 자, 여기서 생각을 좀 해봅시다. 전 국민 의료 보장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트루만 대통령 이래 60년째 민주당의 숙원 사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야 겨우 오바마케어를 통해서 그 첫발을 디뎠어요. 우리가 오바마케어를 통과하려고 얼마나 많은 토론을 했고 시간과 노력을 얼마나 쏟았는지 기억하시죠? 이걸 지금 와서 취소해버리고 다시 시작하자는 것은 그냥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에요. 우리는 그런 극단적인 방법이 아니라, 오바마케어를 방어하고 그것을 개선해나감으로써 오랜 시간에 걸쳐 전 국민 의료 보장 제도를 성취해야 합니다. 
샌더스: 클린턴 씨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네요. 제가 주장하는 전 국민 의료 보장 제도는 현재의 의료 보험 제도를 취소하거나 무효화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이건 넌센스에요! 제 주장의 요지는, 의료 보험은 미국 시민 전체의 인권의 영역에서 다뤄야 한다는 겁니다. 트루만 대통령도 그것을 바랬어요. 제가 바로 오바마케어 입법 커미티에서 일했어요. 조금이라도 더 좋은 법안이 되도록 많은 수정 작업을 거쳤고, 오바마케어에 찬성표도 던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실을 보세요. 아직도 2천9백만 미국인들이 의료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처방 약품 가격은 세계에서 제일 높아요.[*6] 그러니까 새로 법을 고쳐서 기존 보험회사들을 배제하고, 국가 주도의 비영리 보험을 도입하고, 그렇게 해서 가정당 의료 부담금을 $5,000 줄이자는 겁니다.
클린턴: 지금 말씀하시는 법안이란 것이 기존에 주장했다 취소하신 9개의 법안인지, 아니면 2시간 전에 제안하신 법안인지 잘 모르겠네요. 하여튼 제 요지는, 우리에게는 이미 오바마케어가 있고, 이걸 개선하는 것만이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오바마케어가 형편없는 법인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오바마케어가 도입되면서 새로 1천9백만명의 미국인이 보험 혜택을 받게 되었고, 지병이 있는 사람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고, 성별에 따른 보험금 차등이 없어졌고, 좋은 점이 많아요.
샌더스: 2천9백만명이 여전히 혜택을 받지 못하고, 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들 역시 영국에 비하면 세 배의 의료비를 내야 하는 것은 왜 말씀하지 않으십니까?

[*6 이게 좀 우스꽝스러운 얘긴데, 오바마케어는 정부가 주도했지만 비영리 보험이 아닙니다. 기존 보험회사들이 가입 희망자를 거부하지 못하게 강제했을 뿐, 여전히 보험회사들은 보험료에 마진을 붙여서 돈을 남겨 먹어도 됩니다. '그렇게라도 적용 대상을 넓혔으니 한 발짝 진보한 거지!' 라고 보는 사람이 클린턴이고, '이건 원래 취지와 너무 다르잖아! 에에잇 다시 하자!' 라고 보는 사람이 샌더스]

클린턴은 샌더스에 비해서 훨씬 중도에 위치한 사람이고, '세상을 바꿔보자!!!' 라고 외치는 샌더스에게 사람들이 몰리는 현재의 상황에 당혹감을 느끼는 중입니다. 그것에 대해 반격을 가하려고 최근 시작한 화술이, '나야말로 오바마의 후계자이다. 오바마의 정책은 모두 옳았다. 오바마는 훌륭한 대통령이다. 나는 오바마의 정책을 이어 받아서 그것을 더 좋게 만들 것이다' 라는 식으로 오바마와 본인을 엮고 있습니다. 근데 이게 또 나름 먹히는 중이고, 그저 정치적인 수작이라고 볼 수도 없는 것이, 실제로 오바마와 클린턴은 정책이 비슷하고, 사이도 나쁘지 않고, 오바마도 '공식적으로는 중립' 이지만 '사석에서는 클린턴을 지지' 하는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장면들이 훨씬 더 많지만, 시간 관계상 이 정도에서 마무리합니다.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클린턴 빠돌이입니다. 하지만 글은 최대한 중립적으로 쓰려고 노력했는데, 대충 의도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럼 좋은 주말 되세요.



------ 지난 영어 동영상 ------
2. 크리스토퍼 히친스 "종교의 폭력성": https://pgrer.net/?b=8&n=46491
3. 로버트 바론 "자유주의 신학의 반론": https://pgrer.net/?b=8&n=46577
4. 데이빗 채머스 "의식의 기원": https://pgrer.net/?b=8&n=46815
5. 칼 세이건 "내 차고 안의 드래곤": https://pgrer.net/?b=8&n=46905
6. 대니얼 데닛 "의식의 기원, 유물론의 관점에서": https://pgrer.net/?b=8&n=46987
7. "광고와 노래로 보는 천조국의 종교": https://pgrer.net/?b=8&n=48697
8. 루이 CK, "양키식 자학 코미디": https://pgrer.net/?b=8&n=48820
9. Qualia Soup, "열린 마음 != 무비판적 사고": https://pgrer.net/?b=8&n=49627
10. 로렌스 크라우스, "A Universe from Nothing": https://pgrer.net/?b=8&n=51700
11. 무신론자 (도킨스 etc) vs 기독교인 (크레이그 etc): https://pgrer.net/?b=8&n=52348
12. 스티븐 핑커 "폭력의 역사에 대한 오해": https://pgrer.net/?b=8&n=54887
13. 아인 란드 "개인이 중요하지 연대 따위는 필요 없어": https://pgrer.net/?b=8&n=55614
14. "한 이슬람 청년의 ISIS 가입 이야기": https://pgrer.net/?b=8&n=56640
15. "대선 토론회로 보는 미국 공화당": https://pgrer.net/?b=8&n=60443
16. 버니 샌더스, "사민주의를 미국에!": https://pgrer.net/?b=8&n=60597
17. 힐러리 클린턴, "백악관 넘보지 마. 그건 내 꺼야": https://pgrer.net/?b=8&n=60632
18. 조지 칼린,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 : https://pgrer.net/?b=8&n=60793
19. 존 롤즈, "공정함으로서의 정의" : https://pgrer.net/?b=8&n=61977
20. 켄 로빈슨, "공교육은 창의력을 파괴하는가?" : https://pgrer.net/?b=8&n=62487
21. 조지 화이트사이즈, "과학 논문 잘 쓰는 법" : https://pgrer.net/?b=8&n=6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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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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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밀복검
16/01/30 07:13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참고로 영상 올리실 때 시작지점과 종료지점 설정하시면 훨씬 쾌적한 전시가 가능합니다. 방법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http://korfrench.co.kr/?p=14993
16/01/30 07:36
수정 아이콘
아니 이런 좋은 방법이 있었다니! 감사합니다. 지금 연습삼아 해보겠습니다.
낭만없는 마법사
16/01/30 07:15
수정 아이콘
이런 훌륭한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샌더스가 만약에 당선된다면 우리나라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분명히 한국내
미군 주둔에 대해서 더 주도권을 갖으려고 할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생각해서인지 정치인생 40년동안 한결같은 샌더스를 마음 한켠에선 응원하지만 반면에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그래도 안정적으로 정국을 운영 할 거라고 보여지는 힐러리가 대통령 당선이 되길 바라게합니다.
16/01/30 07:38
수정 아이콘
군사 관련해서 샌더스는 상당한 수준의 군축을 주장합니다. 주한미군 관련해서는 딱하니 언급을 본 기억이 없지만, 중동 정책 관련해서는 '아니 도대체 중동이 안정되어서 우리가 얻는 게 뭐가 있습니까. 거기서 정작 혜택을 받는 나라들은 사우디나 터키, 요르단 아닙니까. 그 나라가 군사력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것이 옳습니다. 우리는 그냥 살짝 돕는 수준만 해야지 우리가 주도할 이유가 없어요' 라고 말하는 분입니다. 우리나라같은 입장에서는 조금 무서울 수 있지요.
16/01/30 07:28
수정 아이콘
오 재밌겠네요. 퇴근후에 각잡고 봐야겠습니다.
자전거도둑
16/01/30 07:35
수정 아이콘
정성 가득한 글 감사합니다.
달과별
16/01/30 07:54
수정 아이콘
오바마케어 이후 미국의 의료시스템은 스위스식인데, 이걸 영국식으로 바꾸겠다는 건 좀 터무늬 없다고 봅니다. 사보험을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쫓아내는 것 부터 법적 분쟁과 공화당을 넘지 못할 것이고 잘되봤자 겨우 덴마크 수준(선진국 최고 사망률 국가)이 될 것 같은데요.

스위스가 돈이 없어 덴마크식 의료를 생각도 안하는게 아닙니다.

P.S. 간단한 순위표 하나 들고왔습니다. 블룸버그의 의료제도 효율성 순위입니다.
1위 싱가포르 / 5위 한국
10위 영국 / 15위 스위스
34위 덴마크 / 44위 미국
http://www.bloomberg.com/visual-data/best-and-worst/most-efficient-health-care-2014-countries
16/01/30 08:10
수정 아이콘
예 저도 그 이유때문에 샌더스에 대한 평가가 '이상주의자' 쪽으로 기울게 되더군요. 오바마케어가 그 많은 타협 (거의 더러운 수준의 타협) 을 하고서도 겨우겨우 통과가 되었고 위헌이네 뭐네 지금까지도 말이 많은데, 그걸 넘어서는 북유럽씩 의료 보험을 법제화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지금은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큰 난점이고요.
달과별
16/01/3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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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도 영국은 꿈꾸기 어렵고, 덴마크 정도가 될 확률이 높다는게 더 무섭다고 봅니다. 나라가 분열될 정도의 사회적 비용에 더불어 엄청난 금전적 비용이 요구가 되는데, 사망률이나 질병으로 보는 결과가 현 미국 의보 체계보다 별로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게요.
16/05/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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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사실 뭘 해도 지금보다 나아지죠. gdp 대비 의료비용은 압도적인데 보험없어서 죽는 사람은 둘째치고 미국 영아사망률이 북유럽의 2배에다 oecd 평균에도 못미칩니다. 동유럽 수준이죠. 미국의 1인당 gdp를 감안하면 미국은 문명국가라고 불러주기에도 민망할 지경입니다. 돈은 돈대로 나가고 가난한 사람은 치료도 못 받고. 문제가 있으니까 샌더스나 힐러리 모두 문제의식을 가지고 개혁에 찬성하는거 아닐까요? 심지어 트럼프도 트럼프 케어 만든다던데 아무 문제 없는데 왜 저 난리일까요. 북유럽에서 의료제도를 미국식으로 바꾼다든지 그런 얘기는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영국만 해도 nhs에 대한 지지는 절대적이죠. 뭐.. 목마른 놈이 우물 파겠죠. 덴마크 사람들이 미국인들한테 강요한거 아니에요.

그리고 저 의료제도 효율성이라는건 항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얼마나 적은 돈으로 오래 살리느냐에 대한 지표인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산업적인 지표죠. 공산품을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사들여 얼마나 오래 쓰냐 뭐 그런 이야긴데. 인간은 물건이 아니거든요. 단순히 오래 산다고 인간이 아니죠. 건강하게 살아야 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죠. 오래 살아도 나이 먹고 리어카 끌고 폐지 줍고 다니면 살아도 산게 아니죠. 노년층에게 의료비용이 절대적인데 효율성이란 이름으로 정부가 그 비용을 전가하면 노인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행복하게 살긴 힘들겠죠. 싱가폴.홍콩.한국.일본 모두 오래 살지만 노인들이 폐지 줍는 나라들이죠. 영미권 국가들도(영국.아일랜드.호주.캐나다) 동아시아만큼은 아니지만 노인빈곤율이 높은편이죠. 미국은 뭐 저 지표에서마저 44위네요. 참 여러모로 아메리카는 아웃라이어라는
품아키
16/01/3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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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힐러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메일에 관한 껀이 이슈가 되는 건 정말 어이없습니다. 남자 공화당 출신인 사람이 했다면 이메일껀은 결코 공론화되지 않았을 거에요.
치킨너겟은사랑
16/01/3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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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정책 토론 정말 부럽네요...
강동원
16/01/3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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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러니까 제가 대통령 하겠다는 거 아니겠어요

하아...
지바고
16/01/3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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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그게 어떻게 가능하기나 한건가요?
그러니까 제가 대통령을....아오
카미너스
16/01/30 13:30
수정 아이콘
그러고도 당선이 된다능..
하아..
Igor.G.Ne
16/01/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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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하나랑 트럼프 앉혀놓고 하면 한국이랑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좋은하루되세요
16/01/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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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으로 재직중에 내놓았던 법안과 의견들로

대통령 후보의 자질을 판단한다는 사실이 너무 부럽습니다.
arq.Gstar
16/01/3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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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직도 상당수의 국민들이 정치, 경제, 사회등에 대해 인식하는 수준이 낮기 때문에
저딴식의 토론회를 거치고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거라고 합니다. 흐우....
무슨 초등학생 반장선거도 아니고 ... 아 그 동영상 다시 생각하니까 혐오스럽네요 후..
미남주인
16/01/3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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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과 퀄리티가... 일단 아침 식사는 추천 드시는 걸로...

길게 댓글을 적다가 정성어린 본문에 오히려 폐가 되는 느낌이 들어 좋은 글에 대한 감사인사만 드리고 물러납니다. 추천 맛나게 드세요~ 꾸벅!!!
음란파괴왕
16/01/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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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정책토론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많이 부럽네요.
도깽이
16/01/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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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시 이즈 코밍 투 웨스트로드
이름없는자
16/01/3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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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로드가 아니라 웨스테로스죠
Judas Pain
16/01/3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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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이번 경선에서 느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아이오와 투어에 이르기 전에 샌더스가 언론에서 노출되는 질과 양을 보면 미국도 상상 이상으로 정치권과 매스미디어의 카르텔이 강고하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스미디어를 우회하는 오밀조밀한 풀뿌리 정치 네크워크가 존재하는 듯?


1. background check: 신원조회(身元照會)입니다. 그 방식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선 신원조사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2. clean energy: 청정 에너지라고 보통 하는데 전 청정동력(淸淨動力)을 추천합니다.
Igor.G.Ne
16/01/3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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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이전에 샌더스가 언론에서 저평가를 받았던 것은 정치권과의 카르텔 문제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저평가' 때문일겁니다. 실제 수치상으로 샌더스가 앞선다는게 나오기 전 까지는
주류언론에서는 (비교가 좀 극단적입니다만) 마치 우리나라의 허경영 열풍마냥
샌더스 열풍도 그저 실제 대선 판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이슈거리 정도로 치부하고 있었거든요.
뚜껑을 열어봤더니 이게 그냥 이슈거리가 아니라 진짜 큰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거죠.
Judas Pain
16/01/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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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거리로도 취급하지 않을 만큼 극단적으로 언론노출이 적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1191612041&code=970201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21/2016012100256.html

힐리러를 위시한 민주당 주류와 친분이 있는 평론가 및 언론인들이 낙선시시키 위해 샌더스를 방송에서 감췄다기 보다는 힐러리가 되는 게 당연하고 되어야 하기 때문에 무시한 것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만, 이게 기성의 정치권 주류와 매스미디어의 사이가 너무 가깝기 때문에 벌어진 건 맞다고 봅니다.

작년 2015년 10월 달의 경선후보 토론결과에서도 "민주당 지지의 주류언론과 주류 정치 해설가, 분석가들은 모두 힐러리 클린턴의 "압승"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실제로 대중들(유권자) 사이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Social Media (우리는 SNS라고 표현)에서는 버니 샌더스가 상대가 안되는 압승을 거두고 있고, 토론회 이후의 모금과 트위터 친구신청 숫자, 인터넷상의 폴링, 그리고 Focus Group 조사에서도 모두 버니 샌더스의 압승입니다. 정확한 통계는 실제 기사를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mirezi.com/2015/10/tv.html 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추이를 가늠할 지표 자체는 이미 있었던 거지요. 그러나 그 이후로도 아이오와 투어 전까지 샌더스가 뭐하는지 제대로 소식을 들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Igor.G.Ne
16/01/3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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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샌더스를 감추기 위한 유착이 있었다기보다는 힐러리와 매스미디어가 이미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었기 때문에
샌더스가 조명을 덜 받았다는 사실은 분명하죠. 말씀에 동의합니다.
16/01/3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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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분명히 좀 편파적인 보도가 있긴 합니다. 특히나 뉴욕 타임즈는 뭐 거의 힐러리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대놓고 기사를 생산하고 있지요. 얼마 전에 뉴욕 타임즈에 '샌더스도 SuperPAC 보조를 받는다' 는 기사가 있길래 뭔소린가 하고 클릭해봤더니, '간호원 노조에서 샌더스를 위해서 이런 저런 도움을 주고 있다. 이것은 풀뿌리 운동이 아니라 엄연히 대형 조직이니까 SuperPAC 이나 마찬가지다' 라고 하더군요....-_-;;;

근데 이게 꼭 카르텔이라고 보기만은 좀 그런 것이, 폴 크루그만이 뉴욕 타임즈 사설란을 통해서 샌더스를 떨어뜨리기 위해 열심히 글을 쓰고 있거든요. 저 정도 되는 사람이 떡고물을 바래서 그럴 리는 없고, 민주당 주류 및 해당 문화를 공유하는 집단이 샌더스를 보는 시각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는 뜻이겠지요. 지금의 샌더스를 밀어주는 풀뿌리 운동은 젊은이들의 힘이 크고요.
Judas Pain
16/01/30 12:50
수정 아이콘
카르텔은 좀 강한 표현이지 싶습니다. Igor.G.Ne님의 밀접한 관계라는 표현 정도면 적당하겠습니다.
전 본문 보고 OrBef님이 샌더스 지지인줄 알았는데 끝줄 보고 살짝 놀랐어요.

개인적으로 둘 모두 미대통령으로서 만족입니다. 세계엔 힐러리 대통령이 더 도움이 될 거 같고요.
연환전신각
16/01/30 09:57
수정 아이콘
저런 토론을 하는 정치인들이 지지받는게 아니라 TV토론회에서 단기기억상실증을 방불케 하는 발언을 해도 당선되는 현 대한민국 정치 수준이 안타깝군요
그 머든게 지금 벌어져왔던 일들을 가능하게 만든거고요
도라귀염
16/01/30 10:01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토론을 중시하는 나라라 그런지 토론수준도 높고 그 결과에 따라 지지율이 변할수 있다는것도 부럽고 그렇습니다
16/01/30 10:06
수정 아이콘
하아... 저렇게 멀쩡하게 서로 토론을 할 수 있다니....... 으으으.......
16/01/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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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이 방어를 잘 못하네요. "제가 이번에 대통령으로 되면 다 할겁니다." 하면 되는데.
16/01/3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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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우리 대선 토론을 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던 기억이 새록새록..
미카엘
16/01/3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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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간한 예능보다 재밌는데요? 흐흐 좋은 분석글 감사합니다.
16/01/30 11:40
수정 아이콘
재미로만 따지면 공화당 토론회가 더 재미있습니다!

https://youtu.be/s0z5KMZlziI

트럼프가 불참했지만 그래서 나름대로 더 격렬했던 어제자 따끈따끈한 공화당 토론회 여기 있습니다.
DarkSide
16/01/30 11:39
수정 아이콘
음 .... 제가 현재까지 느낀 바로는 [국정운영 안정감의 힐러리 vs 변화와 혁신의 샌더스] 로 보여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샌더스가 되기를 바라지만 아마도 현실적으로는 힐러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16/01/30 11:43
수정 아이콘
뭐 사실 저는 클린턴도 오바마에 이어서 일정 수준의 개혁은 지속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클린턴과 샌더스 지지자가 갈리는 가장 큰 이유라면, '현재 시스템이 그럭저럭 쓸만하니 좀 수선해서 가는 게 맞는지', '현재 시스템은 개판이니 갈아 엎어야 하는지' 의 차이라고 보아야 겠지요.
16/01/30 11:40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가끔 공화당 토론 번역도 다른 곳에서 접하고 있는데, 거기는 진정한 꿀잼이 뭔지 느끼게 해주더군요.
16/01/30 11:42
수정 아이콘
재미의 종류가 좀 다르긴 하지만, 재미의 강도만 보면 거기가 더 재밌죠.
클로로 루시루플
16/01/31 18:08
수정 아이콘
어딘지 알수있을까요? 꼭 보고 싶네요.
16/02/01 00:25
수정 아이콘
아 보통 트위터입니다. 정덕이나 미국 사시는 분들이 공화당 토론 있으면 거기서 나온 여러 충격적 발언들을 올리더군요. 예를 들어 https://twitter.com/AskAKorean/status/676980056737058816
16/01/30 11:44
수정 아이콘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샌더스의 목소리가 클린터(부군)과 비슷해서 재밋네요 영상 안보고 이름 호명하는거 안들으면 힐러리가 남편과 서로 토론하는건줄 알겠어요 크크
언제나그랬듯이
16/01/30 11:47
수정 아이콘
정리하자면 점진적 개혁의 클린턴과 급진적 개혁의 샌더스...같네요.
16/01/30 12:11
수정 아이콘
아주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중립적으로 쓰기 위해 노력하셨다는 것은 성공적인것 같습니다.. 저는 읽으면서 샌더스 빠인줄 알았거든요. 히히
질문이 있는데 클린턴이 4번째 주제중 마지막에 "애초에 헤지 펀드 등에서 결성한 SuperPAC 들이 매일같이 저를 공격하는 TV 광고를 방송하면서도 샌더스 의원을 공격하는 광고는 만들지도 않지요. 그들이 누굴 두려워하는 지가 분명하지 않나요?"
는 대꾸가 없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라면 민주당 vs 공화당에서는 공화당이 금융권과 친하고 공화당의 견제 대상이 클린턴이기 때문일까요?
16/01/30 12:34
수정 아이콘
샌더스를 지지하지 않는 것과는 별도로, 인간적으로는 매우 존경합니다. 그런 부분이 글 쓰면서 조금 나타났을 수는 있겠네요.

지금 공화당에서는 샌더스가 민주당 지명을 받는 것이 실제 대선에서 공화당 승리에 매우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에, SuperPAC 등을 통해서 은근히 샌더스를 돕고 있습니다. 샌더스가 정말로 대통령이 되면 공화당으로서는 악몽이지만, 그럴 확률이 거의 없다고 판단하는 거죠.
밴가드
16/01/30 13:45
수정 아이콘
오바마케어가지고 더러운 타협을 했다고 비난할게 아닌게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통과시킨 국민연금을 보면 이게 고용세로 유지가 될 프로그램이었는데 당시가 대공황이라 부과되는 세금을 줄일려고 일부러 흑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직종들을 수혜범위에서 뺴버렸습니다. 그리고 오바마케어가 부족해 보여도 원래 사회보험 프로그램들이라는게 하루 아침에 만족스러운 형태를 가지는게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시행착오를 겪고 보완이 되는게 정석입니다. 한국도 그랬죠. 미국의 의료보험은 그게 너무 늦은거고요.

예를 들자면 다른 이웃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기반을 세우고 높이가 여러층이나 되는 집들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은 이제 겨우 그 기반을 다지고 1층짜리 집만 가지고 있으니 미국 진보주의자들로써는 조바심이 나는 거죠.

그리고 금융규제개혁에 대해서는 폴 크루그먼이 지적하듯이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 금융산업이 Too big to fail이라 일어난게 아니라 투자은행같은 그림자금융의 활동이 투명성이 없고 규제를 받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넘어간 금융기관들을 보면 글래스 스티클의 무효화와 관련이 없는 투자은행,모기지 기관,AIG같은 보험회사들이었죠. 글래스 스티글같은 법이 있으면 좋지만 그림자금융을 규제하는데 있어서는 그렇게 효용성이 있지는 않습니다. 도드 프랭크법이 부족한 점들은 많지만 2008년 금융위기의 재림을 막는데는 더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16/01/30 15:49
수정 아이콘
안정성의 힐러리냐 혁신의 샌더스냐인데
현재는 샌더스의 이슈 선점을 힐러리가 따라가는 모양새네요.
16/01/30 16:23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현재의 추세로는 혁신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쪽이 유리하겠지요
16/01/30 19:50
수정 아이콘
글 너무 재미있어요. 감사합니다.
미국은 총기규제 낙태 의료보험 문제에서 한발짝 걷는게 참 힘든 나라에요.

그래서 빅재미 트럼프는 우찌 될까요? 오바마와 극명하게 대비 되고 민주당 후보들과도 극명한 대비라서
오히려 유리한것 같아 불안합니다ㅜㅜ
arq.Gstar
16/01/31 01:03
수정 아이콘
미국의 토론을 보다가 지난 대선 한국의 토론을 생각해보니... 후으......
https://youtu.be/K-Dg48OxQAc
16/01/31 07:31
수정 아이콘
Background check 을 번역한다면 신원조회가 가장 맞을듯 합니다
16/01/31 08:58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듣고 나니 기억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긍정_감사_겸손
16/01/31 08:13
수정 아이콘
아니 사람들이 저 토론이랑 지난 대선 토론을 비교하는데
그걸 왜 비교하죠? 저건 민주당내 토론이고, 미국도 공화당은 무개념 발언하는 사람이 지금 1등입니다.
즉, 대선 토론하면 한국 꼴 날수도있어요.
우리나라도 민주당내에서 토론하면 저런 토론가능하고요.
연필깎이
16/01/31 13:13
수정 아이콘
늘 잘 보고 있습니다!
커피보다홍차
16/01/31 15:24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16/02/01 09:33
수정 아이콘
3번 격히 공감합니다..
클린턴 초창기때랑 지금이랑 뚜렷하게 달라서 신뢰가 안가는...
16/05/07 01:03
수정 아이콘
비록 미국에서 의료쪽에 종사하는 사람이지만 제 수입과 생업을 걸어서라도 샌더스의 의료정책이 바람직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왜 총기문제에서만큼은 저렇게 확단을 내리지 못하는지 모르겠네요. 한국도 한국이지만 미국도 지역구가 중요한가 봅니다. 제가 대선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나보다는 똑똑한 사람이 나라를 이끌어야지 가 제 개인적인 기준인데 미국은 그런 면에선 참 부럽네요... 물론 힐러리는 순수해보이진 않고 경륜을 바탕으로 각각 주제에 관한 논거들을 외워서 하는 느낌이긴 하지만 여전히 스마트한건 사실이고, 샌더스는 흥분하는 모습도 그렇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얘기들 같은게 고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키게 하네요. 물론 OrBef 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모든 이슈를 기승전월가로 끌어나가는건 보기 불편하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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