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4/05/31 01:10:41
Name DayWalker
Subject [자작]마인 헤는 밤
마인헤는 밤

벌쳐가 지나가는 로템에는
마인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미니맵 속의 마인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마인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옵져버가 오는 까닭이요,
상대의 드래군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자원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마인 하나에 진출과
마인 하나에 정찰과
마인 하나에 콘트롤과
마인 하나에 대박과
마인 하나에 멀티견제와
마인 하나에 요환님, 요환님

요환님, 나는 마인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초보 때 팀플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성, 제, 락
이런 프로 게이머들의 이름과, 벌써 게임 해설자 된
올드게이머들의 이름과, 가난한 원햇 저그들의 이름과 저글링,
히드라, 울트라, 무탈, 디파일러, '인페스티드 테란', '레이스 마린 럴커', 이런 유닛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우리팀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승리가 아스라이 멀듯이,

요환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챌린지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마인이 나린 로템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터렛으로 둘러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버티는 게임은
부끄러운 승률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초보시절이 지나고 나의 콘트롤에도 봄이 오면,
커맨드 옆에 작은 컴셋이 애드온되듯이
내 이름자 적힌 전적 위에도
자랑처럼 승이 무성할 거외다.

========================================================================

처음으로 이런 짓 해봤습니다..;; 만들기도 쉽지 않지만 별로 재미있지도 않군요.^^
창피하지만 그래도 만든 김에 올려봅니다.
유머를 만드시는 모든 분들께 존경을 표합니다.(__)
* Altair~★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5-31 11:13)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베르커드
04/05/31 01:14
수정 아이콘
요환님 요환님에서 쓰러집니다 ㅠㅠ 원츄
헤이주드
04/05/31 01:15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
Wittgenstein_TheMage
04/05/31 01:31
수정 아이콘
센스 대단하시네요!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레이스 마린 럴커로^^
미츠하시
04/05/31 01:36
수정 아이콘
대박이네요 ^^
뉴[SuhmT]
04/05/31 03:14
수정 아이콘
테란유저시네요(김도형해설식 말투). 전 마인 하나 없앨때마다 희열을..;;
아 재미있게 봤습니다
세츠나
04/05/31 07:07
수정 아이콘
커맨드 옆에 작은 컴셋이 애드온되듯이 <-- 이 부분이 넘 감동적이네요 ^^
양정민
04/05/31 07:27
수정 아이콘
세츠나님말씀에 동감이네요.. 정말 멋진글입니다^^
나라키야
04/05/31 09:25
수정 아이콘
감동의 물결이외다~ ㅠ_ㅠ
낭만드랍쉽
04/05/31 09:28
수정 아이콘
요환님, 요환님 에 넘어갔습니다.
아 감동이예요 ㅠ ㅠ
새벽오빠
04/05/31 09:35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께 꼭 보여드리고 싶은 글이네요
원츄 >ㅁ<b
04/05/31 10:48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어요~
원작과 비교해보면 더 재밌겠네요.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 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들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나의 별에도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세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다이아몬드♪
04/05/31 11:00
수정 아이콘
원작의 운율를 해치지 않는 이 유연하고도 번뜩이는
발상에 찬사를 보냅니다. ^^b
우걀걀
04/05/31 11:12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2편도 올려주세요
기대할께요^^*
04/05/31 11:59
수정 아이콘
으아.. 유게에서 추게로..... 대단....
DayWalker
04/05/31 12:03
수정 아이콘
앗... 제 유머가 추게로 오다니 너무 당황스럽네요.^^;;
칭찬해 주신분들 모두 사랑합니다~~;;(우승소감 버젼)
-rookie-
04/05/31 12:40
수정 아이콘
호... 유게에서 추게로...
입궁을 감축드리옵니다. ^^b
검정색
04/05/31 12:46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진정한 패러의 미학이 느껴집니다. 허허허.
참고로 '별헤는 밤'과의 인연은 한글타자로 시작됐다는... 개인적으론 2002년 여름에 윤동주 선배가 다니셨던 중국 연길 대성중학교(현재는 용정중학교로 개명)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별관 2층 기념관 한쪽에 있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원고사진을 보고 얼마나 기뻤던지.
땅과자유
04/05/31 12:57
수정 아이콘
요환선수 프로필로 왕 추천합니다.~!
저도 어머니를 부르는 마음으로 요환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승리를 기원하겠습니다.
유게에서 추게로 그리고 치어플로!
꿈은 이루어진다~!
슬픈비
04/05/31 13:13
수정 아이콘
으아;;;;;;;;; 유게에서 추게로..
이런..세상에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그 엄청난 일을 해버리셨군요..
축하드립니다..ㅠ_ㅠ
기다림
04/05/31 13:33
수정 아이콘
헉.. 유게에서 추게로.. 허헛! ^^
04/05/31 13:51
수정 아이콘
유게에서 추게로간 3대 명작은 앞으로 폭투혈전, 부커진, 그리고 이 마인헤는밤이 될것 같네요... ^^
최인영
04/05/31 14:04
수정 아이콘
너무 좋아서 추천하고 싶었었는데 추천게시판에서 보니 너무 좋네요^^
요환님, 요환님 부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다는~~
04/05/31 15:03
수정 아이콘
야....대단하시네요...
어떻게 이런글을 쓰실 수 있으실까요...
^^b
루나파파
04/05/31 15:44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좋네요. 운율을 맞추면서 내용까지 다 그대로 이해가 되고.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또 기대합니다~^^
사고뭉치
04/05/31 16:20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
잘읽었어요! ^^*
Return Of The N.ex.T
04/05/31 19:10
수정 아이콘
막군님//신건욱님 글도 있습니다.
04/05/31 20:17
수정 아이콘
Return Of The N.ex.T님// 그건 추게갔다가 유가갔다가 왔다갔다한 박쥐(?) 이므로 무효... ^^
Return Of The N.ex.T
04/05/31 20:1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추게에 2번 갔다 왔으므로 유효..처리...-_-; 안되나요..ㅠㅠ
테란도리~
04/05/31 22:59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Ms.초밥왕
04/05/31 23:53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습니다..!!
때늦은 밤에 혼자 눈가를 훔치고 있었답니다............(..)
난폭토끼
04/06/01 00:17
수정 아이콘
저도 정말 좋았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시인, 윤동주, 가장 좋아하는 시 '별 헤는 밤'...

외우고 다닌다죠...

그런데 전 '요환님' 에서 그만...별로 더군요... 뭐, '요환님' 에서 좋으신 분들도 있을테니 싫은 저같은 사람도 있겠죠...

'벌쳐', '마인' 하면 김대건이죠~ 지금껏 그 누구도 벌쳐=김대건 의 공식을 깬것 같지는 않네요... 흠...
김민우
04/06/01 02:04
수정 아이콘
"레이스 마린 럴커"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센스 대단하십니다 >ㅅ<

요환님 요환님~
아케미
04/06/01 09:55
수정 아이콘
아니! 이런 글을 실시간으로 보지 못하다니ㅠㅠ 막군님의 댓글을 보니 유머게시판에 있었나 보죠?
원래 시의 운율을 살리면서도 절묘하게 패러디 하신 솜씨가 정말 좋으신데요. ^^ 잘 읽었습니다.
…임요환 선수 파이팅!
ChRh열혈팬
04/06/01 10:37
수정 아이콘
벌쳐하면 김대건..!
김보령
04/06/01 17:46
수정 아이콘
아아; 저도 요환님 요환님에서 쓰러집니다;;
정이..
04/06/01 19:55
수정 아이콘
그러나, 초보시절이 지나고 나의 콘트롤에도 봄이 오면,
커맨드 옆에 작은 컴셋이 애드온되듯이
내 이름자 적힌 전적 위에도
자랑처럼 승이 무성할 거외다.
----------------
전 이부분에서.. 아 감동의 물결이.... ^^b
엘케인
04/06/03 13:34
수정 아이콘
대박!!!

왜 눈물이 나지??
초전박쌀
04/06/03 18:06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잘만들었군요! 창피 안해도 되요! (쌍피하세요 -.-;)
04/06/06 09:10
수정 아이콘
라이너 마리아 릴케에서 엄청난 박장대소를 해버렸다는 ^^;;;
04/06/06 12:07
수정 아이콘
멋져요! 멋져!!
영혼의 귀천
04/06/07 18:45
수정 아이콘
재미있어요! 몇번째 보지만 읽을 때마다 정말 재미있어요!!!
always_with_you
04/06/09 01:22
수정 아이콘
와 진짜 솜씨가 좋으십니다. 정말 멋진 패러디. 마인 하나에 요환님 요환님. 마음이 짠~합니다. 임요환 선수 화이팅! ^^
아케론
04/06/14 00:39
수정 아이콘
대단하군요!,,, 플토유저로써 안타까운 부분들도 있네요 ;;
싸이코샤오유
04/06/17 11:44
수정 아이콘
유게에서 추게로 커억.. GG
연탄길
04/06/29 17:52
수정 아이콘
'벌쳐', '마인' 하면 김대건말씀에 동감
지옥의마검랑
04/07/08 11:57
수정 아이콘
여기 작가랑 저랑 친구예여^^;;
DayWalker
04/07/08 13:25
수정 아이콘
;;;;;
바다위를날다
04/09/05 17:50
수정 아이콘
d-_-b d-_-b
느린발걸음
15/12/27 20:15
수정 아이콘
생각나서 다시 찾아와 봤어요. 다시 봐도 좋네요..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24 꿈 꾸는 자들의 왕 - 강민 [59] edelweis_s19421 04/10/10 19421
320 [短] 스타하던 형 [19] edelweis_s11441 04/10/14 11441
319 이대도강(李代桃畺) - oov의 進化 [55] truelies13233 04/10/13 13233
318 [스타 이야기] 스타크래프트를 휩쓴 4가지 물결 [63] 탐정33515 04/08/12 33515
317 당신,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 [60] Lucky_Flair17314 04/10/03 17314
316 어떤 술집을 좋아하세요? (스겔 & pgr) [47] 비롱투유20106 04/09/09 20106
315 Ever Star League 공식맵 분석 및 설명 [32] 변종석16641 04/08/23 16641
314 "SKY Pro League 2004 2라운드 공식맵 분석 및 설명" [29] 변종석15525 04/08/10 15525
313 맵 제작, 그 고정관념을 깨자!!! [90] 탐정18572 04/08/06 18572
312 WEG 한중국가대항전 스타크래프트 공식맵 분석 및 설명 [38] 변종석16505 04/08/05 16505
311 속옷은 입고 다니자. [42] 비롱투유26817 04/07/29 26817
310 Guillotine, 성곽 위에 앉아서. [55] Forgotten_18553 04/07/28 18553
309 프로게이머 배경화면 Collection by "estrolls" [60] Altair~★39268 04/06/17 39268
308 [자작]마인 헤는 밤 [49] DayWalker19748 04/05/31 19748
307 피지알에 쓰는 안티의 견해 그 두번째 글 [46] 아름다운안티12295 04/05/15 12295
306 피지알내에서의 응원문화를 본 안티의 개인적 입장 [47] 아름다운안티12795 04/05/11 12795
305 PGR 회원들을 위한 ‘좋은 글쓰기’ [33] sylent8814 04/05/27 8814
304 "Gillette 2004 Star League 공식맵 분석 및 설명" [25] 변종석19138 04/04/25 19138
303 [카툰] 한방이당 전당대회, 이윤열 vs 최연성 [45] ijett33216 04/04/18 33216
302 "SKY 2004 Pro League 공식맵 분석 및 설명" [25] 변종석17400 04/04/16 17400
299 [모음]공상비과학대전-자게편2 [7] homy9430 04/04/12 9430
298 [모음]공상비과학대전-자게편1 [1] homy12267 04/04/12 12267
296 [모음]공상비과학대전-유게편 [13] homy15698 04/04/12 1569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