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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0/07/02 02:38:37
Name 라쇼
File #1 브리타니아.jpg (96.7 KB), Download : 39
Subject 내가 가본 이세계들 (1) 브리타니아의 추억. (수정됨)



울티마 시리즈를 상징하는 테마곡 Stones




이세계물 만화 중에 이세계 삼촌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트럭에 치여 이세카이로 가서 갑질도 하고 하렘뽕빨도 하는 진부한 이세계물하곤 많이 다른 특이한 만화죠. 17년 동안 의식불명 사태로 있던 삼촌이 이세계에 가서 겪은 모험을 조카에게 보여주는 개그 만화인데, 이 이세계 삼촌을 읽다보면 예전에 청춘을 소비했던 온라인 게임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1998년 즈음이였나 정확히 기억이 떠오르지는 않는 군요. 게임라인이란 잡지에서 울티마 온라인 연재를 읽고 나도 브리타니아로 모험을 떠나보고 싶단 욕망이 무럭무럭 샘솟았었습니다. 마굴 용산에 가서 패키지도 사고 컴퓨터에 설치해서 접속할때 느끼던 그 전율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임잡지 연재를 따라해서 시작 지점도 브리타니아 왕국의 남쪽 도시 트린식을 선택했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영어는 까막눈이라 뭔말인지도 모르면서 일단 울온 연재에서 필자가 했던대로 무작정 허수아비를 때렸습니다. 아, 허수아비를 패니 상태창에 뭔가 메세지가 주르륵 올라오더군요. 헌터물이나 성좌물 웹소설에서나 보는 상태창 스탯 메세지를 21세기 전에 봤으니 저도 나름 노련한 헌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image.gif
시작의 도시 트린식




이역시도 기억이 흐릿한데 허수아비를 열라게 패고 있으니 누군가 콩글리쉬로 말을 걸더군요. 야레야레, 코리아에서 온 전생자인가? 그 시기에 라노벨을 많이 읽었더라면 이런 헛소리를 했을지도 모르겟지만, 일단 외국섭에서 한국인을 만나니 무척 반갑더군요. 그쪽 입장에서도 저 같은 신선한 한국 출신 뉴비는 매우 희귀한 존재였는 지, 이것저것 꼬치꼬치도 캐묻더라고요. 요즘은 허수아비 안친다, 스킬은 뭐 올리냐, 가방은, 아이템은 있냐 따위 같은 걸 말이죠. 대충 대화가 마무리 되고나서 대뜸 저를 따라오라고 하더군요. 브리타니아 왕국의 수도 브리튼을 구경시켜 주겠답니다. 저는 4달라, 오케이 땡큐를 외치는 김두한의 심정으로 그들을 따라갔죠. 트린식 북쪽에 있는 브리튼으로 가는 길은 온통 숲이었습니다. 숲이라고 해봐야 256컬러 그래픽이라 나무만 드문드문 심어져있는 것이었지만요. 가는 동안 레슬링으로 토끼도 잡고, 사슴도 잡고 한창 신이 났었죠. 근데 갑자기 그리즐리 베어가 나타나더라고요? 울온의 뭣도 모르는 쌩초보였지만 아 저거한테 쮸쀼쮸쀼하고 앞발로 맞았다간 황천길로 가겟단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그래서 뒤에서있던 사람들에게 도움! 을 요청했는데 그들도 티티만 외치고 튀더란 겁니다. 나쁜 사람들 지들은 말타놓고 튀고, 저는 말도 없어서 도망치다 보면 스태미나 바닥나서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말이죠. 브리튼을 구경시켜주겟다, 템을 지원해주겠다, 쫄쫄이를 해주겠다 허풍을 늘어놓더니만 그사람들도 저처럼 뉴비였습니다.

어쨋든 죽어서 OooOOoOoooO 하고 저주의 말을 하는 동안 부활 방법을 알려주더군요. 부활하고나서 그 사람들은 멋쩍게 사과하더니 같이 모험을 하자고 제안합니다. 제가 현실에선 한 쪼잔하는 소심남이지만 이세계에서 까지 그러고 싶진 않았죠. 대범하게 그들을 용서하고 같이 모험하기로 받아들입니다. 진정으로 파티가 결성되는 순간이었죠.

브리튼까지 가고나서 처음 서울 구경온 촌놈처럼 정신없이 구경하다가, 브리튼 북쪽에 있는 던전에 가자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그 시점에서 제 장비라봐야 기본으로 주어지는 단검이랑 쫄쫄이 티랑 반바지가 다였는데, 그래도 파티 동료들은 로브도 입고 롱소드도 가져서 믿음이 가더군요. 전에 같이 다니던 사람보다 더 장비가 좋아보이는 사람도 있어서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image.png
모험가들의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던 브리튼 은행




던전 이름이 생각이 안나는데 브리튼 북서쪽에 있는 광산 던전이었던 것 같네요. 이게 울티마 온라인이 뉴비일수록 현실적으로 체감되는 것이 인 로어라고 시야를 밝혀주는 마법을 걸지 않으면 던전에선 진짜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기본 장비로 제공된 양초하나만 키고 던전 들어갔는데 갑자기 양초가 다되서 꺼지더라고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서 당황하는데 갑자기 체력 게이지가 쭉쭉 줄어들더니 또 죽고 말았습니다. 부활하고 오니까 아이고, 미리 말씀하시지 시야 마법 걸어드릴 걸 이러는데 이거 일부러 맥이는 건가? 그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 저보다는 더 베테랑인 모험가들의 지원을 받아서 전갈도 잡고, 오크도 잡고 무사히 던전 탐험을 마쳤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가 울온을 할 때 가장 재밋었던 순간이었던 것 같더라고요. 아무런 지식도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그 재미란 콘솔 게임에선 못느껴 볼 mmorpg만의 고유한 재미겠죠.

이후 브리타니아에서의 제 분신은 쑥쑥 커나가서 스킬 7GM도 달성하고 노련한 모험가가 되었습니다. 다른 모험가들에게도 꽤나 유명했죠. 용사 아빠딸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왜 이름이 아빠딸이냐면 울티마 시리즈의 주인공 아바타의 코스프레를 하고 다녔기 때문이었죠. 울온은 지금 보면 저게 뭐야라고 피식 거릴 수준이지만 나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했습니다. 노랑머리로 염색하고 체인메일에 흰 서코트를 입으면 아바타 패션이 완성 되는 거죠. 로드 브리티쉬를 도와서 브리타니아를 구원할 한국에서 방문한 용사 아빠딸이 그렇게 탄생된 것입니다.




image.jpg
브리타니아 최강 몬스터 바론. 2D 그래픽이 더 멋진데 스샷을 못찾겠네요.





울티마 온라인에서 최강 몬스터는 드래곤과 바론이었는데, 이 바론은 반지의 제왕의 발록을 파쿠리한 데몬형 몬스터였죠. 스킬을 7개나 그랜드 마스터한 베테랑 모험가도 스치면 윽엑하고 죽어나가는 무시무시한 녀석이었습니다. 근데 저는 뭔 오기가 생겼는 지 풀 플레이트 아머도, 뱅퀴시 할바드도 없이 기본제 체인메일 아바타 코스프레 복장에 롱소드 하나만 들고 드래곤과 바론을 일기토로 잡겟다고 설쳐댔었죠. 놀랍게도 드래곤은 일대일로 잡았고 바론도 두세차례 부활해가며 피를 갉아먹어 잡았습니다. 당시엔 바드 스킬로 서로 싸움을 붙여 잡거나, 테이밍한 드래곤으로 다굴해서 잡는게 상식이었는데 저처럼 게임에서 롤플레잉하며 이상한 방식으로 게임 즐기는게 특이해 보였는지 점점 아는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더군요. 그런식으로 유명해지게 된 겁니다.

다 쓰고나서 생각이 떠올라서 추가로 적는데 저는 용사 아빠딸만이 아니라, 대마법을 발명한 마법사 폴 피닉스이기도 했습니다. 울온에서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공격마법은 주문 cor por 에너지 볼트였는데. 이 에너지 볼트를 마치 탭댄스를 추듯 몇 걸음 달려가면서 미끄러지듯이 발사하면 항상 최대 데미지가 뜬다는 대발견을 한 것이죠! 저는 이 가공할 주문에 탭댄스 코포라는 거창한 명칭을 달아주었습니다. 이 탭댄스 코포 세방이면 풀 플레이트를 입든 뭐을 입든간에 모두 사이좋게 저세상으로 갔었죠. pvp 좋아하는 유저에게 알려줬더니 은근슬쩍 탭코포라고 이름 바꾸고 자기가 발견한 것처럼 말하던데 대머리나 됐으면 좋겠습니다. 대머리는 좀 심한가요? 그럼 무좀이라도 걸렸으면 좋겠군요.

브리타니아에서 지내는 나날 중에 피크는 두차례에 벌인 이벤트였습니다. 드래곤과 바론잡기, 울티마 시리즈 명소 순례도 지겨워진 나머지 뭔가 재밌는 게 없을까 하고 궁리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이벤트란 생각이 뇌리에 번쩍 들더군요. 룰은 간단했습니다. 참가자들마다 오크가면을 쓰고 트린식 도시라는 무대에서 배틀로얄로 보이는 상대를 죽이고 로브를 수집하면 되는 거였습니다. 원래는 오크 가죽을 무두질 하는 거지만 거기까진 구현할 수 없었으니까, 로브를 오크가죽이라고 떼운 셈이죠. 참가자마다 라이프로 총 3개의 로브가 주어졌고, 로브를 모두 잃은 사람은 탈락, 시간제한이 끝나고 가장 로브를 많이 모은 사람이 이기는 룰이었습니다. 쓰고보니 배틀 그라운드랑 비슷하네요? 펍지에나 취직하는 건데 안타깝습니다.

여하튼 '트린식의 도살자'란 이벤트를 개최하자 참가자들이 구름처럼 밀려왔고, 이벤트를 후원해주겠다는 모험가들과 지엠들도 찾아왔습니다. 다소 룰이 느슨했던 제 초기 발상을 보완해서 무사히 이벤트를 끝마친게 그분들의 덕택이었죠. 주최측 심판 자리에 있으면서 로브도 제공하고 룰도 설명하고 무척 바빳지만 이벤트를 벌인 보람이 있었습니다. 하, 그참 쓰면서 회상해보니 뽕 맞은 기분이란게 그런건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처음 브리타니아 세계에 접속할 때 이상의 쾌감이 제 온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후에 군대 다녀와서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이 개봉했을 때 즈음이였는데 헬름협곡의 웅장한 전투씬을 보고나니 또 이벤트를 열고 싶단 욕망이 생기더라고요. 플레이포럼에 글을 올려서 참가자도 받고 지엠의 후원을 받아서 헬름 협곡도 만들고 그랬는데, 정작 제가 구상한 이벤트가 변변치 못해서 성공적으로 끝나진 못했습니다. 저번 트린식의 도살자 이벤트보다 두 배는 넘는 사람들이 참가해줬었는데 그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제가 헌터헌터 토가시처럼 게임 룰을 기가막히게 짜는 재능이 있었다면 그 분들도 짜릿한 시간을 보내게 만들었을텐데 참 애석한 일입니다.

그렇게 브리타니아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을 때 쯤, 일대 격변이 찾아옵니다. 울티마 세컨드 에이지에 이은 르네상스란 확장팩이었죠. 아, 정확히는 르네상스 확장팩이 생기고 나서 이벤트를 했었던 것 같은데 그냥 넘어갑시다. 어쨋든 르네상스 확팩은 혁명에 가까울 정도로 시스템을 확 갈아엎었는데 구대륙 펠루카와 신대륙 트라멜이라는 똑같은 브리타니아 세계가 두개나 생기는 확장팩이었죠. 기존 브리타니아에선 pk라고 살인, 강도 행위가 자유로웠습니다. 머더러라고 이름이 빨개지며 가드나 플레이어게 공격당하는 페널티가 있긴 했으나 잡질이라고 불리는 pk가 울온에서 거의 최종 컨텐츠나 다름 없었죠. 물론 정의의 용사 컨셉인 저 아빠딸은 그런 행위는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만요, 클클. 신대륙 트라멜은 pk행위가 일절 금지되었습니다. 전투 스킬을 올리지 않은 생산직들에겐 쾌재를 부를 만큼 희소식이었죠. 그러나 pk가 제한된 울티마 온라인의 미래는 어두웠습니다. 생산직들이 죄다 트라멜에 옮겨가자 pk유저들은 재미를 잃고 접기 시작했고, 바드 스킬로 드래곤과 바론 같은 유니크 몹을 싹쓸이하니 브리타니아의 경제에 인플레가 발생해서 그 희귀한 실버 뱅퀴싱 카타나도 상점제 롱소드처럼 쓰듯 헐값이 되버렸죠. 전투 성향 유저들이 게임을 접고, 경제 시스템도 망가지자 브리타니아에서 생활하는 모험가들도 하나둘 씩 현실로 돌아갔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브리타니아의 영화도 황혼이 찾아오고 있었죠.

울티마 온라인의 수명에 쐐기를 박은 것은 다음 확장팩 서드돈이었습니다. 스폰으로도 유명한 토드 맥팔레인을 디자이너로 영입해서 sf세계관이 섞인 울티마 온라인2를 개발 하다가, EA의 태클을 받고 울온2 프로젝트가 엎어지게 되었죠. 그 개발 리소스를 버리긴 아까웠는 지 울티마 온라인에 서드돈이란 확장팩을 추가했는데, 이게 누더기골렘보다 더 형편없이 이어 붙인 망작이었습니다. 쿼터뷰 시점의 2D 그래픽인 울티마 온라인에 조악하기 짝이 없는 3D 그래픽을 덮어 씌웠다고 생각해 보십쇼? 생각만해도 끔찍하지 않습니까? 저는 그걸 실제로 보는 순간 게임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더군요. 그렇게 용사 아빠딸로서 살아가던 브리타니아를 떠나고 현실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브리타니아의 모험가들이 서드돈을 기점으로 접속을 끊었죠. 여기까지가 제가 처음 방문했던 이세계 브리타니아에서의 기억입니다. 아직 울티마 온라인은 섭종하지 않고 계속 서비스하고 있나 본데 구태여 다시 접속해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네요. 추억은 추억으로 있을 때나 아름다운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이세계 추억담은 깨도 깨도 완료되지 않고 주어지는 끝없는 퀘스트의 물결, 게임 에버퀘스트의 대륙 노라쓰가 될 것 같습니다. 재미 없는 이세계 아저씨의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mpty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20-07-0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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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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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중딩때 밤에 잠도 안자고 울온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진짜 추억돋네요 크크크
하라는 쌈질(?)은 안하고 각종 제작기술만 gm했었는데 진짜 잉여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추가로,, 적어주신 던전 진입 때의 감동과 재미를 그 이후 거의 똑같은 느낌으로 받은 적이 있는데, 그게 바로 와우 "죽음의 폐광" 맨 처음 돌 때 똑같이 느꼈던 것 같네요.
20/07/02 02:59
수정 아이콘
저도 생산직 키워서 광석 열심히 캐는데 뻘갱이 머더러한테 계속 죽었죠. 알고보니 그놈이 와우의 용개였다는 사실을 알고 혼자 욕 좀 햇었네요 크크크크
-안군-
20/07/02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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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몸으로 바론을 잡으셨다고요? 하 이분 진... oooOooOOOooooOO!! oooOOOoo!! ooOOooO!
20/07/02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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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헛, 제가 현실에선 배나온 아저씨지만 이세계 브리타니아에선 바론도 잡는 용사였습니다?
-안군-
20/07/02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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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죽은자의 말을 알아듣다니! 리저렉션 스킬 만렙이셨군요?
Nasty breaking B
20/07/0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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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온은 썰풀이만 들어도 항상 재미있는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흐흐
자루스
20/07/02 03:11
수정 아이콘
울온을 해서 그런지 다른 RPG는 못하겠더라구요.
참 재미있었는데...
집에서 상자만 쌓아도 2시간이 훌쩍지나가는......
20/07/02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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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트린식의 도살자 이벤트 참여했었는데 크크크크 아빠딸님 이렇게 뵈니 반갑네요. 사무라이 엠파이어까지 하다가 접고 작년에 거의 15년만에 계정 살려서 접속했더니 내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20/07/02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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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20년이나 더 된 일인데 이벤트에 참여했었던 분이 계시군요. 세상 참 좁습니다 덜덜. 아무튼 글쓰면서 추억을 되살린 건데 그때 뵈었던 분을 만나니 참 뭐라해야할 지 감개무량하네요. 울온은 르네상스까지만해도 우주 명작이었는데 그런 방대한 자유도를 살리면서 리메이크 해줬으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우주먹튀 리처드 게리엇이 지 취미생활 하느라 돈 다날려먹어서 울티마 시리즈가 되살아 날 일은 없다는게 안타깝네요. 판권도 EA가 가지고 있다가 다른데 넘겼다고 들은 것 같은데 그냥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는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20/07/0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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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중딩이라서 타임쿠폰 플포랑 포그에서 어떻게 대리결제 해가지고 했었는데..
-안군-
20/07/0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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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명작을 만들어놓고 우주먹튀가 되어버린 리차드 개리엇니뮤ㅠ
이후 제작한 타뷸라 라사도 결국 망한걸 봐선, 울티마에 모든 재능을 다 쏟아붓고 장렬하게 산화한것 같기도... 마치, 워쇼스키 형제(자매?)가 매트릭스 이후로 그닥 흥행작을 못 내놓는것과 같은거려나요...
20/07/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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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뷸라 라사도 기대를 한껏 모아놓고 폭삭 망했죠. 결국 리처드 게리엇에게 남은 이미지는 우주먹튀 밖에 없네요. 김택진이 이를 많이 좀 갈듯 합니다 크크크. 최근 행보를 듣기엔 울티마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얼리억세스 게임 쉬라우드 오브 더 아바타를 제작했다는데 이것도 평가가 박한게 게리엇한텐 울티마 시리즈 판권이 없죠. 저작권 허가 없이 무단으로 제작한 셈인데 유저들한테 후원 받아서 게임 만들어가는 도중에 부분 유료화템을 파는 만행을 저질러서 많은 규탄을 받았습니다. 쉬라우드도 그냥저냥 묻히는 거 같고 친구 이올로랑 옛날이 좋았지하고 유튜브 영상 간간히 올리는거 같더라고요.
세츠나
20/07/02 16:18
수정 아이콘
사실상 RPG만이 아니라 오픈월드와 1인칭 게임의 창시자죠. 울1, 울6, 울티마 언더월드를 보면 장르 자체를 만든 수준이라
울티마 만들던 시절의 리차드 게리엇은 톨킨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는 뭐...어쨌건 워쇼스키 정도로는 안됨
Hammuzzi
20/07/02 05:59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와우 처음 입문전 선배들이 울온이야기 해준적있는데 그때 기억이 나네요. 정말 맵이 커서 몆시간씩 달려야한다고하거나 돈같은것으로 장애물 만드는 이야기 등이요. 한번도 못해봤지만 정말 재미있는 게임일것 같다고 생각해왔는데 덕분에 궁금즘이 조금은 더 풀리는듯 합니다.
올때메로나
20/07/0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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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온 정말 열심히 했는데..지금 생각해보면
메크로 돌리면서 irc 채팅만해도 그게 그렇게 꿀잼이 었는데..울온, 다옥은 정말 인생겜이었습니다
올때메로나
20/07/02 07:02
수정 아이콘
브리타니아에 전생해서 처음엔 마을사람들 상대로
구걸과 도둑질로 연명해 나가다 도적단의 손에 거두어져전투요원으로 성장하게되서 집털이범부터 시작해 사기꾼, 용병까지 악행을 일삼다가 거대길드들의 전쟁에 휘말려 도적단이 없어지고 떠돌이 생활을 하다 어떤작은 길드에 몸을 의탁했었지만 과거의 악행 때문에 길드가 위험해 지는걸 보고 탈퇴해 미녹마을 마이너로써 여생을 살았죠
-안군-
20/07/02 14:56
수정 아이콘
제 주 직업도 거지...였습니다. 브리타니아 은행 앞에서 절하기 매크로 걸어놓고 있으면 예금하러온 주민들이 영문도 모르고 가방을 털리곤 했죠;;
도둑과는 다르게 구걸은 빨갱이가 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린민메이
20/07/02 08:30
수정 아이콘
우주로 가 버린 로드 브리티쉬... 그쪽 은하계에선 잘 살고 있나 모르겠네요.
미 v.그라시엘
20/07/02 08:57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지방에 살고 있는 집의 주택대출을 다 갚았습니다. 엄청 기쁠 줄 알았는데 막상 중학생때 잉곳 줍고 나무 잘라가며 며칠을 고생한 끝에 마침내 5만골짜리 단칸방을 사서 설치했을때만큼 기쁘지 않아서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싶어서 슬펐습니다. 그때의 5만골 단칸방은 지금 현실의 아파트보다도 훨씬 더 소중한 그 무엇이었던것 같네요.
여덟글자뭘로하지
20/07/02 09:18
수정 아이콘
데스파이즈 던전부터 방문하는건 국룰에 가깝죠 크크크 어스엘리 잡고 보석 주섬주섬 주워다가 gm제 실버 카타나 하나 마련했을 때 얼마나 기쁘던지..
20/07/02 09: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6789878767653
세츠나
20/07/02 16:01
수정 아이콘
저는 울티마 온라인은 거의 안하고 (1달 남짓 했었나...) 싱글 게임만 주구장창 했었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입니다.

울6을 초4인가 5(당시엔 국민학교였죠)에 처음 접하고...뭔 영어도 모르고 뭘 해야되는지도 모르겠는 게임이 왜 그렇게 재미있던지 크크
컴퓨터 사니까 깔아줬는데 막 사람도 죽이고 몬스터도 죽이고 빵 만들고 은행 털고 무기 장만하고 하는 잡일들만 해대고 스토리는 모르겠고
정말 목적없이 브리타니아를 헤맸지만 자유도는 정말로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그러다가 접었고...

얼마 후에 울7이 나왔는데 진짜 문화컬처였습니다. 이건 정말 초딩 주제에 영어 사전 붙들고 심혈을 기울여서 했네요. Hail to thee!
하지만 역시 언어의 장벽에 막혀 클리어는 못하고 다시 빵 만들고 옷 만들고 농사짓고 던전 털고 용 잡고...울6 할 때보다는 좀 강해짐.
울7은 접지는 않고 드문드문 하다말다 했는데 결국 대학생 되어서 파트2까지 엔딩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울6도 다시 잡고 클리어 했고요.

나이들어서 울5, 울4도 했지만 울6~7 할 때의 그 느낌이 안나더군요. 간만에 다시 해보고싶네...누가 리메이크 해줬으면
바보왕
20/07/02 20:05
수정 아이콘
매일 숙소 앞에서 낚시만 해도 되는 게임이라는 소리에 혹해서 진짜로 그렇게 플레이했는데 접고 생각하니 생각나는 거라곤 낚시도 아니고 낚시터 가다가 얻어맞아 죽은 것뿐이네요. 제가 그래서 용개 별로 안좋아함니다 흨.
20/07/03 01:36
수정 아이콘
용개가 와우에서 pvp영상으로 미화되서 그렇지 울온까지만 해도 이런 잡놈이 또 없었죠. 죽이는 것까진 넘어간다쳐도 욕은 또 얼마나 찰지게 하던지 사람 열받게 하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던 녀석이었죠. 유쾌한 기억이 없다보니 저도 용개 별로 안좋아합니다 크크.
미카엘
20/07/02 21:49
수정 아이콘
올 하일 브리타니아!
20/07/03 00:00
수정 아이콘
불평등은 악이 아니다!
평등이야말로 악이다!

싸워라!
경쟁하고, 빼앗고, 얻고, 지배하면, 끝에 미래가 있다!

올 하일 브리타니아!
20/07/02 22:37
수정 아이콘
예전에 무슨게임잡지에서 ssize였나 그님이 울티마온라인 여행기 비슷하게 쓴거 되게 재밌게 봣습니다.
그분이 플포들어가고 나와서 인벤 만든사람이었나...여튼
그때 울온하고 싶었는데...못했어요 ㅠㅠ
20/07/03 01:29
수정 아이콘
울온 여행기가 ssize와 트리스탄이 쓴 두가지 연재글이 있죠. 저는 트리스탄의 울온 연재글을 읽고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울온이 한창 재밌던 시기가 98~99년도라서 그시기를 놓치면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죠. 자유도 만큼은 어떤 mmorpg도 못따라갈 명작게임이었습니다.
아이고배야
20/07/03 02:01
수정 아이콘
저도 참 열심히 했었는데..

울온 계승하는 게임 한 번 더 나와줬으면 참 좋겠어요..
감별사
20/07/03 12:47
수정 아이콘
이건 [기타] 표시가 안 되어 있어서 불편합니다.
저만 그런가요? ㅠㅠ
20/07/03 12:49
수정 아이콘
건의 게시판에 요청해서 자게 - 겜게로 옮긴거라 저도 어떻게 수정할수가 없네요
감별사
20/07/0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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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아쉽군요 ㅠㅠ
뭔가 이것만 [기타]가 안 되어있으니 정돈된 느낌이 안 나서 아쉬웠네요.
글쓴이분에게 뭐라 한 건 아닙니다...
말하는푸들
20/07/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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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온 에버퀘스트 와우 ... 중간에 다옥까지 내인생을 작살낸 놈들이죠 크크크. 에버퀘스트이야기 진짜 기대됩니다.
20/07/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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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 2편이 에버퀘스트 내용이에요.
21/06/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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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온은 안해봤지만 먼 옛날 게임잡지에서 읽던 울온 에피소드들은 너무 재미있었었죠. 이제 그게 저에겐 추억이네요. 잡지로 읽은 간접 경험을 추억하며 아련함… 뭔가 이상…
카라카스
21/06/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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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가 유저를 죽일 수 있다는걸 처음 알려준 게임입니다.
이런거에 내성이 없을때라 그걸로 충격받고 접었죠.. 도와주러 나간건데 낚였어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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